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어린이들의 커다란 꿈과 자연 속의 삶,
아름답고 따뜻한 작은 이야기들을 담은 동시
한은경 시인은 어린이집에서 날마다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시인은 자연과 여행을 좋아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자연과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자, 아이들과 발로 함께 뛰며 동시를 쓰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에는 한은경 시인이 직접 만든 작은 꽃밭과 작은 연못, 그리고 연못 안에서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들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작은 아이들이 뛰놀며, 자기들만의 커다란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한은경 시인은 작은 것을 잘 잡아내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것들은 시로 우리에게 보여 줍니다. 《뻥튀기 학교》는 한은경 시인이 어린이집에서, 집에서, 여행에서 찾은 동시 50편을 담은 첫 동시집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연 속의 삶, 아름답고 따뜻한 작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동시집입니다.
줄지어선 깡통들 이름표를 달았다/박소례, 동산댁, 시우네, 그 뒤에 순영이 할머니……/입학한 1학년들 같다, 기다리고 있는 게//조그만 풍로 앞에 앉아/중얼중얼/마법을 거는 아저씨//
뻥이요, 뻥!//웅성거리던 장터가 순간 조용해진다/한 됫박 옥수수 알갱이가 꽃으로 피어났다//오늘은 뻥튀기 아저씨가 반장이다
-「뻥튀기 학교」 전문
시골 장날을 가보면, 마트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진기한 풍경들을 만날 수 있어요. 시인은 깡통들이 줄 서 있는 것을 보고 뻥튀기 학교를 떠올렸어요. 깡통들을 보면서 선생님 말 잘 듣는 1학년들을 생각하며 쿡, 웃고 마법을 거는 반장을 만나서는 깡통들이 옥수수 알들에게 비밀스럽게 속살거리는 소리까지 듣게 됐어요. 그리고 화아, 드디어 옥수수 알들이 뻥! 변신하는 순간까지 포착했죠. 시인의 마음이 활짝 예쁜 꽃으로 피어나는 멋진 순간이에요.
빼빼로도 립스틱도 모두 다 색연필/벽도 방바닥도 신나는 도화지//한나절이 다 가도록/칙칙칙, 쓱쓱쓱,
-「화가」 부분
귀여운 꼬마가 온 방안을 헤집어 놓은 모습. 엄마라고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겠죠. 하지만 짜증 이전에 엄마를 온통 매료시키는 내 소중한 아이의 동작이기에 이런 짜증은 엄마의 마음을 순식간에 녹입니다. 온 방안이 환하게 멋진 갤러리로 변신하는 순간이니까요!
울긋불긋 꽃동산//여기서,/저기서,//찰칵!/찰칵!//작은 코를 벌름거리는 아이들
-「반쪽 꽃잔치」 부분
올해도 나주 벌판/산들산들 하얀 배꽃//꿀벌들은 어디 갔지/놀다 깜박 지각 했나//붓을 든 아줌마들/손놀림만 바쁘다
-「배 밭에서」 전문
‘배 밭에서’와 ‘반쪽 꽃잔치’와 서로 통하는 면이 있는 동시입니다. 아이들의 간단한 느낌쯤으로 여기고 꿀벌들을 지각했다고 애써 걱정스런 마음을 돌려놓는 시인이지만 그 안에 숨은 뜻을 우리는 결코 간과할 수 없습니다. 시인이 사는 곳은 맛있는 나주배가 생산되는 배마을과 아주 가깝습니다. 그래서 배꽃이 하얗게 피는 계절이면 시인은 아이들을 데리고 그곳에 가지요. 하지만 아이들도 이 수상한 상황을 다 눈치 챘습니다. 꿀벌은 없고 아주머니들이 붓으로 꽃에 수정하는 모습을 보는 아이들, 그래도 아이들은 끝까지 꿀벌을 찾습니다. 그리고 시인은 그곳에서 희망을 찾아냅니다. 우리 아이들이 꿀벌인 것을요!
오순도순 알콩달콩 재미난 시어가 가득한 동시
한은경 시인은 쉽고 재미난 시어로 동시를 씁니다. 쉽지만, 동시 속에 녹아난 정경은 충분하게 잘 다가옵니다. 쉽고 재미난 시어에서 오순도순, 알콩달콩, 소중한 사람들과 가족들의 일상이 환히 볼 수 있습니다.
