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안데르센상 수상 작가 린드그렌의 대표 유년 동화.
“나, 이사 가요. 쓰레기통을 봐요.”
당찬 꼬마 로타의 귀엽고 깜찍한 하룻동안의 이사 이야기.
딱 그 또래의, 고개가 끄덕여지는 심리 묘사로
공감을 자아내는 발랄하고 유쾌한 동화.
한번쯤 반항해 보지만 역시 따뜻한 엄마 품을 가장 좋아하는
아이들의 일상과 천진난만한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요.
◆ “내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안 그러면 엄마가 너무 불쌍한걸.”
로타는 아침에 골이 잔뜩 난 채 잠에서 깨었어요.
언니랑 오빠가 자신의 사랑하는 곰돌이를 막 때린 거예요.
곰돌이는 로타가 아주아주 아끼는 돼지 인형이지요.
그건 꿈인데, 로타에게 그런 건 상관없었죠. 그냥 기분이 나빴으니까요.
그런데 엄마는 정말 바보예요. 로타의 마음도 몰라주고
어서 낡은 스웨터를 입으라고 독촉만 하지 뭐예요.
코코아를 한 번 더 권하지도 않고, 정말 심술쟁이 엄마예요!
하얀 스웨터는 오늘따라 유난히 따가워 보였죠.
“넌 콕콕 쑤시니까, 이런 꼴을 당해도 싸.”
로타는 바닥에 놓인 가위를 집어 들고는 스웨터를 쓱쓱 잘랐어요.
스웨터에는 구멍이 뻥 뚫렸죠. 소매도 싹둑 잘렸고요.
그만 로타는 겁이 덜컥 났어요. 얼른 스웨터를 쓰레기통에 처박았지요.
어떡하죠! 이제 자기는 죽을 때까지 방에서 나가지 못 할 거예요.
다들 가게에 학교에 일터에 가면서 즐겁게 지낼 텐데,
자기만 혼자 옷도 없이 방에 있어야 해요. 놀이 친구도 곰돌이 뿐이고요.
로타가 곰돌이를 끌어안으며 말했지요.
“우리, 차라리 이사 가자.”
◆ 이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요?
당찬 꼬마 로타의 귀엽고 깜찍한 이사 이야기
로타는 꿈과 현실을 구분 못하고 막 짜증을 내요. 하긴 로타는 이제 다섯 살이니 그럴 만도 하죠. 어른들도 어떤 일 때문에 짜증이 나서는 다른 데다 신경질을 내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쓰기도 하니까요. 아이들도 다 자란 어른들도 살다 보면 그냥 그럴 때가 있지요.
결국 로타는 밥도 안 먹고 옷도 안 입고 심통을 부리다가 결국 ‘나, 이사 가요. 쓰레기통을 봐요.’라는 편지만 달랑 써 놓고 이사를 가요. 옆집 고물 다락방으로요.
그러고는 자못 의기양양하게 이사 간 곳에서 오래오래 살겠다고 큰소리를 탕탕 치지요.
하지만 캄캄한 밤이 되자 무섭고 슬프고 쓸쓸하고 엄마가 보고 싶은데…….
느닷없이 막무가내로 고집을 피우는 그 또래 아이의 심리를 린드그렌은 너무나 절묘하게 그려내요. 그럴 때는 논리적인 설득이 아무 필요 없지요. 사실 아이들도 자기 잘못을 알지만 왠지 마음처럼 안 돼서 그럴 거예요. 엄마 말에 더 엇나가고 막 비뚤어지게 표현하지요.
신기하게도 그러다 어느 결에 스르르 평소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온답니다.
로타도 이제 새로운 집에서 살림살이를 하는 것에 별로 재미가 없어졌지요. 그때 아빠가 찾아오고 엄마가 미안하다고 말하자, 로타 역시 “엄마,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하고 말해요. 짜증내고 떼쓰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오냐오냐 받아주기 보다는 차분히 대응하며 자기 생각대로 해 보게 하고 스스로 깨닫게 하는 엄마의 성숙한 모습이 아주 흐뭇하지요. 정말 엄마의 품이 필요할 때 꼭 안아주는 애정 가득한 모습도요!
