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이도 어른도 함께 읽고 나누는
‘생활 속 페미니즘’ 책!
이제 페미니즘은 시민이 갖추어야 하는 필수 소양이 되었다. 최근 몇 년간 수많은 페미니즘 책들이 새로 쏟아져 나왔고, 이는 어린이들이 읽는 책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여러 입문서들이 소개되었다. 하지만 다양한 페미니즘 이슈들이 꾸준히 등장하면서, 이를 접하는 어린이들에게도 어떻게 잘 설명해주면 좋을지 곤혹스러워 하는 어른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실 페미니즘 교육에서 한 가지 원칙만 꼽아야 한다면, 모든 사람을 똑같은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여자도 남자와 똑같은 ‘인간’으로 봐야 하는 것이며, 이는 결코 누군가를 위한 특권이나 누군가에 대한 배제가 될 수 없다. 이러한 페미니즘의 정신은 당연히 피부색, 장애, 종교, 국적, 나이로 인해 차별받는 다른 소수자들을 향해 확대된다. 이러한 페미니즘의 고갱이를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에게도 잘 설명해줄 수 있을까? 아니 그러기 전에, 실은 어른들도 페미니즘을 계속 배우면서 자신의 편견을 점검해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용서, 정의, 배움 등의 키워드로 한국 사회의 안팎을 들여다보며 성찰의 힘을 강조해온 강남순 교수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2018년에 집필한 《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는 아이와 어른을 위한 페미니즘 입문서로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2년 만에 새로 출간된 이번 책은 아이든 어른이든 일상에서 마주치고 한 번쯤 고민하는 다이어트, 화장, 집안일, 차별 표현, 데이트폭력, 장애인, 난민 등 여러 키워드를 통해 페미니즘을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지 안내한다.
전작과 다른 이야기를 담은 책이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페미니즘은 여자와 남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며,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는 아이와 어른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무엇을 하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은 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핵심 메시지다. ‘강남순의 페미니즘 이야기’의 연재는 끝이 났지만, 페미니즘을 알고 ‘친구’로 삼는 시도는 끝날 수 없는 이유다.
탈코르셋이 뭐예요? 집안일은 누가 해야 하나요?
어린이도 궁금해하는 페미니즘의 이슈들
10~20대 여성들이 특히 관심을 가지는 페미니즘 이슈인 탈코르셋 운동은 그 어원과 상징하는 바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의미를 오해하기 쉽다. 1장에서는 탈코르셋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자전거 타기’의 역사 속으로 들어간다. 200여 년 전만 해도 여성에게 자전거는 금지된 물건이었다. 여러 이유가 열거되곤 했지만, 실은 여성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기 위해서였다. 저자는 여성이 자전거 타는 것을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지 못했듯, 몸을 꽉 조이는 코르셋을 입지 않는 것 또한 여성이 결정할 수 없는 문제였다는 점에서 두 사례는 맞닿아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날 ‘코르셋’의 의미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아름다움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모든 것으로 확장되었으며, ‘탈코르셋 운동’은 이런 획일화된 기준으로부터 벗어나자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도 짚어준다. 누군가가 화장을 하고 다어어트를 하며 하이힐을 신고 다닌다고 해서 탈코르셋 운동에 반대하거나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옳지 않은데, 코르셋이 그랬던 것처럼 아름다움의 기준을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탈코르셋 운동의 핵심은 특정한 행위 여부가 아니라 아름다움의 기준은 한 가지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집안일은 아이도 어른도 일상에서 매일 마주하는 주제다. 식사 준비, 빨래, 청소 등의 집안일은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노동이라는 점, 따라서 모두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반대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자가 남자보다 평균적으로 4배 넘게 집안일을 하는 등(2018년 통계) 현실의 변화는 무척 더디다. 2장에서는 집안일을 누가 해야 하는지의 질문으로 시작되지만, 모두가 집안일을 분담해야 한다는 당위를 답하는 데 그치지 않는 점이 돋보인다. 늘 반복되고 아무리 해도 티가 나지 않는 집안일의 속성을 짚어주며, 우리는 누구나 집안일이라는 ‘노동’뿐 아니라 자신만을 위한 시간 속에서 결과물을 남기는 ‘작업’도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바로잡는다. 누군가는 집안일을 전담하고, 누구는 ‘바깥일’을 전담하는 식의 구분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집안일은 모두가 해야 한다는 말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책은 데이트 폭력에 관한 내용도 다룬다. 흔히 데이트 폭력은 어른들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친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는 것’의 문제로 확장해보면, 어린이들도 학교와 놀이터 등의 일상에서 이미 겪고 있는 문제다. 친한 친구가 다른 사람과 친한 모습을 봤을 때 드는 질투심, 좋아하는 친구가 내 뜻대로 행동해주었으면 하는 기대로 마음이 복잡해졌던 기억은, 어른들에게도 어렴풋이 남아 있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지 않은가? 4장에서는 ‘데이트 폭력’이 꼭 성인들만의 일이 아니며 친구 사이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점,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뜻을 강요해서는 안 되며 설령 그런 바람이 생기더라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짚어준다. 저자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응원해주는 것이며, 정원을 가꿀 때 물을 주고 끊임없이 살펴보듯이,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비슷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평등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인권 교양서
