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국 동화의 새로운 시도-호러 동화가 주는 오싹한 재미와 슬픈 감동
공포는 기쁨이나 슬픔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 중 하나이며 흡인력이 막강하다. 어린이들은 학교 안팎을 끊임없이 떠도는 각종 ‘괴담’에 쉽게 매혹되고 때로는 그로 인한 불안 때문에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무서운 이야기’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공포 문학 중에는 『프랑켄슈타인』 『검은 고양이』 등 뛰어난 문학성을 자랑하는 작품도 많다. 아동문학평론가 원종찬은 “우리가 공포에 매혹되는 것은 인간의 삶을 더욱 깊이 알고 싶기 때문”(「엮은이의 말」에서)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초적인 자극만을 남발하는 조잡한 괴담 책들 때문에 공포물은 무조건 어린이에게 해롭다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다.
『하얀 얼굴』은 믿을 만한 중견, 신인 동화작가 7명이 함께한 호러 동화집이다. 평범한 일상의 단면을 작가의 눈으로 날카롭게 포착해 인간의 그릇된 욕망과 사회 부조리를 드러내는 문제작들로, 문학성을 담보하고 있으면서도 어느 한 편 예외 없이 오싹하다. 집단 따돌림, 억압적인 교육 현실, 가족 해체, 폭력적인 도시 재개발 등 이미 익숙해진 현실 문제에 서려 있는 힘없는 사람들의 슬픔과 불행을 고장 난 엘리베이터, 공터의 고양이 울음소리, 학교 전설 등 어린이들의 관심을 끄는 소재들과 절묘하게 결합시켰다.
일상에 똬리를 튼 공포-억울하고 슬픈 사연이 공포의 씨앗이 된다
어린이들에게 친구, 가족 등 ‘관계’에 대한 고민은 어떤 것보다 절박하다. 집단 따돌림이나 무관심에 고통 받는 삶이 주는 공포는 그만큼 깊고 거대하다. 「너만 만날래」(고재현)의 진태는 놀림받는 친구를 외면했다는 가책 때문에 겁에 질려 있고, 「귀신 단지」(방미진)의 승애는 아이들 사이에서 돋보이려고 기를 쓰다가 귀신에 씌고 만다. 「덤불 속에서」(오시은)의 재민이는 아이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나려다 저보다 약한 고양이를 죽게 한 뒤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사나운 아이가 된다.
「누구일까?」(박소율)는 서로에게 무심해져가는 가족관계를 미니홈페이지 속의 그것으로 뒤바꾸었다. 방의 가구들이 수시로 바뀌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채니가 자신이 누군가의 아바타라는 사실을 깨닫는 마지막 장면은 우리 동화에서 보기 드문 반전의 재미를 준다. 표제작 「하얀 얼굴」(안미란)에는 억울하게 죽은 아이와 관련한 학교 전설,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는 전학생 등 전통적인 ‘괴담’의 소재가 등장한다. 안미란은 중견작가다운 능숙한 솜씨로 독자의 시선을 교란하다 예상치 못한 결말을 제시한다. ‘호러 동화’다운 서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사회적인 부조리에 숨은 공포를 끌어낸 작품들도 있다. 「수업」(김종렬)은 살인적인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의 현실을 차가운 은유로 그려냈다. 문제를 풀면 밖으로 나갈 수 있고 실패하면 어떤 벌을 받는지 알 수 없는 스산한 교실 풍경은 어쩌면 은유가 아니라 현실의 모습 그대로다. 「마중」(박관희)은 힘없는 사람들을 짓밟고 이뤄지는 재개발사업이 한 가족에게 드리운 불행을 그렸다. 유령이 된 아버지와 아들의 재회가 공포의 밑바닥에 있는 슬픔을 일깨운다.
