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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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권정생
출판사항산하, 발행일:2017/05/25
형태사항p.207 국판:23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650488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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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2007년 5월 17일, 권정생 선생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봄빛이 환해 꽃그늘도 더 짙은 날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젖었습니다. 언젠가 이런 시간이 올 줄 알았겠지만, 선생님이 안 계신 빈자리를 생각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이미 우리 어린이문학의 길이 된 분입니다. 선생님이 쓰신 작품을 읽으며 자라난 이 땅의 수많은 어린이들이 있으니까요. 권정생 선생님 10주기를 맞아 《하느님의 눈물》을 새롭게 펴냅니다. 이제 고전이 된 이 작품의 원래 느낌을 충실하게 살리면서도 양장본으로 산뜻하게 단장한 모습입니다.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의 위치

권정생은 1969년 단편동화 〈강아지똥〉을 발표하며 동화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놓인 강아지똥이 자기희생을 거치며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1984년 출간된 장편동화 《몽실 언니》는 작고 여린 소녀가 전쟁의 참화와 가족의 비극을 겪으면서도 끝내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 작품은 모진 고난을 헤쳐 온 우리 민족의 서사이면서, 슬픔과 절망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보다 꼭 10년 뒤에 출간된 장편동화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는 권정생의 문학에서 독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1989년 7월부터 91년 12월까지 《새가정》이라는 월간지에 연재했는데, 하느님을 욕되게 표현했다는 꾸지람을 독자들에게 여러 차례 들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작가가 이 이야기를 책으로 내기로 한 것은 “어른들이 이해 못 하는 것을 어린이들은 훨씬 바로 깨달으리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아들 예수와 이 땅에 내려오다

하느님은 하늘나라에 살고 있지만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습니다. 땅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 걱정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들 예수에게 함께 세상에 내려가 살아 보자고 보챕니다. 적어도 세상살이 경험만큼은 약 2천 년 전에 그곳에 내려가 살아 본 아들 예수가 선배인 셈이니까요. 사람들과 똑같이 아무 힘도 없고 기적도 일으키지 않기로 했기 때문인지 하느님과 아들 예수의 체험 여행은 처음부터 뒤죽박죽입니다. 예루살렘이 있는 이스라엘로 가려 했지만 도중에 거센 바람을 만나 계획에 없던 곳으로 실려 갑니다. 그러다 떨어진 곳이 동쪽에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조그만 나라이고, 거기서도 윤 서방네 수박밭입니다. 물론 동화이기에 가능한 상상력이지요.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 삶

우여곡절 끝에 하느님과 아들 예수가 자리를 잡은 곳은 서울 변두리의 달동네입니다. 철거민들과 시골에서 올라온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지요. 인간의 몸으로 내려왔으니까 추위와 배고픔을 해결해야 하고, 그러려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겠지요. 이에 아들 예수는 청소부로 취직합니다. 그런데 하느님 가족은 계속해서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동네에서 궂은일이면 무엇에나 나서는 과천댁 할머니를 알게 되고, 공주라는 이름을 가진 거리의 소녀를 만나며, 결국 이들과 한 집에서 살게 됩니다. 말하자면 ‘가족의 탄생’이지요.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하느님은 툭하면 놀라고 한숨 쉽니다. 뿐만 아니라 고달프고 처량해진 자신의 신세를 헤아리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기도 합니다. 마음이 곱지만 여리고 소심한 성격이지요. 그러다 보니 과천댁에게 이끌려 점치는 집에도 가고, 전도사에 이끌려 하느님과 아들 예수를 모신다는 교회에도 가며, 그럴 때마다 혼돈을 겪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하느님이 알게 되는 세상은 돈에 의해 움직이는 곳입니다. 이웃을 짓밟고라도 더 많이 갖고 더 편하게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곳입니다. 또한 어리석고 욕심 많은 자들이 사람들을 이쪽과 저쪽으로 편 가르고 싸움시키는 곳입니다. 이런 세상을 보며 하느님은 분노하고 절망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하느님도 낮은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위안을 받습니다. 이곳에는 서로를 아끼면서 함께 슬퍼하고 아파하는 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앞으로도 이 땅에 남겠다고 결심합니다. 네온사인 번쩍이는 대형 교회 안이 아니라, 가난하지만 성실하게 살아가는 착한 사람들과 더불어 말입니다. 어쩌면 바로 지금도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를 《강아지똥》이나 《몽실 언니》 등과 같은 이전의 작품들과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요? 앞서 발표된 권정생의 작품들이 대부분 진지하고 절실하며 가슴 아픈 내용들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면, 이 작품은 하느님과 아들 예수가 지상으로 내려와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좌충우돌 살아가는 내용입니다. 그야말로 어린이처럼 천진무구한 상상력이 아니고서야 가능하지 않은 과감한 발상이지요.
그러나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작품의 전편에 흐르는 유머입니다. 근엄할 것만 같은 하느님이 아들 예수와 함께 생각지도 않았던 나라의 수박밭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곤두박질하는 첫 장면부터 시작하여, 부딪히는 상황마다 서투르고 실수만 연발하는 모습은 웃음을 터뜨리게 합니다. 게다가 엉뚱하게도 오지랖 넓은 과천댁 할머니와 엮여 쩔쩔매면서 감정의 동요를 겪는 그 모습이라니요. 작품의 구성, 상황, 오고 가는 대화 전체에서 그야말로 재치가 넘칩니다. 절대적인 신성의 하느님을 희화시켰다고 노여워할 분들이 지금은 없겠지요. 혹시라도 그런 오해가 있다면, ‘웃음이야말로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커다란 기쁨의 선물’이라 했던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 한 구절을 들려 드립니다.
권정생은 병과 가난과 외로움 속에서 힘겨운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는 가장 엄숙해야 할 것 같은 장면들도 익살과 해학으로 풀어 가면서 꼭 해야 할 말들을 그 안에 녹여 넣었습니다. 권정생은 <나의 동화 이야기>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쓴 적이 있습니다.
“나의 동화는 슬프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인 것은 없다. 어른들에게도 읽히게 된 것은 아마 한국인이면 누구나 체험한 고난을 주제로 썼기 때문일 것이다. 흔히 동화에다 무리한 설교조의 교훈을 담고 있는 것이 있는데, 과연 그런 동화가 우리 인간에게 얼마만큼 유익한지 알 수 없다.

