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노는 놀이터 같은 시장
요즘 시골은 물론 도시에서도 개성 강한 작은 시장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가깝게는 이웃집 마당, 마을 골목, 아파트 단지, 동네 카페, 혹은 숲속이나 강변에서까지 장이 섭니다. 아마 여러분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도 이런 작은 시장을 찾아볼 수 있을 거예요. ‘장터’라고 하면 오래된 재래시장이나 시골의 오일장을 떠올리기 쉬울 텐데요, 작은 시장은 각자 솜씨를 부려 만든 물건과 음식,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가지고 나와 좌판을 펼쳐요. 파는 이와 사는 이가 어우러져 노는 놀이터와 같지요. 시장 성격에 따라 장터 한편에선 공연과 전시, 체험 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작은 시장을 ‘생활 문화 장터’, ‘대안 장터’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이곳에선 장꾼과 손님의 구분이 따로 없고, 때때로 물물교환도 이루어져요. 또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누구네 집 강아지 소식까지 이야기가 끝도 없이 이어지지요. 장흥 ‘마실장’은 2013년 봄에 시작돼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어요. 장난꾸러기 소꿉장난의 대가들이 모인 마실장으로 우리 함께 놀러 가요!
달마다 열리는 ‘마실장’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율’ 이모는 도시에서 살다가 농사를 지으려고 장흥으로 이사를 왔어요. 장흥에 살고 있는 이모 친구들, ‘다울’이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모와 친구들은 마을에 열리던 용산 오일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용기를 내 오일장에 꼽사리 낀 ‘마실장’을 열었어요. 오일장을 터줏대감처럼 지켜 온 아짐, 아재들과 함께 말이지요. 지금도 마실장은 용산 오일장에 살포시 깃들어 있답니다. 오래전부터 장흥에 살던 원주민들과 ‘율’ 이모와 친구들처럼 장흥에 새롭게 터를 잡은 사람들이 모여 마실장은 독특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벌써 8년째 정해진 약속에 따라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번 장이 서는데요, 마실장에서는 누구나 산, 들, 바다에서 채취한 신선한 먹을거리는 물론 직접 기른 농산물을 가지고 나와 좌판을 펼칩니다. ‘다울’이처럼 꼬물꼬물 귀여운 좌판을 펼치는 어린이 친구들도 있고요. 때로는 귀한 배움을 얻는 학교, 뽐내고 싶은 걸 전시하는 전시장,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기는 부엌이 되기도 하는 마실장의 다양한 모습을 이 책에서 만나 보세요. 장터의 사계절 모습을 담은 알록달록한 색연필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그곳에서 오가는 다정한 마음까지 느껴집니다. 또 ‘율’ 이모와 ‘다울’이가 소개하는 전국의 작은 시장, 웃음이 빵빵 터지는 ‘다울’이의 만화 일기도 감상해 보세요.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유리
마실장의 무대인 전라남도 장흥군 용산면에 살고 있어요. 다울이와 마실장 이야기를 들려주는 율 이모가 바로 저랍니다. 저는 마실장의 단골 장꾼이자 ‘마을 가게’ 점원이기도 하고, 작은 집에 살면서 다랑이 논과 산 아래 밭, 마당 안 텃밭에서 토종 벼, 콩, 깨 등 여러 작물을 키우는 농부이기도 하지요.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니 책과 마실장이 저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었더라고요. 덕분에 다울이를 비롯한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되었고, 친구가 생기면서 전보다 진실해지고 용감해졌어요.
지은이 : 정청라
전라남도 화순의 산골짝 마을에서 농사짓고 글 쓰며 살고 있지요. 외딴 마을에 살다 보면 한 달에 두어 번 정도는 친구가 막 그리운데요, 그럴 때 마실장에 가면 마음이 한없이 포근해지고, 새 힘이 퐁퐁 솟아나요. 마실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누구를 새로 사귀는 것과 깊게 통하고 있다는 걸 배웠답니다. 허물없는 친구 같은 작은 장터가 민들레 홀씨처럼 널리 퍼지길 바라고 있어요. 지금껏 펴낸 책으로는 《청라 이모의 오순도순 벼농사 이야기》, 《천하의 근본이어라 우리 농사 이야기》, 《할머니 탐구생활》이 있어요.]
그린이 : 김하나
자립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살려면 먹어야 하는데, 그럼 가장 자립적인 사람은 농부구나 생각했습니다. 매일 먹는 쌀을 짓는 농부들이 멋있어 보여서, 나도 농부가 되려고 밭이 있는 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농사를 짓고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서로 도와야 자립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들, 생명들의 삶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친구들을 소중히 하고 세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삶을 살고 싶어졌습니다. 되도록 스스로 농사를 지어 먹는 데 삶의 반 정도 시간을 쓰고, 나머지 반은 내가 살고 있는 세계를 자세히 관찰하고 그리는 데 쓰면서 살려고 합니다. 『학교 참 좋다 선생님 참 좋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 차
작가의 말
들어가는 이야기
― 여기는 마실장이어라
꼽사리장이라고라?
꼽사리장의 위대한 탄생
입소문을 내자!
자투리 천이 모여 아름다운 펼침막을 피우다
우왕좌왕 뒤죽박죽 첫 장날
어느새 장터다운 모습으로
우하하 스님의 바꿔 바꿔 좌판
장터로 나온 부엌
들린다, 농부의 목소리
김막동 할아버지 가라사대
누구나 아무나 전시회
유랑 예술가가 사는 법
‘잘헌다 잘해라’ 장꾼 원정대
마실장의 정체가 궁금하다?
마실장은 마을의 씨앗
나오는 이야기
― 마실장의 꿈
부록
― 초대장: 작은 장터로 놀러 와!
― 다울이의 만화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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