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속 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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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장승련
출판사항푸른책들, 발행일:2018/05/30
형태사항p.109 46판:20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798583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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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친구와 소곤소곤 나눈 이야기처럼 정다운 동시집 『우산 속 둘이서』 출간!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동시 수록

 비가 오는 날, 친구랑 한 우산을 쓰고 걸어갈 때면 이 세상에 친구랑 나 둘뿐인 것 같다. 비가 ‘도도 도도’ 우산 위로 내리며 애써 끼어들려고 해도, 두 사람의 어깨를 적시며 시샘해 봐도 소용없다. 비 덕분에 드리어진 장막 안에서 소곤소곤 나눈 이야기는 친구랑 나랑 둘만 아는 소중한 추억이 된다. 동시 「우산 속 둘이서」를 읽노라면 빗소리와 친구 목소리가 귀에 함께 들려오는 느낌이 들고, 우산 속에 자그마하게 만들어진 특별한 공간 속에 어느새 들어와 있는 듯하다.
장승련 시인의 동시집 『우산 속 둘이서』에는 우산 속에서 친구랑 사근사근 나눈 이야기처럼 정답고, 언뜻 사소해 보이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특별한 일상의 순간들이 담겨 있다.

꽃샘바람이
 잎눈을 가리려
 눈발을 휘몰고 와도

 담장 위
 스며드는
 한 오라기 햇살만 보면

 말하지 않아도
 봄은 목련 편.

나에게
 엄한 눈빛을 보이며
 큰 소리로 꾸중을 해도

 웃을 때 입가에 드러나는
 하얀 이만 보면

 말하지 않아도
 엄마는 내 편.

-「말하지 않아도」 전문

 아직은 추운 초봄 담장 위로 스며드는 한 줄기 햇살을 발견하고 마음 따뜻해질 때, 엄한 꾸중을 듣고 슬슬 눈치를 보다가 엄마 입가에 피어오르는 미소를 발견하고 안도했을 때, 이 두 ‘발견’ 모두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는 소중한 기억들이다. 친구와 함께한 어느 하굣길, 갑자기 눈에 들어온 햇살,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 이러한 순간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일상은 알록달록한 빛깔을 입는다.
특별한 발견의 순간은 친구와 가족만이 아닌 자연과의 교감에서도 계속 일어난다. 노란 빛깔의 너도밤나무 숲속에서 나도 노랗게 물들고 싶어 바람을 한껏 들이마시고(「너도밤나무 숲속에 서면」), 비 오는 날 연못이 간지러워 깔깔 웃으며 거품을 내는 소리를 듣고(「비 오는 날의 연못」), 발밑까지 밀려왔다가 그냥 물러서는 파도를 보며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마는 마음을 이해한다(「파도」). 그렇게 자연과 ‘서로 아는 사이’임을 느끼고 더불어 살아가는 미덕을 깨닫는 데 이른다.

내가
 개구리를
 알고 있는 것만큼
 개구리도
 내 마음을 안다.

먼 산 보던 개구리
 내가 가면
 펄쩍 뛰어 버린다.

서로 아는 사이
 그래서 우리는
 함께 사나 보다.

-「알고 있는 것만큼」 일부

 소중한 추억들이 마음 깊숙이 숨어 있다가 문득문득 떠오르듯 좋은 시는 세상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가도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즐거움을 준다. 15여 년 전에 펴낸 동시집 『우산 속 둘이서』가 절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 「어느새」가 올해 새롭게 개정된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많은 아이들에게 읽히게 된 것처럼 말이다. 그리하여 장승련 시인의 동시들을 모아 새롭게 펴낸 동시선집 『우산 속 둘이서』의 출간은 한 편의 시가 아쉬웠던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제주 토박이 시인이 들려주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생동하는 삶

『우산 속 둘이서』의 4부에는 장승련 시인이 태어나고 자란 제주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동시들이 실려 있다. 제주 토박이인 시인은 어릴 때부터 푸른 바다와 집 앞 선착장에 드나드는 고기잡이배들을 늘 마주하고, 여름이면 어린 해녀가 되어 태왁을 메고 친구들과 바다에 뛰어들어 소라, 미역, 천초 등 해산물을 따고, 밭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돕기 위해 땡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잡초를 뽑으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렇게 제주의 바다, 들, 산을 누비며 자란 성장기에 대해 시인은 “자연과 더불어 살았기에, 아주 어렵진 않았지만 결코 풍족하지 않았던 삶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또한 그러한 추억들과, 이제는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두려움이 시를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이야기한다.

