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시대가 낳은 ‘맡겨진 아이들’, 우리 모두의 이야기
한국 사회는 IMF와 금융 위기를 지나며 많은 변화를 겪어야만 했다. 하루아침에 허다한 사업체들이 문을 닫고, 으리으리하던 은행이나 기업들도 맥없이 쓰러지는 극단적인 상황들은 무수한 가정에도 크고 작은 상흔들을 남겼다. 사업의 실패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거나, 부모가 생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돌봄의 공백이 생긴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아빠의 수정 돌』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부모와 떨어져 시골의 조부모에게 맡겨진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고양이 학교』,『거울 옷을 입은 아이들』 등의 저자 김진경 작가는 이 아이들을 보며 느낀 안타까움과 바람을 세 편의 단편 동화에 담았다.
『아빠의 수정 돌』은 그저 ‘어떤 아이들’의 ‘어떤 이야기’에 그칠 수 없다.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의 한국 사회가 겪어낸 통증이 그 밑바탕에 진하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고,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셈이다.
- 도시가 고향인 아이들, 시골로 내려가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시골의 삶이 쉬울 리 없다. 아이들은 행여나 ‘고향’을 잊고 시골의 일상에 젖을세라 마음을 꽁꽁 싸맨 채로 지낸다. 날개옷이 있어야만 하늘로 돌아갈 수 있는 전래동화 속 선녀처럼, 도시에서의 흔적을 제 안에 깊숙이 간직하는 것은 곧 다시 부모의 곁으로 돌아가고픈 절박함의 표현이다.
아직 부모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초등학생들이기에 조부모가 미처 채워 주기 힘든 결핍의 그림자는 늘 아이들을 따라다닌다. 미로와 같은 깊은 동굴에 길을 잃고 갇혔어도 저를 찾으러 올 아빠가 없고, 새 운동화가 필요해지기 전에 돌아온다던 엄마의 약속을 혼자서라도 지켜 보려 이미 작아져 버린 운동화를 고집스레 꺾어 신고 다니기도 한다. 온 산이 불타오르는 위험한 순간에도 아이의 목숨을 구하는 것은 부모가 아니라 염소이다. 김진경 작가는 담담하지만 그 아이들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면서 이야기 속의 아이들과 함께 머문다.
- 그곳에서도 아이들은 자란다
하지만 세상에 저 혼자인 것처럼 외롭고 슬픈 순간에도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도와 방식으로 자라난다. 그리고 그 성장의 한가운데에는 아이들이 맺어 가는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동갑내기와 수정 돌을 찾기 위한 모험을 시도하고, 친구의 아픈 속마음을 헤아려 몰래 선물을 준비하기도 하며, 때로는 동물이나 자연과 친구 맺는 경험을 통해 한 뼘씩 추억이라는 마디를 맺으며 성장한다.
아이들이 환경에 영향을 받지만 지배받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이 지닌 상상력과 외부의 자극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꾸밈없음 덕분일 것이다. 『아빠의 수정 돌』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기 힘든 ‘유년기’의 슬픔을 떠올리게 하지만, 동시에 그 슬픔을 이겨내는 아이들만의 선천적인 관계회복능력과 적응력을 보여주는 희망이 담긴 동화이다.
- 가족 간의 정(情)과 시골의 소박함을 담은 글과 그림
『아빠의 수정 돌』은 어둡고 슬픈 면만 비추지 않는다. 물리적 거리나 시간도 가를 수 없는 가족 간의 정서적인 유대감 역시 작품 전체에 녹아 있다. 『염소』의 연이는 강원도 고성에서 할머니와 단 둘이 지내는 ‘맡겨진 아이’다. 연이의 부모는 비록 몸은 도시에 머문다 할지라도, 연이와 연이 할머니가 있는 강원도에 온 신경이 닿아 있다. 강원도 동해에 큰 산불이 나자, 연이의 부모는 애타는 심정으로 강원도로 향한다. 산불 속에서도 자신을 걸고 가족을 찾고자 하는 모습은 사뭇 비장함마저 느끼게 한다. 김진경 작가만의 힘 있는 필체와 예리한 시선은, 가족 간의 정을 전혀 촌스럽지 않게 그려낸다. 또한 김재홍 화가의 깊고 진한 그림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이야기 속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불러일으킨다.
