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엄마가 둘?
마술 모자에서 엄마가 나타났어요!
아이들이 재미있게 노는 걸 보면 생각보다 많은 장난감이 필요하지 않아요. 손에 잡히는 것이 곧 놀잇감이 되니까요. 때로는 거실에 놓인 상자들로, 때로는 주방의 그릇이나 조리 도구들로 아이는 한참을 놀아요. 상상의 눈으로 바라보면 우리가 알던 물건은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른들은 그렇게 이것저것 놀잇감을 꺼내 온 집 안을 어지르고 다니는 아이가 못마땅합니다. 벼르고 벼르다가 결국 고함을 치고 말지요. “어서 치우지 못해!”라고요.
《모리의 거짓말》 속 모리도 엄마 눈에는 사고뭉치였을 거예요. 밤새 지렁이 비가 내렸다며 커다란 지렁이를 들고 나타나 놀래키는가 하면, 양말 괴물이 엄지발가락을 삼키려고 한다며 호들갑을 떨었으니까요. 엄마는 모리가 하는 말이 ‘거짓말’이라며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모리가 얼마나 서운해 하는 줄도 모르고 말이지요.
시무룩하던 모리는 놀이터에 갔어요. 모두 어디로 갔는지 놀이터는 휑했지요. 그런데 저 멀리 검은 모자가 어떤 아이를 잡아먹으려는 것이 보였어요. 모리는 힘껏 양말을 던져 검은 모자를 물리쳤어요. 가까이 가서 보니 아이는 텔레비전에서 보던 마술사 아저씨였어요. 검은 모자는 무엇이든 꺼낼 수 있는 마술 모자였고요. 마술사가 보여 주는 신기한 마술에 감탄하던 모리는 모자를 한 번만 빌려 달라고 했어요. 마술 모자만 있다면 엄마가 자신의 말을 믿어 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마술사는 절대로 안 된다며 딴청을 부리지요. 옥신각신하던 둘은 내기를 하게 되고 내기에서 이긴 모리는 마술 모자를 차지합니다.
한껏 부푼 마음으로 집에 간 모리. 하지만 엄마는 마술 모자를 보고도 달라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모리의 거짓말이 심해졌다며 야단을 쳤지요. 실망한 모리가 마술 모자를 향해 외칩니다. “내 말을 믿어 주는 엄마! 호이, 호이!”라고요. 그러자 마술 모자에서 엄마와 똑같이 생긴 여자가 나타났어요. 모리가 하는 말이라면 어떤 말이든 귀 기울여 듣고 믿어 주는 엄마였지요. 둘이 된 엄마! 모리에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정해진 답이 아닌,
아이의 ‘마음’을 들어 보세요
자라나는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대화를 나누며 많은 것을 얻습니다. 속상할 때 엄마가 건네는 위로는 아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하고, 힘든 시기에 아빠가 해 주는 격려의 말은 아이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동안 아이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한 뼘씩 성장해 가지요. 만약 부모님이 아이들과 온전히 소통하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아이가 하는 말을 차분히 들어보지도 않고 ‘거짓말’이라며 혼을 내거나 무시한다면 말이에요. 얼마 못 가 아이는 마음의 문을 단단히 걸어 잠글지도 몰라요.
《모리의 거짓말》에서 모리가 마술 모자에서 불러 낸 엄마는 어딘가 이상했어요. 모리가 어떤 말을 하든 그대로 믿었거든요. 설령 그게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도요. 처음에는 좋아하던 모리도 수상한 낌새를 느꼈어요. 결국 ‘엉터리 엄마!’라며 소리치지요. 누군가 내가 하는 말에 늘 박수를 쳐 주고 칭찬하기만 한다면 기분이 개운치는 않을 거예요. 내 말을 제대로 듣고 있는지, 진심으로 나를 대하는 것인지 의심하게 되지요. 대화를 나누는 것은 마음이 오가는 것이에요. 대화를 한다고 해도 늘 두 사람의 마음이 똑같지는 않아요. 모리가 엄마에게 바란 것도 무슨 말이든 고개를 끄덕여 주는 마술 엄마의 모습은 아니었을 거예요.
배움이 시작되는 무렵부터 아이들은 ‘정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을 받고는 합니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규칙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해요. 그럴수록 ‘상상’의 씨앗은 기운을 잃고 머릿속 깊이 꽁꽁 숨어 버리지요. 《모리의 거짓말》은 지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쓰다듬는 이야기이자, 어른들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작가 소개
글 : 김성은
어릴 적부터 만화 그리기와 이야기 짓기를 좋아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회사에서 일하다 다시 이야기 짓기를 시작했지요.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신나는 생각 놀이를 하며 지내고 있어요. 지은 책으로 나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담은 《animation HTML5 Hype 가이드》, 그림책 《덤벼!》가 있어요.
그림 : 최신영
대학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제품과 영상 일러스트 및 삼상전자 테마스토어의 테마 작업 등 작업과 전시를 했습니다. 바쁘고 반복적인 일상에 재미난 상상과 여유를 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목 차
1. 거짓말쟁이 모리 11
2. 살아난 놀이터 17
3. 검은 모자 사나이 28
4. 백이면 백, 마술사 35
5. 마술 모자 사용법 42
6. 마술사와의 한판 승부 48
7. 마술 모자에서 꺼낸 선물 55
8. 진짜 엄마가 필요해 64
9. 내 말을 믿어 주는 엄마 71
10. 모리의 마지막 주문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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