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이들 속에 잠들어 있는 ‘몬스터 과학자’를 깨우다
단순히 괴물을 좋아하는 아이라도 『몬스터 사이언스』를 손에 잡았다면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괴물의 비밀을 밝혀내려면 소름 끼치고 엽기적인 이야기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라운 과학 정보들을 계속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미래의 과학자나 작가를 꿈꾸는 아이들도 이 책을 놓칠 수 없다. 단순히 과학적 사실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과 인물, 문학
적 상상이 버무려진 과학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아이가 프랑켄슈타인에 푹 빠져있다면 전기 발생 원리에 대해서는 꿰뚫고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18세기에 행해진 해부학 실험과 장기 이식에 대해서도 한참 토론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뱀파이어에 매료되었다면, ‘인간이 영원히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헤이플릭 한계’를 설명하며 서슴없이 대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빅풋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미확인동물학자가 되겠다면서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고 있을 수도 있다. 좀비는 어떨까? 좀비 놀이를 즐겨 하는 아이라면 세계에서 손꼽는 치명적인 전염병들을 모두 읊을 것이다. 어쩌면 시체의 부패 과정에 대해 실감 나게 떠들어댈 수도 있다. 늑대 인간을 흥미로워하는가? 그렇다면 유전 공학을 통해 DNA를 바꿔 인간과 늑대의 교잡종을 만들어 번식할 수 있을지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바다 괴물에 대한 궁금증이 끊이지 않는 아이라면 세계 곳곳에서 전설로 이어져 오는 바다 괴물 이야기책을 찾아 읽거나 해양 괴물 영화를 감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아이는 이미 과학자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은 궁금한 건 참지 못하고 만져 보거나 부수고 해부해 봐야 직성이 풀린다. 이 책에는 아이들이 호기심, 상상력, 엉뚱함을 잃지 않고 창조적이고 신나는 과학자로 자라주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곳곳에 담겨 있다.
지루할 틈 없이 잘 짜인 몬스터 과학책
지금은 어린이의 호기심을 책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시대입니다. 웬만한 엽기 주제나 정신을 쏙 빼놓을 만한 볼거리가 없으면 유튜브의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되었지요. 그중에서 특히 ‘액체 괴물’과 관련된 영상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테마입니다. 온종일 주물럭거리면서 다양한 색과 방법으로 이것저것 만들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장난감인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난감도 최근에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이 발견되어 마냥 마음 놓고 즐길 수만은 없게 되었지요.
요즘 아이들은 다양한 영상물과 장난감들을 통해 외국어는 물론 수학과 과학까지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이들이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다가가지만 거기서 더 많은 진전을 바라기는 힘들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수동적으로 지식 정보를 받아들이다가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리즈의 지식 책들이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 만화 캐릭터와 스토리가 중심인 책들이어서 정작 과학적 내용으로 들어가면 정보가 충분하지 않거나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많아 만화 부분만 재미있게 읽고 지식 내용은 머릿속에 담지 못할 때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몬스터 사이언스』는 조금 다릅니다. 요즘 초등학생들의 독서 취향을 제대로 겨냥하고 만들어졌기에 아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총 여섯 개의 괴물이 소개되는 이 책은 어른들에게는 다소 엽기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심심할 틈이 없겠지요. 게다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어디서 한 번쯤 들어봤던 것 같아 이참에 제대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겨납니다.
이 책은 괴물 이야기를 네 부분으로 나누어 들려주고 있습니다. 첫째, 괴물에 대한 이름과 특징을 담은 그림으로 괴물의 신체적 특징이나 옷차림 등을 예리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관찰해내고 있습니다. 그림 하나하나 대충 넘어가지 않고 아이들의 관심사를 꿰뚫고 아이들의 시선으로 재치 있게 괴물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둘째, 괴물의 유래와 그와 관련된 사람과 역사, 저서 등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셋째, 괴물에 대한 궁금증이나 비밀을 풀 수 있는 과학적 지식에 한 발 빠져들게 만들지요. 과학책을 읽는다는 생각도 들기 전에 이미 우리는 오싹한 과학 여행을 하고 있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넷째, 괴물에 대한 간단한 퀴즈를 풀면서 하나의 괴물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아이들은 과학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놀고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괴물의 비밀과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과학적 정보는 그저 놀이 도구일 뿐이니까요.
이 책은 꼭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이 가장 관심 가는 괴물부터 골라 하나하나 사연을 읽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관찰하고 분석하는 과학적 사고방식과 지식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물론 재미는 기본이고요.
책과는 거리가 먼 초등학생 자녀들과 올여름 으스스하고 시원한 피서를 하러 가고 싶다면 심심할 틈조차 용서하지 않는 이 몬스터 사이언스와 함께하길 바랍니다.
