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없어도 꽃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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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충주작가회의
출판사항브로콜리숲, 발행일:2018/11/17
형태사항p.184 A5판:21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9612177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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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마법이나 배우는 그런 호그와트 학교는 아닙니다만......

분명 학교는 학교인데 아이들이 가고 싶어 안달인 학교가 있습니다. 100년 전에 태어난 권태응 시인이 만든 학교는 아닌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이 학교를 권태응 어린이 시인학교라고 부릅니다. 그때 권태응 시인도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라고 주문 비슷한 걸 걸었기 때문일까요? 이 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들은 2박 3일이 1년 그러니까 365일 같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등교하는 학교랍니다. 소위 말하는 학군은 얼마나 넓은지 전국권이고요. 이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은 마법의 주문을 쓰고 외운다는 시인들입니다. 정말 정말 흥미진진한 학교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무궁화 꽃잎은 안쪽이 가장 찐하다

 무궁화 꽃잎을 먹어 보니 안쪽이 가장 달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안쪽이 가장 따뜻하다

- 여하진, 〈안쪽〉전문

 아이들 눈은 이렇게 밝고 맑습니다. 겉모습만 대충 훑어보고 마는 어른들과는 달리 깊은 곳을 보고 느끼는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굳건한 어른으로 자라나 세상이라는 정원에 자신만의 내음을 만들어내겠지요.

선생님이 잘하려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
 자꾸만 잘하려고 하게 된다

- 박제우, 〈시 쓰기〉전문

 남들 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나 같을 겁니다. 하지만 마법의 주문을 쓰고 외운다는 이 학교 선생님들은 오히려 잘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켰나봅니다. 그래도 그게 또 잘 안 되니 무슨 일일까요?

호박꽃은 예쁘다.
그런데 못생긴 사람을 호박꽃이라 한다.

불쌍해라 호박꽃!

-김시우,〈시 쓰기〉전문

 꿀벌도 맘대로 들락거리고 가끔 낮잠을 자고 있는 꿀벌도 두엇 있을 것 같은 넉넉한 호박꽃! 그 예쁜 꽃을 보고 못 생겼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번쩍 정신이 들, 작지만 힘 있는 시입니다. “불쌍해라 호박꽃!” 연민이지만 호박꽃에게 힘을 주는 주문이겠지요.

산책을 하러 가다
 참새가 죽은 걸 봤다
 참새를 묻어 주자고 해서
 참새를 묻어 주려고
 참새를 가지러 갈 때
 형아랑 내가 옮긴다고 하다가
 내가 잡아서 옮겼다
 귀여웠다

-송민우, 〈참새 시체〉전문

 형제가 길바닥에 싸늘하게 누워 있는 참새를 발견합니다. 형이랑 동생은 그 참새가 몹시 추워 보입니다. 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지는 않습니다. 둘이 힘을 모아 옮기다 안 되겠다 싶은지 동생이 손으로 옮깁니다. 아, 귀여운 참새가 어쩌다 죽었을까요.

언덕을 올라가는데 똥차가 와서 똥을 버리는
 걸 봤다. 그다음엔 느티나무 옆쪽 의자에 앉아
 서 쉬다가 내려가는데 똥 냄새가 났다. 왠지 방
 귀를 1총 100번 뀌지 않고서는 맡을 수 없는
 냄새였다. 다시는 이 냄새 못 잊을 것 같다.

-양승우, 〈똥차〉전문

 똥차를 보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재밌는 놀이가 됩니다. 똥차를 보는 것만으로도 “똥차다!”라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코를 잡고 난리를 피웁니다. 정말 보기만 해도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똥차를 그리워할 수도 있다는 마지막 말이 재밌습니다.

도랑물에서 잡아 온 물고기
 페트병에서 죽었다
 비린내가 났다.

물고기를 잡아 온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면
 자기가 죽고 싶어서 죽은 거라고 생각할 테고

 착한 사람이라면
 죽기 전에 풀어 줄 걸 하고
 후회할 것이다.

-권가은,〈죽은 물고기〉전문

 생각하는 대로 사람들은 살기 마련이지요. 이 시가 말하는 것처럼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 탓을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자기의 잘못이라 자책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아이들은 작은 목소리지만 당차게 옳고 그름에 대한 이야기를 해냅니다.

지금
 내 손 안에는
 팔딱대는
 심장이
 하나
 더 있다

-김민정, 〈개구리〉전문

 새끼손톱만 한 개구리를 조심조심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전에는 그냥 개구리였던 개구리, 미끌미끌한 피부를 가졌을 것만 같았던 개구리, 약간 차가울 것 같은 개구리의 심장이 느껴집니다. 너무 여리게 뛰고 있는 개구리의 심장. 아, 경외감이란......

눈들이 말했다.
“우리 위에 눕지 마시오 우리가 눌려서 기절합니다.”
눈들이 말했다.
“우리를 뭉치지 마시오 싫어하는 눈들과 뽀뽀하기 싫습니다.”
 “우리를 먹지 마시오 우리가 녹아서 죽습니다.”
눈들이 말했다, 눈들이 말했다.
“우리를 건드리지 마시오!”

