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지금과는 아주 많이 달랐던 백 년 전 세상―나라는 급격한 변화와 혼란을 겪고 여성은 번듯한 이름도 없이 학교조차 다니지 못하던 시절, 그 세월을 꿋꿋하게 살아 낸 우리 할머니들. 역사를 이루고 시대를 만들어 온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 북간도 소녀 고만녜의 아름다운 성장기가 그림책에 담겼다.
고만녜 가족, 두만강을 건너 북간도로 가다
1899년 겨울, 다섯 살 고만녜는 가족들의 손에 이끌려 꽁꽁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다. 함경도 산골짜기 고향을 떠나 농사짓기 좋다는 북간도로 살러 가는 길이다. 고만녜 가족은 북간도에서 뜻 맞는 사람들과 함께 땅을 개간하고 마을을 이루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북간도는 오줌줄기가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곳. 그러다 보니 집에는 대청마루 대신 온돌바닥인 정주간을 두고, 방도 다닥다닥 붙여 짓는다. 외양간도 집 안에 있다.
고만녜는 아홉 남매 가운데 넷째 딸. 딸은 고만 낳으라고 고만녜다. 큰언니는 머리가 노랗다고 노랑녜, 동생은 어린아이라고 그냥 어린아. 아들은 돌림자를 넣고 제대로 이름을 지어 주지만, 딸은 이런 별명 같은 아명뿐이다. 아버지가 서당 훈장이어도 고만녜는 서당에 다닐 수도 글을 배울 수도 없다. 글을 배워 이야기책을 읽는 게 고만녜의 꿈이지만, 글공부는 사내아이들의 몫이다. 여자는 그저 살림이나 잘하면 된다는 세상이다. 고만녜의 하루는 낮에는 종종거리며 집안일을 돕고, 밤에는 삼 줄기로 만든 겨릅등을 밝히고 어머니가 해주는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삼베길쌈을 하는 것.
학교 가는 새색시, 온 우주가 학교다
1908년 고만녜가 열네 살 되는 해, 마을에 신식 학교가 들어선다. 서울에서 온 선생님은 아이들의 길게 땋은 머리를 싹둑 잘라 마을에 새바람을 일으킨다. 그러나 남동생은 가도 고만녜는 못 가는 학교, 신식 학교 또한 남자만 다닐 수 있다. 결국 고만녜는 일곱 살 남동생을 선생님 삼아 남몰래 공부를 시작한다. 집안일을 하는 짬짬이 한글을 익히고, 읽을 책을 구하려고 일 년 내내 호박씨를 모으고……. 고만녜가 고군분투하는 사이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마을에 여학교가 생길 거라는 소문이 돈다. 고만녜는 드디어 학교에 갈 수 있으리라 희망에 부풀지만 꿈은 깨지고야 만다.
1911년, 열일곱 살 고만녜는 부모님 뜻에 따라 얼굴도 모르는 열여섯 살 까까머리 중학생과 혼인한다. 그런데 시집살이 며칠 만에 시아버지가 고만녜에게 새로 생긴 여학교에 다니고 싶으냐고 묻는 게 아닌가? 드디어 고만녜가 학교에 간다! 새색시 차림으로 학교에 가는 것도, 꼭두새벽에 일어나 집안일을 하는 것도 문제없다. 공부를 할 수 있으니 그저 행복할 뿐이다. 고만녜는 학교에서 날마다 새로운 세상을 배운다.
학교에 다닌 건 꼭 삼 년뿐, 그러나 배우는 마음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으니 이제 고만녜에게는 ‘온 우주가 학교’다.
역사를 이루고 시대를 만들어 온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
이 책의 무대는 북간도 독립운동과 민족 교육의 중심지로 널리 알려진 명동촌이다. 특히 명동학교(1908)와 명동여자소학교(1911)가 설립되면서 명동촌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던 시기를 다뤘다. 그때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삶과 한 여성(고만녜)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명동촌 관련 자료들과 고만녜의 회고록 속에, 그리고 자손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 자료와 기억들을 기반으로 백 년 전 북간도 이주민들의 생활을 재현하고, 백 년 전 여자아이들의 삶과 꿈을 복원했다.
이 책은 위인도 유명인사도 아닌 그저 한 개인이자 또한 수많은 우리인, 역사를 이루고 시대를 만들어 온 우리 할머니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그린 논픽션 그림책이다. 또한 이 책은 흔히 조선족이라 불리는 중국 교포들의 삶과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도울 좋은 자료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또 다른 고만녜들, 저마다 다른 사연과 용기를 지니고 꿋꿋하게 살아온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가 다양한 그림책에 담기길 기대한다.
