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일기장처럼 자연스럽게 담겨 있는 동심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지는 많은 작품들은 과도한 익살이나 파격적인 과장을 담고 있다. 표현이 과하고, 소재를 풀어내는 방법과 과장되어 있고, 수식어 역시 과장된 느낌을 많이 준다. 그래서 처음 읽을 때는 재미있고, 시선이 가지만, 읽고 난 후의 여운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복자 시인의 신작 동시집, ‘참나무가 나에게’에는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동심’이 아주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동시를 읽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엄마와 아빠와 생활하는 이야기들’,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이야기들’, ‘우리 동네 골목길이나 우리 학교, 우리 교실에서 매일 경험하는 이야기들’ 같은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동시에 담겨 있다. 마치 어린이의 일기장에 담겨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 같다.
똥차 세 대가 한꺼번에 서 있다 // 코를 막아도 / 고약한 냄새 때문에 / 기분이 엉망이다 // 똥차를 만나면 / 좋은 일이 생긴다는 / 할머니 말씀이 생각나 / 꾹 참고 지났는데 // 참, / 쉬는 시간에 친구가 / 내 입에 김밥을 쏙 넣어주었다.
‘꿀맛 김밥’ 전문
일기장을 펼쳐놓고 하루를 떠올리는 아이는 학교 가는 길에 냄새 고약한 분뇨차를 만난 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이내 떠오르는 할머니 말씀도 생각이 나자, ‘좋은 일’이 뭐 없었나 하루를 되돌아 보다가 친구가 입에 넣어준 ‘김밥’이 생각 났다. 일기 같이 자연스러운 이 동시 속에는 일상의 정경과 가족과의 이야기, 친구와의 학교 생활 등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이복자 시인은 이렇듯 자연스러운 동심의 야이기를 동시에 녹여 놓았다. 실수로 친구의 얼굴에 낸 손톱자국이 신경 쓰이는 아이(손톱자국), 골목 모퉁이에서 쑥을 파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봄을 느끼는 아이(파는 봄, 사는 봄), 선생님의 반지를 발견하고 엄마 아빠의 반지와 좋아하는 친구를 떠올리는 아이(반지) 등 어린이이의 일기장 같은 동시들은 참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또한 이복자 시인의 동시들에는 가족과 자연을 매우 자연스럽게 아이의 삶 속으로 녹여놓는 힘이 있다. 후두두 눈을 떨구는 겨울나무를 보며 긁적긁적 잠꼬대 하는 일상을 표현하고, 오디를 따먹는 할머니들의 수다도 아이같다고 받아들인다. 산골에서 흘러내리는 냇물을 과장하지 않고 소리에만 집중하면서 그냥 ‘좋다’라고 감탄하기도 한다. ‘참나무가 나에게’는 아이들에게 가장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동심을 담은 가장 자연스러운 동시집이다. 새 봄에 어린이들이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이복자
이복자 시인은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한국동시문학회 부회장, 한국동요작사작곡가협회 회장, 한국동요문화협회 이사, 한국아동문학회 지도위원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동요대상, 한정동아동문학상과 한국아동문학작가상, 한국교단문학상, 한국아동문학창작상 등을 수상하며 아동문학분야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2013년에는 녹조근정훈장도 받았다.
동시집 『떡볶이 친구』, 『한눈 팔지 말 걸』, 『입장바꿔 생각해 봐』, 『참 아름다운 동시』,『나는 항해 중』을 썼으며, 노랫말 동요곡집으로 『팔분음표로 걸어요』, 『콩닥콩닥 두근두근』을 출간했다. 또한 시집으로는 『별과 나 사이』와 『그가 내 시를 읽는다』 등 총 여섯 권을 냈다. 동시 ‘떡볶이 친구’와 ‘강아지 등교’가 초등학교, 중학교 교과지도서에 실렸으며, 동요 ‘새 짝꿍’, ‘콩닥콩닥 두근두근’, ‘열려라 참깨’, ‘덩덕쿵 사물놀이’ 등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음악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그림 : 이원섭
홍익대학교에서 가구, 제품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산업디자인과에서 공부했습니다. 인천 예일고등학교에서 디자인 전임으로 일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는 동시집 ‘한눈 팔지 말 걸’, ‘나는 항해 중’, 동화책 ‘돼지 가족의 휴가여행’과 ‘밝혀야 할 비밀’이 있다.
목 차
[제1부] 다행이다
산수유 / 동박새 / 애기똥풀 / 다행이다 / 좋다, 생각하고 / 곤한 겨울 나무 / 엄마의 힘 / 말조심 / 특별한 가을음악회 / 참나무가 나에게 / 청둥오리 현장학습 / 쇠뜨기 이슬꽃 / 담쟁이 선수 / 지렁이 울음은
[제2부] 파는 봄, 사는 봄
국제적 행복 / 손톱자국 / 꿀맛 김밥 / 금붕어 왕눈이 / 파는 봄, 사는 봄 / 속 채우기 /
반지 / 눈밭에 청보리 돋겠다 / 폐교의 아침 조회 / 부끄러워요 / 시연이 마음 / 골목길 / 구름 자화상 / 아이 같아 / 내가 누구게 /
[제3부] 부침개 먹는 날
부침개 먹는 날 / 씨간장 / 떡메치기 / 전달 말씀 / 잔소리쟁이의 눈물 / 푸른 말 / 천사 /
할머니가 날 잡는 이유 / 물수제비 / 이상한 택배 / 마음까지 차곡차곡 / 산소에서 / 바람이 필요한 날 / 몰래 방귀쟁이 / 태풍
[제4부] 섬들이 낭창낭창
소금 / 고택 / 군고구마 / 가을 햇살은 달라 / 내일을 위해 / 화산 / 신라 임금놀이 / 산 /
섬들이 낭창낭창 / 서울 청소 / 전철 / 시인이 되었네 / 농부 할아버지 / 구멍 뚫린 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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