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엄마는 내가 엄마 책에 나오는 마래였으면 좋겠지?”
엄마 아빠가 보는 나, 친구들의 보는 나……
그 어느 것도 진짜인 게 없다고 느낀 마래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 아동문학의 첫 길을 연 마해송 선생(1905~1966)의 업적을 기리고 한국 아동문학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주)문학과지성사가 2004년 제정한 ‘마해송문학상’의 제14회 수상작 『리얼 마래』가 출간되었다. 『리얼 마래』는 프로젝트가 되어 버린 양육에 대해 통렬하게 고발하는 작품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고 육아 일기를 공개 블로그에 써 온 엄마 아빠 때문에 주인공 마래가 겪게 되는 혼란과 상처를 섬세하고 균형감 있게 다루고 있다.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온라인 인간관계, 가상현실과 실제 삶의 괴리와 같은 부분을 예리하게 짚어 낸 작가의 안목은 신뢰감을 주고 있다.
■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한 마래의 고군분투 성장기
『리얼 마래』는 자신의 이야기가 책과 온라인에서 공개된 삶을 살고 있는 열두 살 마래의 이야기다. 마래의 엄마 아빠는 홈스쿨링과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진보적인 부모다. 아이를 위해 선택하는 양육 방식이 아이에게는 독이 되는 줄 모른 채 자신들의 방법대로 마래를 이끌어 간다. 작품 속에서 보이는 마래 엄마 아빠의 모습은 어른 독자를 부끄럽게 만든다. 심사평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부모는 지금까지 동화에서 직접적인 풍자의 대상이 되는 일이 드물었다. 그런데 『리얼 마래』는 그 이면의 문제를 제기해 준다. 다행히 작가는 이 과정에서 진보적인 부모가 가진 허위의식 아래 상처를 입은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다루면서도 균형감을 잃지 않는다. 신선한 문제의식과 안정된 문장력, 탄탄한 구성력, 생생한 캐릭터들은 보이는 것과 그 이면의 문제와 같은 인간 세계의 내면을 한층 리얼하고 설득력 있게 뒷받침해 준다.
마래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작가 엄마와 사진작가 아빠 덕분에 학원도 안 다니고 여행을 다니며 자유롭게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로 책을 내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엄마 아빠 앞에서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마래는 늘 맘이 불편하다. 책과 온라인에서의 모습이 다 진짜가 아니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홈스쿨링을 하거나 엄마 아빠를 따라 학교를 옮겨 다니는 바람에 제대로 친구를 사귀어 보지도 못한 마래는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만난 다은이와 결이로 인해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고 있다. 두 친구와 점점 가까워질수록 마래의 고민은 쌓여만 간다. 그리고 드디어 결심한다. 다은이와 결이한테만큼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 주기로! 하지만 아이들을 집에 초대하고부터 일은 점점 꼬여 가고 급기야는 좋아하는 친구들마저 잃을 위기에 처한 마래 앞에 더 충격적인 일이 다가온다.
■ 진실게임-“너는 비밀을 두 번이나 깼어.”
마래 엄마는 마래의 성장기로 책을 펴낸 작가다. 그 중 한 권은 베스트셀러가 되어 엄마는 계속 마래 이야기로 책을 쓸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아빠는 사진작가이면서 마래의 육아일기를 공개 블로그에 올려 누구나 마래가 어떻게 자랐고 또 자라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두었다. 엄마 아빠는 자신들의 교육관이나 양육 방식이 다른 사람들한테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홈스쿨링을 하거나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캠핑카를 타고 다니며 마래를 자유로운 아이로 키우고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마래는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 진정한 친구를 사귈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살 한 살 먹으며 친구가 차지하는 자리가 커질수록 마래 내면의 고민도 깊어만 간다.
