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열두 살 덕순의 눈에 비친 전쟁의 참혹함,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 동래 사람들의 이야기
조선 시대는 왕을 중심으로 사대부가 각 부 벼슬을 맡아 다스렸습니다. 사농공상의 순으로 신분의 구별을 엄격히 두었지요. 동래에 살던 평민의 딸 덕순은 뭘 해도 바꿀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체념하고 되는 대로 살지만, 문득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생활에 부아가 치밉니다.
어릴 때 병을 앓아 지능이 어린 아이에 머무는 오빠를 돌보는 일에도 지쳤고, 시시때때로 일하라고 크게 이름을 불러 대는 엄마의 목소리에도 짜증이 납니다. 그럴 때마다 언젠가는 집을 나가 자유롭게 살 거라고 공허하게 다짐만 할 뿐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덕순의 마음을 콩닥콩닥 뛰게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새로운 동래부사와 작은 아씨입니다. 지금까지 동래에 왔던 부사들과는 달리 평민을 대하는 태도에서 양반의 거들먹거림은 볼 수 없고, 꼬마의 말이라고 해서 무시하지도 않고, 남들은 하찮게 생각하는 동물마저 동래 백성으로 생각해서 따뜻하게 품으려는 사람입니다. 덕순은 이런 어른들만 있다면 자기도 뭔가가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부풉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꿈을 미처 고민해 보기도 전에 임진왜란이 나서 동래성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무엇이 되었든 꿈을 꾸기 위해서는 삶의 터전이 필요했고, 그 터전을 지키려던 동래 사람들의 절절한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정말예? 지도 뭔가가 될 수 있을까예?
덕순은 요즘 자신도 모를 희망에 마음이 부풉니다. 이번에 새로 온 동래 부사님과 작은 아씨 때문이에요.
부임 행차를 망치는 바람에 몽둥이세례를 받은 덕구 오빠를 구해 주고, 주인 없는 강아지도 동래의 백성이 아니냐고 따진 덕순에게 오히려 사과도 하고요. 여태 자기는 보잘것없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던 덕순에게 다르게 살 수 있다며 용기를 주는 말도 건넵니다. 또, 덕구 오빠가 군량미 도둑으로 몰려 꼼짝없이 옥에 갇히게 생겼을 때, 덕순이 어리다고 무시하지 않고 의견을 잘 들어 주어서 진짜 도둑도 잡았거든요.
이런 어른들만 함께 있다면 덕순도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덕순이 살던 동래성은 함락되고 모두 불에 타 폐허가 됩니다. 덕순은 작은 아씨와 함께 왜국으로 끌려갔다 4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지만,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살던 오두막은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덕순은 굳게 결심합니다. 왜군을 몰아내고, 빼앗긴 집을 다시 찾겠다고요.
작가 소개
지은이 : 박미경
김해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기자보다는 작가가 좋아 작가가 되었고, 지금은 부산에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며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물들이 수상해》, 《박차정:민족과 여성의 진정한 자유를 꿈꾸다》가 있습니다.
그린이 : 김옥재
세종대학교 회화과(한국화 전공)를 졸업하고, 현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단행본 《이야기보따리를 훔친 호랑이》, 《잔트간자 담이》, 《자연을 담은 궁궐 창덕궁》과 전집 그림책 《달팽이처럼 느리게 살아요》, 《우리 유치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 차
동문 밖 덕순이
덕구 오빠 고집을 누가 꺾어?
나도 뭔가가 될 수 있을까?
군량미 도둑이라니
괴물과 마주치다
그날, 임진년 4월 13일
누구나 지키고 싶은 것 하나쯤은 다 있어!
차라리 악몽이었으면……
무너진 동래성
포로가 되어
천벌이 아닐까?
무너지고 찢어진 마음
우리 집을 찾을 거야
작가의 말 | 삶의 터전을 지키고 싶었던 동래 사람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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