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국어린이도서상, IBBY 어너리스트에 빛나는
동화작가 유은실이 들려주는
7월 7일생 백일수 군의 독특하고 웃음꽃 터지는 ‘나를 찾아가는’ 성장기
더블 세븐의 주인공 7월 7일생 일수가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우리의 쓸모는 누가 정하나요?”
유은실 동화 세계의 새로운 정점
한국어린이도서상, IBBY 어너리스트 수상작가인 동화작가 유은실의 신작 장편동화『일수의 탄생』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작품은 장편으로는 3년 만에 내놓는 동화로, 행운의 7이 두 개나 겹치는 7월 7일생 일수의 독특하고도 웃음꽃 터지는 성장 이야기를 담았다. 동화로서는 파격적으로 주인공의 어린 시절만을 그리지 않고, 태어날 때부터 삼십 대 청년이 된 일수의 이야기까지 담아내고 있다. 작가가 등단하기 전부터 품은 이야기로, 무려 12년 동안 쓰고, 덮어 두고, 고치기를 반복하며, 작가와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그간 자신만의 독특한 행보를 보여준 유은실표 동화에 새로운 매력을 더하는 작품이다. 이야기 전체가 마치 옛이야기를 읽듯 구어체로 이루어진 문장들 속엔 해학과 풍자가 깃든다. 그리고 그 웃음 뒤에는 끊임없이 자기가 누구인지를 고민하고 알아가는 일수의 우스꽝스럽지만, 어쩐지 어린이도, 어른도, 꼭 나의 이야기인 것만 같은 짠한 감동을 내비친다. 똥 얘기로 시작하는 유머와 내가 누구인가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보여 주는 이번 신작은, 동화가 이렇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 줄 수 있구나, 라는 명쾌함마저 선사한다. 작가는 일수의 성장기를 통해 말한다. “하면 된다고만 우기지 마세요. 중요한 건 우리의 쓸모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런 메시지의 진정성이야말로 한결 더 성숙되고 무르익은, 유은실 동화의 결정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은실은 등단 이래 9여 년 동안 한국 아동문학에서 저학년, 고학년, 단편, 장편을 망론하고 동화의 모든 연령대에서 전범(典範)이 될 만한 작품을 부지런히 출간, 출간하는 작품마다 문단의 집중적인 조명 및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한국 아동문학을 대표할 만한 작가로 자리 잡았다. 장편동화『나의 린드그렌 선생님』,『마지막 이벤트』,『우리 집에 온 마고 할미』등을 통해 때론 따듯한 유년동화의 진수를, 때론 아이의 눈으로 보는 어른 세상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보여 주었다. 연작 동화집 『우리 동네 미자 씨』에선 어른을 주인공으로 외로움을 이야기했고, 저학년 동화 『나도 편식할 거야』,『나도 예민할 거야』에선 너무 많이 먹거나 예민하지 못해 고민인 주인공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코믹발랄하게 그려냈다. 카멜레온처럼 작품마다 보여 주는 다양한 색깔의 변신은 특히 단편동화에서 그 정점을 찍는다. 단편집『만국기 소년』은 한국어린이도서상을 받았고,『멀쩡한 이유정』은 국제아동도서 협의회 주최 2년에 한 번씩 가장 뛰어난 글작가에게 수여되는 상인 IBBY 어너리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단편집『내 머리에 햇살 냄새』역시 세련되면서도, 아이의 입장을 대변하는 작가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고, 2012년 학교도서관저널 선정 ‘올해의 어린이책’으로 뽑히기도 했다.
“있는 듯 없는 듯, 이렇게 완벽하게 보통인 아이는 처음인걸!”
독창적으로 서툴러야지만 완벽해지는 백일수 군의 이야기
‘일등하는 수재가 되어라!’ 일수의 이름에 담긴 뜻이다. 초등학교 앞 문구점을 하는 어느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다. 그것도 남편이 황금색이 수북이 쌓이는 꿈을 꾸고 나서 생긴 아이라 부모의 기대는 대단했다. 엄청나게 부자로 만들어 줄 꿈이 아닐까 기대하기도 했다. 게다가 태어난 날이 7월 7일, 행운의 7이 두 개나 겹치는 날! 황금색에다 행운의 숫자까지 겹친 이 아이는 어떤 사람이 되면 좋을까? 부모는 가슴은 두근두근. 하지만 행운이 가득해야 하는 일수의 인생은 평탄하지만 않다. 아주 특별한 아이가 될 줄 알았던 일수는 너무나 평범한, 아이일 뿐이다.
일수는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칭찬할 것도 야단칠 것도 없는 아이였죠. 2학년, 3학년 선생님도 마찬가지였어요. 일수는 특별히 잘하는 것도 눈에 띄게 못하는 것도 없는 아이였죠. 선생님들은 가끔 일수가 자기 반 아이라는 걸 잊어버렸지요. _ 본문 중에서
일수는 중학교에서는 ‘굳건하게 중간을 지키는’는 녀석이 되었으며, 공업고등학교에서는 ‘기계 공포증’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취사병으로 가서 조리사가 되고 싶었지만 ‘미각이 둔한 것 같아. 간을 못 맞춘다’는 결론을 얻는다. 하지만 자신의 좌우명은 ‘쓸모 있는 사람이 되자’고 정한다. 그리고 어느날 정작 내가 쓸모 있는 건 누가 정하죠?라는 질문에 맞닥뜨리게 된다. 중학생이 된 일수는 초등학생 때 자기에게 서예를 가르쳐 주었던 동네 서예 학원 명필 원장님을 우연히 만나면서 자신의 쓸모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초등학생의 가훈을 대신 써 주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게 된다.