어제 발동선 타고
 저녁노을을 싣고 나간
 남수네 아빠

 오늘 아침에는
 황돔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붉은 햇살을 건지고 왔다.

갑판 위에도
 아빠의 어깨 위에도
 가득히 출렁이는 햇살 햇살들

-「남수네 아빠」 일부

 시를 읽는 순간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등지고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배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외에도 『우산 속 둘이서』에는 제주의 소박한 일상과 아름다운 풍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동시들이 가득하다. 귤을 따며 제 몫을 다하는 삶에 대해 생각하고(「귤을 따며」), ‘우리 할아버지가 태어나기 전부터 서 있었다는’ 돌하르방의 묵묵한 눈길을 의식하고(「돌하르방」), 수월봉에 올라 진한 노을을 남기며 돌아서는 해의 뒷모습을 바라본다(「수월봉에 오르면」). 또한 상여 가는 길을 마중 나온 갯메꽃들, 배고픈 설움을 달래 주었던 찔레꽃을 소재로 한 「갯메꽃 핀 길」, 「찔레꽃」 등은 제주도 사람들의 삶의 애환과 아픔을 담고 있으며, 「차귀도」, 「절부암」 등은 제주의 역사나 자연물에 깃든 전설을 재미있게 풀어내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이자 아동문학비평가인 신형건 시인은 장승련 시인을 ‘제주도가 낳고 키운 시인’이라고 섣불리 묶어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다. 그의 동시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뿐 아니라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온갖 사물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누구나 시인이 동시에 담아낸 따뜻한 감성에서 자신의 일상적 체험과 연관 지어 충분한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추억과 넉넉한 여유가 있는 쉼표 같은 동시집 『우산 속 둘이서』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는 이들에게 잠시 숨을 돌리고 주변을 바라볼 여유를 선사해 주길 기대해 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장승련 
1957년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88년 '아동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아동문예작가상’과 ‘한정동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동시 「어느새」가 실렸으며, 지은 책으로 동시집 『민들레 피는 길은』, 『바람의 맛』, 『우산 속 둘이서』 등이 있다. 2018년 현재 제주 구엄초등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

 

그림 : 임수진 
1980년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전북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린 책으로 『이 배는 지옥행』, 『동생을 찾으러』, 『꾸꾸를 조심해!』, 『난 멋진 형아가 될 거야』, 『뻥튀기는 속상해』, 『우산 속 둘이서』 등이 있다.

 

그림 : 김지현 
미국 뉴욕의 School of Visual Arts(SVA)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뒤, 영국 런던 킹스턴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린 책으로 『1학년 이솝우화』, 『1학년 전래동화』, 『모두모두 꽃이야』, 『아! 깜짝 놀라는 소리』, 『우산 속 둘이서』 등이 있다.
 

 

목 차

제1부 친구가 보고 싶은 날
 어느새 | 미모사 잎 | 손 | 바다에 가고 싶은 날 | 친구랑 다투었을 때 | 달맞이꽃 | 친구의 책가방 | 우산 속 둘이서 | 분꽃 | 아무도 몰래 | 친구가 보고 싶은 날 | 내가 아플 때

제2부 말하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 잘못했어요 | 때로는 안 될까? | 옥수수 먹기 | 아가가 잠들 때 | 또 하나의 정류소 | 열매 | 꽃밭에 물을 주며 | 빨랫줄 | 뒤로 걸으면 | 새벽길에 | 무용 연습 | 물뿌리개 | 수선화

제3부 너도밤나무 숲속에 서면
 민들레 피는 길은 | 약속도 하지 않았는데 | 연잎과 빗방울 | 물옥잠 | 숲속의 아침 | 매미 소리 | 비 오는 날의 연못 | 알고 있는 것만큼 | 바람은 왜 | 산딸나무 | 너도밤나무 숲속에 서면 | 이슬 따기 | 바람 | 낙엽들은 | 동박새는 동백꽃만 보면 | 파도

제4부 한라수목원에서
 귤을 따며 | 돌하르방 | 한라수목원에서 | 용수리 아이들 | 남수네 아빠 | 수월봉에 오르면 | 갯메꽃 핀 길 | 찔레꽃 | 떨어진 귤 | 하도 철새 도래지에서 | 도깨비 도로 | 절부암 | 차귀도

 인터뷰
 시인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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