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미터 학교

고객평점
저자정휘창
출판사항소소담담, 발행일:2017/07/10
형태사항p.208 국판:23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832302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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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선집에 수록한 동화는 동화집 《밀리미터 학교》와 ‘대구아동문학회’ 연간집에서 가려 낸 것들이다. 그 기준은 발표 시기와는 상관없이 문학성과 재미를 따졌고, 또 첫 발표 이후 다른 동화집에 한 번도 실리지 않은 작품들로 했다. 그런데 예외를 두어 이 선집의 맨 마지막에 〈원숭이 꽃신〉을 실었다. 그 이유는 이 동화가 작가의 대표작으로 아주 유명하기 때문에 선집을 묶는 기념으로 그렇게 했다. 또 하나 더 이유를 덧붙이면 앞의 다른 동화를 읽고 나서 이 〈원숭이 꽃신〉을 다시 읽으면 작가가 한평생 동화에 담아 둔 우리의 얼과 바르게 사는 길에 대해서 더 깊이 헤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작품은 원본을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지만, 요즘 독자가 읽기 편하도록 현대 맞춤법에 따라 부분적으로 수정했다.
중편 〈밀리미터 학교〉는 인공지능 시대인 오늘날 우리들이 새겨 볼 만한 내용이다. 이 동화는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밀리미터(mm)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자의 눈금으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최소의 길이 단위다. 그만큼 인간의 정확한 생활태도를 가르치는 학교를 상징하는 뜻으로 ‘밀리미터 학교’라 한 것이다. 기계인간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그려내어 인간이 가지는 문제를 짚어보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1960년대는 초기부터 동화의 문학성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던 때였다. 즉, 낭만성과 환상성에 치우쳐 있던 지난날의 동화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면서 현실 생활을 바로 보고 현실에 참여하는 모습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런 분위기에서 1968년에 ‘한국동화문학회’라는 동인회가 결성되면서 ‘터무니없는 비합리적인 사고’나 ‘리얼리티를 망각한 추상적 비현실성’ 등에 대한 자각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아동문단의 이런 사정은 〈밀리미터 학교〉를 환상동화로 치부하고, 그 내용이 너무 황당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기계인간이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인간의 외모를 몇 가지 유형으로 정해 두고 성형수술을 하는가 하면, 빠르고 정확한 것을 최우선하는 사회 풍토가 이 동화의 배경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읽어보면, 이 동화는 터무니없는 환상이 아니라 현실에 바탕을 두고 기계인간의 등장과 같은 과학의 발달이 인간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 동화다. 당시의 상상력으로는 기계인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오늘날 생각하면 이는 인공지능 로봇에 해당하며 이미 우리 사회에 깊이 들어와 있는 컴퓨터 인간이다. 당시에는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라는 용어가 없었지만 동화에서는 기계로봇이 인간사회를 지배할 것이라는 상상이 펼쳐진다. 기계인간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로봇 교사 티엠(TM) 108호는 ‘더 빠르고 더 바르게’를 강조한다. 또 정확하게 매뉴얼에 따라 어린이들을 가르친다. 이런 가운데 인간 선생님은 학교에서 쫓겨난다. 동화 속에서 TM 108 기계 선생님 덕분에 학교는 ‘바르고 빠르게’가 잘 실천되는 것 같지만, 결국 인간이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그 가운데 인간이 있어야 함은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한 생각이다. 이 동화는 이런 고민을 재미있게 전달해 주고 있다. 이 작품에는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기계 선생을 C형 미인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성형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외모를 몇 가지 유형으로 정해두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미모를 유형화해 두고 그에 맞게 성형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사람들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다니면서 기록하고, 녹음하고 재생하면서 정보를 확인하는 것 등은 신기하기만 하다. 이것을 동화에서는 ‘손머리’(손에 들고 다니는 머리)라 이름하였는데, 오늘날 우리들이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같은 것이다. 오늘날은 성형미인도 흔하고, 또 모두들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면서 게임도 즐기고 편리하게 정보도 교환하지만 50년 전에는 이런 일들이 그야말로 꿈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작가는 동화로 이미 썼던 것이다.
한편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단편 동화는 우리말 사용 금지로 고통을 받는 우리 민족의 현실을 그려낸 이야기다. 일본제국주의자들은 1931년 만주전쟁을 일으켜 중국의 동북지역을 점령한 이후 다시 1937년에 중일전쟁을 일으킨다. 이런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피식민지였던 우리나라는 공출이라는 이름으로 전쟁 물자를 강제적으로 바쳐야 했고, 또 징용이라는 이름으로 군에 끌려가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게다가 일제는 조선어 말살 정책에 따라 우리말 사용을 금지시켰다. 이런 혼란기에 겪었던 민족의 아픔을 그린 동화 세 편을 가려 놓았다. 아울러 〈뻐꾸기는 웁니다〉, 〈밝고 맑은 한낮에〉 등은 우리 것(말)의 소중함과 주체성 등을 주제로 한 것인데, 시대적 배경이 일제강점기는 아니지만 이와 연결해 읽으면 그 의미가 더 뚜렷해질 것이다.
정휘창 동화의 강점은 주제가 깊고 그 파장이 크다는 점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야기나 사건 너머에 깊고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단순한 재미나 삶의 교훈적 의미로 끝나지 않는다. 겉 이야기는 내면적 메시지, 즉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장치 역할을 한다. 이는 동화의 전통적 방법인 ‘우화’ 형식에 해당한다. 〈원숭이 꽃신〉, 〈검은 토끼 흰 토끼〉, 〈여의주〉, 〈바람이 붑니다〉 등이 모두 그러한 작품이다. 우화는 교훈성을 드러내는 데 효율적인 형식이다. 하지만 선생님 동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인간 삶의 보편성 탐구에 집중함으로써 철학성을 강하게 보여준다. 작가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감상하려면, 작품의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독서법이 필요할 것이다.

