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조선 후기 최신 인기 가요 ‘옹고집 타령’
판소리의 흥과 가락, 이야기의 재미가 어우러진
소설 《옹고집전》으로 재탄생하다!
판소리계 소설 《옹고집전》은
재물 모으기에 급급해 악행을 일삼던 옹고집이
자신과 꼭 닮은 가짜 옹고집을 만나
벌어지는 소동을 익살스럽게 그렸다.
진짜 옹고집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새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가족을 아끼고 베풀며 사는 선한 삶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새로운 시대상이 반영된 인물, 옹고집
19세기 중후반의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사회 경제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 피폐해진 국토가 복구되면서 농업 생산량이 증가하고 상품 화폐 경제가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나라에서는 재정 확충을 위해 돈을 받고 천민의 신분을 면제해 주기도 한다. 또한 상민 가운데 큰 부를 쌓은 이들이 양반의 신분을 사기도 하면서 일부 문벌 가문을 제외한 양반의 사회 경제적 지위와 영향력은 점차 낮아졌다. 이때 새롭게 등장하는 계층이 ‘요호부민’이다. 요호부민은 많은 땅을 소유해 직접 농사를 짓거나 소작농을 두어 큰 부를 축적했는데,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신분을 사들이고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세력을 행사하며 지방 토호 세력으로서 입지를 다져 나갔다. 《옹고집전》의 주인공 옹고집이 바로 요호부민을 대표하는 인물로 볼 수 있다.
《옹고집전》에서는 이처럼 크게 흔들리는 기존 신분질서의 변화와 함께 조선 후기 향촌 사회의 변화된 사회, 경제적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이야기에서 옹고집이 소유한 재산 규모와 집안 살림을 세세하고 길게 늘어놓는 부분이 강조되는데, 이는 근대 자본에 눈을 뜨기 시작한 사람들의 관심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인색한 자본가인 옹고집이 마지막에 잘못을 뉘우치고 이웃에게 재물을 베풀며 산다는 결말 또한 당시 이 이야기를 즐기던 민중이 요호부민 계층에게 기대하고 바라는 모습을 투영했다고 볼 수 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가족을 화목하게 유지하는 등 유교 덕목을 잘 수행하면서, 가진 재물을 공동체와 나누기를 바라는 등 도덕적 윤리적으로도 향촌 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라는 조선 후기 민중의 기대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악인’과 ‘가짜’의 대결을 통한 자기 자신의 모순 마주하기
《옹고집전》은 크게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옹고집의 악행, 진짜와 가짜의 진실 다툼, 그리고 옹고집의 선행담이다. 특히 옹고집과 같은 악인을 징계하고 인과응보를 받게 하기 위해 학 대사는 허수아비로 가짜 옹고집을 만들어 진짜 옹고집과 대립하게 만든다. 선과 악의 대결 구도는 대부분의 이야기에 등장하며 아주 친숙한 서사적 장치인데, 《옹고집전》에서는 그 대결이 ‘악인’과 ‘가짜’의 대결 구도로 펼쳐진다. 주인공의 성장과 변화가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에 의해 일방적으로 개조되는 형태가 아니라, 주인공이 자기 자신의 모순을 마주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옹고집의 관청 송사 장면 또한 독자가 진짜와 가짜를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논리로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게 만드는데, 이런 점들은 현대 판타지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세련되고 파격적인 방식이며 다른 고전 소설과 차별화되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가짜가 진짜를 이기는 모순된 상황은 이야기 후반부에서 옹고집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선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결말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진짜가 가짜를 이기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바로 ‘선’을 회복하는 데 있다는 주제를 부각시키는 장치인 것이다. 《옹고집전》이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큰 공감을 얻고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인 이유이기도 하다.
천하제일 심술을 부려 이름도 옹고집이라!