이 책은 고만녜 김신묵과 남편 문재린의 회고록 《기린갑이와 고만녜의 꿈》 과 구술 자료들, 그리고 백 년 전 우리나라와 북간도 관련 사진 자료들을 토대로 구성했다. 고만녜의 회고록을 정리한 손녀 문영미가 글을 쓰고, 일러스트레이터 김진화가 백 년 전 사진들을 감각적으로 콜라주 하여 인상적인 그림을 선보였다. 회색이 감도는 푸른빛과 오래된 흑백사진을 연상시키는 누른빛이 백 년 전 북간도 풍경을 정겹게 되살린다.
▣ 작가 소개
글 : 문영미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사학과와 한국신학대학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아버지 문동환 목사가 이끄는 공동체 ‘새벽의 집’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새벽의 집》이라는 책으로 엮었고, 북간도 이주민 역사의 산증인인 할아버지 문재린과 할머니 김신묵의 회고록 《기린갑이와 고만녜의 꿈》을 정리했다. 마당 있는 집에서 딸과 함께 놀던 일을 엮어 쓴 《우리 마당으로 놀러 와》로 2006년 우리교육 어린이 책 작가상을 받았다. 그 밖에 쓴 책으로 《우리 집에 온 길고양이 카니》 등이 있다.
그림 : 김진화
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려 왔다. 여러 가지 재료로 물건을 만들어서 사진을 찍는 등 다양한 기법으로 재미있는 그림, 뜻을 담은 그림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림, 사진, 종이 등을 오려 붙인 특유의 콜라주 기법과 색연필 그림으로『꿈의 다이어리』의 신 나는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난 자동차가 참 좋아』, 『주머니 도서관』,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금발 머리 소녀와 곰 세 마리』, 『우리 집에는 개 900마리가 살아요』, 『친구가 필요해』『어린이 박물관 고구려』, 『아빠는 1등만 했대요』, 『지구를 숨 쉬게 하는 바람』 등 여러 동화책과 역사책에 그림을 그렸다.
지금과는 아주 많이 달랐던 백 년 전 세상―나라는 급격한 변화와 혼란을 겪고 여성은 번듯한 이름도 없이 학교조차 다니지 못하던 시절, 그 세월을 꿋꿋하게 살아 낸 우리 할머니들. 역사를 이루고 시대를 만들어 온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 북간도 소녀 고만녜의 아름다운 성장기가 그림책에 담겼다.
고만녜 가족, 두만강을 건너 북간도로 가다
1899년 겨울, 다섯 살 고만녜는 가족들의 손에 이끌려 꽁꽁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다. 함경도 산골짜기 고향을 떠나 농사짓기 좋다는 북간도로 살러 가는 길이다. 고만녜 가족은 북간도에서 뜻 맞는 사람들과 함께 땅을 개간하고 마을을 이루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북간도는 오줌줄기가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곳. 그러다 보니 집에는 대청마루 대신 온돌바닥인 정주간을 두고, 방도 다닥다닥 붙여 짓는다. 외양간도 집 안에 있다.
고만녜는 아홉 남매 가운데 넷째 딸. 딸은 고만 낳으라고 고만녜다. 큰언니는 머리가 노랗다고 노랑녜, 동생은 어린아이라고 그냥 어린아. 아들은 돌림자를 넣고 제대로 이름을 지어 주지만, 딸은 이런 별명 같은 아명뿐이다. 아버지가 서당 훈장이어도 고만녜는 서당에 다닐 수도 글을 배울 수도 없다. 글을 배워 이야기책을 읽는 게 고만녜의 꿈이지만, 글공부는 사내아이들의 몫이다. 여자는 그저 살림이나 잘하면 된다는 세상이다. 고만녜의 하루는 낮에는 종종거리며 집안일을 돕고, 밤에는 삼 줄기로 만든 겨릅등을 밝히고 어머니가 해주는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삼베길쌈을 하는 것.