이 책은 나쁜 전통으로 인한 차별 표현이나 소수자에 대한 편견 이야기도 다룬다. 4장에서는 특히 성차별에 초점을 맞추어 차별 표현을 찾아본다.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쓰는 ‘남녀’, ‘자녀’, ‘부부’ 같은 단어나 ‘여기자’, ‘남자 간호사’ 등의 호칭은 은연중에 성차별을 전제로 한다. 저자는 ‘여자애/남자애가 왜 그래’ 같은 비난 투의 말뿐 아니라 ‘여자애인데 용감하다’, ‘남자인데 얌전하다’ 같은 ‘칭찬’ 표현에도 차별이 담겨 있다고 알려준다. 이 장에서는 이런 사례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을 넘어, 독자들로 하여금 ‘전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전통은 무조건 옳고 지켜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전통’과 ‘나쁜 전통’으로 구분해 좋은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5장에서는 여성뿐 아니라 어린이, 장애인, 이주민, 성 소수자 등 다양한 소수자 이슈를 다룬다. 저자는 소수자라고 하면 흔히 다수의 반대말로 오해하지만, ‘소수자’란 차별받고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정확히 짚어준다. 저자가 소개하는 소수자 범주는 다양한데, 특히 이 책의 주된 독자이기도 한 어린이가 포함되어 있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어른은 무심코 ‘애들은 몰라도 돼’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린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소중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장애인을 지칭하는 많은 용어들이 실은 차별 표현이라는 점, ‘불법 이주민’은 왜 ‘미등록 이주민’으로 바꿔 불러야만 하는지도 차근차근 알려준다. 저자는 ‘소수자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가진 게 많은 사람이 베풀어야 한다는 시혜적 의미가 결코 아니며, ‘세계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존중하는 ‘사람의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묻고 답하기, 읽기와 활동을
한 권에 담은 알찬 구성
이 책의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책으로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었다. 각 장의 시작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생각 나누기’는 우리가 일상에서 한 번쯤 품어보았을 법한 질문을 통해서 해당 주제의 내용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맛보기 코너다. 이를 통해 막막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이 책의 주제들이 실은 우리 주변 생활과 긴말하게 닿아 있는 이야기임을 알게 된다. ‘기억하면 좋은 열한 가지 용어들’은 본문에서 나온 중요한 개념어를 추려 해당 본문의 설명에 저자의 추가 설명을 더했다. 용어 설명부터 읽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히 풀어썼기에 본문을 읽기 전 먼저 읽어봐도 좋고, 각 개념을 키워드 삼아 본문을 다시 떠올려 보거나 다른 개념과 이어가는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본 책과 분리가 가능한 ‘워크북’ 부록은 퀴즈를 통해 본문 내용을 점검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각 장의 내용을 반영한 활동 자료를 통해 독자들 스스로 자유롭게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이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강남순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Texas Christian University Brite Divinity School)의 교수이다. 미국 드루대학교(Drew University)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신학부에서 가르쳤다. 2006년부터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에서 자크 데리다 사상, 코즈모폴리터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콜로니얼리즘, 페미니즘과 같은 현대 철학적·신학적 담론들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임마누엘 칸트, 한나 아렌트, 자크 데리다 등의 사상과 연계한 코즈모폴리턴 권리, 정의, 환대 등의 문제들에 학문적·실천적 관심을 두고 다양한 국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 《페미니즘과 기독교》(개정판), 《배움에 관하여》, 《용서에 대하여》, 《정의를 위하여》, 《코즈모폴리터니즘과 종교》 등이 있다. 《용서에 대하여》는 2017년 세종도서로 선정되었다. 《한국일보》, 《시사인》, 《서울신문》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7년 《경향신문》에서 ‘올해의 저자’로 선정되었다. 영문으로 지은 책으로 《Diasporic Feminist Theology: Asia and Theopolitical Imagination》, 《Cosmopolitan Theology: Reconstituting Planetary Hospitality, Neighbor-Love, and Solidarity in an Uneven World》 등이 있다.
그린이 : 백두리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그림이 담길 마땅한 자리를 찾아 채워 넣는 즐거움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까칠한 아이》, 《아무도 지지 않았어》 등 100여 권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 《솔직함의 적정선》, 《그리고 먹고살려고요》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이미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시각 언어로 전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공간을 캔버스 삼아 그림 그리기도 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목 차
- 강남순 선생님은 누구인가요?
- 강남순 선생님의 두 번째 편지
1장 탈코르셋 운동이 뭐예요?
생각 나누기: 예쁘게 보이려면 불편해도 참아야 하나요?
1. 여자가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고요?
2. 예쁜 사람의 기준은 내가 만들어요
3. 너도나도 아름다운 사람!
2장 집안일은 누가 해야 하나요?
생각 나누기: 왜 청소나 빨래는 모두가 함께 해야 하나요?
1. 생명을 유지하려면 꼭 필요해요!
2. 노동도 하고 작업도 하는 사람으로
3. 성공의 마술은 연습
4. 모두가 해야 하는 일
3장 말 속에도 차별이 있다고요?
생각 나누기: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말은 무엇일까요?
1. 좋은 전통과 나쁜 전통
2. 성차별 표현이 오천 개도 넘는다고요?
3. 무심코 쓴 말에도 성차별이 담겨 있어요!
4장 좋아하면 뭐든 해도 되는 건가요?
생각 나누기: 좋아하는 게 괴롭히는 일이 될 수도 있나요?
1. ‘데이트 폭력’은 무엇이고, 누가 하나요?
2.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정원을 가꾸는 일!
5장 소수자란 누구인가요?
생각 나누기: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1. 여자가 왜 소수자인가요?
2. 어린이도 똑같은 사람!
3.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소중해요
4. 이주민도 우리도 모두 세계 시민이에요!
5.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사람마다 달라요
- 기억하면 좋은 열한 가지 용어들
- 부록: 《안녕, 내 친구는 페미니즘이야》 워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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