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쥐다

고객평점
저자전성희
출판사항문학동네, 발행일:2016/04/28
형태사항p.235p. 국판:22cm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461279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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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거짓말 학교』 전성희 작가의 신작
당신의 ‘진짜’는 무엇입니까?

제10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작 『거짓말 학교』의 작가 전성희의 신작. 지난해 출간된 『거짓말 학교』는 강단 있는 신인 작가의 출현을 알리며 어린이문학의 한 경계를 넘어섰다는 평을 받았다. 작가 전성희는 『난 쥐다』에서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 너머의 또 다른 세계를 그려 보이며, 인간 세계에서 살던 쥐 ‘나루’가 쥐의 도시 ‘뉴토’에 들어가면서 겪는 위기와 혼란을 통해 “당신의 유일한 ‘진짜’는 무엇입니까?” 하고 넌지시 묻는다. 쥐의 세계를 통해 인간의 세계를 비추는 이 작품은 어린이 독자에게 정체성에 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간 세계 VS 쥐의 도시 ‘뉴토’

혼자 사는 인간 할머니의 좁은 아파트에서 할머니가 남긴 음식을 먹으며 지내는 쥐 ‘나루’. 주인할머니는 나루네 다섯 식구가 소파를 차지한 채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도 기겁을 하기는커녕 쥐약을 뿌리거나 쥐덫을 놓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특이한 인간이다. 날이면 날마다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는 주인할머니 옆에서 인간 글자의 소리와 모양의 짝을 알게 된 나루는 쥐를 신으로 모시는 ‘카르니마타’ 사원에 관한 신문기사를 보고 그곳에 갈 꿈을 품는다. 그러나 집 안에 쓰레기를 가득 들인 채 치울 생각을 하지 않는 할머니의 아파트에 청소 용역업체 사람들이 들이닥치면서 주인할머니와 나루네 식구들의 평화로운 공존은 깨지고 만다. 나루네 식구들은 하나둘 할머니의 아파트를 떠나고 나루는 혼자 먹을 것을 찾아 인간들의 뒷골목으로 나선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상한’ 쥐를 만난다.

인간의 뒷골목에서 만난 쥐는 ‘뉴토’에서 온 ‘고리’라는 쥐로, 고리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뉴토는 서울의 지하에 건설한 오직 쥐만을 위한 도시다. 그런데 고리 아저씨를 따라 뉴토에 들어간 나루의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쥐들이 인간처럼 옷을 입고, 인간처럼 자동차를 몰고 다니고, 인간처럼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인간 세상과 놀랍도록 똑같은 쥐의 세상이었다. 나루는 뉴토 쥐가 인간처럼 사는 것인지, 인간이 뉴토 쥐들을 흉내 내면서 사는 것인지 혼란에 빠진다. 뉴토의 쥐들은 인간 세상에는 더 이상 쥐들이 살고 있지 않으며 인간의 주된 먹이는 다름 아닌 쥐이기에 절대 인간 세상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단단히 세뇌되어 있다. 알고 보니 나루를 뉴토에 데리고 온 고리 아저씨는 뉴토에서 유명한 역사학자이고, 뉴토에서 진리로 통하는 사실들에 의문을 품어 직접 인간 세상을 탐험하다가 나루를 만나게 된 것. 고리 아저씨가 인간 세상을 보고 돌아왔다는 소식은 뉴토 신문에 떠들썩하게 실리고, 고리 아저씨의 집에 뉴토의 거물 쥐 ‘파라’가 찾아온다.

어린이문학의 영역을 확장하다

『난 쥐다』에서는 그동안 어린이문학에서 좀체 찾아볼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쥐의 도시 뉴토에 고질적으로 자리한 분배의 부당함, 자본과 정보의 독점, 잘못된 사회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한 단결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쥐의 세상을 통해 인간 세상을 비춰 보고 있는 셈이다.

