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노 키즈 존(No Kids Zone)’이 어린이 인권을 침해한다고요?
세대를 거쳐 어린 시절 읽어 온 명작 동화를 인권을 지키는 시선으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아마도 동화 속 어린 주인공들이 인권을 침해당하고 무시당하는 일이 많다는 걸 깨달을 거예요.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건 어린이 인권을 무시하는 일이 동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란 사실. 어린이는 출입을 금지하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 친부모와 아이 돌보미의 아동 학대, 아동 속옷 쇼핑몰에서 아동 모델의 성적 모습을 강조해 촬영하는 등 어린이 인권을 무시하는 일이 현실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유명한 어린이 유튜버 방송에서도 어린이 유튜버에게 살아있는 문어 다리를 먹게 하거나 아빠 지갑에서 몰래 돈을 훔치는 일을 시켜 방송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아동 인권을 지키는 단체가 방송을 만든 부모를 아동을 학대했다고 고발했어요.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방송을 만든 부모도, 방송을 시청한 어린이들을 포함한 수천 명의 사람도 이러한 영상을 만든 일이 아동 학대라는 것을 모른다는 거예요. 노 키즈 존 상점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 왜 그럴까요?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라는 말은 1920년대에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만들었어요. 그전까지는 ‘어린 것’, ‘애 녀석’, ‘이놈’ 등으로 어린이를 낮춰 불렀지요. 그래서 방정환 선생님은 어린이를 존중하자는 뜻으로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었어요. 어린이의 ‘이’는 ‘높은 사람’을 뜻하는 말로 어린이도 늙은이, 젊은이처럼 똑같이 존중해야 한다면서요. 그로부터 백 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를 존중하지 않아요. 어린이는 부모와 어른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존재여서 부모와 어른의 판단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에요.
어린이는 어른과 마찬가지로 ‘인권’을 가진 존재로 인간답게 살 권리를 가진 주체적인 인격체예요.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 의견을 무시하면 안 돼요. 어린이를 마음대로 때리고 억압해서도 안 돼요. 부모니까 자식을 체벌해도 되고, 어른이니까 어린이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어린이 인권을 모르고 무시하는 잘못된 생각이에요. 이 모든 일이 어린이에게 인권이 있음을 모르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알아도 무시하기 때문에 생기는 거예요.
동화 속 주인공들과 함께 알아보는 어린이 인권 이야기
《빨간 모자야, 어린이 인권을 알려 줘》
《빨간 모자야, 어린이 인권을 알려 줘》는 어린이 인권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동화예요. 일상에서 가장 많이 침해당하는 어린이 인권을 모아 이야기로 만들었지요. 독창적인 디자인과 다채로운 그림으로 어린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어요. 빨간 모자는 우리가 잘 아는 명작 동화 주인공인데, 이 책에서는 친구들이 위험하거나 난처한 상황에 빠졌을 때 나서서 어린이 인권을 알려 주는 당찬 소녀예요. 추운 겨울에 헐벗은 몸으로 오들오들 떨며 성냥을 파는 성냥팔이 소녀를 집으로 데려와 학대하는 아버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고, 헨젤과 그레텔에게 나쁜 말을 함부로 하는 마녀에게 그러한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알려 주고, 어린이 말은 무시하는 어른에겐 어린이는 누구나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그 의견은 존중해야 한다고 말해요. 빨간 모자는 어린이 권리를 잘 알고 있어서 누군가 어린이를 함부로 대할 때 분명한 목소리로 그러한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거예요. 모든 어린이가 빨간 모자처럼 용기 있게 행동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 알게 되고, 그 권리를 무시당했을 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알 거예요. 그래서 어린이는 반드시 자신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해요. 알고 있어야 권리를 더 잘 쓸 테니까요. 물론 어린이 인권이 어린이만 잘 안다고 지켜지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이 책을 어린이는 물론 어른도 주의를 기울여 읽기를 권해요. 어린이의 권리를 존중하는 일은 어른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니까요. 어린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인권을 가진 사람임을 잊지 마세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요안나 올레흐
폴란드 그다인스크 국립미술대학교에서 회화 및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후, 그다인스크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오랫동안 활동했어요. 1994년 《열두 살의 판타스틱 사생활》이 폴란드에서 가장 큰 어린이 문학상인 코르넬 마쿠쉰스키 상을 수상하며 글 작가로도 인정받았어요. 쓴 책으로 《평등한 나라》가 있어요.
그린이 : 에드가르 봉크
폴란드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디자인 작업이나 포스터 작업을 주로 해요. 화려한 색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그린 책으로 《평등한 나라》가 있어요.
옮긴이 : 이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폴란드어를 공부하고 폴란드에서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역사를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현재 학생들을 가르치며 어린이책 연구가로 활동하고 있지요. 옮긴 책은 〈풀빛 지식 아이〉 시리즈의 《꿀벌》과 《나무》, 〈예술 쫌 하는 어린이〉 시리즈의 《생각하는 건축》 《상상하는 디자인》 《꿈꾸는 현대 미술》 《표현하는 패션》 《아이디어 정원》과 《또 다른 지구를 찾아서》 《평등한 나라》 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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