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재주를 넘으며 슬픔을 넘기고
줄 위에 올라 운명을 타고 놀았던
조막이와 남사당패의 이야기가 신명 나게 펼쳐진다.
■『명혜』의 김소연 작가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 역사 동화
조선 사회의 타성바지 남사당패를 이야기하다!
뜨인돌어린이 고학년 창작 동화 시리즈인 큰숲동화 두 번째 책『남사당 조막이』는 조선 시대 천민으로 이루어졌던 놀이패 남사당패의 삶과 그 안에서 아름답게 성장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06 어린이동산 중편 동화 공모에서『꽃신』으로 최우수상을, 2007 창비어린이책 공모에서 장편『명혜』로 대상을 수상해 이미 역사 동화 분야에서 필력을 인정받은 작가 김소연이 이번에는 조선 후기 아웃사이더들의 삶을 조명했다. 의지가지 할 곳 없이 떠돌아다니며 조선 팔도에 웃음을 팔고 재주를 팔았던, 사회의 변두리에서 작은 빛을 뿜어내며 흥으로 예술로 삶을 새겨 나갔던 타성바지들의 운명을 애잔한 시선으로 그렸다.
풍부한 생각거리를 던지는 문제작, 민족 문제와는 또 다른 층위로 존재하는 개인의 문제가 구체적인 사건 속에서 실감나게 전해진다는 격찬을 받았던 김소연 작가는 문예진흥기금 수혜작이기도 한『남사당 조막이』에서 한층 더 성숙한 의식을 작품 속에 투영했다. 이전의 작품에서 역사의 줄기를 관통했던 개인의 삶을 그렸다면『남사당 조막이』에서는 역사의 뿌리가 되는 가장 낮은 곳, 어둡고 소외되어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루었다.
그림자 같았던 남사당패의 행보는 공식적인 문헌이나 사료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지 않다. 역사의 변두리에 있던 민중의 문화였기에 자료가 희소했던 상황에서, 작가는 긴 시간에 걸쳐 남사당패에 관한 모든 기록을 수집하고 취재하면서 정보를 모았다. 그리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남사당패의 이야기에 생생한 숨을 불어 넣었다.
■ 너무나 궁금했지만 알 수 없었던 그들.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을, 문학으로 만나다!
몇 해 전 [왕의 남자]라는 영화가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남사당패’에 관한 관심이 모아졌다. 영화가 전한 감동은 남사당패로 살았던 주인공의 삶에 주목하게 했지만, 그 배경이 되었던 남사당패의 이야기는 금세 잊혔다. 국사 교과서의 조선 후기 서민 문화 부분에서도 남사당패는 천민 계급 중 하나였던 광대패 정도의 간단한 언급만 되어 있을 뿐이다.
조선 후기 가장 낮은 신분이었지만 일단 연희가 시작되면 나라님도 고관대작도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던 예인. 높으신 분들보다는 가난한 백성들의 곁에서 한바탕 웃고 떠듦으로 온갖 시름을 거둬 주었던 민중의 광대. 남사당패의 삶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다양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뜨내기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천민 집단이었지만 그 안에도 엄격한 규율이 있었고, 여섯 가지 놀이마당엔 제각각 뛰어난 예술혼이 담겨 있었다. 비록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가장 낮은 계급이었지만 그들의 재능과 예술혼만큼은 하늘이 내린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남사당 조막이』는 시대의 불운 속에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지만 서로를 끈끈하게 부여잡고 온 몸으로 시련을 이겨냈던, 남사당패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한 소년이 남사당으로서의 삶에 뛰어들어 재인으로 성장하는 과정 안에 녹아 있다. 머슴살이가 싫어 도망치듯 택한 길이었지만 그 길에서 세상을 배우고 마음을 키우고 예술을 만들어 낸 소년의 삶이 남사당패의 운명적인 행로와 더불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가장 낮은 곳의 역사를 당당하게 건너왔건만 쉽게 만날 수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가『남사당 조막이』를 통해 어린이 문학으로 더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 여보게! 세상 가장 낮은 곳에 곰뱅이를 틀어 보세!
