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이놈 봄똥아~! 내 밥 내놔라~!
어느 날 벌배는 봄동에게 조용히 고백합니다.
“사실 난 벌레한테 파 먹혔어. 이건 피부병이 아니구…….”
벌배의 몸이 지저분하고, 구멍이 뚫린 것은 벌배의 몸속에 벌레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스를 붙여서 겨우 가리고 다니지만 벌배는 괴롭습니다. 아직도 못 잡은 벌레가 몸속에 있으니까요.
봄동은 벌레에게 파 먹히는 친구 벌배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벌배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고, 화낼 줄도 모르는 착한 채소인데, 왜 벌레는 괴롭히는 걸까요. 그래서 결국 제 손으로 벌배의 벌레를 잡아 주기로 맘먹습니다.
벌배의 몸에 붙은 파스를 한 장 한 장 떼어낼 때마다 벌레한테 파 먹힌 흉터가 보였습니다.
“아∼ 벌배는 얼마나 아팠을까요?”
봄동은 벌배의 몸을 손가락으로 헤치면서 벌레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손에 잡힌 벌레가 손가락 사이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봄동은 너무 놀라서 그만 손에 든 벌레를 집어던지고는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그 벌레는 하필 청경채 몸에 붙었고, 청경채도 기절하고 말았지요. 채소 학교에 난리가 난 것입니다.
▶ 넌 학교에 오지마!
청경채 엄마는 정말 크게 화를 냈습니다. 이 일로 벌배는 학교에 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못난 놈들은 못난 놈들끼리 노는 게 맞아! 수준이 안 맞아도 이렇게 안 맞아?”
청경채 엄마는 그 길로 남산삼이 엄마를 비롯한 장기 자랑 대회에 나온 엄마들을 만나기 시작했어요. ‘우수 채소 반’을 만들어 따로 생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지요.
우수 채소 반을 만들겠다는 채소 엄마들을 학교에 모두 부른 신선초 선생님은 대토론회를 제안합니다. 방송국 카메라도 오고, 의사, 유전학자들도 함께하는 정말 큰 토론회였습니다.
“벌배는 여기 채소 학교 학생들 중 제일 깨끗하고 건강합니다. 제가 보증하죠. 벌배는 무비료 무농약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힘으로 자양분을 빨아 당겨야 합니다. 뿌리의 힘이 천하장사처럼 무척 세죠. 그런 벌배에겐 흙의 영혼들이 모두 충성을 바칩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흙의 영혼들은 지구의 모든 땅들 속에 다 연결되어 있단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벌배는 지구 땅덩어리 전체랑 하나가 되어 있는 거죠.(중략)”
토론회에 나온 유전학자, 의사 선생님은 벌배가 생물학적으로 최상의 품종이라 벌레가 생기는 것이고, 벌레는 채소가 건강하다는 훈장이라고 말합니다. 얼굴만 예쁘게 생긴 채소는 금세 시들어 병에 걸리기 쉽고, 그래서 진짜 걱정되는 건 청경채라고 말합니다. 이제부터 벌배에게 건강짱이라고 박수를 쳐주는 게 맞다고 말합니다.
태양과 바람의 아들 벌배는 이렇게 누명을 벗었지만, 우수 채소 반을 만들어 아이들을 갈라놓으려는 엄마들의 마음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채소 학교 아이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 공생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
정부가 새로 들어서면서 교육계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경쟁 위주의 교육을 탈피하고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한다고 합니다. 입시와 공교육 정책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고교 교육 현장을 변화시키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기간 고교 서열화 논란을 일으켰던 외고·자사고 역시 단계적으로 축소·폐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대학 입시를 위한 학원처럼 변질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학습 능력만일까요?
“우리가 공부하기 위해서 사는 건 아닙니다. 학교가 공부만 하는 곳은 아니란 말씀이죠. 학교는 친구도 사귀고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 꿈도 꾸게 하죠. 자기에게 맞는 가능성을 찾는 곳인데 그러려면 다양한 채소들끼리 섞여서 지내야 하는 겁니다.”
본문 속의 이 말이 학교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답이 되는 것은 아닌지 깊게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동화책 《내가 제일 예쁜 채소야》는 교육 혼란에 빠진 현재를 이겨내고, 미래의 올바른 교육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 떠들고,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합니다. 교과 교육 이외에 또래간의 공동 놀이를 통해 인성, 감성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공부입니다.”
- 윤재웅(저자, 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
《들썩들썩 채소 학교》, 《채소 학교의 괴짜 친구들》을 쓰신 윤재웅 선생님은 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입니다. 윤재웅 선생님은 선생님을 키우는 교수이자 학부모이기 때문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즐거운 학교’, ‘신나는 공부’를 모두에게 말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춤추는 숲》을 통해 자연을 지키는 일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이호석 화가는 상상 속의 채소 학교 아이들을 재미있고, 특색 있게 그려 주었습니다.
어느 날 벌배는 봄동에게 조용히 고백합니다.
“사실 난 벌레한테 파 먹혔어. 이건 피부병이 아니구…….”
벌배의 몸이 지저분하고, 구멍이 뚫린 것은 벌배의 몸속에 벌레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스를 붙여서 겨우 가리고 다니지만 벌배는 괴롭습니다. 아직도 못 잡은 벌레가 몸속에 있으니까요.
봄동은 벌레에게 파 먹히는 친구 벌배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벌배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고, 화낼 줄도 모르는 착한 채소인데, 왜 벌레는 괴롭히는 걸까요. 그래서 결국 제 손으로 벌배의 벌레를 잡아 주기로 맘먹습니다.
