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20만 이상의 독자를 사로잡은 베스트셀러 동화 『잔소리 없는 날』개정판 출간!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잔소리는 무엇입니까?” 세계 그 어디를 향해 질문해도 전 세계 어린이들의 얼굴만큼이나 각양각색의 대답이 나올 것이다. ‘잔소리’에 대해서라면 다양성 뿐만 아니라 그 ‘양’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세상 부모들의 잔소리를 모두 적어 내려가면 그 종이는 지구 두 바퀴를 돌고도 남지 않을까. 부모들에게도 ‘잔소리’는 고민의 대상이다. 아이에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잔소리를 해야 하는가 또는 해도 되는가는 큰 난제(難題)이다. 많은 부모들이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각종 육아 서적과 아동 심리에 대한 강연을 찾는다. 그러나 적절한 때와 적당량의 잔소리에 대해 통달한다고 해도 부모 입장으로선 잔소리를 ‘참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 아이가 늘 걱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 부모다. 아이가 직접 겪고 잘못된 것을 깨닫게 해야 진정한 교육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견과 이는 위험한 방임(放任)이라는 의견의 대립에 관해 그 누구도 섣불리 결론 내릴 수 없을 것이다. 더 먼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가 싶다가도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을 무시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아이가 스스로 변화하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일에는 모든 불안감을 누르고 감내하는 초인적인 인내가 필요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동화 『잔소리 없는 날』은 이 초인적인 인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주 평범한 듯 보이는 가정이 있다. 평범한 아이와 평범한 부모님, 그러나 이들이 만들어 낸 약 이틀간의 이야기는 아주 특별하다. 지난 10여 년간 20만 이상의 국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동화 『잔소리 없는 날』은 그 제목만큼이나 매력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1년 중 단 하루, ‘잔소리 없는 날’을 만들어 하루를 보내는 가족의 이야기는 짧은 분량으로 어린아이들이 읽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지만 초등 전 학년이 읽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깊이를 지녔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독자들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것은 다음에는 어떤 일을 내 마음대로 벌여 볼까 고민하는 못 말리는 주인공 푸셀의 행동만이 아니다. 푸셀이 폭탄 같은 발언들을 한마디씩 던질 때마다 독자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인 한마음으로 푸셀의 부모님의 반응을 기다린다. ‘과연?’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까?’ 이번에야말로 크게 혼이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드는 한편, ‘이 일은 절대 안 돼.’ 하면서 오히려 부모가 반대하고 나서 주기를 기대하게 되기도 한다. 작가 안네마리 노르덴은 이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다리기를 솜씨 좋게 엮어 냄으로써 아이들과 부모 양쪽 모두의 솔직한 마음을 치우치지 않게 표현하는 데 성공한다.
이 책은 교육서가 아니다. 절대 ‘잔소리’에 관해 어떻게 하라고 권하거나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소재를 강한 주제 의식 대신 재미와 유머에 버무린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잔소리 동화’이다. 그러나 평범한 듯 비범한 이 동화는 어제와 같은 일상을 다르게 보도록 부모와 아이 모두를 변화시키는 힘을 가졌다. 안네마리 노르덴의 『잔소리 없는 날』이 또 다른 '잔소리 동화'의 대표작인 『마법의 설탕 두 조각』(미하엘 엔데)과 쌍벽을 이루며 흔들림 없는 베스트 &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이유이다. 또한 이 책이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에 힘입어 10년만에 원유미 화가의 새 그림을 만나 새 옷으로 갈아입고 개정판으로 거듭 나오게 된 이유이다.
▶ 세상 모든 아이들이 꿈꾸던 ‘잔소리 없는 날’의 등장!
- “엄마 아빠는 잔소리가 너무 심하세요! 이제 저는 더 이상 못 참겠어요!”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일요일 저녁, 푸셀은 세상 모든 아이들이 마음속으로나마 한 번씩, 아니 실상은 백 번쯤은 외쳐 보았을 이 말을 드디어 소리 내어 말하고 만다. “단 하루만이라도 제 맘대로 하게 내버려 두셨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 간섭 없이요!” 이 간절한 소망을 품은 어린 혁명가는 마침내 ‘잔소리 없는 날’이라는 기발한 보상을 얻어 낸다. 그리하여 딱 하루, 푸셀은 잔소리가 사라진 세상을 맞이한다.
