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어린이 문학을 담는 새로운 그릇, 보리피리 이야기꽃. 보리에서 그 첫 출발을 알립니다.
태산보다 높다는 보릿고개를 넘는 동안, 아이들은 보리피리를 꺾어 불면서 가난을 견디며 살아가는 힘을 얻었습니다. 보리피리 소리에는 기쁨과 슬픔이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아 숨쉬는 소리입니다.
2006년, 보리 출판사가 그 건강한 울림이 담긴 이야기꽃을 활짝 피웁니다.
<보리피리 이야기꽃>은 우리 겨레 아이들이 꿋꿋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줍니다. 고장마다 다른 말이며 풍경과 살림살이도 환하게 보여 줍니다. 자연 속에서 동무들과 뛰놀고 일하고 공동체 속에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아이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어린이들도 잃어버린 감성을 일깨우고 자기 삶을 참되게 꾸리는 데 필요한 소중한 가치들을 깨우쳐 가겠지요.
이 이야기를 읽고 당장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졸라 보세요. 우리 둘레에도 재미난 이야기가 많이 있답니다.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이야기꽃이 여기저기에서 활짝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 <보리피리 이야기꽃> 으로 어린이 문학의 새 길을 열어 갑니다
- 누구나 쉽게 말하고 쓰는 자기 역사
저마다 자라 온 환경과 처한 형편은 다르지만 성실하고 건강하게 삶을 꾸려 온 사람들이 자기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둬 유명해진 사람들이 자기를 더 드러내려고 쓰는 자서전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들려주는 자기 이야기지요. 또 별난 재주를 가진 사람들만 꾸며 쓰는 글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말하고 쓰는 제 어릴 적 이야기입니다. 글을 쓸 수 있는 이는 글로 쓰고, 글을 깨치지 못한 이는 말로 하면 되는 ‘이야기’ 말입니다.
전라도에서 자란 임 아무개와 강원도에서 평생을 살아온 이 아무개의 삶이 같을 수 없습니다. 말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고, 풍경도 다르고, 가옥 구조도 다릅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니 다른 것이 당연한 일이지요. <보리피리 이야기꽃>은 이렇게 고장마다 다른 말이며, 풍습, 풍경, 살림살이를 잘 갈무리해 담아냅니다. 한 권 한 권이 모이면 우리 겨레가 살아온 삶의 모습과 정서가 온전히 담기겠지요.
요즘 우리 어린이들은 자연과 공동체, 일과 놀이로부터 한없이 멀어진 채 학교와 학원, 집만을 오가며 지냅니다. ‘삶’을 통째로 잃어버린 셈이지요. 이런 우리 아이들이 <보리피리 이야기꽃>을 읽으면서 ‘이야기’를 되찾고, ‘삶’을 되찾고, 자기 ‘역사’를 되찾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다음 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풍요롭고 가치 있는 어린 시절 이야기들을 자기 삶 속에서 많이 찾을 수 있게 되기를요.
-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에 애써 온 선생님들 이야기
박선미 선생님이 쓴 《달걀 한 개》를 시작으로 초등 어린이들과 함께 ‘삶을 가꾸는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오랫동안 해 오며 여러 책으로 그 성과물을 묶어 낸 이호철 선생님도, 경북 성주에서 보낸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전라 북도 변산에서 농사를 지으며 시를 쓰는 박형진 선생님은 바닷가 소년으로 자라 온 이야기를 들려주실 거고요. 부산 사직동에서 나고 자라 지금은 밀양에서 농사도 짓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사는 이승희 선생님이 쓴 어린 시절 이야기도 올해 안에 펴낼 계획입니다. 늦둥이로 태어나 다정한 성품을 지닌 아버지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가 바라본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그 밖에, 평생을 강원도 산골에서 살아온 할머니가 들려주는 살아온 이야기며, 지금은 도시 노동자로 살아가는 아주머니가 제주에서 보낸 어린 시절 이야기도 내년쯤 펴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옛이야기 들려주는 선생님으로 널리 알려진 서정오 선생님도 어릴 적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듣는 아이들 ‘온몸이 살살 녹’을 정도로 옛 이야기를 잘 했던 동네 아재 이야기지요. <보리피리 이야기꽃>은 우선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에 애써 온 선생님들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하지만 꼭 기록으로 남겨야 할 이야기, 우리 어린이들에게 꼭 들려주어야 할 이야기가 무엇인지 계속 살피고 찾다 보면, 시리즈의 폭과 깊이를 점점 더 넓혀 갈 수 있겠지요.
