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쿠샤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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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세미 외
출판사항찰리북, 발행일:2019/05/25
형태사항p.55 46배판:26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436873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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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내 이름은 딜쿠샤라고 한단다.”
등록문화재 제687호
 서울의 근현대 역사를 모두 지켜본 아흔다섯 살 집
 딜쿠샤가 들려주는 사람과 서울 이야기

 숨겨진 문화재의 흔적을 찾다

 문화재청은 3.1 운동과 제암리 사건 등을 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1875~1948) 미국 AP통신 특파원이 종로구 행촌동에 세운 '딜쿠샤'를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8일 전했다.
 _2017년 8월 8일 연합뉴스 기사

 문화재하면 궁궐, 탑 등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화재들이 많이 있습니다. 서울시 종로구 행촌동 1번지에 위치한 딜쿠샤도 그중 하나입니다. 딜쿠샤는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으로, 3.1 독립 선언서와 제암리 학살 사건을 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와 그의 아내 메리 테일러가 1923년부터 1942년 미국으로 추방될 때까지 거주한 곳입니다. 일제 시대에 지어진 서양식 건축물로 건축사적으로 중요하고, 우리나라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들이 살았던 집임에도 불구하고 딜쿠샤에 대해 알려진 것은 너무 없습니다. 찰리북에서 출간된 『딜쿠샤의 추억』은 역사적으로 중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집 딜쿠샤를 화자로 하여 1923년부터 지금까지 약 100년 동안 서울을 관찰한 모습을 들려줍니다. 딜쿠샤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세 편(『아버지의 나라』(2006, KBS 방영), 『희망의 궁전, 딜쿠샤』(2013, KBS 방영), 『세 번의 귀향』(현재 제작 중))을 제작한 딜쿠샤 전문가 김세미 작가와 이미진 PD가 글을 썼고, 촉망 받는 젊은 화가 전현선이 딜쿠샤의 눈으로 바라본 테일러 가족과 서울의 모습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아흔다섯 살 집 딜쿠샤가 들려주는 서울의 근현대사

1923년 행촌동 언덕 위에 서양식 건물이 들어섭니다. 이 집의 이름은 딜쿠샤. 처음 지어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딜쿠샤는 늘 그 자리에서 서울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빼앗긴 주권을 찾으려 애쓰는 한국인들의 모습, 1945년 8월 15일 무자비한 일제에게서 벗어나 광복을 맞이한 모습, 1960년 여름, 남한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 거리가 잿더미로 변한 모습, 1960년대 전쟁의 흔적을 지우고 빠르게 개발되는 모습 등. 이 많은 일들 속에서 딜쿠샤는 살아남았습니다. 이제 아흔다섯 살이 된 할머니 집 딜쿠샤는 자신이 보고 겪은 것들을 독자들에게 찬찬히 들려줍니다.

1945년 8월 15일.
나는 거대한 함성 소리에 잠을 깼단다.

“대한 독립 만세!”

브루스가 태어난 다음 날 거리를 가득 메웠다던 만세의 함성을 직접 듣게 된 거지. _본문 28쪽 중

 전쟁에서 살아남은 나는 남산이 보이는 이 언덕 위에서
 전쟁의 흔적을 지워 가는 서울을 지켜볼 수 있었어.
폐허가 되었던 도시는 빠르게 복구되기 시작했지.
거리는 파헤쳐졌다 덮어지기를 반복했고
 높은 건물들이 서울을 뒤덮기 시작했단다. _본문 35쪽 중

 초가집과 기와집이 있는 풍경, 광복 때의 환희, 66년 만에 찾아온 반가운 사람들의 뒷모습 등 딜쿠샤가 창문을 통해 본 장면을 표현한 그림들은 독자들이 좀 더 딜쿠샤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각 장의 시작 페이지에서는 딜쿠샤의 전경을 보여 주어 인왕산 언덕 높은 곳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던 딜쿠샤가 점점 고층 건물들에 둘러싸여 갇혀 버리게 된 모습과 그 근방에서 제일 좋은 서양 집이었던 딜쿠샤가 점점 낡아 가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딜쿠샤와 서울의 변화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과 딜쿠샤를 너무나 사랑한 테일러 가족