이도신
▶ 옮긴이의 글
몬스터 친구들이 과학을 통해 더욱 신비로워집니다
어릴 때 처음 드라큘라 책을 읽었던 날이 기억납니다.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었고, 두려움에 휩싸였으며, 신비로운 존재에 감동도 받았습니다. 그날 밤, 한여름이라 꽤 더웠는데도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써야 했습니다. 삐질삐질 땀을 흘리면서도 오싹거렸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두려움과 흥미로움이 뒤섞인 아주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불가사의한 것이라면 무조건 호기심이 솟던 시절이었습니다. 드라큘라는 물론, 프랑켄슈타인, 히말라야의 설인 예티, 네스호의 괴물 네시, 보름달 뜨는 밤 먹잇감을 노리는 늑대 인간, 살아 있는 시체인 좀비, 미지의 거대한 바다 괴물들이 특별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면 이들을 실제로 보게 되거나 그들의 정체를 확실하게 알게 될 거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자라면서 이들 몬스터 친구들은 점점 멀어져갔고, 어느 틈에 일상에서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몬스터 사이언스』를 통해 어릴 적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은 사라졌지만, 묘한 신비감은 그대로였습니다. 어린 시절 그들과 함께 달리던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그리웠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대했을 때 흥미로우면서도 한편 걱정도 되었습니다. 몬스터 친구들에게 과학적 잣대를 들이대는 게 오히려 아이들의 순수한 상상력을 방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동화의 세계와 적당한 거리감을 둬야 하는 시기가 지나치게 빨리 오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만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의 걱정과 달리 몬스터 친구들에 대한 상상력과 호기심을 오히려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지어낸 이야기보다 훨씬 무시무시한 실제 사건들도 들여다보고, 몬스터를 둘러싼 역사적 배경과 관련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몬스터 친구들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따로 과학 공부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몬스터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많은 과학 정보를 머릿속에 넣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호기심과 상상력을 절대 잃지 않고 창의적이고 신나는 과학자로 자라주길 기대합니다. 그래야 앞으로도 계속 새롭고 놀라운 과학적 발견이 나올 것이고 또 흥미롭고 무시무시한 괴물들도 탄생할 테니 말입니다.
아무쪼록 과학을 통해 신비로움이 한층 더해진 몬스터 친구들을 만나는 즐거운 여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정한
작가 소개
저 : 헬레인 베커
Becker Helaine
헬레인 베커는 어린이들에게 웃음과 유익함을 동시에 주는 과학 이야기로 바쁘다. 과학 책을 쓰고, 잡지에 글을 싣기도 하고, 학교나 도서관에서 열리는 과학 수업의 인기 강사이기도 하다. 그녀는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과학 원리를 인간미 가득하고 웃음이 묻어나는 이야기로 펼쳐낸다. 《빈둥빈둥 읽는 과학 책(Science on the Loose)》,《나도 전문가(Like a Pro)》, 《지루함 깨기(Boredom Blasters)》등을 썼고, 캐나다 자녀 교육 출판상, 온타리오 도서관 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들(What's the Big Idea)』은 인간의 여섯 가지 기본 욕구에 주목하여 발명 연대기를 이어 나간다. 음식, 안전, 주거, 의사소통, 수면, 건강에 대한 고민은 선사시대부터 인류의 가장 큰 관심사였고, 이와 관련된 아이디어들은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헬레인 베커는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수많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위대한 발명가의 꿈을 꾸길 바란다.
그림 : 필 맥앤드류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작가이다. 만화 및 일러스트 잡지인 ‘MAD매거진’을 비롯해서 다양한 출판물을 통해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어린이 책으로는 ‘Caveboy Dave’ 시리즈에서 그의 일러스트를 볼 수 있다. 뉴욕에서 ‘끔찍하게’ 좋은 책들과 나무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역 : 김정한
경기고, 연세대 철학과, 연세대 국제대학원을 졸업했다.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의 뉴스통신사 [뉴스1]의 글로벌경제부 기자로 일하며 번역, 동화 창작, 영어교재 집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이어트 절대로 하지 마라』, 『희망』, 『드론 사용설명서』, 『원퀘스천』,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결심했다』등 다수를 번역했다. 저서로는 그림책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피자』, 영어교재『50문장으로 끝내는 영어 프레젠테이션』과 『수능해킹 빈칸추론』등이 있다.
목 차
글머리 ·6
프랑켄슈타인 ·7
뱀파이어 ·23
빅풋· 39
좀비 ·57
늑대 인간 ·71
바다 괴물 ·83
찾아보기 ·97
감수의 글 ·103
옮긴이의 글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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