아흔아홉 칸, 고래 등처럼 큰 기와집에 살며 창고마다 곡식과 재물이 넘쳐나지만, 주인공 옹고집은 가족에게도, 이웃에게도 인색하기 그지없다. 늙고 병든 어머니가 아파도 의원 한번 부르지 않으면서 오히려 왜 그리 오래 사느냐며 어머니를 구박하는 등 불효를 일삼는다. 길 가던 나그네를 쫓아내거나 구걸하는 아이들의 쪽박을 깨고, 시주하러 온 스님은 매질해 내쫓는 등 옹고집의 패악은 가관이다. 마을 사람들은 모였다 하면 옹고집을 욕했지만, 옹고집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터라 앞에서는 ‘옹 좌수님, 옹 좌수님’ 굽실거릴 수밖에 없다. 한편, 월출산 취암사에 학 대사라는 도사가 옹고집의 행실을 듣고 그를 만나러 가지만 학 대사도 봉변을 당한 채 내쫓기고 만다. 옹고집의 행실을 고치기 위해 학 대사는 허수아비로 옹고집과 똑같은 모습을 한 ‘가짜 옹고집’을 만들어 옹고집에게 보낸다. 가짜 옹고집과 진짜 옹고집은 서로 자기가 진짜라며 뒹굴고 싸우지만 가족조차도 누가 진짜 옹고집인지 구분을 하지 못한다. 둘은 결국 사또에게 판결을 청한다. 하지만 진짜 옹고집은 사또 앞에서 자신의 사대조 조상 이름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재산도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반면 가짜 옹고집은 모든 것을 세세히 읊게 되고, 진짜 옹고집은 가짜로 몰려 마을에서 내쫓기고 만다. 진짜 옹고집이 구걸하며 목숨을 연명하는 동안 가짜 옹고집은 진짜 옹고집이 욕심부려 모은 재산을 어려운 이웃에게 골고루 나눠 주고 병든 어머니도 극진히 보살핀다. 진짜 옹고집은 과연 가족과 재산을 무사히 되찾고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두루 읽고 넓게 보고 깊게 생각하는
십 대를 위한 알차고 즐거운 고전 읽기
“너른 생각 우리 고전”
흔히 사람들은 오래된 것을 흘려 보거나 고리타분하다 좋지 않게 여기지만, 고전은 그렇지 않다.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읽히면서 중요하다는 것이 검증된 책이 바로 고전이다. 그래서 읽을수록 의미가 더 깊게 다가오고, 새록새록 재미있는 것이 고전이기도 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방식은 그다지 변함이 없고, 사람다움의 멋도 변함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고전을 읽으며 오늘날 이 세상 사는 법을 배우게 된다. 세상을 닮은 우리 고전을 좀 더 알차고 즐겁고 의미 있게 담기 위해 “너른 생각 우리 고전”은 다양하고 다채롭게 시도하고 새롭게 구성해 냈다.
#9673; 교과를 넘나들며 깊이 있게 읽는 우리 고전
어떤 고전이든 탄생의 배경을 아는 것은 고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많은 고대 소설이 작자 미상에 집필 연도를 알기 힘들지만,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배경을 알 수 있다. “국어 시간에 고전 읽기”는 고전문학의 배경과 등장인물은 물론 고전문학적 가치를 되새겨 본다. 또한 고전에서도 통합 교과 학습을 선보인다. 문학작품을 읽고 난 뒤, 사회, 역사, 음악, 과학, 미술 등 학문과 교과의 경계를 넘나들며 들여다본 고전은 깊이 있는 사고와 다양한 시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 옛이야기를 읽듯 쉽고 재미있는 우리 고전
수많은 이본을 두루 살피는 것은 물론 원전을 독자 대상에 맞게 풀어쓰기란 쉽지 않다. 이에 고전문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전문가이며 십 대를 위한 글쓰기에 탁월한 일곱 명의 작가가 오랜 시간을 들여 고심해서 풀어냈다. 판소리 소설은 소리꾼과 고수가 서로 장단과 호응을 맞추고 추임새를 넣듯 익살스럽고 리듬감 있게 담아내고, 어려운 한시는 상황과 시대가 드러나고 운율이 살아 있도록 쉽게 풀어냈으며, 흥미진진하고 속도감 있는 글쓰기는 읽는 재미를 더해 줄 것이다.
◉ 익살스럽고 재치 있는 일러스트와 함게 보는 우리 고전
웹툰은 물론 다양한 유튜브 영상에 노출되어 있는 십 대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고전에 새로운 옷을 입혔다. 쉽고 재미있는 고전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일러스트 또한 만화적 구성과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현대와 고전을 넘나들며 흥미롭게 해석해 내기 위해 노력했다.
