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졸업을 앞둔 6학년 교실
어제까지 없던 빈자리가 오늘은 셋
교실에 몰아친 폭풍은 무엇이었을까?
새벽부터 첫눈이 내린 날, 교실에서는 한창 수업이 진행 중이고 운동장은 6학년 아이들의 소리로 시끄럽다. 수학 시간이지만 담임을 졸라 밖으로 나온 아이들은 눈을 뭉쳐 던지고 썰매를 타며 첫눈을 만끽한다. 잠시 후, 명랑한 재잘거림은 높고 날카로운 고성으로 변해 있다. 가볍게 시작된 눈싸움이 진짜 싸움으로 변한 것이다. 그 싸움은 아이들뿐 아니라 담임과 부모들까지 폭풍의 한가운데로 몰고 간다. 어제의 소년과 소녀는 오늘 없고, 담임은 더 이상 어제의 담임이 아니다. 하루 사이, 상황이 변해 버렸다.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야. 이 상황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눈처럼 켜켜이 쌓여 가는 고민으로 잠 못 드는 겨울밤의 열대야
“박정후, 앉아!”
눈싸움이 무르익을 무렵 소정의 그 한마디는 날카로운 칼이 되어 정후에게 상처를 입혔다. 잊고 싶은 지난날이, 몸의 각인이 되살아 나 정후의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때맞춰, 정후에게 눈 세례를 맞은 지희가 앙갚음으로 정후의 뒤통수에 눈을 쏟아붓는다. 소정을 향해 돌진하던 정후의 주먹은 지희에게로 방향을 돌린다. 주먹다짐은 프롤로그에 불과했다. “악!” 하는 비명과 함께 말썽 없이 순항 중이던 6학년 교실에 대폭발이 시작된 것이다. 정후, 지희, 소정, 연미, 민혜, 세주, 유민, 담임, 그리고 부모들까지 맹렬하게 뒤흔드는.
수업 시간에 일어난 사고, 게다가 얼굴을 맞아 보건실에 누워 있는 지희. 담임은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아이들을 화해시키려 한다. 하지만 통제 불능의 변수 앞에 담임은 거푸 신음을 내뱉는다. 정후는 부반장 자리를 내놓으려 하고, 소정과 지희는 말도 않고 학교를 나갔다. 여자 부반장 연미는 이 모든 것이 얼마 전까지 단짝이었던 소정의 탓인 것만 같고, 한때 왕따였던 민혜는 담임의 잘못이라고 말한다. 다음 날, 교실에 빈자리가 셋이나 늘었다. 정후와 지희, 그리고 또 하나는 전교 1등 세주의 자리다. 당혹스러운 담임에게 아이들은 무슨 일이 있느냐며 합창하듯 묻는다.
간밤, 폭풍을 피하기 위해, 폭풍에 휩쓸려, 폭풍에 맞서 홀로 격렬한 시간을 보낸 아이들과 담임. 짧지만 길었던 하루 사이 아이들과 담임이 내린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분명한 것은, 불과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익숙한 길 위에 서 있던 아이들이, 오늘은 자신을 붙잡아 매둔 중력을 떨치고, 낯선 문을 열고 새로운 궤도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는 것이다.
수업 시간, 운동장에서 일어난 다툼이 불러온 또 다른 시작
궤도를 이탈한 소년과 소녀의 희망 비행
『소년소녀 무중력 비행 중』은 하나의 소동을 중심으로 여러 사건을 거미줄처럼 엮고, 아침―오전―점심―오후―밤―새벽―다음 날 아침으로 시간대를 구성한 뒤 아이들이 가진 저마다의 이야기를 교차하여 보여준다. 악의 없이 시작된 장난이 주먹다짐으로, 주먹다짐은 아이들의 궤도 이탈로, 궤도 이탈은 다시 아이들이 자신들의 길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하루 동안 긴박하고 다이내믹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전경에 가려진 아이들의 후미진 곳이 드러나고, 그러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중층적인 인과관계와 심리가 그려진다. 세 번이나 전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정후의 응달, 사사건건 담임과 마찰하는 소정의 그늘, 아이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지만 교실을 지옥이라 여겼던 세주의 그림자……. 현실 속 폭력과 따돌림, 일률적인 교육제도, 경쟁과 콤플렉스, 그리고 어른은 많지만 정작 힘든 순간을 함께해 주고 기댈 어른은 없는 상황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을 타고 있던 아이들은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점점 견고해져 가던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 날갯짓을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환경과 친구들, 부모님과 선생님 안에서의 ‘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서로 말은 하고 있지만 일방통행이나 다름없던 서로 간에 길이 놓이고 또 다른 내일을 향한 문이 열린다.
