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저한테는 공포가 없기 때문이죠. 정확하게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아이디 ‘공모자’는 공포를 모르는 자의 줄임말이에요.” - 공포 탐정 이동찬
“귀신이 진짜 있다는 걸 밝혀야만
우리 괴담 클럽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어.” - 괴담 클럽
사람들의 두려움과 공포감을 먹고 자라는 요괴 ‘그슨대’와 맞서 싸우는 ‘공포 탐정 이동찬’과 ‘괴담 클럽’의 치열한 여정을 다룬 어린이 장르문학이다. 그슨대가 만들어 낸 깊고 무거운 어둠으로 인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된 괴담 클럽은 무엇 하나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아이들은 좌절하지 않고 그슨대에게 빼앗긴 친구를 구하고자 용기 내어 앞으로 나아간다. 《공포 탐정 이동찬과 괴담 클럽》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그슨대’라는 독특한 요괴로 풀어낸 작품으로, 어둠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용기 내는 법을 이야기한다.
“그슨대에게 당하면 마음을 잃어버리니까 조심해야 해.”
- 정체불명의 검은 연기가 나타난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환생 장의사 할아버지와 함께 요괴를 퇴치하던 이동찬은 귀신이 나타났다는 제보를 받고 버려진 폐공장으로 향한다. 한 줄기 빛조차 없는 어둠에 이끌려 공장 지하로 내려간 이동찬은 그곳에서 바닥에 고여 있는 ‘검은 연기’를 발견한다. 무엇보다 격렬하게 움직이지만, 살아 있다는 생명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기이한 존재를 본 이동찬은 겁에 질려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이내 가슴속에서 무언가 뜯겨 나가는 고통과 함께 견딜 수 없는 공포감이 이동찬을 덮친다. 마음속에 공포만 남은 이동찬을 발견한 할아버지는 그를 구하기 위해 이동찬의 모든 감정을 없애 버린다.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기 위해 이동찬은 검은 연기를 찾는 공포 탐정이 되리라 결심한다.
“그슨대가 너에게 심은 공포감을 지우는 중이야.
놈은 공포심을 일으켜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거나
다른 사람을 공격하게 만든단다.”
- 〈검은 연기 혹은 그슨대〉 86쪽에서
1년 전 이동찬이 폐공장에서 그슨대를 처음 목격했을 때처럼 검은 연기를 만난 괴담 클럽 아이들에게도 하나둘씩 이상한 사건이 벌어진다. 학교에서 더욱 심한 놀림을 당하는가 하면, 불화로 인해 나태환이 괴담 클럽을 탈퇴하기에 이른다. 이동찬을 만난 괴담 클럽은 검은 연기의 정체가 그슨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친구 나태환 역시 검은 연기에게 조종당하고 있음을 눈치챈다. 그슨대로 인해 감정을 잃어버린 이동찬과 친구를 빼앗긴 괴담 클럽, 소중한 것을 찾기 위한 멈출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된다.
학교 강당에서 발견된 수상한 지하 공간, 그곳의 정체는 무엇일까?
- 사회의 어둠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이야기!
그슨대를 따라 학교 안까지 들어온 이동찬과 괴담 클럽은 학교 강당에서 지하로 이어진 비밀 공간을 발견한다. 낡은 침대와 오래된 책상이 가득한 수상한 지하 공간엔 그슨대가 남긴 검은 얼룩과 친구 나태환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나방 초등학교는 사실 한센병을 앓는 환자들을 격리하던 지하 병원 위에 세워진 곳으로, 학교 창고로 쓰기 위해 병동을 철거하지 않고 남겨 두었던 것이다. 본능적으로 죽음을 쫓아다니는 그슨대는 예전의 죽음을 맛볼 수 있는 지하 병원으로 들어가면서, 아이들을 유인해 새로운 죽음을 얻을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한 것이었다.
