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2018 스페인 에데베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
“엄마의 말이 맞았습니다.
엄마는 제가 꼭 육지에 도착할 거라고 했습니다.”
“부모님이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아무리 소리쳐도 소용이 없었어요. 왜냐하면, 바다는 듣지 못하니까요.”
꿈꾸는섬 출판사에서 새 책 「난민 소년과 수상한 이웃」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내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새로이 정착할 곳을 찾아 가족과 함께 바다를 건넜으나 안타깝게도 부모를 모두 바다에서 잃은 난민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너만은 육지에 닳을 것이라며 구명조끼에 이름을 써주시던 어머니와 아버지를 어둠 짙은 바다에서 잃고 혼자만 살아남게 됩니다. 밤바다에 홀로 바다와 싸우며 차라리 나도 같이 부모와 같은 운명이 되는 게 나은 게 아닌가 생각도 많이 해봤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말처럼 기적처럼 소년은 육지에 도착합니다.
난민 보호소에서 지내던 오마르는 난민 보호소를 탈출하여 마리네티 변호사의 집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혐오와 차별의 시선을 가진 동네 아이들을 피해서 우연히 들어간 집이 마리네티의 집이었습니다. 마리네티 변호사는 부모님의 화재로 돌아가시고 웃음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정말 사소한 것이라도 마리네티 변호사는 소송을 걸어 동네 주민들과는 누구와도 왕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소통의 어려움을 겪던 변호사 마리네티는 난민 소년 오마르에 의해서 몇 년 만에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에 잡힌 오마르는 다시 보호소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습니다. 오마르가 우연히 마리네티의 집에 숨어 들어간 것을 목격한 마을 사람들. 오마르 특유의 순수함과 동물, 식물 등과 교감하는 능력 등으로 이미 많은 마을 사람과 친해진 난민 소년의 처지를 안타까워 모두 한마음으로 법정의 증인으로 나섭니다.
하나같이 오마르가 사람이 아니라 ‘호두’라고 주장하는 마리네티 변호사와 마을주민들의 증언. 이 황당한 사건에 판사와 검사는 지쳐만 갑니다.
과연 오마르는 아픈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터전과 삶을 가질 수 있을까요? 전 지구적인 문제인 난민 문제에 대하여 이토록 아름다운 응원의 메시지를 찾아볼 수 있었나요? 한 명 한 명 난민 소년을 위한 진심의 시간이 펼쳐집니다.
■ 오늘도 난민은 계속 생겨납니다.
몇몇 인류의 욕심에 너무도 많은 사람이 고통에 시달립니다.
정원사였던 아빠와 항상 계피향이 나던 엄마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장면이 바뀌며 차갑고 어두운 바다에서 저 멀리 사라져가는 부모님을 불러 봅니다. 하지만 소용없습니다. 바다는 그저 부모님의 생명을 집어삼킬 뿐입니다. 바다는 귀가 없으니까요.
구한말 일본을 포함한 열강의 침략에 힘없고 무능한 조선 조정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많은 동포가 한때는 난민이 되었습니다.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구하기 위해서 뜨거운 옥수수밭과 그들에게는 달콤하지 않았던 사탕수수밭에서 목숨을 걸고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난민의 이야기가 더욱 아프게 다가옵니다. 저자인 베아트리스 오세스는 아픈 난민의 이야기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우아하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사람을 호두라고 주장하고 법정 다툼을 벌이는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어두운 면의 난민 이야기 안에서 따스한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작가는 아픔 뒤에 새로운 희망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 만남은 아픔을 치유합니다.
모든 것이 우연이었습니다. 동네 어린이들의 공격을 피하려고 마리네티 변호사 집에 들어가게 됩니다. 으르렁거리던 개들에게서 친밀감을 끌어내는 오마르를 유심히 보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식물을 잘 키우지 못했던 식물학자, 촉각이 아주 뛰어난 디자이너, 냄새를 아주 잘 구분하는 제화공, 항상 이성적이고 냉소적인 변호사 마리네티. 이들 모두는 가슴 속 깊은 곳에 외로움과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난민 소년이 나타납니다. 오마르의 재능은 특별합니다. 식물과 동물과 교감하고, 쿠키를 잘 만들고, 쿠키로 마음을 녹입니다.