오랫동안 교단생활을 해온 작가는, 세상이 만들어 둔 관습이나 규칙, 때론 그 규칙을 벗어난 선들 속에서 자기만의 선을 찾기 위해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어린 친구들의 삶을 피부로 느끼고 그 목소리를 담아냈다. 진심과 섬세한 관찰에서 우러나온 캐릭터는 생동한다. 의무감이 넘치는 부반장과 헐렁한 반장, 노래면 노래 그림이면 그림 뭐든 잘하는 아이부터 싱거운 농담을 밥 먹듯이 하지만 속은 깊은 아이, 교실 내 세력을 형성하며 어른들까지 휘두르는 아이와 그 아이를 중심으로 무리를 지어 노는 아이들이 그렇다. 작품 속 아이들은 때로 모험과도 같은 선택을 하지만 작가는 거기에 어떤 가치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그 선택을 하기까지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어했는가를 보여 주고 응원할 뿐이다. 소정의 눈동자에서 날카로움이 많이 무뎌진 것을 본 연미가 “잘하면, 다시 좋아질지도 모르겠다.”고 읊조리는 이 한마디가 이야기 속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현실 속 아이들의 가슴까지 두 방망이질 치게 하기를 기대한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들의 갈등 상황과 내면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그림이 돋보인다.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쫓아간 것이 아니라, 더할 것은 더하고 덜 것은 덜어낸 깊이 있는 해석이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불어넣었다.
▣ 작가 소개
저 : 장주식
교사이자 아동문학 작가로 활동하는 장주식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서울교육대학과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을 나왔다. 2001년 장편 소년소설 『그리운 매화향기』로 어린이문학협의회 주최 제2회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월간 어린이와 문학> 편집주간으로 활동 중이다.
스무 해 남짓 서울에서 살다가 여주의 농촌 마을에 터를 잡은 지 여섯 해쯤 되는데 집 뒤뜰에 연못을 파서 물풀과 물고기를 기르다 보니 개구리가 떼를 지어 나타나고 간간이 뱀도 나타난다. 참새와 박새와 개똥지빠귀도 물을 먹으러 오고, 연못가 산초나무에선 산호랑나비가 일생을 보낸다. 호랑나비 애벌레는 더러 사마귀에게 잡아먹히거나 새에게 먹힌다. 연못을 빙 둘러선 앵두나무, 이팝나무, 모감주나무들 초록 이파리 사이로 햇살이 비쳐 들고 간간이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가슴은 한없는 감동으로 먹먹해진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오줌에 잠긴 산』『깡패 진희』『새움이의 오줌나무』『전학 간 윤주 전학 온 윤주』『토끼 청설모 까치』 등이 있다.
그림 : 김다정
부산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HILLS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저마다 마음속에 넣어 두었던 작고 어린 감정과 기억들을 꺼내어 그림으로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작은 지구촌』 『별』 『순비기꽃 언덕에서』에 그림을 그렸다.
졸업을 앞둔 6학년 교실
어제까지 없던 빈자리가 오늘은 셋
교실에 몰아친 폭풍은 무엇이었을까?
새벽부터 첫눈이 내린 날, 교실에서는 한창 수업이 진행 중이고 운동장은 6학년 아이들의 소리로 시끄럽다. 수학 시간이지만 담임을 졸라 밖으로 나온 아이들은 눈을 뭉쳐 던지고 썰매를 타며 첫눈을 만끽한다. 잠시 후, 명랑한 재잘거림은 높고 날카로운 고성으로 변해 있다. 가볍게 시작된 눈싸움이 진짜 싸움으로 변한 것이다. 그 싸움은 아이들뿐 아니라 담임과 부모들까지 폭풍의 한가운데로 몰고 간다. 어제의 소년과 소녀는 오늘 없고, 담임은 더 이상 어제의 담임이 아니다. 하루 사이, 상황이 변해 버렸다.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야. 이 상황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눈처럼 켜켜이 쌓여 가는 고민으로 잠 못 드는 겨울밤의 열대야
“박정후, 앉아!”
눈싸움이 무르익을 무렵 소정의 그 한마디는 날카로운 칼이 되어 정후에게 상처를 입혔다. 잊고 싶은 지난날이, 몸의 각인이 되살아 나 정후의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때맞춰, 정후에게 눈 세례를 맞은 지희가 앙갚음으로 정후의 뒤통수에 눈을 쏟아붓는다. 소정을 향해 돌진하던 정후의 주먹은 지희에게로 방향을 돌린다. 주먹다짐은 프롤로그에 불과했다. “악!” 하는 비명과 함께 말썽 없이 순항 중이던 6학년 교실에 대폭발이 시작된 것이다. 정후, 지희, 소정, 연미, 민혜, 세주, 유민, 담임, 그리고 부모들까지 맹렬하게 뒤흔드는.
수업 시간에 일어난 사고, 게다가 얼굴을 맞아 보건실에 누워 있는 지희. 담임은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아이들을 화해시키려 한다. 하지만 통제 불능의 변수 앞에 담임은 거푸 신음을 내뱉는다. 정후는 부반장 자리를 내놓으려 하고, 소정과 지희는 말도 않고 학교를 나갔다. 여자 부반장 연미는 이 모든 것이 얼마 전까지 단짝이었던 소정의 탓인 것만 같고, 한때 왕따였던 민혜는 담임의 잘못이라고 말한다. 다음 날, 교실에 빈자리가 셋이나 늘었다. 정후와 지희, 그리고 또 하나는 전교 1등 세주의 자리다. 당혹스러운 담임에게 아이들은 무슨 일이 있느냐며 합창하듯 묻는다.