-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존재
「아빠의 수정 돌」의 아빠는 돌을 연구하는 박사다. 가난하고 편찮으셨던 할아버지는 아빠에게 돈 대신 수정 돌의 비밀을 유산으로 물려주었다. 수정 돌에 물을 주며 식물처럼 키우면 놀랍게도 돌에 붙은 수정이 커진다. 아빠는 할아버지가 준 수정 돌을 만지작거리며 힘든 시간들을 이겨냈다고 한다. 아기 돌들이 꿈도 꾸고, 아름다운 보석으로 자라나는 상상은 아빠에게 ‘돌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는 꿈을 주었다.
김진경 작가는 맡겨진 아이들, 나아가 힘든 환경에 처한 아이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모두 수정이라는 가능성의 보석을 품은 존재다. 지금 자신이 품고 있는 수정의 크기에 실망하거나 연연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꿈에 매일 물을 주며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자신만의 아름다운 개성을 지닌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니 부디 힘을 내라고, 절대로 변� 것 같지 않은 ‘돌’도 아주 천천히, 그렇지만 반드시 자라난다고 말이다.
▣ 작가 소개
글 : 김진경
서울대학교 국어교육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국어 교사로 일하던 중 1985
년 교육 개혁을 부르짖은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해직과 옥고를 치뤘다. 우리나라 첫 판타지 연작동화인 『고양이 학교』로 프랑스 아동?청소년 문학상인 앵코�緻성自瓚�받았으며, 이 시리즈는 대만, 중국, 일본, 프랑스에서 번역?출간되었다. 시집『갈문리의 아이들』『광화문을 지나며』『우리 시대의 예수』, 동화 『종이옷을 입은 사람』『길자 씨가 진짜 엄마?』『거울 옷을 입은 아이들』, 청소년소설『굿바이 미스터 하필』『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등의 책을 펴냈다.
그림 : 김재홍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한 그림을 주로 그려 왔다. 2004년 그
림책 『동강의 아이들』로 에스파스앙팡상을, 2006년에는『고양이 학교』로 앵코�緻성自瓚�수상했다. 2007년에는『영이의 비닐우산』으로 BIB 어린이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숨쉬는 책, 무익조』『반지 엄마』『박완서 선생님의 나 어릴 적에』등에 그림을 그렸다.
시대가 낳은 ‘맡겨진 아이들’, 우리 모두의 이야기
한국 사회는 IMF와 금융 위기를 지나며 많은 변화를 겪어야만 했다. 하루아침에 허다한 사업체들이 문을 닫고, 으리으리하던 은행이나 기업들도 맥없이 쓰러지는 극단적인 상황들은 무수한 가정에도 크고 작은 상흔들을 남겼다. 사업의 실패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거나, 부모가 생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돌봄의 공백이 생긴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아빠의 수정 돌』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부모와 떨어져 시골의 조부모에게 맡겨진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고양이 학교』,『거울 옷을 입은 아이들』 등의 저자 김진경 작가는 이 아이들을 보며 느낀 안타까움과 바람을 세 편의 단편 동화에 담았다.
『아빠의 수정 돌』은 그저 ‘어떤 아이들’의 ‘어떤 이야기’에 그칠 수 없다.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의 한국 사회가 겪어낸 통증이 그 밑바탕에 진하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고,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셈이다.
- 도시가 고향인 아이들, 시골로 내려가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시골의 삶이 쉬울 리 없다. 아이들은 행여나 ‘고향’을 잊고 시골의 일상에 젖을세라 마음을 꽁꽁 싸맨 채로 지낸다. 날개옷이 있어야만 하늘로 돌아갈 수 있는 전래동화 속 선녀처럼, 도시에서의 흔적을 제 안에 깊숙이 간직하는 것은 곧 다시 부모의 곁으로 돌아가고픈 절박함의 표현이다.
아직 부모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초등학생들이기에 조부모가 미처 채워 주기 힘든 결핍의 그림자는 늘 아이들을 따라다닌다. 미로와 같은 깊은 동굴에 길을 잃고 갇혔어도 저를 찾으러 올 아빠가 없고, 새 운동화가 필요해지기 전에 돌아온다던 엄마의 약속을 혼자서라도 지켜 보려 이미 작아져 버린 운동화를 고집스레 꺾어 신고 다니기도 한다. 온 산이 불타오르는 위험한 순간에도 아이의 목숨을 구하는 것은 부모가 아니라 염소이다. 김진경 작가는 담담하지만 그 아이들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면서 이야기 속의 아이들과 함께 머문다.