일수 씨는 다양한 어린이 글씨체를 가지고 있었어요. 도저히 어른이 썼다고 믿을 수 없는, 아이가 썼다 했도 같은 아이가 쓴 거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요술처럼 써냈어요.
‘저걸 어떻게 독창적으로 서투르게 만들까 고민’하는 순간들은 일수 씨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어요. _ 본문 중에서
나는 누구인가 발견하는 과정이 다양한 한글 서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과 절묘하게 맞물려 ‘독창적으로 서툴러야지만 완벽해지는’ 일수의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일수는 어떻게 태어났나?”
모든 세대를 껴안는 동화의 힘
유은실 동화의 가장 큰 매력은 동화이지만, 모든 세대가 아우를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세대가 읽어도 자기만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을 만큼 여러 세대가 읽어도 좋다.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읽힐 수 있는 이야기의 힘에는 바로, 어른인 작가이지만 늘 상상력의 기저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 그리고 어린이들과 마음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어른은 서로 상통한다는 얘기만큼, 동화만큼 어린이와 어른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매체도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의 시작도 그러했다. 7월 6일생인 유은실은 7월 7일날 태어났으면 ‘유칠칠’이라고 이름을 붙였을 거라는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그럼 자기는 유칠칠이 되기 싫어 하루 먼저 태어났나? 이런 상상을 하면서 이 이야기의 씨앗을 찾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7월 7일에 태어난 한 소년에 대한 재미난 상상을 늘 했던 어린이는 끊임없이 어린 시절 가졌던 의문, 어떻게 보면 상당히 어렵고도 존재론적인 의문을 동화로 유쾌하게 풀어놓기에 이르렀다. “내 생일은 누가 정했어?”, “누가 나를 낳기로 한 거지?”, “나의 좌우명은 뭐지?”, “나는 누구지?”, “나의 쓸모는 누가 정하지?” 수많은 질문들이 일수를 태어나게 한 것이다. 이런 유년 시절의 질문은 서른이 넘어서도 지속된다.
“전에는 모든 게 분명했는데, 요즘은 분명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 내 고민은 사춘기 때 하는 거래. 서른이 넘었는데 이제 사춘기란 말야?” _ 본문 중에서
이런 질문 속 메시지는 어른 독자에게도 자그마한 감탄을 끌어내며 나의 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자신의 길을 잘 몰라서 갈팡질팡하는 아이도, 너무 빨리 자신의 길을 알아서 갔더니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아이도, 누구도 실패는 아니다. 우리 모두는 길 위에 있고, 그 고민을 끊임없이 해가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이렇게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짧은 이야기 속에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동화라는 장르만이 담당할 수 있는 큰 축복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이, 오래된 외로움으로 어떤 아이를 꼭 안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수의 탄생』은 12년 전에 품은 이야기다. 12년 동안 쓰고, 덮어두고, 고치기를 반복했다. 일수 이야기를 처음 쓴 486컴퓨터 생각이 난다. 컴퓨터가 고장 나 한글파일이 몽땅 날아간 틈에도, 백업 파일에 담겨서 질기게 살아남았다. 일수를 데리고 다닌 방들-도둑고양이가 창틀에 앉아있던 자취방, 토지문화관, 신혼집, 옥탑작업실, 연희문학촌-을 떠올린다. 끝끝내 살아남아 책으로 태어나준 이야기가 고맙고 고맙다. 12년 동안 태어나지 못했던 이 책이, 오래된 외로움으로 어떤 아이를 꼭 안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굴 껍데기가 자갈처럼 깔린 바닷가마을, 굴 껍데기 밟는 소리에 얼굴을 붉히는 감나무, 서걱서걱 늙어가는 가을 갈대. 아름다운 생명이 마음으로 스며든다. 이곳에서는 나도 사람이 아닌 존재를 주인공으로 동화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유은실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5년 첫 책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을 내고 줄곧 작가로 살다가 2013년부턴 대학에서 아동문학을 가르치는 일도 함께 하고 있다.
그동안 동화 『우리 집에 온 마고할미』 『만국기 소년』 『멀쩡한 이유정』 『마지막 이벤트』 『우리 동네 미자 씨』 『드림 하우스』 등을 썼다.
2015년 청소년 소설 『변두리』로 제6회 권정생 창작기금을 받았다.
권정생 선생님 유산을 받은 일이 무척 영광스럽고 그만큼 무겁다.
그린이 : 서현
무한한 우주에 비하면 먼지보다도 작은 사람이지만, 먼지에도 그만의 이야기가 있다고 믿는 무한 상상력을 가진 작가입니다. 그림책 《눈물 바다》 《커졌다!》 《간질간질》을 쓰고 그렸고, 《달을 마셨어요》 《100원이 작다고?》 〈토닥토닥 잠자리 그림책〉 시리즈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 차
2 백일수 어린이
3 서예부원 백일수
4 청년 일수
5 스물다섯 백일수 씨
6 가훈업자 백일수 씨
7 일수 씨의 가훈 찾기
작가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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