간밤, 폭풍을 피하기 위해, 폭풍에 휩쓸려, 폭풍에 맞서 홀로 격렬한 시간을 보낸 아이들과 담임. 짧지만 길었던 하루 사이 아이들과 담임이 내린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분명한 것은, 불과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익숙한 길 위에 서 있던 아이들이, 오늘은 자신을 붙잡아 매둔 중력을 떨치고, 낯선 문을 열고 새로운 궤도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는 것이다.
수업 시간, 운동장에서 일어난 다툼이 불러온 또 다른 시작
궤도를 이탈한 소년과 소녀의 희망 비행
『소년소녀 무중력 비행 중』은 하나의 소동을 중심으로 여러 사건을 거미줄처럼 엮고, 아침―오전―점심―오후―밤―새벽―다음 날 아침으로 시간대를 구성한 뒤 아이들이 가진 저마다의 이야기를 교차하여 보여준다. 악의 없이 시작된 장난이 주먹다짐으로, 주먹다짐은 아이들의 궤도 이탈로, 궤도 이탈은 다시 아이들이 자신들의 길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하루 동안 긴박하고 다이내믹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전경에 가려진 아이들의 후미진 곳이 드러나고, 그러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중층적인 인과관계와 심리가 그려진다. 세 번이나 전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정후의 응달, 사사건건 담임과 마찰하는 소정의 그늘, 아이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지만 교실을 지옥이라 여겼던 세주의 그림자……. 현실 속 폭력과 따돌림, 일률적인 교육제도, 경쟁과 콤플렉스, 그리고 어른은 많지만 정작 힘든 순간을 함께해 주고 기댈 어른은 없는 상황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을 타고 있던 아이들은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점점 견고해져 가던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 날갯짓을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환경과 친구들, 부모님과 선생님 안에서의 ‘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서로 말은 하고 있지만 일방통행이나 다름없던 서로 간에 길이 놓이고 또 다른 내일을 향한 문이 열린다.
오랫동안 교단생활을 해온 작가는, 세상이 만들어 둔 관습이나 규칙, 때론 그 규칙을 벗어난 선들 속에서 자기만의 선을 찾기 위해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어린 친구들의 삶을 피부로 느끼고 그 목소리를 담아냈다. 진심과 섬세한 관찰에서 우러나온 캐릭터는 생동한다. 의무감이 넘치는 부반장과 헐렁한 반장, 노래면 노래 그림이면 그림 뭐든 잘하는 아이부터 싱거운 농담을 밥 먹듯이 하지만 속은 깊은 아이, 교실 내 세력을 형성하며 어른들까지 휘두르는 아이와 그 아이를 중심으로 무리를 지어 노는 아이들이 그렇다. 작품 속 아이들은 때로 모험과도 같은 선택을 하지만 작가는 거기에 어떤 가치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그 선택을 하기까지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어했는가를 보여 주고 응원할 뿐이다. 소정의 눈동자에서 날카로움이 많이 무뎌진 것을 본 연미가 “잘하면, 다시 좋아질지도 모르겠다.”고 읊조리는 이 한마디가 이야기 속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현실 속 아이들의 가슴까지 두 방망이질 치게 하기를 기대한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들의 갈등 상황과 내면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그림이 돋보인다.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쫓아간 것이 아니라, 더할 것은 더하고 덜 것은 덜어낸 깊이 있는 해석이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불어넣었다.
▣ 작가 소개
저 : 장주식
교사이자 아동문학 작가로 활동하는 장주식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서울교육대학과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을 나왔다. 2001년 장편 소년소설 『그리운 매화향기』로 어린이문학협의회 주최 제2회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월간 어린이와 문학> 편집주간으로 활동 중이다.
스무 해 남짓 서울에서 살다가 여주의 농촌 마을에 터를 잡은 지 여섯 해쯤 되는데 집 뒤뜰에 연못을 파서 물풀과 물고기를 기르다 보니 개구리가 떼를 지어 나타나고 간간이 뱀도 나타난다. 참새와 박새와 개똥지빠귀도 물을 먹으러 오고, 연못가 산초나무에선 산호랑나비가 일생을 보낸다. 호랑나비 애벌레는 더러 사마귀에게 잡아먹히거나 새에게 먹힌다. 연못을 빙 둘러선 앵두나무, 이팝나무, 모감주나무들 초록 이파리 사이로 햇살이 비쳐 들고 간간이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가슴은 한없는 감동으로 먹먹해진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오줌에 잠긴 산』『깡패 진희』『새움이의 오줌나무』『전학 간 윤주 전학 온 윤주』『토끼 청설모 까치』 등이 있다.
그림 : 김다정
부산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HILLS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저마다 마음속에 넣어 두었던 작고 어린 감정과 기억들을 꺼내어 그림으로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작은 지구촌』 『별』 『순비기꽃 언덕에서』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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