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혀 내미는 촘마》는 1967년 일본에서 처음 출판된 후 어른과 어린이를 아우르는 다수 독자를 사로잡으며 100쇄를 넘게 찍고 4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널리 읽히는 명작이다. 류스케는 옛이야기를 토대로 한 창작 민화풍의 동화를 많이 썼는데, 그 작품들은 더할 수 없이 단순하고 생에 대한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인간이 근원적으로 갖고 있는 사랑, 애정이 불의를 만났을 때 행동하는 힘으로 바뀌어 터져 나오는, 그런 정신의 분출을 클로즈업 한 것이 바로 사이토 류스케의 작품 세계이다.
이 책에 실린 단편 15편 역시 역동적이고 힘이 넘치며, 힘없고 못나고 약한 사람에 대한 한없는 애정이 넘쳐흐른다. 생과 사가 부딪히는 장엄함 속에 인간의 아름다움, 씩씩함, 정직함, 꺾이지 않는 의지가 뜨겁게 타오른다. 인간의 기본적인 양심과 선의에 호소하는 ‘용기’, ‘자기희생’, ‘헌신’은 큰 울림과 함께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 바탕에 흐르는 선함, 낙관, 죽음조차도 승화시키는 유머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혀 내미는 촘마」의 아버지, 「흰 고양이 오미쓰」의 ‘야고’, 목숨을 걸고 ‘사랑과 애정과 헌신’을 실천하는 이들의 행동이 바로 류스케 문학의 바탕에 흐르는 정신인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가난하고 어렵고 힘들다. 그런데 이들의 말과 행동은 전혀 궁핍하지도 찌들어 있지도 누추하지도 않다. 오히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용기가 넘치며 따뜻하다.
「꽃 피는 산」의 ‘아야’가 가난한 살림을 생각해 하고 싶은 걸 꾹 참을 때 산속 꽃밭에 아름다운 꽃이 한 송이 피어난다. 「봄 구름」의 ‘모요’는 겨우 열두 살이지만 힘든 노동을 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어린 동생을 돌보고 살림을 한다. 그러면서 돌봐 줄 이가 없는 다른 아이들까지 맡아서 봐준다. 「덴구 웃음」의 ‘도메키치’는 새엄마가 구박하는 것을 자기 탓이라 생각하고는 서운함을 떨쳐버리고 더 큰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가난한 살림을 생각하여 예쁜 옷을 단념하는 마음 씀, 자신도 힘든데 다른 집 아이들까지 돌보는 배려심, 속 좁은 생각에 사로잡힐 때마다 스스로를 다잡는 건강함이 더없이 아름답고 소중하다.
「소메코와 오니」에서는 소메코를 유괴한 오니가 오히려 소메코의 천진난만함에 말려들고 만다. 몸값을 받으려던 오니는 결국 ‘빨리 소메코를 데려 가라’는 편지를 쓴다.
「혀 내미는 촘마」는 유쾌한 제목과는 다른 슬픈 이야기다. 농부인 초마쓰의 아버지가 가난과 지주의 횡포를 견디다 못해 쇼군에게 직소한 일로 가족 모두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초마쓰는 무서워서 우는 세 살짜리 여동생의 마음을 딴 데로 돌리려고 혀를 쑥 내밀어 동생을 웃기려 한다. 초마쓰는 혀를 내민 채 창에 찔렸다고 한다. 잔혹한 이야기이지만 그 시대에는 실제로 있었던 일일 것이고, 아마도 전국적으로 이런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다. 웃을 수도 울 수만도 없는 이 이야기는 슬픔을 넘어서는, 두려움을 웃음으로 날려버리려는 강한 생명력이 압도적이다. 남의 땅을 부치며 근근이 목숨을 부지하는 농민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있었다. 일본의 에도시대에도 소작농들은 5~7할에 이르는 조세와 이런 저런 명목의 세금에 시달렸는데, 어느 해에는 3,200건에 달하는 봉기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한다.
