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디 라마 - 와이파이 기술을 발명한 영화배우 -

와이파이와 블루투스의 토대가 된 ‘주파수 도약 시스템’ 기술을 개발한
천재적인 발명가이자, 전설적인 할리우드 영화배우였던 헤디 라마의 두 가지 삶
영화배우와 발명가 중 어느 모습이 진짜 헤디 라마일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자 할리우드의 유명한 영화배우, 헤디 라마. 그는 어려서부터 영화에 푹 빠졌고, 배우를 꿈꾸었다. 그리고 30여 년 동안 당대 유명한 배우들과 함께 3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그 꿈을 이루었다. 게다가 영화배우들의 꿈인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헌액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그가 과학과 공학을 더 사랑한 뛰어난 발명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외모가 아름다운 영화배우라는 그늘에 뛰어난 공학자이자 발명가라는 사실이 가려져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작곡가 조지 앤타일과 함께 2차 세계대전 당시 적이 어뢰의 전파를 방해하여 정해진 경로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파수 도약 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이것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 중 하나였다. 헤디와 조지는 이 기술의 아이디어와 특허를 미군에게 넘겼으나, 당시 미군은 시간과 돈이 없어서 이 기술을 활용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흐르고 나서 미군이 헤디의 주파수 도약 기술을 비밀문서에서 해제하면서 누구나 이 발명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침내 이 발명품은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과 같은 기술의 토대가 되고, 해커로부터 컴퓨터를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등 현대 전자·통신 기기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 되었다. 현대인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헤디 라마 덕분이다.
『와이파이 기술을 발명한 영화배우 헤디 라마』는 영화배우와 발명가라는 두 가지 모습으로 살아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의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들려준다. 로리 월마크는 간결한 글로 헤디의 이중생활을 잘 들려주고, 헤디의 육성을 적재적소에서 잘 활용해 책에 생생함을 불어넣었다. 케이티 우의 그림은 두 가지 모습의 헤디 라마를 단순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표현해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매력적인 영화배우와 천재적인 발명가, 헤디 라마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세상을 바꾸고 불평등과 차별, 편견에 맞선 여성들의 이야기
두레아이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세상을 바꾸고 불평등에 맞선 위대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펴내고 있다.
지금까지 『와이파이 기술을 발명한 영화배우 헤디 라마』를 비롯해, 바이런의 딸이었으나 19세기에 현대 컴퓨터 언어의 기초가 되는 개념을 최초로 개발한 에이다 러블레이스의 이야기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블레이스』, 프로그램 ‘버그’ 개념의 창시자이자 코딩의 시대를 연 선구자 그레이스 호퍼의 이야기 『컴퓨터 코딩의 여왕 그레이스 호퍼』,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를 발견해서 아시아 여성 과학자 최초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투유유의 이야기 『말라리아를 퇴치한 투유유 이야기』, 차별받는 여성이자 유대인·워킹맘에서 남녀평등·여성 인권·소수자 인권을 위해 싸우며 정의의 상징이 된 긴즈버그의 이야기 『불평등과 싸우는 여성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등이 출간되었다. 앞으로도 잊힌 여성들의 이야기는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영화배우, 헤디 라마
1914년에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헤디 라마는 28년 동안 <알제>, <삼손과 데릴라>, <엑스터시> 등 3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할리우드의 유명한 영화배우이다. 헤디 라마는 어려서부터 영화에 푹 빠져 지냈다. 스스로 “나는 사는 내내 연기하는 것과 상상하는 것을 좋아했어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영화 스태프로 일하다가 배우의 길을 걷게 된다. 배우가 되기 위해 그는 가족이나 친구들, 심지어 길거리의 사람들까지 흉내 냈다. “나는 늘 연기를 했어요. 마치 살아 있는 작은 복제본 같았어요. 사람들을 내게 그대로 옮겨 놓았거든요.”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 루이스 메이어의 눈에 띄어 유럽을 떠나 할리우드로 진출하며 최고의 인기를 얻게 된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람들은 헤디의 영화를 보면서 전쟁 이야기를 멈출 수 있었다고 한다.
헤디 라마는 찰스 보이어, 클라크 게이블, 로버트 테일러, 제임스(지미) 스튜어트, 안젤라 랜즈베리, 주디 갈란드 등 당시 가장 유명한 배우들과 함께 연기했다. 1960년에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불렸던 그는 빼어난 외모 때문에 오해받는 게 싫어서 더 열심히 노력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내가 얼굴이 예뻐서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남들에게 나도 머리가 있다고 믿게 하려면 남들보다 두 배는 열심히 일해야 했죠.”