◉ 알찬 독후 활동으로 문해력을 키우는 우리 고전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초등 3~6학년 국어 교과에는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와 ‘책을 읽고 생각을 넓혀요’라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나 고전문학은 사자성어나 기본적인 한자어 등이 포함되어 있어 어휘력을 높여 문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이에 “고전을 읽고 생각을 넓혀요” 코너에서는 내용 학습-탐구 활동-심화 활동-창의융합 활동의 단계별 독후 활동을 제공함으로써 문해력뿐만 아니라 고전 속에서 세상을 보고, 생각의 깊이를 넓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서신혜
한양대학교에서 고전문학을 공부하고, 여러 학교와 연구원을 거쳐서 지금은 한양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고전의 즐거움을 가르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예절 교육서 《나를 갈고 닦는 예절 동자례》를 펴냈고, 그 밖에도 《박태보전》 《나라가 버린 사람들》 《열정, 명인과 딴따라를 가르는 한 끗》 등의 여러 책을 썼다.
우리 고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지호락(知好樂)’으로도 활동한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지호락’은 어린이들이 고전의 재미와 의미를 알고, 좋아하고,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전을 발굴하고 글을 쓴다.
그린이 : 이경석
재미난 그림으로 세상을 좀 더 유쾌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여러 만화를 잡지에 연재했으며 어린이 책 그림 작업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발표한 만화책으로 『전원교향곡』, 『좀비의 시간』, 『을식이는 재수 없어』 등이 있으며, 어린이 잡지 『과학쟁이』에서 「장독대 sf」를 연재했다. 이 밖에 그린 책으로 『에너지는 세상을 움직여』, 『퀴즈, 미세먼지!』, 『정전이 되면 자이로드롭은 땅에 떨어질까』, 『정약전과 자산어보』, 『다 같이 돌자 미래 직업 한 바퀴』, 『한글 탐정, 기필코』,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옛날 도구가 뚝딱! 현대 도구가 척척!』, 『나의 첫 세계사 여행: 중국·일본』, 『너구리 판사 퐁퐁이』, 『오메 돈 벌자고』, 『퀴즈, GMO!』, 『난 노란 옷이 좋아!』, 『찾았다, 오늘이!』, 『투명인간 주의보』, 『옐로우 큐의 살아있는 경제 박물관』, 『한글 탐정, 기필코』, 『수염 전쟁』, 『한밤의 철새 통신』, 『개화 소년 나가신다』, 『진시황의 책 교실』, 『수상한 졸업여행』, 『어쨌든 이게 바로 전설의 권법』, 『어린이들의 한국사』, 『한국을 빛낸 역사 인물 123』, 『읽자마자 수수께끼 왕』, 『어쨌든 이게 바로 전설의 권법』, 『괴상하고 무서운 에너지 체험관』 등이 있다.
목 차
◈ 국어 시간에 옹고집전 읽기
1. 《옹고집전》은 어떤 작품인가요?
2. 판소리계 소설이란 무엇일까요?
3. 소설 《옹고집전》에 나타난 판소리 사설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4. 판소리 〈옹고집 타령〉은 어떻게 소설 《옹고집전》으로 바뀌었을까요?
5. 《옹고집전》은 어떤 이본들이 있을까요?
6. 《옹고집전》 이야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7. 등장인물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8. 학 대사는 왜 허수아비 옹고집을 등장시켜 옹고집을 혼냈을까요?
◈ 옹고집전
-부자 옹씨, 성질이 못돼서 별명이 ‘고집’이라!
-학 대사, 변을 당하다
-저놈의 옹고집 어떻게 혼내 줄까
-이놈이 진짜냐 저놈이 가짜냐
-아내도 몰라보고 어머니도 소용없네
-관아에 가 판결을 받아 보세
-살림살이를 낱낱이 말해라
-가짜는 진짜이고 진짜는 가짜로다
-허수아비 옹고집의 나눔 생활
-밥 빌어먹는 진짜 옹고집
-진짜 옹고집 울며 후회하네
-허수아비 가고 진짜 옹고집이 돌아왔네
◈ 역사 시간에 옹고집전 읽기
1. 조선 후기 신분제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되었을까요?
2. 옹고집은 어떤 신분 계층을 대변할까요?
3. 옹고집이라는 인물을 통해 무엇을 드러내고자 했을까요?
4. 조선 시대 불교의 사회적 위치는 어땠을까요?
5. 조선 시대의 재판은 어떤 절차를 거쳐 진행되었을까요?
6. 굶주린 백성을 돕기 위해 나라에서 어떤 정책을 펼쳤을까요?
◈ 독후활동지 : 옹고집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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