엄마 집 냉장고는 우리들의 보물창고//(중략)//도깨비 방망이처럼 말만하면 척, 척, 척,/냉장고 속 봉지들이 비명을 질러대도
-「보물창고」 부분
어느 집이나 가면 빽빽한 냉장고 속을 보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대개 그것을 보며 한탄하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무엇이든 계절을 가리지 않고 원하면 나오는 맛있는 보물창고이기에 자기만 아는 그 나머지 이후는 방관합니다. 냠냠 먹을 수 있는데 뭐 대수겠어요? 그렇지만 아주 쬐끔 양심은 있네요! 봉지들이 자리가 좁다고 비명을 질러대는 소리는 들었으니 말이죠.
긴 모가지를 내밀고 째려 보길래/메롱~ 메롱~//(중략)//기념사진 한 장 부탁했더니/아무 말 않고/우리 뒤에 서주었어요.
-「동물원에서」 부분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잘 드러낸 재미난 동시입니다. 아이들과 혼연일치된 시인의 마음을 느낄 수가 있지요.
아이들과 함께 동물원에 간 시인은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서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읽어냈을 거예요. 그리고 기린과 그들 사이에 오가는 거미줄 같은 교감도 잡아내고요. 이시를 읽으면 아이들도 쿡쿡, 웃을 것 같습니다.
따스한 그림과 이해를 돕는 해설
동시집 《뻥튀기 학교》에는 동시가 50편 있습니다. 그림을 그린 박진주 작가는 따스한 감성과 상상력을 담아 마음껏 그림을 풀어냈습니다. 동시인이자 그림책 작가인 김영미 선생님의 친절하면서도 정감 있는 해설은 어린이들이 동시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게 해 줍니다.
김영미 선생님은 해설에서 한은경 시인과 동시집 《뻥튀기 학교》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연 속의 삶, 아름답고 따뜻한 작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도심의 한가운데 살면서도 시인은 아이들에게 최대한 가장 자연스러운 자연을 보여주고자 오늘도 아이들과 발로 뜁니다. 아이들의 힘듦을 이해하는 시인은 자연만이 그것을 치유해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 [해설]중에서
《뻥튀기 학교》 동시집은 아이들과 자연, 여행을 좋아하는 감성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동시와 함께 시인의 마음을 따라가면서 자연 속의 삶, 아름답고 따뜻한 작은 이야기들을 만나 보세요.
작가 소개
글 : 한은경
대학에서 유아 교육을 전공하고, 광주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였습니다.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하였습니다. 한국아동문학인회원이며, 반디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동시와 그림책을 쓰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심통 씨의 정원》과 《원리과학동화 시리즈(10권)》가 있습니다.
그림 : 박진주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며, 캘리그라피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짝 바꾸는 날》, 《이게 다 이동이라고?》, 《어쩌지? 플라스틱은 돌고 돌아서 돌아온대!》, 《수다로 푸는 유쾌한 사회》가 있습니다.
《짝 바꾸는 날》의 <구름> 동시조 그림은 초등학교 3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수록이 되었습니다.
목 차
제1부 너희들이 꿀벌이야!
아라이/ 할미꽃 홀씨/ 삼월/ 새가 된 아침/ 뻥튀기 학교/ 반쪽 꽃잔치/ 어떡하지!/ 배롱꽃 필 때/ 동물원에서/ 시냇물/ 동구 밖/ 지친 옥수수/ 시인 낚시꾼
제2부 오손도손 함께
화가/커다란 내 꿈/ 꽃씨 심는 날/ 걸음마/ 닮은 꼴/ 1%/ 비엔날레/ 출생목/ 배 밭에서/ 보물창고/ 금치/ 우리 삼촌/ 외갓집에서 온 가을/ 봄날
제3부 말이 있는 세상
아하, 너였구나!/ 분재/ 동네 한 바퀴/ 이러다가는/ 대추 따는 날/ 오월/ 가을 한 때/ 용바위/ 고요/ 말없는 세상/ 홍매화/ 담양호
제4부 배낭을 메고
이모가 왔습니다/ 자식 농사/ 휴가/ 마추픽추/ 낙타와 사막/ 섬진강의 봄/ 바예스타스 섬/ 추월산/ 와이나픽추/ 케이블카/ 와카치나 사막에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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