독자 서평
대한민국에 오신 하느님께
하느님!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에 있는 김천신일초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1반 임현성입니다. 저는 교회에 다닌 적이 없어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이 글을 읽고 어쩜 우리나라 어딘가에 정말로 살고 계실지도 모른다고 생각 했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나라는 행복해 보이는데 이 글속의 사람들이나 제 주변에는 힘든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행복한 친구들도 많지만 어떤 친구는 동생이 나이가 어린데도 심장이 아파서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서 수술을 하게 되어 엄마랑 항상 떨어져 살아요. 정말 불쌍하죠.
그리고 저희 외할머니는 꼬불꼬불 산길을 한참 가야 나오는 시골에 살고 계시는데 그 동네에는 저와 비슷한 아이가 한명도 없어요. 그 동네에서는 저희 외할머니가 가장 젊은 사람이래요. 왜 그러냐고 여쭤봤더니 촌에서는 더 이상 희망도 없고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돈은 모이지 않고 오히려 빚만 늘어나고 힘들어서 모두 도시로 떠났다고 해요. 지금 살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누가 농사를 지을지 정말 걱정이에요.
하느님도 저처럼 힘없는 평범한 사람이라 지금은 힘들고 희망도 없어 보이지만 조금만 참고 우리나라를 떠나지 마세요. 제가 열심히 공부해서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모두가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할게요. 그때까지 꿈과 희망 버리지 말고 건강하게 꼭 기다려 주세요.

▣ 작가 소개

저 : 권정생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좋아하는 우리나라 대표 아동문학 작가.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해방되자 곧바로 우리 나라로 오셨다. 1969년에 『강아지똥』으로 제1회 기독교 아동 문학상을 받고 글을 쓰기 시작했고, 『몽실 언니』, 『강아지 똥』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0살 나던 1946년에 우리나라로 돌아왔으나 아홉식구가 뿔뿔이 헤어지고 생사도 모르는 가운데 부산에서 재봉틀 상회 점원 일을 했다. 19살에 늑막염과 폐결핵을 앓고 거기에 신장, 방광결핵까지 겹친다. 고향집에 돌아와 투병생활을 하나 집나간 동생과 고생하시는 부모님에 대한 죄스러움으로 죽기를 바랄만큼 괴로워 했다. 1963년 교회학교 교사로 정식 임명되어 죽지 않는다는 신념만으로 살았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동생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떠돌이 방랑생활을 자청하지만 병이 더욱 심해져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경북 안동에 혼자 남아 교회 종지기로 일한다.

1969년 동화 『강아지똥』으로 월간 기독교 교육의 제1회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3년 「조선일보」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무명저고리와 엄마』가 당선되었으며 1975년에는 제1회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 뒤 작고 보잘것 없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굴곡 많은 역사를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을 보듬는 진솔한 글로 어린이는 물론 부모님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지은 책으로는 동화집『강아지똥』,『사과나무밭 달님』, 『하느님의 눈물』등과 소년 소설 『몽실언니』,『점득이네』, 『한티재 하늘』,『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무명저고리와 엄마』등이 있다. 그리고 시집『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산문집『오물덩이처럼 뒹굴면서』,『우리들의 하느님』등이 있다.

동화 작가로서 많은 인세를 받아 왔지만 직접 지은 5평짜리 오두막집에서 강아지와 둘이서 사는 검소한 삶을 실천하며 살다가 2007년 5월 17일 지병이 악화되어 대구 가톨릭대학교에서 70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하였다.

작가는 자연과 생명, 어린이, 이웃, 북녘 형제에 대한 사랑을 주된 주제로 하여 깜둥바가지, 벙어리, 바보, 거지, 장애인, 외로운 노인, 시궁창에 떨어져 썩어가는 똘배, 강아지 똥 등 힘이 없고 약한 주인공들이 자신을 희생하여 타인에게 기여하는 기독교의 예수 그리스도적인 삶을 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특히 처마 밑의 강아지 똥을 보고 썼다는 『강아지똥』과 절름발이 소녀의 꿋꿋한 이야기를 담은 『몽실언니』는 무시당하고 상처받으며 소외된 주인공들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잘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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