- 우리 겨레가 살아 온 삶 전체를 아우르는 기획물
<보리피리 이야기꽃>은 한반도 곳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말고도, 한반도를 떠나 일본과 중국, 소련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이야기도 담아 냅니다. 개인의 역사를 가로지르는 거대 역사의 흔적이 이 시리즈 안에 고스란히 담기겠지요.
경상 남도 밀양에서 태어나고 자란 박선미 선생님이 쓴 《달걀 한 개》에 이어 나올 이야기는 일본 오사카에서 나고 자란 재일조선인 2세 김송이 선생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재일조선인 2세 화가가 그림을 그려, 우리 어린이들에게 재일조선인들이 살아온 삶을 꾸밈없이 환히 보여 줄 것입니다. 또 중국 옌볜 룽징(용정)에서 나고 자란 송춘남 선생님은 중국 조선족이 살아온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이 모이면 언젠가 우리 겨레가 살아온 삶을 아우르는 큰 지도를 그려 낼 수 있겠지요.
* 보리피리 이야기꽃 첫 번째 책《달걀 한 개》
어느 날, 이 글을 쓴 박선미 선생님네 학교 급식에 달걀 삶은 것이 하나씩 나왔대요. 그런데 선생님은 점심을 다 먹고 식당을 나오면서 그만 깜짝 놀랐어요. 음식물 쓰레기통에 다 먹지 않고 버린 달걀이 수도 없이 많았거든요. 껍질을 까서 한두 입 베어 먹고 던져 넣은 것, 껍질도 까지 않고 팍삭 깨서 버린 것, 흰자만 조금 베어 먹고 노른자는 그대로인 채로 나뒹구는 것. 음식물 쓰레기통은 온통 달걀로 그득했어요. 선생님은 그걸 보고 뜨거운 두부 덩어리를 씹지도 못하고 그대로 삼켰을 때처럼 가슴이 아팠대요.
그 날 오후, 선생님은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대요. 달걀 한 개가 너무나 소중했던 때가 자꾸만 떠올랐거든요. 엄마가 부엌 살강 밑에 놓인 항아리에 귀하게 모으던 달걀, 할머니랑 아버지 상에만 오르던 달걀찜, 힘들게 일하고 오신 아버지 드리려고 엄마가 부치던 달걀부침, 수술하고 힘없이 돌아오신 선생님께 아이들이 두어 개 들고 와서 내밀던 그 달걀. 그 때 그 모습들이 박선미 선생님 가슴에 따뜻하게 되살아났대요.
박선미 선생님은 며칠을 마음아파하다가, 반 아이들한테 이 이야기를 꺼냈어요. 닭 한 마리, 달걀 한 개가 든든한 살림 밑천이자 귀한 먹을거리이던 시절 이야기를요. 귀하게 닭을 키우고, 작은 것이라도 나눌 줄 알았던 동무들, 이웃들 이야기를 선생님 반 동무들도 재미나게 들었다지요? 선생님은 더 많은 어린이들과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달걀 한 개》를 썼대요. 이제라도 우리 어린 동무들과 함께 달걀 한 개로도 마음을 나누고,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박선미 선생님 바람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니겠지요?