“우린 추방당한 다음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살았어.
매일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
앨버트는 태평양 너머에 자기 나라가 있고, 자기 집이 있다고 늘 얘기했단다.
그러면서 만약 자기가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죽거든
 자기의 재를 한국 땅에 묻어 달라고 부탁했지.” _본문 31쪽 중

 테일러 가족의 한국과 딜쿠샤 사랑은 특별했습니다. 기자이자 사업가였던 앨버트는 한국의 독립에 무척 관심이 많았고, 한국의 독립에 관한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갓 태어난 아들 브루스 밑에 감춰져 있던 3.1 독립 선언서를 발견하고, 그것을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미국으로 추방된 뒤에도 매일 한국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앨버트는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죽게 되었고, 유언한 대로 서울 양화진 묘지에 묻힙니다. 메리도 한국과 딜쿠샤에서 지냈던 날들을 늘 그리워했습니다. 그때의 일기들을 모아 『호박 목걸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지요. 딜쿠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브루스는 딜쿠샤를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집이라 여기며 돌아갈 날을 늘 꿈꿨습니다. 그러다 2006년 여든일곱 살의 할아버지가 되어서야 딜쿠샤로 돌아오게 됩니다. 브루스의 방문으로 이름도 잊힌 채 ‘귀신이 나오는 집’으로 불리던 딜쿠샤는 이름을 찾게 되었고, 역사적 중요성도 함께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7년 8월 8일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딜쿠샤를 등록문화재 제687호로 지정하였고, 3.1 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인 2019년에 기념관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개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늘 한국과 딜쿠샤를 그리워하던 앨버트, 메리, 브루스 덕분에 잊혀졌던 역사와 문화재를 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브루스야, 네가 어디를 가더라도
 언젠가는 꼭 돌아와야 할 너의 집은 바로 이곳이란다.” _본문 20쪽, 54쪽 중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모두를 품어 준 희망의 안식처, 딜쿠샤

“어머니는 이 집이 우리 가족의 희망의 궁전이 되길 바랐던 것처럼
 오래도록 한국인들의 희망의 안식처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씀하셨지.” _본문 46쪽 중

 테일러 가족이 자신들의 희망의 궁전이 되길 바라며 만든 딜쿠샤는 약 100년간 테일러 가족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희망의 안식처가 되어 주었습니다. 광복 후와 한국 전쟁 때 거처를 잃어버린 피난민들에게 포근한 쉼터가 되어 주었고, 자신을 지탱하고 있던 나무와 파이프를 내어 주며 그들을 도와주었지요. 또 갈 곳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머물 수 있도록 넓은 집을 나누는 고통도 감수하였습니다. 태풍과 화재로 큰 고통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아픔들을 겪으며 딜쿠샤는 오랜 시간 동안 점점 낡고 병들어 갔지만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많은 사람들을 품어 주었습니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고, 기념관으로 만들기로 결정되면서 약 100년간 같은 자리에서 우리를 품어 주던 딜쿠샤는 이제야 자신의 몸을 고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딜쿠샤의 추억』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딜쿠샤를 기억하고, 아껴 주고, 품어 주어 이제는 서울이 딜쿠샤에게 희망의 안식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세미 이미진

다큐멘터리 작가와 프로듀서로 사람과 건축, 역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2005년 딜쿠샤를 만나자마자 첫눈에 매료되었고, 그때부터 딜쿠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해 왔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모아 2013년에 「희망의 궁전, 딜쿠샤」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 지금도 계속 딜쿠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린이 : 전현선
화가이자 작가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습니다. 이야기를 그림으로 전달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며 동화책 모으는 것을 좋아합니다. 「끝없이 갈라진 길」(2012, 옆집갤러리)을 시작으로 다섯 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을 가졌습니다. 쓴 책으로는 『그림이 된 생각들』이 있으며 『딜쿠샤의 추억』은 처음으로 작업한 그림책입니다.

 

목 차

프롤로그 어느 행복한 날의 기억 4

1917년 ~ 1942년 내 이름은 딜쿠샤 8
1945년 ~ 2000년 창문 너머로 바라본 서울 28
2006년 ~ 2016년 언제나 그 자리에 44

에필로그 언젠가는 돌아올 곳 54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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