이사를 가서 인형놀이에 살림살이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자기만 빠진 가족의 모습을 보며 로타는 느낀 바가 있을 거예요. 그 다음에 안긴 엄마 품은 더욱 포근하지요!
로타의 귀여운 가출을 윽박지르지 않고 받아주는 베리 아줌마, 엄마, 아빠 다정하고 따뜻한 어른들의 모습은 바로 우리가 닮고 싶은 모습이에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스웨덴의 유명한 어린이책 작가.
1907년 11월 14일, 스웨덴 빔메르뷔의 작은 농장 네스에서 세계적인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태어났다. 린드그렌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사남매 중 둘째로 오빠와 여동생들과 함께 농장 일을 도우며, 소박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았다. 이런 찬란한 어린 시절은 작품 곳곳에 반영돼 있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등학교까지 진학한 린드그렌은 삐삐와 달리 모범생이었다. 작문 실력이 뛰어났고 체육을 좋아했다. 중등학교 때는 책 읽기에 푹 빠져들었다.
학교를 마친 린드그렌은 지역 신문사에 수습기자로 일했다. 그리고 미혼모로 아들 라르스를 낳았다. 사람들의 시선은 따가웠고 이를 피해 대도시 스톡홀름으로 떠나야 했다. 혼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자립을 위해 비서 교육을 받기로 하고 아들을 코펜하겐의 위탁 가정에 맡겼다. 아들과 떨어져 보내는 괴로운 시간을 견디며 비서로, 자동차 클럽 조수로 일했다. 그리고 그 자동차 클럽에서 스투레 린드그렌을 만나 결혼한다.
린드그렌이 글을 쓰기 시작한 시점은 늦은 편이었다. 글솜씨를 알아본 주변인들은 그녀가 일찍이 유명한 작가가 될 거라 굳게 믿었지만 정작 본인은 작가가 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스투레와 결혼하고 딸 카린을 낳았는데, 카린이 일곱 살 때 폐렴에 걸리며 그 계기가 시작됐다. 아픈 딸을 위해 이야기를 지어 들려주었고, 몇 년 후 이를 출판사 공모전에 보내고 당선되면서 1945년《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 탄생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삐삐 이야기는 이후《꼬마 백만장자 삐삐》,《삐삐는 어른이 되기 싫어》로 계속되었다. 린드그렌은 1958년 ‘어린이 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이밖에 스웨덴 한림원 금상, 유네스코 국제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평생에 걸쳐 100권이 넘는 작품을 썼으며, 9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린드그렌은 작품 활동 외에 사회 문제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린이 체벌, 원자력, 폭력적인 동물 사육에 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냈고 실제로 사회 변화를 이끄는 데 기여했다. 1978년에는 독일 출판협회로부터 평화상을 받았다.
린드그렌이 세상을 떠난 후, 스웨덴 정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을 만들어 그 업적을 기리고 있다. 모리스 샌닥, 캐서린 패터슨 등이 이 상을 받았다.
그린이 : 일론 비클란드
1930년 에스토니아에서 태어났다. 스웨덴 미술학교에서 그림을 공부한 뒤 린드그렌의 작품 대부분에 그림을 그렸는데, 배경을 섬세하게 그리면서 인물의 성격을 정확하게 나타내고자 노력했다. 비클란드의 작품은 소박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부터 어두운 심연까지 다양한 면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으며 여러 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 햇살과나무꾼
어린이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곳으로, 세계 곳곳의 좋은 작품들을 소개하고 어린이의 정신에 지식의 씨앗을 뿌리는 책을 집필한다. 옮긴 책으로는 《에밀은 사고뭉치》, 《학교에 간 사자》, 《소녀 탐정 캠》 시리즈(전 5권), 《걸리버 여행기》 등이 있고, 쓴 책으로는 《마법의 두루마리》 시리즈, 《신기한 동물에게 배우는 생태계》, 《놀라운 생태계, 거꾸로 살아가는 동물들》 등이 있다.
목 차
로타가 이사를 가요
로타는 어디로 갈까요?
손님이 찾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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