* 조근조근 맛깔나게 - 《달걀 한 개》 글 이야기
《달걀 한 개》는 주인공 ‘야야’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닭에 얽힌 기억을 이것저것 풀어내다가 달걀 한 개로 즐겁고 행복했던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줍니다. 입에서 술술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얼개를 짜 놓고 꾸며 쓰는 이야기였다면 나올 수 없는, 독특한 구성이 가능했어요. 반 아이들은 ‘야야’ 이야기를 숨죽여 들었대요.
선생님은 이 이야기를 더 많은 어린이들과 나누고 싶어 글로 옮겨 쓰면서도, 자연스러운 흐름과 맛깔스런 입말투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반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어린이들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려면 가장 자기다워야 한다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달걀 한 개》는 글 전체가 주인공 ‘야야’, 곧 박선미 선생님의 말입니다. ‘너거’ ‘걸쳐앉아서’ ‘달구통’ ‘달구 새끼’ ‘할배’ ‘할매’처럼 선생님이 나고 자란 고장에서 흔히들 쓰는 입말을 하나도 고치지 않고 실었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의 말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요.
* 공들여 그린 따뜻한 그림 - 《달걀 한 개》 그림 이야기
조혜란 선생님은 박선미 선생님이 쓴 이야기가 우리 어린이들에게 좀더 쉽고 재미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셨대요. 박선미 선생님 어린 시절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어서 박선미 선생님이 쓴 어린 시절 이야기를 모두 찾아 읽었어요. 《달걀 한 개》 그림 곳곳에 그 흔적이 배어 있지요.
작은 시골 동네 풍경이며, 소박한 옛 집 구석구석, 닭이 나고 자라는 모습을 더 잘 그려 내고 싶어서 충북 괴산, 서천으로 여러 번 취재를 다녀오기도 했지요. 취재를 통해 이것저것 많이 배우셨대요. 진짜 우리 토종닭은 다리에 푸른 기운이 많이 돈다는 것도 새로이 알게 되었고, 화려한 수탉보다 단아한 암탉이 훨씬 우아하고 기품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지요.
* 이야기 바깥 또 다른 이야기 ‘야야 이건 뭐야?’
《달걀 한 개》 뒤 쪽을 한번 펼쳐 보세요. 본문에서 다 못한 이야기들이 풍성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야야 이건 뭐야?’ 꼭지는 그림을 곁들인 야야의 작은 사전이지요. ‘달구통’이며 ‘부지깽이’, ‘구들목’ 처럼 어린이 독자들이 본문을 읽다가 궁금할 법한 것들을 야야가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 두었어요.
‘옛날에 야야라는 아아가 살았어’는 글쓴이의 말을 담은 꼭지예요. ‘왜 박선미 아줌마는 자기를 ‘야야’라고 할까, 이 달걀 얘기는 왜 썼지?’ 하고 궁금해 할 어린이들을 위해 실었어요.
글쓴이와 그린이가 자라 온 이야기를 담은 꼭지도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추려 애썼어요. 무슨 대학 무슨 과를 나오고, 무슨 책을 쓰고, 무슨 일을 했나 하는 어른들 궁금증 풀어 주는 이야기 말고, 우리 어린이들이 쉽고 편하게 읽으면서 재미있어 할 이야기를 담으려고요.
이 세 꼭지는 <보리피리 이야기꽃>을 꾸리면서 쭉 가져갈 거예요.
태산보다 높다는 보릿고개를 넘는 동안, 아이들은 보리피리를 꺾어 불면서 가난을 견디며 살아가는 힘을 얻었습니다. 보리피리 소리에는 기쁨과 슬픔이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아 숨쉬는 소리입니다.
2006년, 보리 출판사가 그 건강한 울림이 담긴 이야기꽃을 활짝 피웁니다.
