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고객평점
저자하청호
출판사항상상, 발행일:2020/09/29
형태사항p.119 A5판:21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9687757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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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시인의 우체국으로 모여드는 세상 모든 이들의 안부
“돌아본다는 것은 돌봄이고 사랑이다”


하청호 시인의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는 따뜻한 사랑과 배려가 가득 담긴 동시집이다. 가족이나 친구처럼 사랑을 주고받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처도 쉽게 받는다. 가족들이 모여 앉은 밥상에서 듣는 잔소리, 친구의 가시 박힌 말 한마디에 속상하고 눈물 맺힌다. 이 동시집은 그럴 때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한마디 말처럼 마음의 가시를 빼주는 동시집이다. 이 동시집을 읽다 보면 가시를 빼기 위해 가시를 잡는 용기가 절로 난다.


짝꿍이 한 말이
마음에 가시로 박혔다
그 말을
떠올릴 때마다 아팠다


집으로 가는 길
앞서가던
짝꿍의 손을 꼭 잡았다
우리는 마주 보고 웃었다


마음 속 가시가
쏙 빠졌다.
―「가시 하나」 전문


이 동시집은 작고 연약한 이들을 향한 연민과 배려가 깃들어 있다. 새 길을 닦는다고 잘려나간 어린 소나무의 나이테를 세어보는 시인의 눈에는 송진이 소나무의 눈물로 보인다. “이제 겨우 열 살이다/ 베어진 자리가 촉촉했다”(「어린 소나무의 눈물」). “고사리를 꺾으려다/ 주먹을 꼭 쥔/ 어린 동생 고사리손이 생각나/ 차마 꺾지 못했어요”(「차마 못 꺾었어요」)에서도 시인의 보드라운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성자의 뒷모습을 보았네」와 「성탄일 오후」에서 보이는 배려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이 겨울에 생쥐가 먹을 게/ 어디 있겠나”(「개밥과 생쥐」) 하며 생쥐 드나드는 창고구멍 앞에 개밥을 놓아두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우리가 다 함께 서로를 챙겨주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청호 시인은 서로를 보듬고 따뜻하게 소통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 시에는 다정한 말들이 가득하다. “―넌 꼴찌가 아니라 5등이야”(「꼴찌와 5등」)라는 친구의 말은 의기소침해 있는 친구에게 큰 위로가 된다. 이런 말들이 서로 간의 거리를 얼마나 가깝게 끌어당기는지, 시인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생일 케이크도 맛있지만 “사랑의 말이 보태져서/ 더욱 달콤”(「생일날 케이크는 더 달콤해」)하다는 구절처럼, 서로가 주고받는 사랑의 언어가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


권영상 시인은 해설에서, “세대 간의 지극한 사랑과 그리움이 잘 정제된 조형적 시어로 이 한 권의 동시집 속에 담겨 있다”고 하였다.


따뜻한 사랑과 연민이 차곡차곡 담긴 동시집


하청호 시인의 우체국 창은 동심으로 만들어졌다. 세상 곳곳의 얘기들이 들어온다. 때로는 바람과 새소리, 낯선 풍경도 들어온다. 시인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답장을 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산수유 열매, 어린 소나무, 달팽이, 생쥐, 의자에게도 답장을 한다. 하청호 시인의 동시집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는 동심 우체국에서 보내온 편지 같다.


세상 곳곳의
얘기들이
우체국으로 들어오네


때로는
바람과 새소리
낯선 풍경도 들어오네


‘이-메일’
나에게는 나만의
우체국 하나 있네.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부분


