책 소개
▣ 출판사서평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 비친 전쟁의 비극
《그 여름의 덤더디》는 1950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탁이네 가족에게 일어난 일들을 차분히 따라간다. 처음 전쟁 소식이 들렸을 마을 사람들은 좀처럼 믿지 않는다. 피난민의 행렬이 산골 마을에까지 나타난 뒤에도 탁이네는 멀리로 피난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린이 독자들은 전쟁 소식에 사람들이 왜 빨리 피하지 않는지 의아해할 것이다. 그 답은 책 속 등장인물들의 궁금증과 막연한 두려움 속에 있다. 해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래도 같은 민족인데 전쟁이 일어났을까? 금세 끝나지 않을까? 당장 많은 가족들을 이끌고 어디로, 얼마나 피난을 가야 할까?
어린 탁이에게도 전쟁은 의문투성이다. 어른들이 ‘총과 칼로 마구 사람을 찔러 죽인다’던 ‘빨갱이’ 인민군이 자기 형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청년이며, 인민군 청년도 그리고 형도 전쟁 통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탁이를 똑같이 두렵게 만든다. 대체 어른들은 왜 싸우는 걸까?
사람들은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누구의 잘못인지, 언제 끝나는지 알지 못한다. 그것을 궁금해 할 겨를도 없다. 전쟁은 너무나 순식간에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렸고, 사람들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기믄 또 뭐 하노? 그런다고 죽은 우리 손주가 돌아오나, 폭탄 맞고 죽은 마을 사람들이 살아서 돌아오나? 대체 이놈의 전쟁은 누가 일으킨 기고? 이기나 지나 불행하긴 마찬가지인 이 전쟁을 대체 누가, 왜…….”(본문 중에서)
어린이 독자들은 교과서에서 이미 전쟁의 원인과 과정, 결과를 책에서 배웠기에 ‘한국전쟁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에 나오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 여름의 덤더디》는 어린 탁이가 집을, 가족을, 친구를 잃으면서 전쟁의 참상에 대해 깨달아 가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어떤 교과서보다도 생생하게 전쟁의 참모습을 알려 준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참혹하며,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늙은 소 덤더디와 소년 탁이의 특별한 우정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게 ‘소’는 잡아먹기 위해 기르는 가축과는 다른 의미였다. 탁이네 가족들이 덤더디를 대하는 모습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가족들은 먹고살 논밭의 가장 중요한 일꾼이자 고락을 함께하는 덤더디를 가족으로 여긴다. 탁이 역시 덤더디 돌보는 일을 귀찮아하기는 했지만, 누구보다도 탁이를 잘 아는 소중한 친구다. 아픈 형수를 태우고 피난길을 걸으며, 배고픔도 두려움도 함께한 덤더디를 잡아먹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고 어린 탁이에게 커다란 시련이다.
그 사흘 내내 탁이는 꿈을 꾸었다. 덤더디 꿈이었다.
주글주글 늘어진 궁둥이 사이로 쑥 반대기 같은 똥 덩어리를 철퍽철퍽 떨구며 가는 덤더디, 국어책 읽는 소리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귀를 쫑긋 세우는 덤더디, 온몸이 흠뻑 젖도록 피난 짐을 싣고 가는 덤더디, 총소리에 놀라 넘어진 논두렁에서 네 다리를 버둥대는 덤더디, 청년들에게 끌려가며 “음무우우!” 구슬프게 울어 대는 덤더디…….
그렇게 탁이는 매일 덤더디를 만났다. (본문 중에서)
덤더디와 탁이의 특별한 우정과 가슴 아픈 이별은 독자들을 웃고, 울린다. 많은 설명과 화려한 수식 없이도, 중학년 어린이 독자들이 전쟁으로 ‘소중한 것’을 잃은 사람들의 상처를 이해할 수 있도록 깊은 여운을 남긴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 줄 다리가 될 창작 동화
피난에 앞서 탁이네 가족은 곡식을 독에 넣어 땅에 묻고, 구들장을 뜯어 그 속에 탁이의 교과서를 비롯한 귀중한 물건들을 숨긴다. 몇 마리 안 되는 닭과 돼지는 잡아먹기도 한다. 나라에서 하는 양곡창고가 열렸다는 말에 곡식을 가지러 갔다가, 적군으로 착각한 군인들로부터 폭격을 받기도 한다.
《그 여름의 덤더디》는 작가가 아버지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와 바탕으로 쓰여졌다. 교과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피난민들의 고초는 작품 곳곳에 생생한 현장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이 책에 담긴 슬픔과 아픔, 그리고 용기를 더욱 진솔하게 느껴지도록 한다.
