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발랄한 감각과 산뜻한 언어로 주목받는 신예 정유경의 첫 번째 동시집. 오늘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참신한 시선과 신인다운 새로운 시도들이 돋보인다. 시인은 교사의 자리에서도 아이들의 처지를 먼저 헤아리고, 자신의 삶을 반성적으로 돌아보는 한편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놓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저마다 다른 아이들의 고민과 생각 들을 산뜻한 언어로 생생하게 그려낸 점이 미덥다. 와그르르 떠드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반가운 동시집이다.
발랄한 언어 감각을 뽐내는 신선한 동시집 _ “남북통일보다 더 어렵다. 정신통일.”
이 동시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발랄한 언어감각이다. 기존 동시들의 발상과 말법을 따라하지 않고, 뻔한 ‘학교 동시’ 또한 거부하면서 개성을 뽐낸다.
우리 선생님 또 / 정신통일 하라신다. / 밥때가 한참 남은 / 수학 시간. // 창가엔 윙윙 벌 한 마리 / 들어올락 말락 / 이슬이 책상엔 반절 남은 흰 우유 / 엎어질락 말락 / 우리 선생님 머리엔 흰 머리칼 / 보일락 말락 / 내 배꼽에선 꼴꼬륵 시계 소리 / 들킬락 말락 // 한데 / 정신통일 / 어떻게 하나? // 남북통일보다 더 어렵다. / 정신통일.
-「정신통일」 전문
아이들 행동은 물론 ‘정신’까지 통일시키려는 선생님과 도무지 시선조차 한 군데 둘 수 없는 아이들이 맞섰을 때, 시인은 아이들 편에 선다. 남북통일보다 어려운 게 정신통일이라는 엄살과 너스레는 아이의 편이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이렇게 교사의 자리가 아닌 아이들 자리에 선 것이 시인의 말법을 새롭게 하는 비결이다. 다른 시에서 아이들은 “평생 잊지 못할 멋진 일”이 터질 것이라 잔뜩 기대하는 “2009년 / 9월 9일 / 9시 9분 9초”에 선생님은 기껏해야 “읽기 / 책 펴라”는 말로 아이들을 김새게 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2009년 9월 9일 9시 9분 9초」). 이렇게 아이들의 시선, 아이들의 귀를 가진 덕에 시인은 흔한 풀벌레 소리도 “올치올치올치올치. / 장단을 맞추기도 하고 / (…) / 똘똘똘똘똘똘똘똘. / 골똘히 생각에 잠기기도” 하는 것으로 천진하게 알아듣는다(「풀벌레 이야기꾼」).
나아가 시인은 형식 면에서도 신인다운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비밀」은 각행의 첫 글자를 이어 의미를 연결하는 아크로스틱 포엠(Acrostic Poem)을 표방했다. 시 내용은 말썽꾸러기 동수를 좋다고 따라다니는 여자애들을 못마땅해 하는 것이지만, 앞 글자만 따서 읽으면 ‘동수동수 난 좋아 참 좋아’ 하는 깜짝고백이 된다. 아이들이 즉흥적으로 지어 부르는 노래를 연상시키는 “깍두기두기두 / 깍두기두기두”(「깍두기」) 같은 말, 노래가사 바꾸기 형태의 시도를 한 「잘했군 잘했어」, 아이들 일기를 엿보는 듯한 「내 친구 김성덕」 등도 흥미롭다. 특히 아이들이 구술한 말을 받아 적은 듯한 산문시 「열성교사 이 선생님」은 자기 이상에 빠져 아이들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교사를 객관적으로 묘사하기에 맞춤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사람과 사물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 시인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라면, 여기에 정유경 시인은 ‘신인’다운 대범함까지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생생하게 그려낸 오늘의 아이들 _ “이상하게 오늘은 까불고 싶네.”
정유경의 시에는 구체적이고 실감 있는 모습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여전히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모르는 문제는 계속 생각 안 하고 그냥 틀리고 싶다고 입을 내미는 한편 마음에 드는 이성 친구에게 마음을 전할 방법을 고민하기도 하고 연예인 같다는 칭찬을 들으면 좋아라 하며, 친구한테 윙크를 받고는 가슴 콩닥거리기도 한다. 심술궂어 보이는 친구의 한글 공부를 말없이 응원하고, 전학 온 친구 때문에 기분 좋은 속내를 “까불고 싶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새 친구의 등장에 들뜬 아이들을 야단치지 않고 그 마음을 헤아리는 교사의 마음도 함께 느껴진다.
오늘 / 은지라는 애가 / 전학을 왔네. // 키가 작아 / 은지는 / 내 앞에 앉았네. // 은지는 / 단발머리에 / 눈이 큰 아이. // 이상하게 / 오늘은 / 까불고 싶네.
-「까불고 싶은 날」 전문
시인은 아이들이 가정에서 겪는 일상에도 자상한 눈길을 보낸다.