벌배의 몸에 붙은 파스를 한 장 한 장 떼어낼 때마다 벌레한테 파 먹힌 흉터가 보였습니다.
“아∼ 벌배는 얼마나 아팠을까요?”
봄동은 벌배의 몸을 손가락으로 헤치면서 벌레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손에 잡힌 벌레가 손가락 사이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봄동은 너무 놀라서 그만 손에 든 벌레를 집어던지고는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그 벌레는 하필 청경채 몸에 붙었고, 청경채도 기절하고 말았지요. 채소 학교에 난리가 난 것입니다.
▶ 넌 학교에 오지마!
청경채 엄마는 정말 크게 화를 냈습니다. 이 일로 벌배는 학교에 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못난 놈들은 못난 놈들끼리 노는 게 맞아! 수준이 안 맞아도 이렇게 안 맞아?”
청경채 엄마는 그 길로 남산삼이 엄마를 비롯한 장기 자랑 대회에 나온 엄마들을 만나기 시작했어요. ‘우수 채소 반’을 만들어 따로 생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지요.
우수 채소 반을 만들겠다는 채소 엄마들을 학교에 모두 부른 신선초 선생님은 대토론회를 제안합니다. 방송국 카메라도 오고, 의사, 유전학자들도 함께하는 정말 큰 토론회였습니다.
“벌배는 여기 채소 학교 학생들 중 제일 깨끗하고 건강합니다. 제가 보증하죠. 벌배는 무비료 무농약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힘으로 자양분을 빨아 당겨야 합니다. 뿌리의 힘이 천하장사처럼 무척 세죠. 그런 벌배에겐 흙의 영혼들이 모두 충성을 바칩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흙의 영혼들은 지구의 모든 땅들 속에 다 연결되어 있단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벌배는 지구 땅덩어리 전체랑 하나가 되어 있는 거죠.(중략)”
토론회에 나온 유전학자, 의사 선생님은 벌배가 생물학적으로 최상의 품종이라 벌레가 생기는 것이고, 벌레는 채소가 건강하다는 훈장이라고 말합니다. 얼굴만 예쁘게 생긴 채소는 금세 시들어 병에 걸리기 쉽고, 그래서 진짜 걱정되는 건 청경채라고 말합니다. 이제부터 벌배에게 건강짱이라고 박수를 쳐주는 게 맞다고 말합니다.
태양과 바람의 아들 벌배는 이렇게 누명을 벗었지만, 우수 채소 반을 만들어 아이들을 갈라놓으려는 엄마들의 마음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채소 학교 아이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 공생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
정부가 새로 들어서면서 교육계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경쟁 위주의 교육을 탈피하고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한다고 합니다. 입시와 공교육 정책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고교 교육 현장을 변화시키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기간 고교 서열화 논란을 일으켰던 외고·자사고 역시 단계적으로 축소·폐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대학 입시를 위한 학원처럼 변질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학습 능력만일까요?
“우리가 공부하기 위해서 사는 건 아닙니다. 학교가 공부만 하는 곳은 아니란 말씀이죠. 학교는 친구도 사귀고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 꿈도 꾸게 하죠. 자기에게 맞는 가능성을 찾는 곳인데 그러려면 다양한 채소들끼리 섞여서 지내야 하는 겁니다.”
본문 속의 이 말이 학교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답이 되는 것은 아닌지 깊게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동화책 《내가 제일 예쁜 채소야》는 교육 혼란에 빠진 현재를 이겨내고, 미래의 올바른 교육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 떠들고,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합니다. 교과 교육 이외에 또래간의 공동 놀이를 통해 인성, 감성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공부입니다.”
- 윤재웅(저자, 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
《들썩들썩 채소 학교》, 《채소 학교의 괴짜 친구들》을 쓰신 윤재웅 선생님은 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입니다. 윤재웅 선생님은 선생님을 키우는 교수이자 학부모이기 때문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즐거운 학교’, ‘신나는 공부’를 모두에게 말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춤추는 숲》을 통해 자연을 지키는 일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이호석 화가는 상상 속의 채소 학교 아이들을 재미있고, 특색 있게 그려 주었습니다.
작가 소개
글 : 윤재웅
1961년 경남 통영 출생. 용산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 미당 서정주의 전문 연구가이기도 하며, 현재는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서 미래의 국어 선생님이 될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고 문학 평론과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동화 《내 친구 슈》《들썩들썩 채소학교》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가 있고 소설 《판게아의 지도》, 평론서로 《미당 서정주 비평》 《문학 비평의 규범과 탈 규범》 등이 있다.
그림 : 이호석
경기도의 작고 조용한 마을의 작업실에서 그림 그리는 아내와 잘생긴 반려견 우유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북커버 일러스트 및 사보 광고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그린 책으로는 《우리 숲 큰 나무 시리즈》와 《춤추는 숲》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북극곰 가족의 캠핑기》, 《렛츠고 캠핑》 등이 있습니다.
목 차
1. 채소 학교 장기 자랑 대회?8
2. 우수 채소 반 만들어 주세요?15
3. 내 이름 왜 이래??26
4. 내 친구 벌배?33
5. 넌 학교에 오지마?41
6. 그 많던 제비들은 다 어디갔을까?47
7. 채소 학교 대토론회?54
8. 밟아도 잔디, 하늘 오른 잔디?62
9. 손에 손잡고?70
2. 우수 채소 반 만들어 주세요?15
3. 내 이름 왜 이래??26
4. 내 친구 벌배?33
5. 넌 학교에 오지마?41
6. 그 많던 제비들은 다 어디갔을까?47
7. 채소 학교 대토론회?54
8. 밟아도 잔디, 하늘 오른 잔디?62
9. 손에 손잡고?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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