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이들이 대여섯 살쯤 되면 너 나 할 것 없이 미술학원에 내맡기듯 보내면서도 정작 아이들의 손을 잡고 미술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을 찾는 부모는 몇이나 될까? 이중섭이나 박수근처럼 대규모의 전시가 있을 때에만 수많은 인파를 만드는 일시적인 문화 인구만이 존재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책은 우리 어린이들이 항시 문화 예술의 가치를 알고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 그 즐김이란 어릴 때부터 좋은 작품을 가까이에서 접하는 가운데 절로 얻게 될 것. 마치 우리가 고전에서 얻는 즐거운 책읽기의 습성처럼 말이다. 하지만 고전이란 처음엔 다가가기 어려워도 한 번 빠져들면 그 맛을 잃기 싫은 것처럼, 그림 보는 즐거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즐거움을 어린이들에게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우리 화가의 이름보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고흐, 피카소와 같은 서양 화가들의 이름을 먼저 알게 되는 현실을 보며 우리 화가들의 작품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일상에서 김홍도나 이중섭의 이름을 들었어도 그들의 그림을 가까이서 대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 국수주의적인 시각이 아니라 질적으로 높이 평가된 우리 화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의 문화를 전하고 싶었다.
우선은 그림만 덩그마니 있는 감상용이나 전시용의 책이 아니라, 그림과 더불어 그 그림을 그린 작가의 숨결을 살갑게 느끼며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작품을 정선하여 실었고, 작가의 삶을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는데에 주력했다. 그림의 캡션은 어린이들의 시선에 맞추어 재미있게 설명하였으므로 그림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라면 먼저 글부터 읽게 하여 점차 예술 작품에 다가갈 수 있도록 흥미를 돋우면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책이 될 것으로 믿는다. 더불어 부모들에게도 새롭게 읽힐 수 있는 책이 될 것.
이 책을 계기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는 인파가 늘었으면 하는 것이 편집진의 작은 바램이다. 사실 큰 기획전이 아니고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가족끼리 그림 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수적으로 많이 늘었음에도 아직까지 미술관 등은 우리들의 삶터와는 별개로 느껴진다. 이 책은 미술관·박물관의 담이 더 낮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 역할을 조금이라도 대신할 수 있길 바라며 만들었다. 더불어 미술관에서 직접 그림을 볼 때의 생생함을 전할 수 있도록 여러 기관(49쪽 참조)의 도움으로 양질의 도판을 실었다.
뒤이어 나올 《어린이 미술관》 시리즈로는 <신사임당>(조용진 / 서울교대 교수), <김홍도>(이원복 /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 등이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현숙
미술사학자이자 미술평론가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회장이며 덕성여자대학교 연구교수입니다. 서울대학교, 한국종합예술학교, 덕성여자대학교 등에서 미술사 강의도 하고 전시 기획도 하고 있습니다.
목 차
2. 느릅나무 아래서
3. 병아리 화가
4. 맷돌질하는 아내
5. 일하는 여자들
6. 아이들의 동화책
7. 가난한 이웃
8. 쪽마루 아틀리에
9. 한 집에서 세 개씩
10. 울퉁불퉁 화강암
11. 회백색과 암갈색
12. 삐뚤삐뚤한 선
13. 나무가 되고 싶은 화가
14. 낙선과 좌절
15. 보이지 않는 눈
16. 천국이 너무 멀어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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