뉴토의 모든 정보망과 자본을 독점하고 있는 파라는 고리가 인간 세상의 진실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협박한다. 자본가로서의 파라의 행태는 인간 세상의 거물들과 다르지 않다. 욕망을 불어넣어 소비를 창출하는 것이 그렇다. 향수가 필요하지 않은 쥐들에게 향수를 알게 하여 돈을 벌고, 설탕을 공급하는 판매상들이 점점 늘어나 설탕값이 떨어지자 가격 담합을 제안한다. 파라의 정보 독점과 조작도 인간 세상의 정치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뉴토를 건설했고 또 오랫동안 지배해 온 파라 집안은 다른 세계로 가는 모든 통로를 폐쇄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모든 시도를 탄압했으며, 파라 역시 그 일에 열정을 쏟는다. 또한 나루가 인간 세상에서 온 쥐임을 알고는 나루에게 부러 친절을 베풀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깊숙이 가담시켜 나루를 포섭하려고 한다. 진실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한 파라는 고도의 덫을 짜서 뉴토에 진실을 알리려고 하는 고리를 감옥에 가둔다. 그러나 뉴토에서 이런 파라에 맞설 쥐는 하나도 없다. 『난 쥐다』는 자본이 뒷받침된 언론 통제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권력으로 이어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나루는 감옥에 갇힌 고리를 구하기 위해 뉴토의 지배자인 노지를 찾아간다. 그러나 나루가 노지를 찾아감으로써 모든 불의와 거짓이 드러나고 옳은 길을 찾아가리라는 독자의 기대는 무너지고 만다. 고리 아저씨는 완전히 결백하며 파라가 그동안 비리를 저질러 온 것이라는 나루의 주장을 찬찬히 듣고 있던 노지는 무심하고 단호하게 이렇게 말한다.

“(…) 우리 뉴토에서 노동자들이 사라지면 물건을 만들 수 없지. 그럼 그 물건을 팔고 나르는 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되고, 돈을 못 벌면 먹을 것도 못 먹고, 배우지도 못하고, 병도 고칠 수 없지. 곧 학교도 병원도 문을 닫아야 한다. 그곳에서 일자리를 잃은 쥐들은 또 어떻게 될까? 이 뉴토는 혼란 그 자체가 되는 거다.” (p212)
나루는 뉴토의 지배자조차도 파라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음을 알고 정말에 빠진다.

유일한 진짜는 바로 ‘나’다

의지할 곳이 없어진 나루와 친구들은 파라를 비롯한 뉴토의 지배 체제에 맞서기로 한다. 그동안 뉴토에서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했음을 알리는 전단지를 뿌리자, 그동안 자신들이 어떻게 속아 왔는지 알게 되고 함께하겠다는 뉴토 쥐들이 점점 늘어난다.

그러나 나루는 자신이 뉴토 쥐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입장에 놓인 것을 알고 있다. 인간 세상에 있을 때는 쥐들의 천국 카르니마타 사원을 꿈꿨고 그 꿈이 좌절된 후에는 뉴토가 새로운 천국이 되어 줄 거라 믿었던 나루에게, 어느 곳도 완전한 천국이 되어 주지 못했다. 나루는 결국 인간들이 자기들 내키는 대로 쥐를 떠받드는 카르니마타 사원도, 인간을 흉내 내며 문명을 이루어 살고 있는 뉴토도 ‘진정한 자신’과는 관계가 없음을, 어느 곳에 있든 변하지 않는 유일한 진짜는 바로 ‘나’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 작품의 제목인 “난 쥐다”는 “그럼 넌 뭐니?”라는 물음을 품고 있다. 작가 이현의 추천 글에 따르면 “그것은 무뚝뚝한 성격의 엄마 쥐가 나루에게 던지는 애정 어린 질문”이자 “‘진짜 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더불어 이현은 “어디 어린 친구들만 그러하랴. 숨 가쁘게 돌아가는 현실의 수레바퀴를 따라 허덕거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같은 질문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나루와 뉴토의 쥐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날을 향해 싸우고 있는 것”이다.

▣ 작가 소개

글 : 전성희
강원도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중학교 때부터 서울에서 생활했다. 고등학교 내내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딴생각만 했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 보니 큰 관심도 없었던 생물학과에 입학해 있었다. 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선택한 공부는 철학이었으나 2년 동안 공부한 뒤 철학은 자신이 할 수 없는 공부라는 결론을 얻었다. 학교를 그만두고 방황하다가 문학을 만난 뒤로는 인생의 빛을 발견한 느낌이고, 어디선가 자신이 쓴 책에 빠져 있을 어린 친구들을 상상하며 히죽거리는 일이 잦아졌다. 『거짓말 학교』로 제10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림 : 소윤경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파리 8대학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했다. 그린 책으로는 『아기도깨비와 오토제국』 『일기 감추는 날』『벌거벗은 임금님』『내가 형이랑 닮았다고?』『각시각시 풀각시』『건방진 도도군』, 『소심쟁이 김건우』, 『아기도깨비와 오토 제국』, 『거짓말 학교』 등이 있다. 지금은 서울을 떠나 양평에서 강아지와 거북 두 마리, 그리고 나무와 새들과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다.

작가 소개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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