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깔끔한 척, 우아한 척, 잘난 척하는 지저분 씨 가족의 더럽랜드 여행기!
‘척’하기 바쁜 가족의 판타스틱 휴가가 시작된다!
깔끔한 척, 우아한 척, 잘난 척하기 좋아하는 지저분 씨 가족이 새로 생긴 워터파크 더럽랜드로 휴가를 떠납니다. 그곳에서 특별한 휴가를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이들은 이제 휴가를 떠나기 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자기중심적이고 위선적이던 지저분 씨 가족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지저분 씨 가족이 타인과 적극적으로 교감하고 자신에 대한 진정한 자부심을 갖고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가, 나도 우리 가족도 이렇게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마음을 독자들에게 안겨 줍니다.
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이 ‘척’만 하는 가짜는 아닐까?
인간의 위선과 이기성에 대한 풍자가 가득한 이야기
외출할 일이 없으면 몇 날 며칠 씻지도 않고 아무 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지저분 씨는 남들 앞에서는 세상 깔끔한 척합니다. 방귀 냄새를 향수 냄새로 가리는 구린내 여사는 남들 앞에서는 세상 우아한 척합니다. 읽지도 않는 책 뒤에 숨어 코딱지 파기 바쁜 지지는 남들 앞에서는 세상 똑똑한 척합니다. 그런데 이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캐릭터에 우리는 십분 공감하게 됩니다.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삶이 우리에게 너무나 일상적이기 때문일까요?
김유 작가는 우리의 일상에 무엇 하나 더하거나 빼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지저분 씨 가족을 통해 보여줍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일상이 이토록 낯선 것은 왜일까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익숙함에 갇혀, 뻔한 문제를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작가는 “가끔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남을 손가락질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싫어하는 누군가의 모습이 나의 또 다른 모습은 아닐지, 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이 ‘척’만 하는 가짜는 아닐지 오늘도 생각해 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무거운 주제를 더럽랜드라는 극히 제한된 공간, 역지사지라는 아주 간단한 서사를 통해 선명하게 전달합니다.
더럽랜드로 향하는 길은 나무와 꽃도 없고 풀도 한 포기 없이 삭막합니다. 차갑고 삭막한 풍경을 뒤로하고 더럽랜드로 들어가면 화려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저분 씨 가족은 우리의 온갖 욕망이 반영되어 그럴듯하게 꾸며진 더럽랜드에서 꾸미지 않은 진짜의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가족은 비록 똑같은 집, 똑같은 일상이지만 이제 휴가를 떠나기 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이렇듯 단순한 서사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위선과 이기성에 대한 풍자가 가득합니다. 더불어 오늘 내가 한 이기적인 행동이 곁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혹은 미래의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어디에 있든 다층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개개인 각자의 행동 하나하나가 뚜렷한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을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체감하는 요즘이기에 이 이야기의 무게가 더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아름답지 않은 현실을 마주하게 되어 씁쓸하지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보게 만드는 용기가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나와 똑 닮은 주인공 지지와 함께
천천히 조금씩 차근차근 자라나요!
이 작품이 어린이들을 사로잡는 매력은 어린이들과 똑 닮은 우리의 주인공 지지입니다. 책 읽는 척하며 코딱지를 파고, 코딱지를 돌돌 굴려 손가락으로 팅 튕겨 버리곤 하는 지지의 행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웃음이 나게 합니다. 어린이들이 이런 지지의 모습에 친근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고요. 물론 좋은 것은 친구들보다 먼저 갖고, 좋은 곳은 친구들보다 먼저 가려고 하는 지지의 모습도 어린이들은 십분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바로 어린이들 자신의 모습이니까요.
이렇듯 어린이들은 주인공 지지와 자신을 동일시해, 지지의 변화와 성장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게 됩니다. 딸기에게 몰래 코딱지를 던지고도 전혀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던 지지는, 이제 자신의 행동이 조금 부끄러워집니다. 그래서 딸기에게 먼저 사과를 하고, 초콜릿도 나눠 먹습니다. 휴가지 더럽랜드에서 겪은 크고 작은 사건들이 아주 작지만 지지에게 변화를 가져온 것이지요. 이렇게 천천히, 조금씩, 차근차근 자라는 지지는 어린이들과 참 많이 닮았습니다.
지지의 엄마 아빠도 특별한 휴가를 다녀온 뒤로는, 예전과 달리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며 소박하게 살아갑니다. 거창하고 화려한 것이 주는 만족감은 없지만, 복작복작 정감 있고 살내 나는 가족의 모습에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지저분 씨 가족은 오랜만에, 아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긋하고 따뜻한 식사를 했습니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가슴 뭉클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한 편의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새로운 형식의 동화책!
이 책의 그림을 그린 고은 작가는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습니다. 고은 작가는 여백이 없는 꽉 찬 화면을 선호합니다. 또한 과감한 구도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데 이러한 그림이 반복되는 어구와 맞물려서 인간의 부끄러운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줍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대담한 구도의 그림이 화면 가득 펼쳐지는데, 지저분 씨 가족의 위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초반부에서 남들의 위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후반부로 이어지는 내용의 전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런 그림은 한 페이지 안에서 나름의 완결성을 갖는 짤막한 글과 함께 어우러져,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한 편의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길게 쭉 이어지는 글이 살짝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새로운 형식의 동화책 《지저분 씨 가족의 특별한 휴가》와 함께 색다른 기분을 느껴 보면 어떨까요? 한 페이지씩 끊어지는 짧은 호흡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묵직한 메시지에 닿아 있을 것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유
제1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쉽고 간결한 문장, 따뜻하고 귀여우면서도 독특한 상상력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 《겁보 만보》 《라면 먹는 개》 《읽거나 말거나 마음대로 도서관》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 《대단한 콧구멍》 《친구가 안 되는 99가지 방법》 《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함께 쓴 책 《걱정 먹는 우체통》 《걱정 먹는 도서관》 《아직도 같이 삽니다》 들이 있다.
그린이 : 고은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습니다. 로드킬을 다룬 애니메이션 《한순간》 제작을 계기로 동물 생명권에 관심을 갖게 되어, 여러 채널을 통해 유기 동물 캠페인을 꾸준히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빛그림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설립해 유기 동물을 위한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웹툰, 피규어 등의 콘텐츠를 기획 개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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