괴담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괴담 클럽은 같은 반 친구 마이클에게 오랫동안 웃음거리였다. 괴롭힘이 심해질수록 괴담 클럽은 괴담을 더욱 진짜라고 믿었다. 귀신이 없다고 믿는 마이클에게 귀신의 존재를 증명하면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괴담 클럽은 그슨대가 들어간 학교를 바라보면서 ‘저긴 한 번도 우리 학교인 적이 없어. 마이클 같은 애들의 학교지.’ 하고 말한다. 괴담 클럽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학교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렇듯 그슨대가 불러일으키는 어둠과 검은 연기는 줄곧 사회의 어두운 곳을 향해 있다. 모든 창문이 커튼으로 가려져 어둠만 가득한 학교와 작은 빛조차 들지 않는 지하 병원은 괴담 클럽과 한센병 환자가 그곳에서 겪었을 불안과 공포를 고스란히 대변한다. 《공포 탐정 이동찬과 괴담 클럽》은 어둠 그 자체인 요괴 ‘그슨대’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작은 빛만으로도 어둠을 밝힐 수 있으니까.”
- 두려움에 맞서 싸우는 방법!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지하 병원 안에서 괴담 클럽은 작은 빛을 내는 라이트 스틱(light stick)에 의지하며 조금씩 나아간다. 괴담 클럽은 나태환을 찾아서 지하 병원을 벗어나려 하지만, 나태환은 물론 바깥으로 나갈 작은 출입구조차 보이지 않는다. 절망하는 괴담 클럽 앞에 또 다른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나고, 아이들은 다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괴담 클럽은 어떤 위협이 숨어 있을지 모르는 곳으로 내려가길 망설이지만, 이내 괴담 클럽의 리더인 ‘김호중’은 혼자서라도 가겠다고 다짐한다. 나태환이 그곳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손에 잡을 수조차 없는 어둠과 맞서 싸우기 위해 나아가는 김호중에게 들려 있는 것은 오직 작은 라이트 스틱뿐이다. 하지만 김호중은 이동찬이 해 준 말을 떠올리며 용기를 잃지 않는다.
“지키고 싶은 걸 포기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이면 된다.”
- 〈어둠 속으로> 156쪽에서
김호중은 작은 빛에 의지해 느리지만 분명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그슨대와 당당히 맞서 싸운다. 우리는 종종 그슨대처럼 거대한 두려움을 만나 압도당한다. 하지만 김호중이 그랬듯, 비록 작은 불빛처럼 희미한 희망이더라도 이를 믿고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두려움을 극복하게 될 것이다. 《공포 탐정 이동찬과 괴담 클럽》은 큰 용기나 결심보다 작지만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 소중한 것을 지키는 일에 더욱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명섭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기업 샐러리맨을 거쳐서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로 일했다. 파주 출판도시에서 일하던 중 소설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다. 추리소설과 역사소설, 좀비, 역사 인문서, 청소년 소설과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다.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부산 국제 영화제 NEW 크리에이터 상을 수상했다. 2019년 『미스 손탁』이 원주 한 도시 한 책 도서로 선정되었으며, 『무덤 속의 죽음』으로 2020년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그 외 『남산골 두 기자』, 『사라진 조우관』, 『어린 만세꾼』, 『우리 반 홍범도』, 『추락』, 『온달장군 살인 사건』 등의 대표작이 있다.
그린이 : 이윤희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만화책 《안경을 쓴 가을》, 《열세 살의 여름》을 냈고, 《두 배로 카메라》,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말하기를 말하기》, 《비밀 소원》, 《경양식집에서》 등 다양한 책에 그림과 만화를 그렸다.
목 차
1. 괴담 클럽 …… 7p
2. 공모자 …… 42p
3. 검은 연기 혹은 그슨대 …… 77p
4. 어둠 속으로 …… 120p
5. 깊은 어둠 …… 160p
6. 작가의 말 …… 1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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