엄마 아빠가 드디어 화를 풀었다. / 코훌쩍이 동생이 ‘팽~’ / 코를 풀었다. / 그 소리를 듣고 나는 / 저녁내 씨름하던 수학 문제를 쓱쓱 풀었다. // 티브이를 켜니 / 내일은 날이 풀리겠습니다, 한다. -「풀고 풀리고」 부분
엄마 아빠의 냉전으로 아이들은 한동안 숨을 죽이고 살았다. 그러다 부모의 화해로 냉랭했던 집안 분위기가 풀렸다. 그러자 코훌쩍이 동생의 코가 풀리고, 내 수학 문제도 쓱쓱 풀린다. 시적 화자가 “저녁내 씨름하던 수학 문제를 쓱쓱 풀었다”고 자신의 기쁨을 표현하도록 함으로써, 시인은 부모 간의 불화가 아이에게 얼마나 무거운 짐이었는지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풀고 풀리고’라는 제목이나 ‘풀었다'는 말의 반복은 부모의 화해 뒤 밝아진 집안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중요한 장치다.
평범했던 것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는 동시의 힘 _ “먹을 게 모자라도 다 부르자.”
『까불고 싶은 날』은 모든 아이들이 겪을 법한 일상의 일들을 때로는 발랄한 어조에 실어, 때로는 나지막한 어조로 잡아내 보여준다. 쉴 새 없이 바쁘게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이 새로운 언어로 표현되어 평범했던 일상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한다. 이것이 바로 어린이가 시를 읽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면서 정유경의 시가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이다.
다음 주 돌아오는 / 내 생일에 // 매일 같이 노는 이슬이, 혜진이, 종미는 꼭 부르자 / 날 도와주었던 지은이, 미영이, 성수는 꼭 부르자 / 나랑 짝이었던 태근이, 영철이, 민수는 꼭 부르자 / 학원 같이 다니는 소연이, 지혜, 영준이는 꼭 부르자 // 노래 잘하는 승연이, 은별이, 보람이를 부르자 / 춤 잘 추는 선경이, 준오, 수홍이를 부르자 (…) 먹을 게 모자라도 / 다 부르자
-「부르자」 부분
일견 평범한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그래서 누구 하나 생일잔치에 부르지 않을 수 없는 마음은 결국 “먹을 게 모자라도” 친구를 다 부르게 한다. 하나하나 소중한 아이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라 새삼 뭉클하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제곤은 이런 정유경의 시를 두고 “참신함과 함께 그만의 단단한 심지 같은 게 만져진다”고 평했다. 또한 시인 자신은 머리말에서 “내 마음을 알아주는 만만하고 든든한 친구” 같은 시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과연 시인의 바람대로, 시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도 ‘만만한’ 동시집이 탄생했다. 가는 펜 선에 부드러운 색연필로 칠한 밝고 따뜻한 그림이 어린이들의 시 감상에 다정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유경
경기도 의정부에서 태어나 이야기와 노래를 좋아하는 어린이로 자라났다. 지금은 강원도 홍천에 있는 작은 학교에서 초등 교사로 일하며 어린이문학을 공부한다. 2007년 『창비어린이』에 「정신통일」 외 1편을 실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동시집 『까불고 싶은 날』 『까만 밤』을 냈다. 시 형식의 동화책 『비밀 친구 데이비』를 우리말로 옮겼다.
그림 : 조미자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강원도 춘천에서 그림책 작업을 하고 있다. 맑은 색감과 재미있는 선으로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려 노력하고 있다. 창작 그림책으로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바람이 살랑>, <내 방에서 잘 거야>, <내가 싼 게 아니야> 등이 있고, <마음이 퐁퐁퐁>, <일기 감추는 날>, <꼴뚜기> 등에 그림을 그렸다.
목 차
제1부. 2009년 9월 9일 9시 9분 9초
날 좋아하나 봐
잘했군 잘햇어
비밀
윙크놀이
라면
로미오와 줄리엣
시험을 보다가
정신통일
2009년 9월 9일 9시 9분 9초
제2부. 빨간 색연필의 저주
빨간 색연필의 저주
동생 그네 태우기
풀고 풀리고
바퀴벌레 학교
감기
우리 집 일기예보
복숭아 엉덩이
깍두기
석류
옷
룩*퉁*쏙*쏙
제3부. 까불고 싶은 날
까불고 싶은 날
푸른 꽃
머릿니가 돌면
내 친구 김성덕
얇아서
사월에
부르자
꼬리
열성 교사 이 선생님
제4부. 해와 귤
누가 누구를 닮았나
이른 봄날
도깨비풀이 이겼다
뻐꾸기와 나와
풀벌레 이야기꾼
해와 달과 별
봄에 관한 시시한 수수께끼
맨드라미
해와 귤
가을이 좋아
제5부. 고릴라야 미안해
고릴라야 미안해
착한 커피
거룩한 밥
가운뎃손가락
새
산뽕나무 식구들
까마귀
두기
해설│발랄한 언어 감각과 진실한 삶의 태도 / 김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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