「노상 설날」 역시 농민봉기가 배경이다. ‘하나’는 술타령이나 하고 다니는 아버지의 몫까지 힘들게 일을 하면서 봉기를 맹세한 연판장에 이름도 쓰고 위험한 심부름도 마다 않는다. 힘들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농민들의 삶에는 아이도 어른도 따로 없다.
「추운 엄마」는 우리나라 함경도에 전해 오는 이야기다. 우리가 익히 알던 이야기지만 부모와 자식 간을 넘어 인간에 대한 깊은 시선, 나이듦에 대한 연민, 그 속에서 묵묵히 이어지는 삶을 들여다보면 왠지 눈물이 흐른다.
「초록말」에는 나무의 생명력에 대한 예찬이 넘치고, 「하얀 꽃」은 독특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속에 전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한다. 「흰 고양이 오미쓰」에서 오미쓰의 허위의식을 번쩍 깨 주는 야고는 바로 듬직한 농부의 모습, 민중 그 자체이다.
「하늘 피리」에는 목숨을 거는 숭고한 열정이 흐르고, 「죽음의 신 돈부라」나 「따오기」에는 목숨을 건 삶에 비해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는 개개인들의 삶에 대한 진지함이 있다.
특히 마지막 작품 「따오기」는 함축적이다. 사람들은 못생기고 볼품없는 따오기를 점점 더 좋아하고 따르게 된다. 따오기랑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띄지 않지만 존재만으로 빛이 되는 ‘따오기’는 바로 작가가 그리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짧은 이야기지만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하는 시대 배경과 작가의 인생 유전과 주어진 운명을 감내하는 따오기의 모습?는 작가의 인생관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을 말할 때 빠뜨릴 수 없는 또 한 사람은 바로 그림을 그린 다키다이라 지로이다. 지로는 선 굵은 기리에 작업으로 (기리에 - 종이를 여러 모양으로 오려 다른 종이에 붙여서 만든 그림. 주로 검은 종이를 도려내 흰 종이에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하지만 색을 입히기도 한다.) 농민이나 나무꾼 같은 민초들의 정서, 격한 감정의 파고를 호소력 짙게 표현하여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는다.
▣ 작가 소개
글 : 사이토 류스케
1917년 도쿄에서 태어나 메이지대학 문예과에서 수학하고, 졸업 후 잡지, 신문기자 일을 하면서 저작 활동을 시작했다. 민화풍의 작품을 주로 썼는데, 류스케의 작품은 단순하고 해학적인 전개, 인간이 근원적으로 지닌 정열, 생에 대한 끝없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헌신, 자기희생 같은 주제로 비평계의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전후 아동 문학계에 동화 및 그림책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민화 그림책 붐을 일으켰고,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리는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이 책 《혀 내미는 촘마》로 쇼가칸문학상을 수상했다. 1985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장인들 옛이야기》, 《꽃피는 산》, 《유키》, 《하늘의 붉은말》, 《등잔 가게의 마마코》, 《사이토 류스케 전집》(12권) 등 여러 작품을 남겼다.
역자 : 다키다이라 지로
1921년 이바라기켄 농가에서 태어나 이시오카 농학교를 졸업했다. 16세부터 만화를 그렸으며, 18세 무렵부터 판화를 시작해 1951년에 판화 그림책 《하나오카 이야기》를 제작했다. 1969년부터 9년 동안 아사히신문 일요판에 다양한 주제로 기리에 기법으로 작품을 연재하면서 독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단숨에 기리에의 일인자가 되고, 개성 넘치는 화풍을 확립했다. 주요 작품으로 사이토 류스케와 함께 작업한 《하치로》, 《미코》, 《꽃 피는 산》, 《모치모치나무》 등이 있고, 그 밖에 《다키다이라 지로 작품집》(전 15권) 등이 있다.
역자 : 김정화
동국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출판 기획 및 번역 일을 하면서 좋은 책을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폭풍우 치는 밤에》, 《나의 를뤼에르 아저씨》, 《별똥별아 부탁해》, 《숙제 주식회사》, 《신들이 사는 숲속에서》, 《내 이름은 오빠》 등 여러 권이 있다.