아이들만 사는 세상에 천국이 있다면 아침 풍경은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월요일 아침을 맞이한 푸셀은 아주 사소한 듯하지만 평소에는 이루기 쉽지 않은 바람들을 하나하나 실천한다. 세수와 양치를 건너뛰고 식탁에 앉아 자두잼을 숟갈로 일곱 번이나 퍼먹는 것, 좋아하는 버터 빵만 쏙쏙 골라 잔뜩 먹는 것과 같은 일 말이다. 여기서 그친다면 개구쟁이 푸셀이 아니다. 오디오를 사겠다며 학교를 빼먹고, 갑작스레 파티를 열겠다며 엄마에게 근사한 상차림을 부탁한다. 이제야 한숨 돌릴 만하니 저녁엔 공원에 나가 캠핑을 하겠단다. 그러나 이 모든 꿈만 같은 계획들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전혀 순탄치 못한 길을 걷는다. 신바람 나는 해방감과 어쩔 줄 모르는 불안감을 오가는 푸셀은 결국 크고 작은 말썽들에 휘말리게 된다.
이 특별한 동화의 반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셀의 부모님이 ‘말 안 듣더니 그것 봐라.’나 ‘앞으로는 반항하지 마라.’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종일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아이를 부모님은 잠자코 지켜봐 준다. 이 ‘지켜보기’의 가장 큰 의미는 아이와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직 철모르는 아이라며 함부로 대하지 않고, 아이도 나름대로 느끼고 생각하며 행동한다는 것을 알아주고 존중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부모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쌓아 가고,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 노력할 줄 아는 건강한 자아를 가진 아이로 성장한다.
그래서 동화 『잔소리 없는 날』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기 좋은 동화로 손꼽힌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고 각자의 의견을 나누어 봐도 좋을 것이다. 부디 이 책을 읽기 전에 ‘우리 아이도 잔소리 없는 날을 만들자고 하면 어쩌지’라는 걱정만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잔소리 없는 날』은 부모에게 ‘잔소리하지 말라’고 하는 동화도, 아이에게 ‘부모님 말 잘 들어야 한다’고 훈계하는 동화도 아니다. ‘잔소리 없는 날’의 효과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한 판단 또한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 둔다. 따뜻하고 평범한 가족이 벌이는 유쾌한 소동극은 웃음 가득한 재미와 함께 부모와 아이 각자에게 생각할 거리들을 풍부하게 안기며 여운을 남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안네마리 노르덴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성장했고, 자신의 두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만들다가 동화작가가 되었다. 어른들이 보기엔 아주 사소해 보이지만 실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생활 속 이야기들을 ‘실오라기 끝을 살살 잡아당기듯’ 풀어내어 동화에 담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영국, 프랑스, 핀란드, 덴마크 등 여러 나라 어린이들에게 번역 소개되었다.
대표적인 책으로 『잔소리 없는 날』, 『아주 특별한 날』, 『동생 잃어버린 날』 등이 있다.
그린이 : 원유미
1968년에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광고대행사 오리콤, 코레드의 아트디렉터를 맡았으며, 현재는 그림책 만들기에 푹 빠져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파피』, 『어쩌다 탐정』, 『꺼벙이 억수』 시리즈, 『나도 힐러리처럼』,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권민 장민 표민』 등을 작업했고,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시리즈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비밀 역사 탐정단 Z 시리즈 『살수대첩과 사라진 삼족오』, 『선덕여왕과 하늘을 달리는 말』, 『계백 장군과 위기의 꽃봉오리』, 『애꾸눈 궁예와 수상한 도깨비』를 그렸습니다.
옮긴이 : 배정희
연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엔 대학에서 논문 「근대의 경험과 리얼리즘 소설의 형식들」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문학과 독일 문화에 대한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옮긴 책으로 『청기사』 『공간, 장소, 경계』『게오르그 짐멜의 문화이론』 등이 있으며 『꼬마 바이킹 비케』 등 아동, 청소년 문학도 여러 권 번역했다. 2018년 현재 부산대학교, 한국해양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목 차
월요일 오전
월요일 오후
월요일 저녁
작품 해설
잔소리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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