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거짓으로 얼룩진 세상을 향한 아이들의 외침
가상 세계를 현실 세계로 불러들여 있음직한 세상을 창조해, 뛰어난 상상력 안에 또렷하게 문제의식을 담아내는 전성현 작가의 장편동화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무한한 세계 어딘가 나와 같은 사람이 존재한다면… 내가 사는 세상이랑 모든 것이 너무 닮은 세상이 실재한다면… 남들은 볼 수 없는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된다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법한 상상은 주인공 수호와 가온을 만나며 현실이 되어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온다. 이 세계 속에서 작가는 재난, 바이러스 등 인간의 생존과 관계된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들 한가운데서 거짓과 진실,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시종일관 생생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나이와 외모까지 쌍둥이처럼 닮은 수호와 가온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살아간다. 수호는 일하는 엄마 아빠와 살며 가끔 자신의 미래를 꿈꿔 보는 평범한 십 대 소년이다.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도 수호에게는 그저 어른들의 일일 뿐이다. 아직 어린 자신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수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야만 하는 일들이 들이닥친다. 평온한 날들을 보냈던 수호 앞에 크나큰 모험과 도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어느 비오는 오후, 혼자 집에 있던 수호는 이상한 일들을 겪는다. 창문이 트르르 흔들리더니 뜬금없이 보고 있던 방송이 아닌 다른 방송이 흘러나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속보를 전한다. 고개를 갸웃할 새도 없이 이번엔 왠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또렷이 귀에 박힌다. “사냥꾼이 떴어. 도망쳐!” 도시에 사냥꾼이라니… 텔레비전에서는 곧 개봉을 앞둔 재난 영화의 감독과 영화평론가 야니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지구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재난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제법 심각한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책상 서랍 구석에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고장 난 나침반은 마치 수호에게 신호라도 보내는 듯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제멋대로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익숙한 풍경이 낯설기만 한 그날은 개기월식이 있는 날이었다. 이상한 것은 일 년도 안 된 사이 개기월식이 다시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다. 하늘에 떠 있는 또 하나의 보름달. 이 모든 것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눈을 감은 수호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뒤였다. 방역복을 입은 구급 대원들에 이끌려 가게 된 국립의학연구센터 그린존. 자신을 수호가 아닌 ‘이가온’으로 부르고 대하는 곳. 지나치게 절제된 어른들과 고분고분하게 따르는 수호 또래의 아이들. 소독약 냄새가 진동하며 일거수일투족이 통제되고 감시되는 곳. 수호를 더욱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엄마 아빠와도 연락이 안 된다는 것이다. 수호는 어쩔 수 없이 이가온의 자리에 앉게 된다.
엄격한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는 그린존에서 수호는 어떻게든 탈출할 기회를 엿본다. 다행히 자신이 이가온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주노의 도움으로 그린존을 빠져나오게 되지만 바깥세상은 온통 어른들만의 세상이었다. 열여섯 살이 될 때까지 그린존에서 지내야 하는 아이들이 눈에 띄면 금방이라도 경찰과 사냥꾼들이 움직인다. 감시자들의 눈을 피해 주노와 수호는 이미 그린존에서 이탈해 아지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 무리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게 된 진짜 이가온. 쌍둥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똑 닮은 수호와 가온.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수호와 바이러스 개발에 얽힌 비밀을 덮기 위해 자신을 이용한 어른들의 추악한 거짓을 밝혀내야만 하는 가온. 이 둘은 두려움을 떨쳐내고 용기 있게 어른들의 거짓과 악행과 위선에 당당하게 맞선다.
큰 위기와 도전 가운데 아이들은 깨닫게 된다. 우리가 살고 있고, 속해 있는 이 세상은 어느 특정한 사람들의 생각과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끝없는 거짓을 낳게 되는 잘못된 결정은 바로잡아야 하고 그럴 수 있다는 것을. 고장 난 나침반으로 촉발된 수호의 뜻밖의 여정과 모험은 위기에 처한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준다.
작가 소개
글 : 전성현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고,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그래 그건 너였어」로 당선했다. 『잃어버린 일기장』으로 제1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고학년 창작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림 : 조성흠
일러스트레이터. 홍익대학교 영상영화학과를 졸업했다. 'GQ' 'SKOOB' '풋,' 등의 잡지와 『거울 옷을 입은 아이들』 『에이 바보』 『열네 살이 어때서?』 등에 그림을 그렸다.
목 차
2. 두 개의 달
3. 낯선 사람들
4. 달라진 세상
5. 의문의 파일
6. 사라진 길
7. 살아남은 아이
8. 아이들의 아지트
9. 생명의 언어
10. 그날 캠프에서
11. 살인 바이러스
12. 두 개의 세상
13. 잃어버린 아이들
14. 두 개의 우주
15. 고장 난 나침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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