《혀 내미는 촘마》는 1967년 일본에서 처음 출판된 후 어른과 어린이를 아우르는 다수 독자를 사로잡으며 100쇄를 넘게 찍고 4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널리 읽히는 명작이다. 류스케는 옛이야기를 토대로 한 창작 민화풍의 동화를 많이 썼는데, 그 작품들은 더할 수 없이 단순하고 생에 대한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인간이 근원적으로 갖고 있는 사랑, 애정이 불의를 만났을 때 행동하는 힘으로 바뀌어 터져 나오는, 그런 정신의 분출을 클로즈업 한 것이 바로 사이토 류스케의 작품 세계이다.
이 책에 실린 단편 15편 역시 역동적이고 힘이 넘치며, 힘없고 못나고 약한 사람에 대한 한없는 애정이 넘쳐흐른다. 생과 사가 부딪히는 장엄함 속에 인간의 아름다움, 씩씩함, 정직함, 꺾이지 않는 의지가 뜨겁게 타오른다. 인간의 기본적인 양심과 선의에 호소하는 ‘용기’, ‘자기희생’, ‘헌신’은 큰 울림과 함께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 바탕에 흐르는 선함, 낙관, 죽음조차도 승화시키는 유머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혀 내미는 촘마」의 아버지, 「흰 고양이 오미쓰」의 ‘야고’, 목숨을 걸고 ‘사랑과 애정과 헌신’을 실천하는 이들의 행동이 바로 류스케 문학의 바탕에 흐르는 정신인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가난하고 어렵고 힘들다. 그런데 이들의 말과 행동은 전혀 궁핍하지도 찌들어 있지도 누추하지도 않다. 오히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용기가 넘치며 따뜻하다.
「꽃 피는 산」의 ‘아야’가 가난한 살림을 생각해 하고 싶은 걸 꾹 참을 때 산속 꽃밭에 아름다운 꽃이 한 송이 피어난다. 「봄 구름」의 ‘모요’는 겨우 열두 살이지만 힘든 노동을 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어린 동생을 돌보고 살림을 한다. 그러면서 돌봐 줄 이가 없는 다른 아이들까지 맡아서 봐준다. 「덴구 웃음」의 ‘도메키치’는 새엄마가 구박하는 것을 자기 탓이라 생각하고는 서운함을 떨쳐버리고 더 큰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가난한 살림을 생각하여 예쁜 옷을 단념하는 마음 씀, 자신도 힘든데 다른 집 아이들까지 돌보는 배려심, 속 좁은 생각에 사로잡힐 때마다 스스로를 다잡는 건강함이 더없이 아름답고 소중하다.
「소메코와 오니」에서는 소메코를 유괴한 오니가 오히려 소메코의 천진난만함에 말려들고 만다. 몸값을 받으려던 오니는 결국 ‘빨리 소메코를 데려 가라’는 편지를 쓴다.
「혀 내미는 촘마」는 유쾌한 제목과는 다른 슬픈 이야기다. 농부인 초마쓰의 아버지가 가난과 지주의 횡포를 견디다 못해 쇼군에게 직소한 일로 가족 모두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초마쓰는 무서워서 우는 세 살짜리 여동생의 마음을 딴 데로 돌리려고 혀를 쑥 내밀어 동생을 웃기려 한다. 초마쓰는 혀를 내민 채 창에 찔렸다고 한다. 잔혹한 이야기이지만 그 시대에는 실제로 있었던 일일 것이고, 아마도 전국적으로 이런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다. 웃을 수도 울 수만도 없는 이 이야기는 슬픔을 넘어서는, 두려움을 웃음으로 날려버리려는 강한 생명력이 압도적이다. 남의 땅을 부치며 근근이 목숨을 부지하는 농민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있었다. 일본의 에도시대에도 소작농들은 5~7할에 이르는 조세와 이런 저런 명목의 세금에 시달렸는데, 어느 해에는 3,200건에 달하는 봉기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한다.
