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덴마크 입양 소년과 거문도 인어소년,
달라서 같은 검은 머리 두 소년의
아주 독특한 이야기!
거문도 사람들은 마을에 해코지를 하는 괴물이라고 했다.
신지끼는 다리 대신 지느러미를 가졌을 뿐인데….
덴마크 친구들은 내 몸에 밀가루를 뿌렸다.
모두 하얀데 나만 노랗다고….
이상하고 나쁜 게 아니야.
그저 조금 다를 뿐이지.
《인어소년》은 덴마크로 입양된 열세 살 소년과 거문도의 인어소년이 만나 빚어낸 독특한 판타지 동화입니다. 피부색이 노래서 밀가루를 뒤집어써야 했던 해외 입양아 정욱과 지느러미를 가졌다고 괴물이 되어 버린 신지끼.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오해와 멸시를 당하던 두 소년이 편견 가득한 세상으로부터 ‘다름’을 인정받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외지인을 경계하고 ‘다름’을 배척하던 사람들이 두 소년의 아픔에 귀 기울이며 편견의 벽을 서서히 허물어 가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크나큰 울림을 선사합니다. 《인어소년》은 다르면 다른 대로, 같으면 같은 대로 차이를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절로 그려 볼 수 있는 책입니다.
공주가 아닌 소년 인어가 등장하는 판타지 동화
어른이건 아이이건 ‘인어’ 하면 모두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를 떠올립니다. 과연 인어는 황금빛 머리를 늘어뜨린 공주님의 모습만 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 설화에 등장하는 인어 중에는 어여쁜 소녀 인어도 있지만 수염이 나기도 하고 머리가 벗겨지기도 한 아저씨 인어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어우야담〉, 〈산해경〉 등 우리나라 고전에서 인어를 찾아 연구한 강민경 작가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색다른 인어 이야기 《인어소년》을 탄생시켰습니다. 작가는 사람과 분리되어 존재를 숨기고 살아간다는 서양의 인어와는 다른 우리나라 인어의 진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거문도에 나타난다는 전설 속 인어, ‘신지끼’를 만날 수 있습니다. ‘검은빛 짧은 머리를 한 소년 인어’이지요. 인어공주만 떠올리던 아이들에게 인어소년 신지끼는 모습도, 이름도 새롭게 느껴집니다. 신지끼는 정욱, 송민, 준선과 친구가 되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귀한 용사(인어가 짠 비단)를 선물로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작가는 서양의 인어, 인어공주의 모습에만 익숙한 아이들이 이 작품을 통해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갔다고 전해지는 우리나라 인어, 신지끼와 친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차이를 인정하고 더불어 사는 법을 일러 주는 가치 동화
《인어소년》은 해외 입양아들의 고민과 고통, 그 아픈 생채기를 열세 살짜리 소년의 목소리를 빌려 밀도 있게 담아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정욱’은 어릴 때 덴마크로 입양되어 ‘한스’라는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검은 머리에 노란 피부색을 가진 정욱은 덴마크인도 한국인도 아닌 상태로 인종 차별과 정체성 혼란을 감내해야만 합니다. 자신을 버린 친부모와 한국을 원망해 보지만, 막연한 그리움에 사무치기도 합니다. 정욱은 때로는 차분하고 담담하게, 때로는 응어리 찬 어조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해외 입양 문제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정욱과는 또 다른 ‘다름’으로 차별받는 신지끼와 송민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편견과 경계에 대해 되돌아보게 합니다. 그저 조금 다를 뿐인데 이상하다고 나쁘다고 말하는 동화 속 어른들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오늘날의 사회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국제결혼의 증가로 다문화 가정이 많아졌고 선천적·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도 늘고 있지만,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여전히 곳곳에서 차별받고 있습니다. 작가는 정욱, 신지끼, 송민의 모습을 통해 입양, 다문화, 한부모, 장애, 가난 등을 이유로 위기에 몰린 우리 사회의 차별자들의 아픔을 보여 줍니다.
작가는 현실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준선이라는 인물을 통해 다양성이 공존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도 제시합니다. 조력자 준선은 정욱의 아픈 상처를 보듬어 줄 뿐만 아니라 편견에 맞서 정욱과 신지끼, 송민을 적극적으로 변호합니다. 준선의 말과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이나 모습이 조금 달라도, 사는 곳이 달라도, 마음의 벽을 허물기만 하면 모두 친구가 되어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인어소년》은 편견의 벽을 허물고 차이를 인정하면 같으면 같은 대로, 다르면 다른 대로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책입니다.
작가 소개
글 : 강민경
어린이 동화 작가.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고전문학을 공부했습니다. MBC 창작동화공모에 장편동화가 당선되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아이세상 창작동화 우수상, 기독 신춘문예 당선, 한국안데르센상 대상을 수상했고, 문예진흥원에서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현재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면서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100원이 작다고?』『부낭자가 떴다』『2학년 6반 고길희 선생님』『까만 달걀』『아드님, 진지 드세요』『꽃골학교 아이들』, 『아이떼이떼 까이』, 『홍길동전』 『우적우적, 쇠붙이 먹는 괴물』『버림받은 공주, 아버지를 살리다』등 다수가 있다.
그림 : 서영아
고등학교 때 동양화를 시작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했다.
다양한 방식의 일러스트로 단행본 작업과 개인 작업을 함께 하는 중이다.
그린 책으로 『구멍 난 벼루』 『인어소년』 『김정호』 『딸랑딸랑 딸랑곰』 『지도를 따라가요』가 있다.
목 차
오래된 새길
박정욱으로 가는 길
신지끼
은씨를 찾아서
숨기고 싶은 이름
은정원을 찾습니다
인어소년
괴물과 신지끼
엄마의 엄마
존재의 무게
용사궁
진주 목걸이
친구, 신지끼
진주 눈물
엄마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길
작가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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