5학년이 되어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온 마래는 이번에도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이 대상이 된다. 지긋지긋한 학원도 안 다닐 뿐 아니라 블로그에서 보여지는 마래의 모습은 너무나 행복하고 자유로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래는 왠지 친구들을 속이는 것만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우정의 맛을 알게 해 준 결이와 다은이한테만은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보여 주고 싶어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한다. 결이와 다은이는 블로그 속 사진만 보고 상상해 왔던 것과는 다른 마래네 집을 보고 적잖이 놀란다. 그런 친구들에게 마래는 서슴없이 다가가 사진 잘 찍는 기술까지 선보인다. 마래는 이제야 솔직해진 것 같아 마음이 홀가분하고 한결 편해진다.
마래는 좀 더 솔직한 시간을 갖고 싶어 친구들에게 ‘진실게임’을 제안하고 엄마 아빠 때문에 힘든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다은이와 결이도 그동안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비밀 한 가지씩을 털어놓고 셋은 소중한 비밀들을 공유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마래 엄마가 쓴 칼럼의 내용이 다은이의 비밀과 너무나 비슷한 이야기였고 이 일로 둘 사이에 금이 가고 만다. 그리고 이 일은 마래의 공개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과 사연을 해킹해 계정을 사칭 당하는 사건의 도화선이 되고 만다. 서로의 비밀을 둘러싼 오해와 온라인에서의 폭로, 폭로 때문에 생긴 오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이어져 마래와 결이, 다은이는 서로에 대한 불신의 벽을 높이 쌓아만 간다. 과연 이 불신의 늪에서 누가 아이들을 건져 줄 수 있을까? 마래와 친구들은 이 질문을 생생하게 던져 준다.
■ 심사평에서
『리얼 마래』는 저력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신선한 문제의식과 안정된 문장력, 탄탄한 구성력 등이 믿음직한 작품으로 당선작으로 미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진보적인 부모가 가진 허위의식 아래 상처를 입은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다루면서도 균형감을 잃지 않는 작가의 태도는 깊은 신뢰감을 주었다._이경혜
『리얼 마래』는 프로젝트가 되어 버린 양육에 대해서 통렬하게 고발하는 작품이다. 캐릭터들이 살아 있고 흥미롭다. 친구들 사이의 비밀을 깬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면서 주인공이 깨닫는 것은 세계의 진실은 자신의 위기를 들여다보는 정직한 시선에 있다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보이는 부모의 모습은 어른 독자를 부끄럽게 만든다.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부모는 지금까지 동화에서 직접적인 풍자의 대상이 되는 일이 드물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 이면의 문제를 제기해 준다.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온라인 인간관계, 가상현실과 실제 삶의 괴리와 같은 부분을 예리하게 짚어 낸 작가의 안목에 대해서 신뢰를 가질 수 있었던 작품이다._김지은
『리얼 마래』는 글쓴이의 내공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열두 살 마래는 자신의 성장기를 책으로 출간한 엄마와 자신의 육아일기를 공개 블로그에 써 온 아빠 때문에 사생활 침해를 당한 어린이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분투하는 마래와 친구들의 성장기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문장력, 구성력, 적절하게 녹아든 문제의식 등 칭찬할 점이 많다._유은실
작가 소개
지은이 : 황지영
한겨레아동문학작가학교에서 동화를 공부하고, 월간 어린이와 문학으로 등단했습니다. 제8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을 받았으며, 지은 책으로는 <할머니 가출 작전> <친구 계산기>(공저)가 있습니다.
그림 : 안경미
법학을 공부하고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습니다. 영국 킹스턴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석사 과정을 마쳤고, 2015년과 2018년에 볼로냐 어린이 국제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린 책으로 《지우개 똥 쪼물이》《초록 토끼를 만났다》《돌 씹어 먹는 아이》 등이 있습니다.
목 차
1. 마래의 오늘
2. 밖으로 나온 비밀들
3. 글이 된 비밀
4. 조금 더 높아진 벽
5. 비밀이 도착한 곳
6. 멍이 된 비밀
7. 내가 된 비밀
8. 그냥 마래
9. 이어진 섬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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