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오윤(1946~1986년)은
곱슬머리에 깡마른 체구로 술과 친구들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를 즐겨 하였습니다. 짧은 생애 동안 치열했던 그의 삶의 이야기와 작품들은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오윤은 그들을 위해 농부가 되고 싶었습니다. 몸이 약했던 소년은 농과대학 대신 미술대학에 입학하여, 부조리한 우리 현실과
힘겹게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민중 미술의 선구적인 역할을 하였지만 사회 운동가로서가 아닌 화가로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표현하였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힘겨운 하루 일상과 보통 사람들의 얼굴 표정에서 현실을 이야기하였고, 그들이 어우러져 추는 춤사위를 목판에 새겨 그들의 슬픔과 한을 위로하였습니다.
오윤은 탈춤, 민속놀이, 판소리 현장을 찾아다녔습니다. 굿판에서는 꽹과리도 잘 쳤고, 이애주 선생(서울대 명예교수)으로부터 민속춤을 사사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특히 1985년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개인전을 준비하며 〈칼 노래〉, 〈남녘 땅 뱃노래〉, 〈도깨비〉 등의 대표작을 비롯하여 많은 작품들을 쏟아냅니다. 한 칼 한 칼 목판에 선을 긋고 각을 떠낸 그의 작품에는 힘찬 기운이 생동합니다.
1986년, 예술혼을 불태웠던 그의 개인전은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여러 곳에서 그의 전시회를 요청했고 고향인 부산에서도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몸을 돌보지 않고 그림을 그려 왔던 오윤은 부산 전시회를 마친 뒤 몸져눕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간경화가 악화되어 마흔한살의 젊은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습니다.
삶의 이야기를 통해 오윤의 작품에 다가갈 수 있는 책
작품은 예술가의 성장 배경과 전 생애의 삶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입니다. 삶의 내용을 알고 작품을 대한다면 더욱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윤-희망을 새긴 판화가》는 오윤의 탄생에서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전 생애를 따라가면서 그의 예술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되었는지 보여줍니다. 초기의 작품들과 판화 작품 외의 유화, 수채화, 테라코타 등의 다양한 작품으로 오윤이 표현하고자 했던 예술 세계를 한 발 가까이 다가가서 볼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오윤의 생애를 통해 그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며 작품을 접할 수 있습니다.
미술의 한 장르인 판화 자세히 들여다보기
판화는 회화만큼 쉽게 접하는 매체는 아니지만, 많은 예술가들이 다루는 분야입니다. 샤갈이나 피카소, 마티스 같은 유명 화가들도 회화 작품뿐 아니라 많은 판화 작품을 남겼습니다. 판화에 대한 일반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들을 부록에 담았습니다.
오윤은 실제 판화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목판과 조각 도구들을 직접 고르고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나무라는 판재는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아 칼 맛을 표현하기에 매우 적합한 재료입니다. 오윤의 단색 판화에는 담백한 흑과 백의 여백이 주는 형태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오윤의 단색 판화가 제작되는 과정,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접하는 판화의 종류와 판화에 대
한 친절한 설명은 책을 보는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온 가족이 보는 전기식 화집, 나무숲 ‘어린이미술관’ 제12권
《오윤-희망을 새긴 판화가》 개정판!
서울 종로4가 광장시장에 면한 거리, 우리은행 건물 외벽에는 오윤이 친구들과 작업한 높이 3.4m, 폭 32m의 테라코타 벽화가 있지요. 표지판에는 “멕시코 벽화 운동의 강력한 메시지 전달력에 주목한 오윤은 건강한 흙의 생명력을 도심 속으로 옮겨 왔다.”고 적혀 있습니다. 줄지어선 가판대와 오가는 행인들로 늘 붐비는 거리에서 작품인지 장식품인지 알지 못한 채
한 예술가의 작품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채 잠자고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예술이 대접받는 그런 사회가 속히 왔으면 싶습니다. 온 가족이 《오윤-희망을 새긴 판화가》 책을 읽으며 작품 보존의 방법도 생각하고, 작가와 작품도 알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작가 소개
성완경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파리 국립장식미술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1979년 ‘현실과 발언’ 창립 동인으로 작가 활동과 평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인하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로 정년 퇴임하였으며, 2002년 광주 비엔날레 예술감독, 한국영상문화학회 공동대표, 천만화정보센터 이사장으로 일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민중미술 모더니즘 시각문화》, 《기계시대의 미학》, 《시각과 언어 I, II》(공편저), 《성완경의 세계만화탐사》 등이 있습니다.
허진무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였습니다. 휘문중학교와 선화예술고등학교에서 미술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오윤과 동료 교사로 지냈으며, 친구 같은 대학 후배였습니다. 오윤기념사업회 운영위원으로 일했으며, 지금은 화가로서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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