철저한 고증과 감수로 다시 태어난 남사당패의 놀이마당
남사당패의 놀이마당은 총 여섯 마당으로 구성된다. 무동을 던지고 노는 무동놀이와 상모를 돌리며 노는 상모놀이 등이 포함된 풍물놀이(첫째 놀이), 곡물을 거르는 데 쓰는 체로 만든 버나를 높이 던지고 돌리며 노는 버나놀이(둘째 놀이), 오늘날 비보이들이 하는 텀블링을 연상시키는 갖가지 묘기로 ‘잘 하면 살 판이요 못 하면 죽을 판’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살판놀이(셋째 놀이), ‘얼음 위를 조심스럽게 걷듯이 어렵다’는 뜻의 줄타기 어름놀이(넷째 놀이), 샌님·취발이·말뚝이 등의 탈을 쓰고, 해학적인 풍자와 만담을 풀며 노는 탈춤놀이(다섯째 놀이), ‘목덜미 혹은 뒷덜미를 쥐고 노는 인형놀이’라는 뜻의 꼭두각시놀음(여섯째 놀이)으로 이루어진다.
이 다채롭고 화려한 민중의 놀이마당이 2011년 『남사당 조막이』를 통해 새롭게 구현된다. 문학 작품이지만 실제 역사 속 대상을 그리는 만큼 각종 문헌 자료를 세심하게 조사하고, 남사당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는 단체 및 기관에 자문을 구하였다. 또한 우리나라 민속학 연구의 대가 심우성 선생님의 감수를 바탕으로 당시의 남사당패 문화를 생생하게 재현해 냈다. 이야기 속 그림 또한 의상 하나하나, 동작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철저한 자료 분석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남사당패를 만나는 어린이 독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 조막이가 걸어가는 길 위에 놓인
세도 정치, 동학농민운동, 경복궁 중건 등 역사 속 굵직한 사건들
평범했던 소년 흥수가 조선 팔도를 들썩이는 남사당 조막이가 되기까지의 과정엔 조선 후기 어지럽고 혼란했던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다. 조막이가 가는 길목마다 세도 정치로 인해 더욱 살기 어려웠던 농민들의 삶, 그 황량하고 쓸쓸한 들녘의 모습이 그려진다. 후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백성들이 봉기하고 그에 반발한 지역 유생들에게 애먼 무쇠패가 곤욕을 치루는 장면에서는 당시 극에 달했던 민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백성들의 고통을 뒤로 하고 조정에서는 막대한 자원을 투자해 경복궁을 재건축하겠다는 공포를 하고, 일꾼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나라 안의 놀이패들을 불러들이라고 한다. 이렇듯 작가는 조막이가 오고 가는 계급의 경계 속에서 대조적인 상황을 비추어 우리 역사의 비극을 조명한다. 하지만 비극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스스로 살아갈 힘을 찾아가는 민초들의 삶에 대한 의지와 애환에 더욱 주목한다. 또한 경복궁 안에서 실존 인물로 추정되는 남사당패 최초의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를 만나는 장면 역시 실제 역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또 하나의 재미를 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소연
서울 마포에서 나고 자라 지금껏 살고 있습니다. 2007년 『명혜』로 제11회 창비 좋은어린이책 창작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빠르게 변해 가는 세상 속에 시나브로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가 남대문 시장에서 사 오신 팔각 풍혈반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위에 매일같이 차려진 따뜻한 밥상, 그 추억을 떠올리며 『볼품없는 상』의 글을 만들었습니다. 최근에 그림책 『마음을 담은 상차림』과 청소년 단편소설집 『광장에 서다』를 냈습니다.
그림 : 홍선주
오늘은 누가 지은 어떤 밥을 누구와 함께 먹었나요? 밥 하나, 반찬 하나에 어떤 이야기가 녹아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한 권 한 권 어린이책을 만들며 몰랐던 얘기들을 새록새록 알아 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초정리 편지> <임금님의 집 창덕궁> <7월 32일의 아이> <벽란도의 비밀 청자>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 차
2. 놀이패 구경
3. 세 번째 사촌 동생
4. 새로 얻은 이름
5. 밥 한 그릇
6. 뜨거운 화로
7. 경복궁 타령
8. 털 배자
9. 불타는 고래 등
10. 끊어진 줄
11. 마지막 약속
12. 남사당 조막이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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