만남은 우연이지만 난민 소년을 위해서 법정에 서게 되는 모든 사람의 힘은 위대합니다.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섭니다. 함께 행동하는 결과는 두렵지 않습니다. 희망을 줄 수 있을 거예요. 난민 소년 오마르가 다시 한 번 꿈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줄 수 있을까요?
■ 성장을 이끌어 내는 따뜻한 법정동화
정년을 앞둔 브루노 파나타 판사는 이 상황이 황당하기만 합니다. 분명히 사람이 맞고, 난민 보호소에서 탈출한 것이 분명한 소년에게 모두 호두나무에서 떨어진 ‘호두 한 알’이라고 합니다. 마리네티 변호사만 해도 사소한 소송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혀 왔던 사람입니다. 그래도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앞장서서 호두라고 주장합니다. 소송전을 벌이면서 마리네티 변호사와 사이도 좋지 않던 마을 사람들도 모두 호두라고 주장합니다. 최소한 그 소년을 호두라고 말하는 데는 마음을 합치고 있습니다.
한 소년을 위한 마을 전체의 거짓말에 어떤 판결을 내려야 할지 브루노 판사는 고민이 깊어집니다. 작은 사건으로 검사마저 마음을 바꾼 이 사건을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법정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간 판사는 손녀 발레리아가 인어공주 이야기를 합니다. 어부를 피해 육지에 올라온 인어가 나비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판사는 손녀가 나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오마르 역시 호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난민의 지위에 있다 해도 어린이가 안전하게 있을 권리는 유지됩니다. 꽃과 함께 자라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저자는 자연스럽게 난민 소년의 이야기에 녹여 냅니다. 난민 소년의 성장을 한껏 기대하게 합니다.
비록 잊지 못할 부모의 온기는 사라졌지만, 새로운 희망을 품을 권리까지 사라진 건 아니라고 확실히 말합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전쟁과 같은 터무니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한없이 차갑기만 할 것 같은 법정을 무대로 날카롭게 난민 정책을 비판하고 따뜻한 인간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베아트리스 오세스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언론학을 공부한 뒤 현재 문학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교육 진흥 분야에서 호아킨 사마상과 히네르 델 로스 리오스상을, 2006년에 『벼룩 이야기』로 라사리요상을, 2008년에 『개미핥기의 비밀』로 오리우엘라시 동시상을, 2010년에 『구름 이야기』로 라브루훌라 청소년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구름 이야기』는 또한 2011년 국가 아동 청소년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청소년 미스테리 시리즈 『에릭 보글러』, 동화 『라우라를 위한 악어』, 『거북이들은 죽어서 어디로 갈까』, 『브로체트 부인의 그네』 등 여러 작품을 썼습니다.
그린이 : 안소민
영국 브라이튼 대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하고,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에 관한 책을 차곡차곡 쓰고 그리려고 합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1분이면…』, 『A SQUARE』, 그린 책으로 『교활한 꾀쟁이의 속임수』, 『더벅머리 톰』, 『네가 처음』 등이 있습니다.
옮긴이 : 김정하
한국 외국어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스페인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지금은 스페인어권의 좋은 어린이 책을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지요. 번역한 책으로 『도서관을 훔친 아이』, 『책이 있는 나무』, 『사춘기 트위스트』, 『수상한 할아버지』, 『나무는 숲을 기억해요』, 『여자와 남자는 같아요』, 『나는 무엇이었을까?』 외 다수가 있습니다.
목 차
1) 황당한 사건
2) 호두를 위한 증인
3) 마리네티와 빨간 장화
4) 식물학자의 견해
5) 월리엄과 진달래
6) 호두의 소원
7) 바다
8) 디자이너 랑베르 부인
9) 줄리에트 할머니의 오후p
10) 제화공의 대단한 후각
11) 오마르의 이웃
12) 점심휴정
13) 검사의 고양이 르노아르
14) 엄마의 말
15) 꽃과 함께 자랄 권리
16) 첫 만남
17) 검사 측 증인
18) 브루노 파나타 판사의 저녁
19) 동화 같은 이야기
20) 아몬드
21) 역자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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