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호기심쟁이 맑음이와 잔소리꾼 여우 할머니
방긋방긋 웃는 모습이 예쁜 맑음이는 반짝반짝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 소녀입니다. 다른 이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것도 맑음이의 눈에는 재미있고 특별하게만 보여요. 철 계단은 텅텅텅 북소리를 내서 재미있고, 알록달록 빨래가 널린 빨랫줄에 쉬어 가는 구름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요. 이런 맑음이가 유독 궁금해하는 이웃이 있어요. 그건 바로 주인집 여우 할머니예요. 여우 할머니는 만나면 항상 이런 말만 늘어놓아요. “벽에 낙서하지 마라.”, “살살 걸어 다녀라.”, “마당 청소를 해라.”…. 잔소리가 끊이질 않지요. 맑음이가 “할머니, 안녕하세요?” 반갑게 인사를 해도 “안녕은 무슨 안녕?”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툴툴거리기만 할 뿐이에요.
맑음이 엄마는 잔소리가 심하고 쌀쌀맞은 여우 할머니가 싫다고 했지만 맑음이는 어쩐지 할머니가 싫지 않았어요. 오히려 항상 혼자 텔레비전을 보고, 혼자 밥 먹는 할머니가 심심한 것처럼 보였지요. 그래서 맑음이는 할머니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 너무 다른 둘이 함께한 뜻밖의 하루
어느 날, 맑음이 엄마가 급하게 회사에 가 봐야 하는 일이 생겼어요. 엄마는 어쩔 수 없이 여우 할머니를 찾아가 맑음이를 하루만 돌봐 달라고 부탁합니다. 물론 할머니는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맑음이는 항상 궁금했던 여우 할머니 집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어 마냥 기뻤어요.
맑음이와 여우 할머니는 서로 너무나 달라요. 먼저, 맑음이는 아직 조그만 어린아이이지만 할머니는 나이가 훨씬 많은 어른이지요. 게다가 둘은 성격도 딴판이에요. 맑음이는 모든 일을 호기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바라보지만, 여우 할머니는 어떤 일에도 시큰둥하고 매사에 투덜거리기만 해요. 그래서 항상 생글생글 웃는 맑음이와는 달리 늘 뿌루퉁한, 때로는 심술궂기까지 한 표정을 짓고 있지요.
호기심 많은 맑음이는 의도치 않게 자꾸 사고를 일으켜요. 화장실을 비누 거품투성이로 만들거나, 거꾸로 걷다가 행인과 부딪히는 것 같은 일들 말이에요. 여우 할머니 혼자 조용하게 지냈으면 겪지 않았을 귀찮은 일들이지요. 할머니는 자꾸만 번거로운 일을 벌이는 맑음이가 못마땅해서 투덜거리기 시작해요. 하지만 이 불만 가득한 투덜거림은 곧 뜻밖의 웃음으로 바뀝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때로는 갑작스러운 사고가 예기치 못한 기쁨과 즐거움을 가져다주기도 해요. 언제나처럼 여우 할머니 혼자였다면, 또는 맑음이 혼자였다면 알지 못했을 즐거움이지요. 아무 일 없이 평범하게 흘러갈 수 있었던 날이었지만 맑음이와 여우 할머니가 둘이 함께 보내면서 평소와 다른 아주 특별한 하루를 경험하게 된 거예요.
● 꽁꽁 언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손 잡기
맑음이가 처음 여우 할머니네 집으로 이사 왔을 때, 길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했을 때, 다정하게 손을 잡았을 때, 여우 할머니는 맑음이를 차갑게 외면했어요. 맑음이는 그런 여우 할머니에게 좀처럼 다가갈 수 없었지요.
맑음이와 여우할머니가 함께 보낸 하루의 시간은 서먹서먹하던 둘의 관계를 조금씩 변화시킵니다. 둘은 처음으로 긴 시간동안 서로를 관찰하고, 같이 이야기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조금씩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결국, 여우 할머니와 맑음이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진짜 친구가 된 거예요. 마침내 여우 할머니는 맑음이가 다정하게 다시 내민 손을 붙잡아요. 그 순간 여우 할머니의 꽁꽁 언 마음이 녹아내리고, 여우 할머니는 잃어 버렸던 따뜻한 미소를 되찾게 됩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윤여림
연세대학교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어린이책 작가로 활동하며 따뜻하고 재미난 어린이책을 씁니다. 쓴 책으로는 <항아리산 너머 훌쩍 넘어>, <개똥벌레가 똥똥똥>, <꿀떡을 꿀떡>, <축구치 하람이, 나이쓰!>, <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 <콩가면 선생님이 또 웃었다?> 들이 있습니다.
그린이 : 차상미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책과 영상 등 다양한 매체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꽝 없는 뽑기 기계』, 『나는 법』, 『봄날의 곰』, 『떨어지면 어떡해』, 『나만 그래요?』 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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