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달렸다

고객평점
저자김남중
출판사항웅진주니어, 발행일:2010/10/15
형태사항p.191 국판:22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0111395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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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언덕을 오르는 힘찬 자전거 페달처럼,
나는 자란다!

누구에게나 처음 자전거를 배우던 때가 있다. 어린 시절 넘어질까 봐 마음 졸이다가 처음으로 페달을 구르며 나아가는 순간은, 첫 성취감의 경험으로 간직하기에 충분하다. 〈바람처럼 달렸다〉는 자전거를 몹시 좋아해, 인생의 첫 경험들을 자전거와 함께 나누는 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다. 주인공 동주와 동주의 자전거에 관한, 각각 독립된 12편의 연작동화가 모여 ‘성장’을 말하는 방식이다. 요즘 동화에서 흔히 시도되지 않은 연작 방식도 주목할 만하지만, 글을 읽다 보면 틀이 꽉 짜인 픽션이 아니라 작가의 실제 경험담을 쓴 에세이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시종일관 담담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군더더기 없는 문체에 담긴 섬세한 관찰력, 인물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그동안의 김남중 작가에게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이다.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었다!

동주는 막내 삼촌에게 오렌지색 자전거를 선물 받는다. 난생처음 자전거를 갖게 된 동주는 자전거를 타고 있으면 “키가 부쩍 큰 것”(11쪽)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전거를 곧 도둑맞고 만다. 밤마다 잃어버린 자전거 꿈을 꾸는 동주를 보다 못한 엄마가 새 자전거를 사 주는데, 이번에는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즐기다가 자전거 목이 부러져 다치고 만다. 하지만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내리막길에 도전할 때 “발가락이 간지러웠”던(28쪽) 우쭐함은 근사했다.
동주에게 도둑맞은 오렌지색 자전거는 처음으로 애착과 상실을 알려주고, 새로운 자전거 기술은 도전과 용기, 아픔과 성취를 느끼게 해준다. 자전거는 그렇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준다. 자전거 타기는 동주에게 곧 성장의 기록이다.
허벅지가 터질 것 같이 페달을 밟아 대고, 맞바람을 맞아 눈물이 나올 듯 빨리 달리는 체험……. 이 책의 성장은 몸으로 부딪히고 깨지면서 직접 느끼고 깨닫는 값진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자전거를 굴릴 때 동주 몸에 와 닿는 거친 바람은 동주를 아이의 세계에서 단단한 소년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매개체다.
어찌 보면 동주의 경험들은 새로울 것이 없다. 책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동주의 경험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소박하고 친근하게 우리 생활과 함께하는 자전거처럼, 이 작품의 매력은 누구나 겪어보았음직한 성장기의 작은 경험들이 만들어 내는 재미와 감동이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이 누구에게나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되듯, 이 책의 보편적인 이야기들은 세상에 하나뿐인 우리의 첫 도전, 용기, 욕망과 만나게 해준다. 그래서 특별하다.

낯설고 거친 세상에서 세상살이의 법칙을 배워간다

동주는 왠지 멋있어 보이는 어른의 세계를 동경한다. 동주의 머릿속 어른들은 힘이 세고 자전거를 잘 탄다.
동주는 배달 자전거에 “힘이 세지 않으면 그렇게 싣지 못”(36쪽)할 만큼 무거운 막걸리 여섯 상자를 싣고 달리는 막걸리 아저씨가 최고로 멋있다. “어깨가 떡 벌어지고 목소리가 어른처럼 굵어”(82쪽)진 사촌 형은 이젠 동주가 따라잡지도 못할 만큼 사이클을 잘 탄다. 동주는 사촌 형을 따라잡으려고 자전거 페달을 힘껏 굴리며 한 사람의 어른으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른은 힘이 세지고 덩치가 커지는 것만으로 되지는 않는다. 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세상을 배워야 한다.
동네에서 자전거를 타던 동주는 조금 넓은 세상으로 달려 나온다. 그러다가 자전거 바퀴에 펑크가 난다. 덥고 지치고 당황한 동주가 길에서 만난 어른들은 동주를 도와주지는 않고 돈만 밝힌다. 어쩔 줄 몰라 하는 동주 앞에 파란 옷을 입은 아저씨가 나타나, 동주 손으로 자전거 바퀴를 고치도록 방법을 알려준다. 손에 기름을 묻히고 땀을 흘려가며 배운 기술은 다음 번 바퀴가 펑크 날 때 당황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을 가져다준다. 마지막으로 아저씨는 동주에게 세상살이의 단면을 알려준다.
“네가 하면 천 원도 안 들지만 남을 시키면 만 원도 더 들 때가 있어. 세상이 다 그래.”(160쪽)
어른의 세계로 편입되기 위해 아이들은 낯설고 거친 세상에서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발견해야 한다. 때로는 세상에 속은 듯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에게 실망하고 타인의 냉정한 시선에 상처받기도 하지만, 직접 부딪히고 이겨 내야 한다.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은 험난하지만, 겁을 내거나 움츠리지 않아도 된다. 세상에는 파란 옷 아저씨처럼 예상치 않았던 따뜻한 손길도 함께하기 때문이다.