학교 가는 새색시, 온 우주가 학교다
1908년 고만녜가 열네 살 되는 해, 마을에 신식 학교가 들어선다. 서울에서 온 선생님은 아이들의 길게 땋은 머리를 싹둑 잘라 마을에 새바람을 일으킨다. 그러나 남동생은 가도 고만녜는 못 가는 학교, 신식 학교 또한 남자만 다닐 수 있다. 결국 고만녜는 일곱 살 남동생을 선생님 삼아 남몰래 공부를 시작한다. 집안일을 하는 짬짬이 한글을 익히고, 읽을 책을 구하려고 일 년 내내 호박씨를 모으고……. 고만녜가 고군분투하는 사이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마을에 여학교가 생길 거라는 소문이 돈다. 고만녜는 드디어 학교에 갈 수 있으리라 희망에 부풀지만 꿈은 깨지고야 만다.
1911년, 열일곱 살 고만녜는 부모님 뜻에 따라 얼굴도 모르는 열여섯 살 까까머리 중학생과 혼인한다. 그런데 시집살이 며칠 만에 시아버지가 고만녜에게 새로 생긴 여학교에 다니고 싶으냐고 묻는 게 아닌가? 드디어 고만녜가 학교에 간다! 새색시 차림으로 학교에 가는 것도, 꼭두새벽에 일어나 집안일을 하는 것도 문제없다. 공부를 할 수 있으니 그저 행복할 뿐이다. 고만녜는 학교에서 날마다 새로운 세상을 배운다.
학교에 다닌 건 꼭 삼 년뿐, 그러나 배우는 마음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으니 이제 고만녜에게는 ‘온 우주가 학교’다.
역사를 이루고 시대를 만들어 온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
이 책의 무대는 북간도 독립운동과 민족 교육의 중심지로 널리 알려진 명동촌이다. 특히 명동학교(1908)와 명동여자소학교(1911)가 설립되면서 명동촌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던 시기를 다뤘다. 그때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삶과 한 여성(고만녜)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명동촌 관련 자료들과 고만녜의 회고록 속에, 그리고 자손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 자료와 기억들을 기반으로 백 년 전 북간도 이주민들의 생활을 재현하고, 백 년 전 여자아이들의 삶과 꿈을 복원했다.
이 책은 위인도 유명인사도 아닌 그저 한 개인이자 또한 수많은 우리인, 역사를 이루고 시대를 만들어 온 우리 할머니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그린 논픽션 그림책이다. 또한 이 책은 흔히 조선족이라 불리는 중국 교포들의 삶과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도울 좋은 자료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또 다른 고만녜들, 저마다 다른 사연과 용기를 지니고 꿋꿋하게 살아온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가 다양한 그림책에 담기길 기대한다.
이 책은 고만녜 김신묵과 남편 문재린의 회고록 《기린갑이와 고만녜의 꿈》 과 구술 자료들, 그리고 백 년 전 우리나라와 북간도 관련 사진 자료들을 토대로 구성했다. 고만녜의 회고록을 정리한 손녀 문영미가 글을 쓰고, 일러스트레이터 김진화가 백 년 전 사진들을 감각적으로 콜라주 하여 인상적인 그림을 선보였다. 회색이 감도는 푸른빛과 오래된 흑백사진을 연상시키는 누른빛이 백 년 전 북간도 풍경을 정겹게 되살린다.
▣ 작가 소개
글 : 문영미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사학과와 한국신학대학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아버지 문동환 목사가 이끄는 공동체 ‘새벽의 집’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새벽의 집》이라는 책으로 엮었고, 북간도 이주민 역사의 산증인인 할아버지 문재린과 할머니 김신묵의 회고록 《기린갑이와 고만녜의 꿈》을 정리했다. 마당 있는 집에서 딸과 함께 놀던 일을 엮어 쓴 《우리 마당으로 놀러 와》로 2006년 우리교육 어린이 책 작가상을 받았다. 그 밖에 쓴 책으로 《우리 집에 온 길고양이 카니》 등이 있다.
그림 : 김진화
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려 왔다. 여러 가지 재료로 물건을 만들어서 사진을 찍는 등 다양한 기법으로 재미있는 그림, 뜻을 담은 그림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림, 사진, 종이 등을 오려 붙인 특유의 콜라주 기법과 색연필 그림으로『꿈의 다이어리』의 신 나는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난 자동차가 참 좋아』, 『주머니 도서관』,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금발 머리 소녀와 곰 세 마리』, 『우리 집에는 개 900마리가 살아요』, 『친구가 필요해』『어린이 박물관 고구려』, 『아빠는 1등만 했대요』, 『지구를 숨 쉬게 하는 바람』 등 여러 동화책과 역사책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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