폐허가 된 고향으로 돌아온 가족들은 잿더미 위에 앉아 탁이가 국어책 읽는 소리를 들으며 어렵게 웃음을 짓는다.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고,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웃어야 한다. 살아남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 장면의 여운은 《그 여름의 덤더디》의 마지막 장에 실린 ‘아버지의 회고록’까지 이어진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잿더미 위에 집을 지었기에 우리들은 오늘을 살고 있다. 《그 여름의 덤더디》에 담긴 평범한 사람들의 의지와 용기는 어떤 교훈적인 이야기보다도 강력하게 독자들의 마음에, 조부모 세대에 대한 감사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전해 줄 것이다.
웅진주니어문학상 수상 작가 이향안, 백상출판문화상 수상 화가 김동성
한국적이고 서정적인 글과 그림의 아름다운 조화
이향안 작가는 인문, 역사, 교양, 창작 동화 등 다양한 분야의 어린이책을 집필해 왔다. 역사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 그리고 오랜 시간 다져 온 탄탄한 문장력은 《그 여름의 덤더디》에서 빛을 발했다. 작가는 어린이에게 무겁게 느껴지는 ‘전쟁’을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독자들이 몰입하고 감동할 수 있는 문학적인 완성도까지 달성했다. 대표작 《엄마 마중》으로 어린이와 어른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김동성 화가는 특유의 따뜻하고 섬세한 한국화풍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되살렸다. 그러나 단순한 묘사에서 그치지 않고, 덤더디와 탁이의 소통과 전쟁의 고통, 이별의 여운 등 간결한 글에 다 드러나지 않는 섬세한 감정들을 담아냈다.
▣ 작가 소개
글 : 이향안
한양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공부한 뒤 2000년 MBC 연속극 기획안 공모에 당선했어요. 2001년에는 SBS TV 문학상을 수상했지요. 지금까지 창작 동화 《나도 서서 눌 테야》, 《수리수리 셈도사 수리》, 《광모 짝 되기》, 《팥쥐 일기》, 《채채의 그림자 정원》등을 썼으며, 기획하여 쓴 책으로 《2등을 기록하는 역사책》, 《좋아, 나빠? 인터넷과 스마트폰》,《꼬들꼬들 마법의 세계 음식책》 등이 있어요.
그림 : 김동성
1970년 부산에서 태어나 1995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했습니다.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시리즈 중 하나인 그림책 『메아리』에 그림을 그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림책 『엄마 마중』으로 2004년 백상출판문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그린 책으로는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비나리 달이네 집』, 『나이팅게일』, 『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우리 문화유산 이야기』 , 『하늘길』, 『날지 못하는 반딧불이』 등 다수가 있습니다. 그는 현재 그림책, 광고, 카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 비친 전쟁의 비극
《그 여름의 덤더디》는 1950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탁이네 가족에게 일어난 일들을 차분히 따라간다. 처음 전쟁 소식이 들렸을 마을 사람들은 좀처럼 믿지 않는다. 피난민의 행렬이 산골 마을에까지 나타난 뒤에도 탁이네는 멀리로 피난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린이 독자들은 전쟁 소식에 사람들이 왜 빨리 피하지 않는지 의아해할 것이다. 그 답은 책 속 등장인물들의 궁금증과 막연한 두려움 속에 있다. 해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래도 같은 민족인데 전쟁이 일어났을까? 금세 끝나지 않을까? 당장 많은 가족들을 이끌고 어디로, 얼마나 피난을 가야 할까?
어린 탁이에게도 전쟁은 의문투성이다. 어른들이 ‘총과 칼로 마구 사람을 찔러 죽인다’던 ‘빨갱이’ 인민군이 자기 형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청년이며, 인민군 청년도 그리고 형도 전쟁 통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탁이를 똑같이 두렵게 만든다. 대체 어른들은 왜 싸우는 걸까?
사람들은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누구의 잘못인지, 언제 끝나는지 알지 못한다. 그것을 궁금해 할 겨를도 없다. 전쟁은 너무나 순식간에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렸고, 사람들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기믄 또 뭐 하노? 그런다고 죽은 우리 손주가 돌아오나, 폭탄 맞고 죽은 마을 사람들이 살아서 돌아오나? 대체 이놈의 전쟁은 누가 일으킨 기고? 이기나 지나 불행하긴 마찬가지인 이 전쟁을 대체 누가, 왜…….”(본문 중에서)
어린이 독자들은 교과서에서 이미 전쟁의 원인과 과정, 결과를 책에서 배웠기에 ‘한국전쟁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에 나오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 여름의 덤더디》는 어린 탁이가 집을, 가족을, 친구를 잃으면서 전쟁의 참상에 대해 깨달아 가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어떤 교과서보다도 생생하게 전쟁의 참모습을 알려 준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참혹하며,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늙은 소 덤더디와 소년 탁이의 특별한 우정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게 ‘소’는 잡아먹기 위해 기르는 가축과는 다른 의미였다. 탁이네 가족들이 덤더디를 대하는 모습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가족들은 먹고살 논밭의 가장 중요한 일꾼이자 고락을 함께하는 덤더디를 가족으로 여긴다. 탁이 역시 덤더디 돌보는 일을 귀찮아하기는 했지만, 누구보다도 탁이를 잘 아는 소중한 친구다. 아픈 형수를 태우고 피난길을 걸으며, 배고픔도 두려움도 함께한 덤더디를 잡아먹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고 어린 탁이에게 커다란 시련이다.