주파수 도약 확산 기술을 발명한 천재적인 발명가, 헤디 라마
헤디 라마는 영화와 연기뿐만 아니라 과학과 공학을 사랑하는 발명가이기도 했다. 맹물을 탄산수로 만드는 큐브, 욕조에 들어가고 나오기 쉽게 돕는 장치, 주름 주머니를 붙인 휴지 상자, 신호가 바뀌기 직전에 바뀌려는 신호를 알려주는 신호등, 어두운 곳에서도 반짝이는 개목걸이 등 다양한 발명품을 만들었지만, 팔지는 않았다.
헤디가 이렇게 과학과 공학에 빠지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는 헤디가 좋아하는 과학과 기술을 같이 좋아해 주었고, 헤디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빠짐없이 이야기해 주고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아버지는) 제 꿈을 꽉 붙잡으라고 하시면서 격려해 주시고, 붙잡을 수 있으면 그 꿈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씀해 주었어요.”
그러던 중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의 잠수함 어뢰 시스템이 적의 방해를 받는다고 이야기를 듣고 조지 앤타일과 함께 ‘주파수 도약 시스템’을 발명하게 된다. 둘은 미군이 전쟁에서 이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게 되리라 믿고, 이 아이디어와 특허를 미군에게 넘겨주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군은 전쟁 중에 새로운 통신 시스템을 만들 시간도, 돈도 없어서 이 발명품 개발을 거절해 버린다. 게다가 더 불행하게도 헤디와 조지의 기술을 ‘극비문서’로 분류해 아무도 사용할 수 없게 해 버렸다.
40년이 흘러서야 미군은 헤디와 조지의 주파수 도약 기술을 비밀문서에서 해제했고, 특허가 만료된 이 기술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휴대전화 통화나 문자 전송을 비공개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컴퓨터와 인터넷에서 안전하게 무선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사용된다. 특히 와이파이, 블루투스, 해킹 방지 등과 같은 기술의 기반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편리한 기술은 모두 헤디의 ‘주파수 도약 시스템’이라는 아이디어 덕분에 가능해졌다. 그러나 헤디는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왜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네요. 편지 한 통, 감사 인사 한 번, 돈 한 푼 받은 적이 없어요”라고 아쉬워했다고 한다.
헤디와 조지가 특허를 받은 지 50년이 지나서야 그 공로를 인정받아 프런티어 전자재단에서 컴퓨터 기술 발전에 크게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개척자상’을 받았다. 발명가로서 헤디 라마는 이런 말을 강조했다. “어찌 됐든 좋은 일을 해라. 어찌 됐든 크게 생각하라. 어찌 됐든 만들어 봐라.”  

지은이 : 로리 월마크
버몬트 예술대학에서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한 글쓰기에 관한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컴퓨터 과학을 가르친다. 그의 첫 번째 그림책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블레이스』는 미국 일반 도서 리뷰에서 호평을 받았고, 뛰어난 과학서에 주는 상을 비롯해 쿡 프라이즈 등 여러 개의 상을 받았다. 그림책 전기인 『컴퓨터 코딩의 여왕 그레이스 호퍼』는 ‘페어런츠 초이스’에서 금상을 받았고, 뉴욕 공립도서관을 비롯해 여러 공공도서관에서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

그린이 : 케이티 우
패서디나 아트 센터 디자인 대학에서 일러스트로 학위를 받았으며, 구글, 라이카, 픽사, 신더비터 등의 회사와 일을 했다. 장편 애니메이션인 '코렐라인'을 비롯해 여러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애니메이션 광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컴퓨터 코딩의 여왕 그레이스 호퍼』의 삽화를 그렸다. 현재 뉴욕에 살고 있으며, 블루 스카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옮긴이 : 김종원
여섯 살 딸아이의 아빠로서 초등학생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하여 38년째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다. 과학소설과 만화를 좋아하며 새로운 것에 늘 관심이 많다.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블레이스』, 『컴퓨터 코딩의 여왕 그레이스 호퍼』, 『코믹 SF 걸작선』, 『윈도우 7 프로그래밍』, 『R로 마스터하는 머신러닝』 등을 번역했다. 현재 엔씨소프트에서 테스트 자동화 연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