「노상 설날」 역시 농민봉기가 배경이다. ‘하나’는 술타령이나 하고 다니는 아버지의 몫까지 힘들게 일을 하면서 봉기를 맹세한 연판장에 이름도 쓰고 위험한 심부름도 마다 않는다. 힘들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농민들의 삶에는 아이도 어른도 따로 없다.
「추운 엄마」는 우리나라 함경도에 전해 오는 이야기다. 우리가 익히 알던 이야기지만 부모와 자식 간을 넘어 인간에 대한 깊은 시선, 나이듦에 대한 연민, 그 속에서 묵묵히 이어지는 삶을 들여다보면 왠지 눈물이 흐른다.
「초록말」에는 나무의 생명력에 대한 예찬이 넘치고, 「하얀 꽃」은 독특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속에 전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한다. 「흰 고양이 오미쓰」에서 오미쓰의 허위의식을 번쩍 깨 주는 야고는 바로 듬직한 농부의 모습, 민중 그 자체이다.
「하늘 피리」에는 목숨을 거는 숭고한 열정이 흐르고, 「죽음의 신 돈부라」나 「따오기」에는 목숨을 건 삶에 비해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는 개개인들의 삶에 대한 진지함이 있다.
특히 마지막 작품 「따오기」는 함축적이다. 사람들은 못생기고 볼품없는 따오기를 점점 더 좋아하고 따르게 된다. 따오기랑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띄지 않지만 존재만으로 빛이 되는 ‘따오기’는 바로 작가가 그리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짧은 이야기지만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하는 시대 배경과 작가의 인생 유전과 주어진 운명을 감내하는 따오기의 모습?는 작가의 인생관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을 말할 때 빠뜨릴 수 없는 또 한 사람은 바로 그림을 그린 다키다이라 지로이다. 지로는 선 굵은 기리에 작업으로 (기리에 - 종이를 여러 모양으로 오려 다른 종이에 붙여서 만든 그림. 주로 검은 종이를 도려내 흰 종이에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하지만 색을 입히기도 한다.) 농민이나 나무꾼 같은 민초들의 정서, 격한 감정의 파고를 호소력 짙게 표현하여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는다.
▣ 작가 소개
글 : 사이토 류스케
1917년 도쿄에서 태어나 메이지대학 문예과에서 수학하고, 졸업 후 잡지, 신문기자 일을 하면서 저작 활동을 시작했다. 민화풍의 작품을 주로 썼는데, 류스케의 작품은 단순하고 해학적인 전개, 인간이 근원적으로 지닌 정열, 생에 대한 끝없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헌신, 자기희생 같은 주제로 비평계의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전후 아동 문학계에 동화 및 그림책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민화 그림책 붐을 일으켰고,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리는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이 책 《혀 내미는 촘마》로 쇼가칸문학상을 수상했다. 1985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장인들 옛이야기》, 《꽃피는 산》, 《유키》, 《하늘의 붉은말》, 《등잔 가게의 마마코》, 《사이토 류스케 전집》(12권) 등 여러 작품을 남겼다.
역자 : 다키다이라 지로
1921년 이바라기켄 농가에서 태어나 이시오카 농학교를 졸업했다. 16세부터 만화를 그렸으며, 18세 무렵부터 판화를 시작해 1951년에 판화 그림책 《하나오카 이야기》를 제작했다. 1969년부터 9년 동안 아사히신문 일요판에 다양한 주제로 기리에 기법으로 작품을 연재하면서 독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단숨에 기리에의 일인자가 되고, 개성 넘치는 화풍을 확립했다. 주요 작품으로 사이토 류스케와 함께 작업한 《하치로》, 《미코》, 《꽃 피는 산》, 《모치모치나무》 등이 있고, 그 밖에 《다키다이라 지로 작품집》(전 15권) 등이 있다.
역자 : 김정화
동국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출판 기획 및 번역 일을 하면서 좋은 책을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폭풍우 치는 밤에》, 《나의 를뤼에르 아저씨》, 《별똥별아 부탁해》, 《숙제 주식회사》, 《신들이 사는 숲속에서》, 《내 이름은 오빠》 등 여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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