<보리피리 이야기꽃>은 우리 겨레 아이들이 꿋꿋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줍니다. 고장마다 다른 말이며 풍경과 살림살이도 환하게 보여 줍니다. 자연 속에서 동무들과 뛰놀고 일하고 공동체 속에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아이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어린이들도 잃어버린 감성을 일깨우고 자기 삶을 참되게 꾸리는 데 필요한 소중한 가치들을 깨우쳐 가겠지요.
이 이야기를 읽고 당장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졸라 보세요. 우리 둘레에도 재미난 이야기가 많이 있답니다.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이야기꽃이 여기저기에서 활짝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 <보리피리 이야기꽃> 으로 어린이 문학의 새 길을 열어 갑니다
- 누구나 쉽게 말하고 쓰는 자기 역사
저마다 자라 온 환경과 처한 형편은 다르지만 성실하고 건강하게 삶을 꾸려 온 사람들이 자기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둬 유명해진 사람들이 자기를 더 드러내려고 쓰는 자서전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들려주는 자기 이야기지요. 또 별난 재주를 가진 사람들만 꾸며 쓰는 글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말하고 쓰는 제 어릴 적 이야기입니다. 글을 쓸 수 있는 이는 글로 쓰고, 글을 깨치지 못한 이는 말로 하면 되는 ‘이야기’ 말입니다.
전라도에서 자란 임 아무개와 강원도에서 평생을 살아온 이 아무개의 삶이 같을 수 없습니다. 말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고, 풍경도 다르고, 가옥 구조도 다릅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니 다른 것이 당연한 일이지요. <보리피리 이야기꽃>은 이렇게 고장마다 다른 말이며, 풍습, 풍경, 살림살이를 잘 갈무리해 담아냅니다. 한 권 한 권이 모이면 우리 겨레가 살아온 삶의 모습과 정서가 온전히 담기겠지요.
요즘 우리 어린이들은 자연과 공동체, 일과 놀이로부터 한없이 멀어진 채 학교와 학원, 집만을 오가며 지냅니다. ‘삶’을 통째로 잃어버린 셈이지요. 이런 우리 아이들이 <보리피리 이야기꽃>을 읽으면서 ‘이야기’를 되찾고, ‘삶’을 되찾고, 자기 ‘역사’를 되찾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다음 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풍요롭고 가치 있는 어린 시절 이야기들을 자기 삶 속에서 많이 찾을 수 있게 되기를요.
-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에 애써 온 선생님들 이야기
박선미 선생님이 쓴 《달걀 한 개》를 시작으로 초등 어린이들과 함께 ‘삶을 가꾸는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오랫동안 해 오며 여러 책으로 그 성과물을 묶어 낸 이호철 선생님도, 경북 성주에서 보낸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전라 북도 변산에서 농사를 지으며 시를 쓰는 박형진 선생님은 바닷가 소년으로 자라 온 이야기를 들려주실 거고요. 부산 사직동에서 나고 자라 지금은 밀양에서 농사도 짓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사는 이승희 선생님이 쓴 어린 시절 이야기도 올해 안에 펴낼 계획입니다. 늦둥이로 태어나 다정한 성품을 지닌 아버지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가 바라본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그 밖에, 평생을 강원도 산골에서 살아온 할머니가 들려주는 살아온 이야기며, 지금은 도시 노동자로 살아가는 아주머니가 제주에서 보낸 어린 시절 이야기도 내년쯤 펴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옛이야기 들려주는 선생님으로 널리 알려진 서정오 선생님도 어릴 적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듣는 아이들 ‘온몸이 살살 녹’을 정도로 옛 이야기를 잘 했던 동네 아재 이야기지요. <보리피리 이야기꽃>은 우선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에 애써 온 선생님들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하지만 꼭 기록으로 남겨야 할 이야기, 우리 어린이들에게 꼭 들려주어야 할 이야기가 무엇인지 계속 살피고 찾다 보면, 시리즈의 폭과 깊이를 점점 더 넓혀 갈 수 있겠지요.