 

작가 소개

글 : 정휘창

경북 문경군 마성면 솥골 새터에서 태어났으며(1928), 대구농림학교를 다니던 중에 일제의 징용을 피해서 고향으로 가서 지냈습니다. 해방 이후(1945) 교원자격 고시에 합격하여 교사가 되었습니다. 이응창, 김성도 등과 함께 ‘대구아동문학회’를 창립(1957)하고, 동화집 《어린이 역사 이야기》(1961),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1961)를 펴내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우리말과 우리글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많은 동화, 수필, 소설 등을 창작했습니다. 한국아동문학가협회 부회장, 대구아동문학회 회장을 지냈습니다. 퇴직 후 지금까지 25여년간 대구 수성구 시지동에 있는 ‘증심사’에 ‘한재말글산방’이라는 작은 글방에서 꾸준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림 : 황정혜

대학에서 미술공부를 하고 줄곧 ‘환경과 생명’이라는 주제를 고민해 왔습니다. 지금은 경북 칠곡에서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면서 그림과 문학이 어우러진 인문학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동시조집 《뚝심》에 그림을 그렸으며, 차가운 돌맹이 속에도 따뜻한 심장이 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림책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목 차

머리말
중편 동화
밀리미터 학교 / 10

단편 동화(1)
돌무더기 속에 묻어 둔 돌 하나/ 72
어매 / 87
은비녀 / 97
뻐꾸기는 웁니다 / 109
밝고 맑은 한낮에 / 118

단편 동화(2)
바람이 붑니다 / 122
길 / 128
여의주 / 137
나팔꽃 / 149
검은 토끼 흰 토끼 / 156
깜빡이 약속 / 161
엿 / 168
어머니의 눈시울 / 176

대표 동화
원숭이 꽃신 / 188

발표 동화 목록 /98

작가 연보 / 201

에필로그 / 202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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