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책소개
우리 마을에 새끼노루가 찾아왔어요
기영이 형네 염소막엔 새끼노루가 살아요. 쫑긋한 귀, 보송보송 털이 난 둥근 이마,
그리고 씰룩거리는 까만 코와 작은 턱, 이 젖먹이 새끼 노루가 어떻게 우리 마을에 찾아왔을까요? 제 방귀 소리에 놀라 산 너머 십리 밖까지 달아난다는 겁 많기로 소문난 노루가 과연 우리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 신문 서평
잘봐, 동물의 얼굴 너와 어디가 닮았는지
산 높고, 골짜기 깊은 전북 장수의 노단이라는 마을에 어느날 새끼 노루 한마리가 사람과 함께 살게 된다. 땔감을 하러 산에 갔던 기영이 형이 어미를 잃고 비를 맞은 채 오돌오돌 떨고 있는 새끼노루를 데려온 것이다. 그 때부터 호기심 많은 마을 아이들은 새끼노루를 보러 기영이 형네 염소막을 제집 드나들 듯한다.
첫 조상이 노루였다는 장씨의 집성촌에서 나고 자란 지은이 장철문씨는 자기 고향의 실제 얘기를 조카 새벽이에게 들려주는 식으로 [노루삼촌]을 썼다. 아이들은 "도대체 저 뱃속 어디에서 어떻게 사람이 나왔을까"라며 배를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하지만, 노루는 아이들의 놀이 대상이다. 그러면 형은 "너희들 삼촌을 그렇게 괴롭히면 되겠냐, 잘 받들어 모셔도 모자라는 판에"라며 꿀밤을 주곤 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노루는 답답해 하며 울타리를 뛰어넘으려고 발버둥친다. 결국 일이 터지고 마는데…. 마을 사람들이 들에 나간 사이에 노루가 울타리를 뛰어넘어 동네에서 욕쟁이로 소문난 대실 할머니네 콩밭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기영이 형과 이동 아주머니는 대실 할머니에게 온갖 욕을 다 먹는다.
기영이 형과 마을 아이들은 노루를 산으로 돌려보낸다. 산으로 가지 않으려다 기영이 형에게 찰싹 소리가 나도록 엉덩이를 맞고 산으로 향하던 노루는 눈꼽 낀 눈으로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처럼 한번 돌아보곤 멀어져 간다. 얼마 뒤 늦장마가 한창일 때 그 노루가 기영이 형네 집을 다시 찾아왔다가 기영이 형이 다시 산으로 돌려보냈다는 얘기가 들려왔을 뿐 노루는 아이들 머리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간다.
그 해 겨울 온 산이 흰 눈으로 덮이던 밤, 고구마를 먹으면서 가마니를 짜고 있던 기영이 형 집 밖으로 누군가 눈 속을 터벅터벅 걸어오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이동 아주머니가 "누구요?"하며 문을 열자 뭔가 송아지만한 것이 토방에 올라서서 앞발을 마루에 얹어 놓고 있었다.
"아이구, 너 왔냐? 산에 먹을 것이 없더냐?" 이동 아주머니가 재 넘어온 사위라도 맞듯 마루로 달려나왔고, 기영이 형도 맨발로 달려나왔다.
"죽은 줄 알았잖아, 이 나쁜 놈아. 너네 엄마는 찾았냐? 찾았어?"
울음을 터트릴 듯한 기영이 형의 말을 듣는 지 마는 지 노루는 이동 아주머니가 내민 삶은 고구마만 연신 핥아댔다. 노루는 너무 배가 고팠던 것이다[2002.3.4 한겨레신문 조연현 기자]
우리 마을에 새끼노루가 찾아왔어요
기영이 형네 염소막엔 새끼노루가 살아요. 쫑긋한 귀, 보송보송 털이 난 둥근 이마,
그리고 씰룩거리는 까만 코와 작은 턱, 이 젖먹이 새끼 노루가 어떻게 우리 마을에 찾아왔을까요? 제 방귀 소리에 놀라 산 너머 십리 밖까지 달아난다는 겁 많기로 소문난 노루가 과연 우리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 신문 서평
잘봐, 동물의 얼굴 너와 어디가 닮았는지
산 높고, 골짜기 깊은 전북 장수의 노단이라는 마을에 어느날 새끼 노루 한마리가 사람과 함께 살게 된다. 땔감을 하러 산에 갔던 기영이 형이 어미를 잃고 비를 맞은 채 오돌오돌 떨고 있는 새끼노루를 데려온 것이다. 그 때부터 호기심 많은 마을 아이들은 새끼노루를 보러 기영이 형네 염소막을 제집 드나들 듯한다.
첫 조상이 노루였다는 장씨의 집성촌에서 나고 자란 지은이 장철문씨는 자기 고향의 실제 얘기를 조카 새벽이에게 들려주는 식으로 [노루삼촌]을 썼다. 아이들은 "도대체 저 뱃속 어디에서 어떻게 사람이 나왔을까"라며 배를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하지만, 노루는 아이들의 놀이 대상이다. 그러면 형은 "너희들 삼촌을 그렇게 괴롭히면 되겠냐, 잘 받들어 모셔도 모자라는 판에"라며 꿀밤을 주곤 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노루는 답답해 하며 울타리를 뛰어넘으려고 발버둥친다. 결국 일이 터지고 마는데…. 마을 사람들이 들에 나간 사이에 노루가 울타리를 뛰어넘어 동네에서 욕쟁이로 소문난 대실 할머니네 콩밭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기영이 형과 이동 아주머니는 대실 할머니에게 온갖 욕을 다 먹는다.
기영이 형과 마을 아이들은 노루를 산으로 돌려보낸다. 산으로 가지 않으려다 기영이 형에게 찰싹 소리가 나도록 엉덩이를 맞고 산으로 향하던 노루는 눈꼽 낀 눈으로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처럼 한번 돌아보곤 멀어져 간다. 얼마 뒤 늦장마가 한창일 때 그 노루가 기영이 형네 집을 다시 찾아왔다가 기영이 형이 다시 산으로 돌려보냈다는 얘기가 들려왔을 뿐 노루는 아이들 머리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간다.
그 해 겨울 온 산이 흰 눈으로 덮이던 밤, 고구마를 먹으면서 가마니를 짜고 있던 기영이 형 집 밖으로 누군가 눈 속을 터벅터벅 걸어오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이동 아주머니가 "누구요?"하며 문을 열자 뭔가 송아지만한 것이 토방에 올라서서 앞발을 마루에 얹어 놓고 있었다.
"아이구, 너 왔냐? 산에 먹을 것이 없더냐?" 이동 아주머니가 재 넘어온 사위라도 맞듯 마루로 달려나왔고, 기영이 형도 맨발로 달려나왔다.
"죽은 줄 알았잖아, 이 나쁜 놈아. 너네 엄마는 찾았냐? 찾았어?"
울음을 터트릴 듯한 기영이 형의 말을 듣는 지 마는 지 노루는 이동 아주머니가 내민 삶은 고구마만 연신 핥아댔다. 노루는 너무 배가 고팠던 것이다[2002.3.4 한겨레신문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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