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베스트셀러 『초정리 편지』의 작가 배유안의 첫 번째 저학년 동화
지네에게 물린 뒤 앓아누운 할머니를 걱정하던 아이가 부뚜막을 드나드는 개미 두 마리를 따라 들어간 개미 나라에서 할머니를 병들게 한 지네를 물리치고 돌아오는 모험을 그렸다. 낮은 연령의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간결한 문장으로 작은 것도 이웃과 나누는 것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소중한 지혜를 전해준다. 친숙한 소재 콩을 매개로 인간과 개미, 지네 사이에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사건들을 흥미롭게 그려낸 작가의 솜씨가 돋보인다. 화가 남주현의 웃음이 절로 나는 그림이 독서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인공 은이는 콩을 손수 맷돌에 갈아 손두부를 만들어 파는 할머니와 단둘이 산다. 할머니는 두부를 만들 때면 부뚜막을 기어 다니는 개미들에게도 “콩 하나면 되겠니?” 하고 콩을 나누어준다. 어느 날 할머니는 지네에게 물린 뒤 몸져눕고, 은이는 할머니 걱정, 두부 만들 걱정에 눈물 짓다가 개미들을 따라 부뚜막 틈새 개미 나라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의 일개미들은 “할머니가 주신 콩 / 콩 하나에 콩 백 개” 노래를 부르면서 은이 할머니가 준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먹고 있다. 개미들은 은이에게 할머니가 아픈 것은 지네가 할머니 기운을 물방울에 가두었기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은이는 개미들과 힘을 합쳐 지네를 따돌리고 할머니 기운을 구한다. 그리고 지네 또한 할머니한테 콩을 얻고 싶어서 심술을 부린 것임을 알게 되고, 앞으로는 지네에게도 콩을 나눠주겠다고 약속한다. 개미들과 한바탕 잔치를 벌이고 돌아온 은이는 개미들에게 얻은 콩 두 알을 땅에 심으며 콩이 열리기를 바라고, 그 사이 할머니는 기운을 차려 다시 두부를 만든다. 비어 있던 콩 자루에는 개미들이 가져다준 콩이 소복이 쌓여 있다.
작은 것도 이웃과 나누는 삶의 지혜를 전하는 따뜻한 동화
『콩 하나면 되겠니?』는 역사동화『초정리 편지』로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배유안 작가의 첫 번째 저학년 동화다. 인간의 따뜻한 심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 온 작가가 이번에는 낮은 연령의 아이들과 눈을 맞추어 ‘작은 것도 나누는 것이 풍요로운 삶’이라는 진지하고 소박한 주제를 솜씨 좋게 전달한다. 은이와 개미들이 주고받는 ‘콩 한 알’은 하나의 열매인 동시에, 심으면 콩 백 개가 나는 씨앗이기도 하다. 할머니가 개미들에게 나누어준 콩 한두 알이 수많은 개미들을 먹여 살리는 콩 백 개가 되고, 개미들이 은이에게 나누어준 콩 한두 알이 다시 수백 개 콩의 씨앗이 된다는 설정이 따뜻하다. 이것은 할머니가 만드는 손두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어우러져 풍성하고 정겨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독자를 단번에 사로잡는 유년동화의 모범
스스로 책 읽기를 시작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저학년 동화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른바 ‘생활동화’로서 일상의 독특한 에피소드에서 감상과 교훈을 끌어내거나 가벼운 판타지로 아이의 고민을 해소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어린이독자들의 공감을 얻기가 어렵다. 그런 점에서 『콩 하나면 되겠니?』는 유년동화의 모범이 될 만하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은이의 고단한 처지가 발단이지만 이야기는 시종일관 밝고 따뜻하며, 유치원생 은이가 개미 나라(판타지 세계)로 들어가는 데 머뭇거림이 없어, 독자들도 단번에 환상 공간에 빨려들게 된다. 은이는 처음엔 할머니 걱정에 눈물만 짓는 아이였지만 모험이 시작된 뒤에는 스스로 해결책을 고민한 끝에 생활 속의 경험을 살려 콩깍지 배를 띄우고, 지네를 물리칠 침을 모으며, 개미 친구들과도 협동한다. 이 과정에서 은이는 몸을 던져 문제에 부딪히고 상대를 돌아볼 줄 아는 아이로 성큼 자라며 그 성취감은 독자들에게도 전달된다. 또 악당 지네를 물리치는 단순한 줄거리는 아이들이 이야기의 핵심에 곧장 진입하게 하고, 모험이 무사히 끝났을 때 주인공과 함께 안심하고 현실세계로 돌아오게 한다. 개미들과 할머니를 괴롭히던 지네가 사실은 저도 콩을 얻고 싶어 심술을 부렸다는 것을 안 뒤에 이제부터 지네에게도 콩을 나누어주기로 하는 결말은 아이들의 현실세계를 한층 풍요롭게 한다.
소리 내어 읽는 재미와 그림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책
『콩 하나면 되겠니?』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간결한 문장이다. 군더더기 없고 짧은 문장 속에 ‘되똥되똥’ ‘찰방찰방’ ‘몽글몽글’ 등 의성?의태어가 자연스레 녹아있어서 읽는 맛을 더해준다. 어른이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글자를 깨쳐가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소리 내어 읽기에도 맞춤하다. 은이 친구들이 은이에게 놀자고 할 때와 일개미들이 두부를 만들 때 부르는 노래들 역시 소리 내어 읽으면 독특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이 길지 않아 낮은 연령의 어린이들도 스스로 한 권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어, 독서에 재미를 붙여주기에도 그만이다. 장난감 개발 전력이 있는 화가 남주현은 건장한 할머니, 순박하고 씩씩한 은이, 야무진 개미들과 심술궂지만 다소 바보 같은 지네 등을 익살맞게 그려내 독자들에게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배유안
2006년 『초정리 편지』로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으며 작가가 되었습니다. 동화와 청소년 소설 창작의 즐거움에 빠져 있고, 아이와 어른이 다 함께 읽을 수 있는 명작 하나 쓰는 게 꿈입니다. 지은 책으로 『스프링벅』, 『콩 하나면 되겠니?』, 『분황사 우물에는 용이 산다』, 『아홉 형제 용이 나가신다』, 『할머니, 왜 하필 열두 동물이에요?』, 『서라벌의 꿈』, 『뺑덕』, 『쿠쉬나메』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남주현
홍익대학교 공예과를 졸업했습니다. ‘신식공작실’에서 종이 공작과 장난감을 개발했고, 주식회사 쌈지의 ‘딸기’ 디자인실에서 캐릭터와 제품을 디자인했습니다. 요즘은 곰 같은 가족들과 느릿느릿 느리게 살며 어떤 책을 만들까 궁리 중입니다. 그림책 <빨간 끈으로 머리를 묶은 사자> <나는 누구?>를 냈고, <중국인 거리> <호랭이 꼬랭이 말놀이> <우정 책> <나무는 즐거워> 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 차
콩 하나면 되겠니?
개미 나라
할머니 물방울
콩깍지 배
흙 섬
콩 둘이면 되겠니?
언제 언제 열리나
작가의 말 - 개미들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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