하청호 동시집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에는 가족, 친척, 친구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맺는 친근하고 일상적인 일들이 주된 소재로 등장한다. 따라서 서로 소곤소곤 나누는 대화가 많이 담겨 있는 것이 이 동시집의 특징이다. “―네가 우리에게 와서/ 너무 기쁘단다// ―아빠, 엄마가/ 지구별에 나를 불러줘서/ 고마워요”(「생일날 케이크는 더 달콤해」)라는 대화는 생일을 축하하며 서로 주고받는 말이다. 기쁘고 고마운 마음이 생일날 케이크를 더 달콤하게 한다. “―엄마, 사랑해// ―네 말이/ 참 달콤하구나”(「귀도 맛을 안다」)처럼 사랑스럽고 다정한 말을 주고받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그러나 기쁜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동시집에는 노숙자와 같은 가난하고 불쌍한 이웃, 꼴찌를 해서 속상한 아이, 눈칫밥 먹는 아이, 기분이 아픈 엄마를 비롯하여 잘려진 어린 소나무, 굶주린 생쥐 등 시인이 연민의 시선으로 돌보는 존재들도 있다. 작고 연약한 대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이 동시집에 잘 드러나 있다.


우리 집 현관에는
박쥐가
검은 날개를 접고
잠을 잔다


우리가 쉼 없이
드나들어도
깊은 잠을 잔다


-우두두두
빗소리가 지붕을
두드린다


박쥐는 일제히
잠을 깨어
하나-둘
현관을 나선다


활짝!
박쥐우산이 펴졌다


골목길에 나란히
검은 박쥐의 날개
날개들.


―「현관에는 박쥐가 잠을 잔다」 전문


이 동시는 우리 주변의 사물을 바라보는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집 현관에 우산이 접혀 있는 건 흔한 일상의 풍경이다. 그러나 시인은 접혀 있는 검은 우산을 보면서, 비가 오면 날개를 펴고 현관을 빠져 나가는 박쥐라고 상상해본다. “우리 집 현관에는/ 박쥐가/ 검은 날개를 접고/ 잠을 잔다”는 첫 연이 매우 기발하다. 동심의 창으로 접혀진 검은 우산을 보면 날개를 접고 동굴 천장에 매달려 있는 박쥐가 보일 것이다.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이런 재미가 동시를 읽는 즐거움이 된다. 이 동시집을 펼치는 순간, 동시 읽기의 즐거움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하청호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랐다. 1972년 《매일신문》과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고, 1976년 《현대시학》에 시를 추천받았다. 세종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윤석중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동시집으로 <잡초 뽑기>, <무릎학교>, <데칼코마니>, <말을 헹구다> 등이 있으며 시집으로 <다비 노을> 등이 있다.

 

그린이 : 윤대라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하고 그림 그리는 화가가 되었어요.
불빛이 번쩍번쩍하는 도시에 살다가 별빛이 반짝반짝하는 시골에 살아요.
멍멍이 냥냥이 꼬꼬들 매에에 함께 우당탕탕 슬렁슬렁.

 

목 차

1부 행복충전소
 흰 눈과 빨간 산수유 열매 12
빗금 14
누가 오시나 16
행복충전소18
아빠의 허리띠 19
기분이 아프다 20
가시 하나 22
눈인사 23
재미구멍 24
눈칫밥 먹기 26
성자의 뒷모습을 보았네 28
돌아본다는 것 30
기다림 32

2부 눈물을 훔치다
 하얀 카펫 36
홍시꽃 38
깨소금 40
숨소리 듣기 41
밥꽃 42
성탄일 오후 44
도시는 온통 금이네 46
눈물을 훔치다 47
우리 집 문지기 48
어린 소나무의 눈물 50
마음꼬를 트다 52
뚱딴지꽃 피네 54
달팽이의 힘 56

3부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하늘구멍 60
꼴찌와 5등 62
맨땅에 맨발 63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 64
날이 샜다 66
차마 못 꺾었어요 67
렌즈로 세상 보기 68
생일날 케이크는 더 달콤해 70
바람의 개비 72
물매를 맞다 73
돌도 자라나요 74
옹알이 76
별 가두기 78

4부 현관에는 박쥐가 잠을 잔다
 개밥과 생쥐 82
눈물샘 84
귀도 맛을 안다 86
개구리 선생 88
댓잎 소리 90
현관에는 박쥐가 잠을 잔다 92
의자는 눈치채네 94
아기 눈 96
하얀 손수건 97
부채선인장 100
양말 신은 의자 102
계단논 104

해설| 시인의 우체국, 세상과 만나는 통로_권영상 106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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