공포의 뿌리를 아는 것 -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
이 책을 엮은 아동문학평론가 원종찬은 “공포의 뿌리를 아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한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이라 지적하면서 호러 동화가 다루는 좌절이 개인의 그릇된 욕망에 의한 것이든 잘못된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든, 그것을 부추기는 사회 풍조를 직시할 것을 주문한다. 숨겨둔 억압과 불안의 씨앗이 남몰래 자라 어린이를 옥죄는 덩굴이 되기 전에, 거기 숨은 문제를 대면함으로써 해결할 힘을 기르고 현실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포는 기쁨이나 슬픔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 중 하나이며 흡인력이 막강하다. 어린이들은 학교 안팎을 끊임없이 떠도는 각종 ‘괴담’에 쉽게 매혹되고 때로는 그로 인한 불안 때문에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무서운 이야기’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공포 문학 중에는 『프랑켄슈타인』 『검은 고양이』 등 뛰어난 문학성을 자랑하는 작품도 많다. 아동문학평론가 원종찬은 “우리가 공포에 매혹되는 것은 인간의 삶을 더욱 깊이 알고 싶기 때문”(「엮은이의 말」에서)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초적인 자극만을 남발하는 조잡한 괴담 책들 때문에 공포물은 무조건 어린이에게 해롭다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다.
『하얀 얼굴』은 믿을 만한 중견, 신인 동화작가 7명이 함께한 호러 동화집이다. 평범한 일상의 단면을 작가의 눈으로 날카롭게 포착해 인간의 그릇된 욕망과 사회 부조리를 드러내는 문제작들로, 문학성을 담보하고 있으면서도 어느 한 편 예외 없이 오싹하다. 집단 따돌림, 억압적인 교육 현실, 가족 해체, 폭력적인 도시 재개발 등 이미 익숙해진 현실 문제에 서려 있는 힘없는 사람들의 슬픔과 불행을 고장 난 엘리베이터, 공터의 고양이 울음소리, 학교 전설 등 어린이들의 관심을 끄는 소재들과 절묘하게 결합시켰다.
일상에 똬리를 튼 공포-억울하고 슬픈 사연이 공포의 씨앗이 된다
어린이들에게 친구, 가족 등 ‘관계’에 대한 고민은 어떤 것보다 절박하다. 집단 따돌림이나 무관심에 고통 받는 삶이 주는 공포는 그만큼 깊고 거대하다. 「너만 만날래」(고재현)의 진태는 놀림받는 친구를 외면했다는 가책 때문에 겁에 질려 있고, 「귀신 단지」(방미진)의 승애는 아이들 사이에서 돋보이려고 기를 쓰다가 귀신에 씌고 만다. 「덤불 속에서」(오시은)의 재민이는 아이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나려다 저보다 약한 고양이를 죽게 한 뒤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사나운 아이가 된다.
「누구일까?」(박소율)는 서로에게 무심해져가는 가족관계를 미니홈페이지 속의 그것으로 뒤바꾸었다. 방의 가구들이 수시로 바뀌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채니가 자신이 누군가의 아바타라는 사실을 깨닫는 마지막 장면은 우리 동화에서 보기 드문 반전의 재미를 준다. 표제작 「하얀 얼굴」(안미란)에는 억울하게 죽은 아이와 관련한 학교 전설,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는 전학생 등 전통적인 ‘괴담’의 소재가 등장한다. 안미란은 중견작가다운 능숙한 솜씨로 독자의 시선을 교란하다 예상치 못한 결말을 제시한다. ‘호러 동화’다운 서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사회적인 부조리에 숨은 공포를 끌어낸 작품들도 있다. 「수업」(김종렬)은 살인적인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의 현실을 차가운 은유로 그려냈다. 문제를 풀면 밖으로 나갈 수 있고 실패하면 어떤 벌을 받는지 알 수 없는 스산한 교실 풍경은 어쩌면 은유가 아니라 현실의 모습 그대로다. 「마중」(박관희)은 힘없는 사람들을 짓밟고 이뤄지는 재개발사업이 한 가족에게 드리운 불행을 그렸다. 유령이 된 아버지와 아들의 재회가 공포의 밑바닥에 있는 슬픔을 일깨운다.