그 사흘 내내 탁이는 꿈을 꾸었다. 덤더디 꿈이었다.
주글주글 늘어진 궁둥이 사이로 쑥 반대기 같은 똥 덩어리를 철퍽철퍽 떨구며 가는 덤더디, 국어책 읽는 소리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귀를 쫑긋 세우는 덤더디, 온몸이 흠뻑 젖도록 피난 짐을 싣고 가는 덤더디, 총소리에 놀라 넘어진 논두렁에서 네 다리를 버둥대는 덤더디, 청년들에게 끌려가며 “음무우우!” 구슬프게 울어 대는 덤더디…….
그렇게 탁이는 매일 덤더디를 만났다. (본문 중에서)
덤더디와 탁이의 특별한 우정과 가슴 아픈 이별은 독자들을 웃고, 울린다. 많은 설명과 화려한 수식 없이도, 중학년 어린이 독자들이 전쟁으로 ‘소중한 것’을 잃은 사람들의 상처를 이해할 수 있도록 깊은 여운을 남긴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 줄 다리가 될 창작 동화
피난에 앞서 탁이네 가족은 곡식을 독에 넣어 땅에 묻고, 구들장을 뜯어 그 속에 탁이의 교과서를 비롯한 귀중한 물건들을 숨긴다. 몇 마리 안 되는 닭과 돼지는 잡아먹기도 한다. 나라에서 하는 양곡창고가 열렸다는 말에 곡식을 가지러 갔다가, 적군으로 착각한 군인들로부터 폭격을 받기도 한다.
《그 여름의 덤더디》는 작가가 아버지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와 바탕으로 쓰여졌다. 교과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피난민들의 고초는 작품 곳곳에 생생한 현장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이 책에 담긴 슬픔과 아픔, 그리고 용기를 더욱 진솔하게 느껴지도록 한다.
폐허가 된 고향으로 돌아온 가족들은 잿더미 위에 앉아 탁이가 국어책 읽는 소리를 들으며 어렵게 웃음을 짓는다.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고,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웃어야 한다. 살아남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 장면의 여운은 《그 여름의 덤더디》의 마지막 장에 실린 ‘아버지의 회고록’까지 이어진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잿더미 위에 집을 지었기에 우리들은 오늘을 살고 있다. 《그 여름의 덤더디》에 담긴 평범한 사람들의 의지와 용기는 어떤 교훈적인 이야기보다도 강력하게 독자들의 마음에, 조부모 세대에 대한 감사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전해 줄 것이다.
웅진주니어문학상 수상 작가 이향안, 백상출판문화상 수상 화가 김동성
한국적이고 서정적인 글과 그림의 아름다운 조화
이향안 작가는 인문, 역사, 교양, 창작 동화 등 다양한 분야의 어린이책을 집필해 왔다. 역사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 그리고 오랜 시간 다져 온 탄탄한 문장력은 《그 여름의 덤더디》에서 빛을 발했다. 작가는 어린이에게 무겁게 느껴지는 ‘전쟁’을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독자들이 몰입하고 감동할 수 있는 문학적인 완성도까지 달성했다. 대표작 《엄마 마중》으로 어린이와 어른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김동성 화가는 특유의 따뜻하고 섬세한 한국화풍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되살렸다. 그러나 단순한 묘사에서 그치지 않고, 덤더디와 탁이의 소통과 전쟁의 고통, 이별의 여운 등 간결한 글에 다 드러나지 않는 섬세한 감정들을 담아냈다.
▣ 작가 소개
글 : 이향안
한양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공부한 뒤 2000년 MBC 연속극 기획안 공모에 당선했어요. 2001년에는 SBS TV 문학상을 수상했지요. 지금까지 창작 동화 《나도 서서 눌 테야》, 《수리수리 셈도사 수리》, 《광모 짝 되기》, 《팥쥐 일기》, 《채채의 그림자 정원》등을 썼으며, 기획하여 쓴 책으로 《2등을 기록하는 역사책》, 《좋아, 나빠? 인터넷과 스마트폰》,《꼬들꼬들 마법의 세계 음식책》 등이 있어요.
그림 : 김동성
1970년 부산에서 태어나 1995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했습니다.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시리즈 중 하나인 그림책 『메아리』에 그림을 그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림책 『엄마 마중』으로 2004년 백상출판문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그린 책으로는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비나리 달이네 집』, 『나이팅게일』, 『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우리 문화유산 이야기』 , 『하늘길』, 『날지 못하는 반딧불이』 등 다수가 있습니다. 그는 현재 그림책, 광고, 카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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