-조아영, 〈눈들이 말했다〉전문

“눈으로 말하는” 게 아닙니다. 눈들이 말했습니다. “눕지 마시오” “뭉치지 마시오” “먹지 마시오” “건드리지 마시오”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눈들은 항변하고 있습니다. 그럼 눈으로 뭘 하란 말이지요? 눈이 그냥 예사 눈으로 안 보입니다.

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어린이들은 산과 들과 강물 속에 숨어 있는 비밀들을 캐내고 바위의 속마음을 알아내기도 하고 구름에서 커다란 꿈을 건져 올리기도 했답니다. 아이들은 그걸 글로 새겨 놓고 학교를 떠났지요. 비밀스러운 속 깊음 그리고 커다란 꿈들의 기록, 나비가 없어도 꽃처럼 예쁜 아이들 마음을 구름보다 더 큰 한 묶음 꽃다발로 선사합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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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머리말 이상한 학교 아이들의 이상하게 아름다운 시

제1부 내 마음이 담긴 글자

 매미 껍질_권혁준
 옷장_김명진
 방학_김수린
 달의 밤_김연아
 눈치 빠르고 재주 많은 멧돼지 손님_김유현
 타이밍_김준석
 초록 밤송이_김하린
 아침_류창엽
 라면_맹사랑
 엄마 없는 시인학교_신민서
 안쪽_여하진
 비석치기_염진호
 물 폭탄_이수린·
언니의 생일_이예린
 수건_이정범
 눈을 감자_이채희
 시를 쓴다_장하윤

제2부 강이라는 큰 거울 앞에서

 개미가 쓴 시_김강빈
 강의 춤_김시우
 연못_김유린
4교시_박유진
 마법의 이불_손선율
 시 쓰기_박제우
 하영이와 한 전화_이채은
 비석치기 대회_염진호
 환삼덩굴_이채희
 잔인한 생각을 하는 선생님_이정은
 어르신, 안녕하세요?_전형선
 떡볶이_정예원

제3부 재미 돌 공장

 호박꽃_김시우
 굴렁쇠 배우기_문진우
 비석치기_박제우
 은행 열매_유 원
 잔다_유지우
 작은 불_이수린
 재미 돌_이승한
 밤새기_이채은
 참_조세원
 동네 싸움_한태규
 물총놀이_홍다희

제4부 내 마음엔 불이 붙었다

 수국_김시우
 물총 놀이_박상영
 아침_박서영
 난센스 퀴즈_서범주
 저녁때_서보경
 참새 시체_송민우
 비석치기_신채은
 거미_엄지원
 달맞이꽃_엄혜경
 수다_유상우
 수건돌리기_이수린
 입으로 피 뽑기_이온조
 시인학교 졸업_이재성
 혀 따끔 고추_정지원
 지각_최그림
 바람_한태경

제5부 사람 가로등

 시냇물_강현서
 도마뱀_곽민준
 무궁화_김지후
 이건 무슨 꽃?_김초연
 비석치기_김해원
 도로 옆 달맞이꽃_안소혜
 수박_김희주
 사람 가로등_안여현
 비석치기 돌의 여행_안가현
 똥차_양승우
 내 머릿속엔_오연우
 눈 속 세상_유 경
 폐교_윤지율
 눈을 감으면_조은샘
 돌멩이_장다영
 굴렁쇠_차승빈

제6부 나비가 없어도 꽃은 예쁘다

 죽은 물고기_권가은
 도장_권영후
 개구리_박지민
 말하고 싶은 것_송정은
 동네 할아버지_유 경
 잠자리_유대현
 호랑나비_이은서
 닭_이온조
 소_이예슬
 담뱃잎 냄새_정윤재
30분_임예솔
 은빛 폭포수_정채운

제7부 내 손에는 팔딱대는 심장이 하나 더

 개구리_김민정
 호랑나비_김준섭
 매미_김현태
 하루살이_문송애
 정자에서_박지현
 개망초_유은결
 절벽_정채운
 자고 싶다_임지현
 개구리_박정하
 더위_정희언
 매미허물_이경재

제8부 눈들이 말했다

 배가 시렵다_고대현
 폭포_고서현
 모둠 선생님_고시온
 까마귀_고시연
 약수터_고재협
 까먹기_권준희
 설날_김지수
 까마귀_김혁진
 문도 사람이다_윤승아
 불쌍한 잉어_이시우
 눈_임수연
 나_장하윤
 마법 지우개_정하늘
 눈들이 말했다_조아영
 고무줄이 커피 속에 빠진 일_현가은
 눈_홍윤서

제9부 권태응 어린이 시인학교에서 아이들과 시 쓴 이야기

 불 꺼 주기_김개미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_김경진
 모든 게 시가 되었어_우미옥
 여덟 개의 단어로 남은 2017 권태응 어린이 시인학교_임미성
 내년에도 오고 싶은 학교_임복순
〈소개〉권태응, 땅감나무에 접속한 시인_이안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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