공포의 뿌리를 아는 것 -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
이 책을 엮은 아동문학평론가 원종찬은 “공포의 뿌리를 아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한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이라 지적하면서 호러 동화가 다루는 좌절이 개인의 그릇된 욕망에 의한 것이든 잘못된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든, 그것을 부추기는 사회 풍조를 직시할 것을 주문한다. 숨겨둔 억압과 불안의 씨앗이 남몰래 자라 어린이를 옥죄는 덩굴이 되기 전에, 거기 숨은 문제를 대면함으로써 해결할 힘을 기르고 현실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고재현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겨레 아동문학작가학교에서 공부한 뒤 동화를 쓰고 있다. 『꿈꾸는 행성』 『귀신 잡는 방구 탐정』 들을 냈다.
지은이 : 김종렬
197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났다. 『문학동네』 1997년 겨울호 문예공모에 단편소설 「지뢰찾기 콤플렉스」가 당선되었고, 2002년 장편동화 『날아라, 비둘기』로 황금도깨비상을 받았다. 『내 동생은 못 말려』 『강아지 나폴레옹』 『노란 두더지』 『길모퉁이 행운돼지』 들을 냈다.
지은이 : 박관희
1961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 2002년 『어린이문학』에 「아빠 얼굴 신문에 났어요」를 발표했다. 『내 짝꿍은 빡빡이』 『빡빡머리 엄마』 『힘을, 보여 주마』 들을 냈다.
지은이 : 박소율
197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창비어린이』 2008년 여름호에 「모자이크 너머」를 발표했고,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하며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다.
지은이 : 방미진
1979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술래를 기다리는 아이」가 당선되었다. 『금이 간 거울』 『형제가 간다』 『손톱이 자라날 때』 들을 냈다.
지은이 : 안미란
1969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 1998년...‘눈높이아동문학상’을 받았고, 2000년 제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로 대상을 받다. 『너 먼저 울지 마』 『너만의 냄새』 『내일 또 만나』 들을 냈다. 오시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제1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에 「컴맹 엄마」가 우수작으로 뽑히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귀신새 우는 밤』 『애벌레, 너 딱 걸렸어!』 들을 냈다.
그린이 : 이고은
한동대학교와 런던 쎄인트마틴학교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넌 네가 누구라고 생각해?』 『파라다이스』 등의 표지 그림을 그렸다.
엮은이 : 원종찬
아동문학평론가,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평론집 『아동문학과 비평정신』 『동화와 어린이』 『한국아동문학의 쟁점』 들을 냈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겨레 아동문학작가학교에서 공부한 뒤 동화를 쓰고 있다. 『꿈꾸는 행성』 『귀신 잡는 방구 탐정』 들을 냈다.
지은이 : 김종렬
197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났다. 『문학동네』 1997년 겨울호 문예공모에 단편소설 「지뢰찾기 콤플렉스」가 당선되었고, 2002년 장편동화 『날아라, 비둘기』로 황금도깨비상을 받았다. 『내 동생은 못 말려』 『강아지 나폴레옹』 『노란 두더지』 『길모퉁이 행운돼지』 들을 냈다.
지은이 : 박관희
1961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 2002년 『어린이문학』에 「아빠 얼굴 신문에 났어요」를 발표했다. 『내 짝꿍은 빡빡이』 『빡빡머리 엄마』 『힘을, 보여 주마』 들을 냈다.
지은이 : 박소율
197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창비어린이』 2008년 여름호에 「모자이크 너머」를 발표했고,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하며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다.
지은이 : 방미진
1979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술래를 기다리는 아이」가 당선되었다. 『금이 간 거울』 『형제가 간다』 『손톱이 자라날 때』 들을 냈다.
지은이 : 안미란
1969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 1998년...‘눈높이아동문학상’을 받았고, 2000년 제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로 대상을 받다. 『너 먼저 울지 마』 『너만의 냄새』 『내일 또 만나』 들을 냈다. 오시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제1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에 「컴맹 엄마」가 우수작으로 뽑히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귀신새 우는 밤』 『애벌레, 너 딱 걸렸어!』 들을 냈다.
그린이 : 이고은
한동대학교와 런던 쎄인트마틴학교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넌 네가 누구라고 생각해?』 『파라다이스』 등의 표지 그림을 그렸다.
엮은이 : 원종찬
아동문학평론가,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평론집 『아동문학과 비평정신』 『동화와 어린이』 『한국아동문학의 쟁점』 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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