- 그곳에서도 아이들은 자란다
하지만 세상에 저 혼자인 것처럼 외롭고 슬픈 순간에도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도와 방식으로 자라난다. 그리고 그 성장의 한가운데에는 아이들이 맺어 가는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동갑내기와 수정 돌을 찾기 위한 모험을 시도하고, 친구의 아픈 속마음을 헤아려 몰래 선물을 준비하기도 하며, 때로는 동물이나 자연과 친구 맺는 경험을 통해 한 뼘씩 추억이라는 마디를 맺으며 성장한다.
아이들이 환경에 영향을 받지만 지배받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이 지닌 상상력과 외부의 자극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꾸밈없음 덕분일 것이다. 『아빠의 수정 돌』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기 힘든 ‘유년기’의 슬픔을 떠올리게 하지만, 동시에 그 슬픔을 이겨내는 아이들만의 선천적인 관계회복능력과 적응력을 보여주는 희망이 담긴 동화이다.
- 가족 간의 정(情)과 시골의 소박함을 담은 글과 그림
『아빠의 수정 돌』은 어둡고 슬픈 면만 비추지 않는다. 물리적 거리나 시간도 가를 수 없는 가족 간의 정서적인 유대감 역시 작품 전체에 녹아 있다. 『염소』의 연이는 강원도 고성에서 할머니와 단 둘이 지내는 ‘맡겨진 아이’다. 연이의 부모는 비록 몸은 도시에 머문다 할지라도, 연이와 연이 할머니가 있는 강원도에 온 신경이 닿아 있다. 강원도 동해에 큰 산불이 나자, 연이의 부모는 애타는 심정으로 강원도로 향한다. 산불 속에서도 자신을 걸고 가족을 찾고자 하는 모습은 사뭇 비장함마저 느끼게 한다. 김진경 작가만의 힘 있는 필체와 예리한 시선은, 가족 간의 정을 전혀 촌스럽지 않게 그려낸다. 또한 김재홍 화가의 깊고 진한 그림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이야기 속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불러일으킨다.
-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존재
「아빠의 수정 돌」의 아빠는 돌을 연구하는 박사다. 가난하고 편찮으셨던 할아버지는 아빠에게 돈 대신 수정 돌의 비밀을 유산으로 물려주었다. 수정 돌에 물을 주며 식물처럼 키우면 놀랍게도 돌에 붙은 수정이 커진다. 아빠는 할아버지가 준 수정 돌을 만지작거리며 힘든 시간들을 이겨냈다고 한다. 아기 돌들이 꿈도 꾸고, 아름다운 보석으로 자라나는 상상은 아빠에게 ‘돌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는 꿈을 주었다.
김진경 작가는 맡겨진 아이들, 나아가 힘든 환경에 처한 아이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모두 수정이라는 가능성의 보석을 품은 존재다. 지금 자신이 품고 있는 수정의 크기에 실망하거나 연연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꿈에 매일 물을 주며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자신만의 아름다운 개성을 지닌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니 부디 힘을 내라고, 절대로 변� 것 같지 않은 ‘돌’도 아주 천천히, 그렇지만 반드시 자라난다고 말이다.
▣ 작가 소개
글 : 김진경
서울대학교 국어교육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국어 교사로 일하던 중 1985
년 교육 개혁을 부르짖은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해직과 옥고를 치뤘다. 우리나라 첫 판타지 연작동화인 『고양이 학교』로 프랑스 아동?청소년 문학상인 앵코�緻성自瓚�받았으며, 이 시리즈는 대만, 중국, 일본, 프랑스에서 번역?출간되었다. 시집『갈문리의 아이들』『광화문을 지나며』『우리 시대의 예수』, 동화 『종이옷을 입은 사람』『길자 씨가 진짜 엄마?』『거울 옷을 입은 아이들』, 청소년소설『굿바이 미스터 하필』『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등의 책을 펴냈다.
그림 : 김재홍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한 그림을 주로 그려 왔다. 2004년 그
림책 『동강의 아이들』로 에스파스앙팡상을, 2006년에는『고양이 학교』로 앵코�緻성自瓚�수상했다. 2007년에는『영이의 비닐우산』으로 BIB 어린이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숨쉬는 책, 무익조』『반지 엄마』『박완서 선생님의 나 어릴 적에』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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