이상형에 눈뜨다 - 나와 함께 자전거를 탈 사람은?

이상형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호기심은 사춘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 같다. 이 책에서 ‘이인용 자전거’는 함께 굴려야 같은 길을 잘 갈 수 있는 이상형에 대한 은유다.
학원 소풍 때 동주는 얼굴이 예뻐 끌린 은지를 이인용 자전거에 태운다. 천천히 달리면서 은지랑 이야기도 하고 산책도 하고 싶었는데, 은지는 동주한테 빨리 달리라고만 한다. 게다가 알고 보니 은지는 자전거 페달에 발만 올려놓고 굴려 주지도 않고 있었다!
그런데 평소 관심도 안 가던 정미가 혼자서도 씩씩하게 자전거를 잘 타는 걸 발견한다. 둘이 함께 타니 폭주 기관차처럼 쌩쌩 달릴 수 있다. 동주는 “같은 자전거인데도 누구와 함께 타느냐에 따라 이렇게 달라지”(141쪽)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단체 자전거 여행에서 만난 ‘무쇠 다리 민경이 누나’가 한눈에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싶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본다.
동주가 이상형을 깨달아 가는 과정은 구체적인 몸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손발에 힘이 다 빠지는 처절한 경험 끝에, 함께 달릴 이상형을 만날 수 있다.
이성과의 첫 만남, 첫 사랑이 아름답고 낭만적일 것 같은 기대는 철저히 무너진다. 대신 작가 특유의 위트로 고생해서 깨달은 이상형은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확신을 느끼게 해준다.

독자들에게 상상의 공간을 열어 주는 그림

이 책의 그림은 흑백의 대비를 주조로 한 동판화로 제작되었다. 여러 가지 색채가 강한 어린이 책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의 그림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하고 소박해 보이는 그림은 글이 추구하고 있는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미학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독자들은 모든 것이 분명하게 보이는 다채로운 색감의 세계와는 다른, 흑백 동판화의 은근한 빈 공간을 통해 상상의 여지를 즐길 수 있다. 에세이처럼 자연스러운 글과 만나 그림의 담담한 매력은 더욱 돋보인다.

▣ 작가 소개

글 : 김남중

1972년 익산에서 태어났고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제9회 MBC 창작동화상, 2004년 「덤벼라, 곰!」으로 제5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고,『기찻길 옆 동네』로 창비 제8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공모 창작부문 대상을, 동화집『자존심』으로 2006년 ‘올해의 예술상’을 받았다. 좋은 글만 쓰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두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동화작가. 자전거로 국토 순례를 하며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다. 『황토』 『꼬리 꼬리』 『들소의 꿈』 『붕어 낚시 삼총사』 『주먹곰을 지켜라』 『하늘을 날다』 『빨주노초파남보똥』(공저) 『살아 있었니』들을 썼으며, 『간디의 뒤를 따라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 주요 목차

도둑맞은 자전거
목이 부러지다
막걸리 아저씨
새 중고 덜컥 자전거
고기잡이 대모험
담배 한 갑
거꾸로 자전거
이인용 자전거
네가 하면 천 원, 내가 하면 만 원
개호랑이 습격 사건
무쇠 다리 민경이 누나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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