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동시의 맛과 놀이의 멋을 배배 꼬아서 드립니다
꽈배기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동시와 ‘다른 요소’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처음 만나는 독서의 경험을 선물하는 새로운 시리즈. 그동안 김륭.노인경의 이야기 동시 『달에서 온 아이 엄동수』, 최승호.윤정주의 카툰 동시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 『얼룩말의 생존 법칙』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려 왔다. 이번에 출간되는 『꽈배기 월드』에서 동시는 ‘놀이’의 즐거움과 만난다. 화가 윤지회가 순서대로 소개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험과 신비가 가득한 꽈배기 월드로의 진입을 안내한다. 빈칸 채우기, 끝말잇기, 수수께끼, 속담 뒤집어 보기와 같은 전통적인 형식에서부터 N행시, 랩 등으로 뻗어 나가는 말의 재미! 동시의 힘, 놀이의 힘을 알아 나가기 시작하는 초등 저학년 독자들을 위해 풍성하게 차려 놓은 한 상이다.
정답을 아는 사람은 빵! 터뜨려 주세요
꽃
살
바다
소리
보따리
정답을 아는 사람은
빵, 터뜨려 주세요!
-「공통으로 들어갈 말은?1」 전문
뻥 뚫린 빈칸이 알아맞히고 싶은 본능을 자극하는 ‘공통으로 들어갈 말은?’ 여섯 편의 동시가 꽈배기 월드에 들어선 독자를 시원한 웃음으로 맞이한다. “-수박/ -박수/ -수박/ -했던 말 또 하기 없기!”(「끝말잇기 동시1」)로 무한 반복되는 끝말잇기 동시가 다음 스테이지다. “-선생/ -생선” 하다가 “-생선? 히히, 우리 선생님/ 복어 닮았는데/ -킥킥, 우리 선생님은/ 멸치 닮았는데”로 빠지고 마는 대화(「끝말잇기 동시2」)는 공감의 웃음을 불러일으키고, “-과학/ -학교/ -교등어/ -어깨”(「끝말잇기 동시5」)로 진행되는 미심쩍은 상황은 ‘눌리면 진다’는 게임의 법칙을 상기시킨다. 동시, 동화, 그림책, 청소년소설 등 장르를 종횡으로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정연철이 살뜰하게 준비해 둔 웃음단추들은 자꾸만 다음 페이지를 재촉한다.
콩 심은 데 꼭 콩 나는 거 아니잖아요
당당하고 명백하며 틀린 거 하나 없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무한 공감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꽈배기 월드』가 주는 기쁨 중에 하나이다. “기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그중에 나는 놈이 정말 최곤지 알기 위해 달팽이, 개구리, 똥파리를 인터뷰하고(「속담 동시4 _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피부색이 다른 단짝친구 곤이, 동생보다 나은 귀염둥이 강아지를 떠올리며 “헐!/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더니/ 완전 엉터리”(「속담 동시6 _가재는 게 편」)임을 주장하기도 한다. 선생님이 화났을 때 웃게 하는 방법들을 나열하며 “초등학교 몇 년 다니면/ 이 정도 분위기 파악하는 건/ 식은 죽 먹기”(「속담 동시5 _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하고 능숙한 언니의 자세를 과시하는 모습에 웃음을 짓다가, “제 텅 빈 마음에/ 돈 말고/ 잔소리 말고/ 다른 걸 넣어 주세요”(「속담 동시7 _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목소리에 이르면 뭉클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용케, 꽃 그림을 찾아 날개를 접었다 폈다
그때,
그림책 위에
나비가 날아와 앉았어
노랑나비
용케,
꽃 그림을 찾아
날개를 접었다 폈다
접었다 폈다……
-「속담동시1 _그림의 떡」 부분
동시 본연의 아름다움에서부터 N행시의 자유분방한 키워드와 상상력, “소가 낳은 새끼 송아지/ 개가 낳은 새끼 강아지/ 닭이 낳은 새끼 병아리/ 돼지가 낳은 새끼는 새끼 돼지/ 왜 내 새끼만 그냥 새끼/ 지금부터 내 새끼는 돼야지”(「동물 랩 동시5 _돼지」)의 흥과 리듬까지 섭렵하는 『꽈배기 월드』의 저력은 살아 있는 언어들에서 온다. 고소하고 든든한 꽈배기 한 봉지처럼 혼자서 감상하기보다 누군가와 나누어 즐길 때에 더욱 힘이 나는 동시들이다.
정연철은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두 아이들과 딱 붙어 지낸 얼마간의 육아 휴직 시간 동안 이 재미들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그때 말의 맛을 발견하는 재미에 대해 생각했어요. 차곡차곡 모은 동시들이 이제 여러분에게 갑니다. 엄마 아빠랑, 언니 오빠 누나 형이랑, 친구랑 이 동시집 한 상을 맛있게 먹고 여러분은 더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꽈배기 월드』를 특별한 이야기로 만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화가 윤지회의 재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일러스트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장난기가 가득한 그림은 하나하나의 동시를 특별한 기분으로 재해석한다. 순서대로 등장하는 손 흔드는 아이, 노란색 해양 생물, 먼 땅에 사는 식물, 가까이 사는 동물, 검고 길고 스르르륵 다니는 동물, 알록달록하고 동그란 사물 등의 친절한 안내자들은 땅 위에서, 물속에서, 숲이나 사막, 지구 어딘가에서 불려온 생물, 무생물들이다. 장면 장면마다 매력 넘치는 조연으로 등장하여 맛을 돋우며, 이들이 맞잡은 손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확장되는 세계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연철
경남 함양 두메산골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딱 하루만 더 아프고 싶다』 『빵점에도 다 이유가 있다』 『알아서 해가 떴습니다』, 그림책 『두근두근 집 보기 대작전』, 동화 『주병국 주방장』 『똥배 보배』 『생중계, 고래 싸움』 『속상해서 그랬어!』 『태풍에 대처하는 방법』 『만도슈퍼 불량 만두』 『텔레파시 단짝도 신뢰가 필요해』 『웃지 않는 병』 『받아쓰기 백 점 대작전』 『콧방귀침을 쏴라, 흥흥!』 『엄순대의 막중한 임무』, 청소년소설 『마법의 꽃』 『열일곱, 최소한의 자존심』 『꼴값』 『울어 봤자 소용없다』 『내일의 무게』(공저) 등이 있다.
그린이 : 윤지회
『몽이는 잠꾸러기』 『마음을 지켜라! 뿅가맨』 『구름의 왕국 알람사하바』 『방긋 아기씨』 『엄마 아빠 결혼 이야기』 『우주로 간 김땅콩』 등의 그림책으로 독자들에게 색색의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동시집 『라면 맛있게 먹는 법』 『달려라, 택배 트럭!』, 동화 『짜장면 로켓 발사』 등에도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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