- 우리 겨레가 살아 온 삶 전체를 아우르는 기획물
<보리피리 이야기꽃>은 한반도 곳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말고도, 한반도를 떠나 일본과 중국, 소련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이야기도 담아 냅니다. 개인의 역사를 가로지르는 거대 역사의 흔적이 이 시리즈 안에 고스란히 담기겠지요.
경상 남도 밀양에서 태어나고 자란 박선미 선생님이 쓴 《달걀 한 개》에 이어 나올 이야기는 일본 오사카에서 나고 자란 재일조선인 2세 김송이 선생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재일조선인 2세 화가가 그림을 그려, 우리 어린이들에게 재일조선인들이 살아온 삶을 꾸밈없이 환히 보여 줄 것입니다. 또 중국 옌볜 룽징(용정)에서 나고 자란 송춘남 선생님은 중국 조선족이 살아온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이 모이면 언젠가 우리 겨레가 살아온 삶을 아우르는 큰 지도를 그려 낼 수 있겠지요.
* 보리피리 이야기꽃 첫 번째 책《달걀 한 개》
어느 날, 이 글을 쓴 박선미 선생님네 학교 급식에 달걀 삶은 것이 하나씩 나왔대요. 그런데 선생님은 점심을 다 먹고 식당을 나오면서 그만 깜짝 놀랐어요. 음식물 쓰레기통에 다 먹지 않고 버린 달걀이 수도 없이 많았거든요. 껍질을 까서 한두 입 베어 먹고 던져 넣은 것, 껍질도 까지 않고 팍삭 깨서 버린 것, 흰자만 조금 베어 먹고 노른자는 그대로인 채로 나뒹구는 것. 음식물 쓰레기통은 온통 달걀로 그득했어요. 선생님은 그걸 보고 뜨거운 두부 덩어리를 씹지도 못하고 그대로 삼켰을 때처럼 가슴이 아팠대요.
그 날 오후, 선생님은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대요. 달걀 한 개가 너무나 소중했던 때가 자꾸만 떠올랐거든요. 엄마가 부엌 살강 밑에 놓인 항아리에 귀하게 모으던 달걀, 할머니랑 아버지 상에만 오르던 달걀찜, 힘들게 일하고 오신 아버지 드리려고 엄마가 부치던 달걀부침, 수술하고 힘없이 돌아오신 선생님께 아이들이 두어 개 들고 와서 내밀던 그 달걀. 그 때 그 모습들이 박선미 선생님 가슴에 따뜻하게 되살아났대요.
박선미 선생님은 며칠을 마음아파하다가, 반 아이들한테 이 이야기를 꺼냈어요. 닭 한 마리, 달걀 한 개가 든든한 살림 밑천이자 귀한 먹을거리이던 시절 이야기를요. 귀하게 닭을 키우고, 작은 것이라도 나눌 줄 알았던 동무들, 이웃들 이야기를 선생님 반 동무들도 재미나게 들었다지요? 선생님은 더 많은 어린이들과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달걀 한 개》를 썼대요. 이제라도 우리 어린 동무들과 함께 달걀 한 개로도 마음을 나누고,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박선미 선생님 바람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니겠지요?
* 조근조근 맛깔나게 - 《달걀 한 개》 글 이야기
《달걀 한 개》는 주인공 ‘야야’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닭에 얽힌 기억을 이것저것 풀어내다가 달걀 한 개로 즐겁고 행복했던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줍니다. 입에서 술술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얼개를 짜 놓고 꾸며 쓰는 이야기였다면 나올 수 없는, 독특한 구성이 가능했어요. 반 아이들은 ‘야야’ 이야기를 숨죽여 들었대요.
