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뜰 부(浮) 자를 써서 ‘부유도’라고도 불리는 섬 ‘플로팅 아일랜드’로 부모님과 여름휴가를 떠나게 된 강주가 이 낯선 섬의 신비하고 비밀스러운 모습을 발견하는 모험의 여정이 펼쳐진다. 디테일이 돋보이는 드로잉과 과감한 색채의 삽화로 인해 섬의 모습을 더욱 즐겁게 탐험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름휴가는 여행지 선정에서부터 늘 고민이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결국은 늘 거기서 거기일 터. 강주 가족도 늘 애매하게 3박 4일간 ‘거기서 거기’만 다녀왔다. 하지만 이번은 조금 달랐다. 아빠 회사 신입사원이 자기 고향이라며 강력 추천한 ‘부유도’라는 낯선 섬으로 계획된 6박 7일간의 여행. 과연 다 먹고 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먹을 것을 잔뜩 쟁여 넣고도 마술같이 가방 지퍼를 닫는 ‘현실 엄마’의 모습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공감 어린 웃음이 터진다.
“형, 사람들이 왜 우리 섬을 못 찾는 줄 알아?”
“모르지.”
“우리 섬은 뿌리가 없어서 그렇대.”
“뿌리?”
“둥둥 떠다니는 섬이지. 그래서 아무도 우리 섬을 못 찾아. 비밀이다, 이거.”
배를 여러 번 갈아타고서 섬에 겨우 도착해 강주가 처음 마주한 곳은 잿빛의 ‘하리마을’이다. 그리고 힘들게 언덕을 올라 곧이어 마주한 곳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번화한 시내다. 거대한 쓰레기 산 주변으로 무너질 듯 허름한 집들이 엉겨 붙은 하리마을과 잘 가꾼 정원과 멋진 분수 주변으로 트램이 지나다니는 번화한 그 뒤쪽……. 섬에 도착한 순간 휴대폰도 먹통이다. 대체 플로팅 아일랜드는 어떤 섬인 걸까? 섬의 안팎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손님 강주와 하리마을에 갇혀 사는 초이 초아 남매가 친구가 되어 한바탕 놀기 시작하면서 ‘플로팅 아일랜드’는 환상적인 가면 안의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우리는 어떤 섬에 살고 있을까?
나도 여기 오기 전까지는 이런 섬이 있는 줄 몰랐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나는 섬에 관심이 없었고, 내가 놀 수 있는 바닷가만 조금 알 뿐이었다.
하리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마을 밖을 벗어날 수 없다. 공원에서 자유롭게 흐르는 샘물을 마시는 것도 금지이며 마을 안의 더러운 우물물만 마셔야 한다. 강주보다 어린 초이는 지게를 들고 쓰레기 나르는 일을 하며 언덕길을 수없이 오르내린다. 섬의 이중적인 모습과 사원을 중심으로 하리마을 사람들을 배척하는 어른들의 모습, 그리고 그러한 일들을 유발한 섬이 가진 비밀은 우리의 현실 속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플로팅 아일랜드, 부유도는 우리 마음속을 떠다니는 섬이기도 하다.
“당신들은 이미 할 일을 충분히 했소. 우리 섬은 우리 손으로 바꿉니다.”
‘손님’들이 섬에 들어오기 전, 하리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크게 깨어 있지 못했다. 하지만 묵묵히 짊어진 일들을 해내며 때를 기다렸다. 호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님들에게 극진한 음식으로, 초이는 자신보다 큰 지게를 짊어지며, 초이 초아 어머니는 작은 행동 하나로 강주 가족을 도운다. “하늘 아래 누가 대단한 자고, 누가 하찮은 자.”인지 판단할 수 없다는 하리마을 할아버지의 말처럼 그 사람들은 사실 전부터 변화를 향한 비범한 힘을 보여 온 것이다.
김려령 작가는 강주를 섬의 곳곳을 그저 신나게 탐험하게 한다. 그리고 그 한바탕 신나는 탐험 안에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담겨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평범함이 위대한 비범함으로 세상을 바꾸는 거라고, 그러니 특별하지 않은 것 같다고 자신을 걱정하지 말라고” 말이다.
작가 소개
글 : 김려령
金呂玲
마해송문학상과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석권하며 2008년 가장 주목해야 할 거물급 신인의 등장을 알린 작가. 진지한 주제의식을 놓지 않으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필력이 단연 돋보인다.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증조할머니에게 옛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것을 자양분으로 하여 진지한 주제의식을 놓지 않으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필력이 돋보이는 작가이다. 기억의 호수에 등장하는 기억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건망증과 착각 그리고 기시감과 기억상실에 이르기까지, 기억의 비밀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다채롭고 유쾌하게 재현한『기억을 가져온 아이』로 제3회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했다.
공개입양된 아이 하늘이를 주인공으로, 가족 사이의 진실한 소통과 이해에 관해 이야기하며 ‘구성해 가는 것으로서의 가족’을 잘 보여준『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로 제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정해진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대신, 세상과 온몸으로 부딪쳐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며, 온실의 화초는 절대 알지 못할 생활 감각과 인간미, 낙천성을 가진 아이의 이야기를 그린『완득이』로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완득이』는 연극으로도 각색되었으며,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대표 작품으로 『가시고백』『우아한 거짓말』,『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기억을 가져온 아이』, 『요란요란 푸른아파트』,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 『완득이』,『너를 봤어』,『트렁크』,『샹들리에』등이 있다.
그림 : 이주미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하찮지만 소중한 작은 것들에 관심이 많으며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2013년 나미 콩쿠르, 2014년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2015년 한국안데르센상 출판미술 부문에서 수상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네가 크면 말이야』, 『숲』이 있다.
목 차
첫째 날
1. 플로팅 아일랜드
2. 하리마을 바닷가
둘째 날
3. 초이야 초아야, 놀자!
4. 잠보다 더 심심한
셋째 날
5. 섬 밖 사람들
6. 섬 안 사람들
7. 황금 명함
8. 불쾌한 동행
넷째 날
9. 고무보트
10. 굿바이, 플로팅 아일랜드
열쇠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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