선생님은 이 이야기를 더 많은 어린이들과 나누고 싶어 글로 옮겨 쓰면서도, 자연스러운 흐름과 맛깔스런 입말투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반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어린이들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려면 가장 자기다워야 한다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달걀 한 개》는 글 전체가 주인공 ‘야야’, 곧 박선미 선생님의 말입니다. ‘너거’ ‘걸쳐앉아서’ ‘달구통’ ‘달구 새끼’ ‘할배’ ‘할매’처럼 선생님이 나고 자란 고장에서 흔히들 쓰는 입말을 하나도 고치지 않고 실었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의 말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요.
* 공들여 그린 따뜻한 그림 - 《달걀 한 개》 그림 이야기
조혜란 선생님은 박선미 선생님이 쓴 이야기가 우리 어린이들에게 좀더 쉽고 재미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셨대요. 박선미 선생님 어린 시절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어서 박선미 선생님이 쓴 어린 시절 이야기를 모두 찾아 읽었어요. 《달걀 한 개》 그림 곳곳에 그 흔적이 배어 있지요.
작은 시골 동네 풍경이며, 소박한 옛 집 구석구석, 닭이 나고 자라는 모습을 더 잘 그려 내고 싶어서 충북 괴산, 서천으로 여러 번 취재를 다녀오기도 했지요. 취재를 통해 이것저것 많이 배우셨대요. 진짜 우리 토종닭은 다리에 푸른 기운이 많이 돈다는 것도 새로이 알게 되었고, 화려한 수탉보다 단아한 암탉이 훨씬 우아하고 기품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지요.
* 이야기 바깥 또 다른 이야기 ‘야야 이건 뭐야?’
《달걀 한 개》 뒤 쪽을 한번 펼쳐 보세요. 본문에서 다 못한 이야기들이 풍성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야야 이건 뭐야?’ 꼭지는 그림을 곁들인 야야의 작은 사전이지요. ‘달구통’이며 ‘부지깽이’, ‘구들목’ 처럼 어린이 독자들이 본문을 읽다가 궁금할 법한 것들을 야야가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 두었어요.
‘옛날에 야야라는 아아가 살았어’는 글쓴이의 말을 담은 꼭지예요. ‘왜 박선미 아줌마는 자기를 ‘야야’라고 할까, 이 달걀 얘기는 왜 썼지?’ 하고 궁금해 할 어린이들을 위해 실었어요.
글쓴이와 그린이가 자라 온 이야기를 담은 꼭지도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추려 애썼어요. 무슨 대학 무슨 과를 나오고, 무슨 책을 쓰고, 무슨 일을 했나 하는 어른들 궁금증 풀어 주는 이야기 말고, 우리 어린이들이 쉽고 편하게 읽으면서 재미있어 할 이야기를 담으려고요.
이 세 꼭지는 <보리피리 이야기꽃>을 꾸리면서 쭉 가져갈 거예요.
작가 소개
글 : 박선미
경상남도 밀양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부산에서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살을 부비며 살아온 지 스무 해가 훌쩍 넘었다. 이오덕 선생님과 권정생 선생님을 만나고,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회원이 되면서 '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위해 애써왔다. 자라면서 겪은 일을 되살려 『달걀 한 개』, 『욕시험』, 『산나리』를 썼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입말로 새생하게 풀어내 이야기 문학의 자리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림 : 조혜란
196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아이들과 그림책을 좋아해서 두 달이 다니는 어린이집 친구들과 함께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 보는 '토끼네 그림책방' 활동을 하고 있는 조혜란은, '밥알 한 톨, 김치 한 조각도 농부의 땀이 배어 있는 소중한 것'이라며 딸들이 남긴 음식까지 말끔히 먹어치우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씩씩한 엄마이기도 하다. 우리 옛 그림의 맛이 살아 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는 조혜란 선생님은, 어린이들이 즐겁게 보면서 세상을 새롭게 알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그림책을 꾸준히 만들고 싶다고 한다. 그 동안 지은 책으로는 「옥이네 이야기」시리즈,『사물놀이』『삼신 할머니와 아이들』『박씨 부인』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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