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낯선 세상에 뚝 떨어진 듯 마을에 나타난 방덕 씨와
방덕 씨의 낡은 수선집을 둘러싼 쫄깃한 소문.
백 년 묵은 책, 벽장 속 비밀, 차차듕 하랄랄.
그리고 수선집에 세 든 달모가 한밤중 목격한 결정적 장면.
솟아난다 솟아난다, 궁금증이!
“생강 선생, 파헤쳐 보자. 아줌마가 고서 수집가인지 아니면 내가 그날 밤 본 것이 정말….”
바늘꽂이에 사방으로 꽂힌 바늘들이 날카롭게 빛나고, 층층이 진열된 실패들이 침입자들을 감시하듯 내려다보는 곳. 찾아오는 이라곤 수선을 맡기는 손님들과 잿빛 고양이뿐인 을씨년스러운 수선집 안, 방덕 씨는 그믐달이 뜬 밤 무엇을 하는 것일까? 틈만 나면 문을 걸어 잠그고 어딜 다녀오는 것일까?
“방덕 아줌마가 빨간 떡을 주면 절대 받아먹지 마.”
“뭘 꿰맬까 말까 망설인다는 거지? 미스터리해. 어쩌면 벽장에…….”
“엄마는 빵집 아저씨한테 들었고, 빵집 아저씨는 제비 부동산 할머니한테 들었대. 수선집 아줌마가 이사 왔을 때…….”
꼬맬까말까 수선집에 끈적끈적하게 들러붙은 소문들. 소문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거짓일까. 아니 그보다 달모에겐 더 궁금한 것이 있다. 방덕 아줌마는 왜 자꾸 찌개에 땅콩을 넣는 거지?
“오늘 통분까지 진도 나가야 돼. 분수 덧뺄셈을 하려면, 그걸 알아야 한다니까.”
“야, 나도 지금 공부 중이야. 어떤 사람을 알아 가는 중이거든.”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 비밀의 책, 남들은 모르는 이야기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진실은 발명하는 것이 아닌 발견하는 것
5년 전 당첨 복권이라도 든 듯 빨간 주머니를 애지중지 품고 도화동에 나타난 방덕 씨. 달모가 지내보니 방덕 씨는 이상한 요리는 해도 이상한 사람 같진 않았다. 그런데 왜 소문이 들끓는 것일까? 생강이 말처럼 이방인은 우선 경계하고 보는 것일까. 얼토당토않은 소문이라 생각하며 지내던 달모는 한밤중 토옹, 텅, 끼으익, 소리에 끌려 1층 수선집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불가사의한 장면을 목격하는데. 책 속에서 꾸물럭꾸물럭 기어 나오고 푸드덕 허공으로 솟구치는 형체들. 수상한 냄새를 감지한 달모(진짜로 냄새가 난다!).
간이 오그라들긴 하지만 모험엔 위험이 뒤따르는 법. 그래서 더 짜릿한 것! 암! 땅콩 찌개가 맛있는지 맛없는지는 먹어 보면 아는 것!
뜨개바늘로 길고 긴 실을 얽어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떠내는 재미에 심취해 있던 달모는 단짝이자 과외 선생인 생강이와 막강 브로맨스를 꽃피우며 얽히고설킨 소문의 타래 속에서 진실의 실마리를 한 올 한 올 꿰어 사건의 진상, 세상에 없던(존재하나 아무도 보지 못했던) 진실의 얼굴을 떠 나간다.
“수상한 건 수상한 거고 그렇다고 가짜 뉴스를 퍼뜨리면 안 되잖아. 진실이 뭘까?”
“나도 몰라. 아줌마가 마법사인지 고서 수집가인지. 아니면 소문처럼 나쁜 사람인지. 소문이 다 거짓이라면 아줌마는 억울할 거야. 그러니까 나랑 그 진실을 캐 보자고.”
한 사람을, 한 사람이 품은 세계를 알아 가는 과정은 어드벤처 놀이기구를 탄 것만큼이나 험난하고 심장이 들썩이는 것일까? 두려움과 호기심이 밀고 당기기를 하는 사이, 무심한 듯 아닌 듯 자신을 챙겨 주는 방덕 씨에게 은근히 스며든 달모는 방덕 씨의 믿음직한 파트너가 되기도 하고, 자기도 모르는 새 소문의 편에 섰다가 진실의 편에 섰다가 하며 방덕 씨의 비밀에 조금씩 다가선다. 그리고 감쪽같이 위장해 둔 수선집 벽장에서 종잇장이 나달나달한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되는데. 설마 이것은 세계를 넘나드는 주문? 정말?
“그러고 보니까 사람도 한 권의 책이란 말이 맞는 것 같아. 남들은 모르는 이야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잖아.”
“그리고 누군가 다가와서 그 이야기를 읽어 주기를 바라지.”_본문 중에서
“누구나 한 번쯤 딴 세상에서 살아 보고 싶어 하지.”
복숭아 나뭇가지 뻗어 오른 삼거리 골목에서 맺은 방덕 씨와 달모의 나이차를 뛰어넘는 도‘골’결의, 막강 브로맨스 달모와 생강 콤비의 진땀 빼는 활약!
다양한 캐릭터들이 뿜어내는 재미, 한 겹 뜯고 나면 그 아래 또 다른 의미가 모습을 드러내는 문장
제1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와우의 첫 책』 주미경 작가의 신작 동화
복숭아밭 도원결의는 아니어도, 복숭아나무 솟아오른 삼거리 수선집에서 나눈 방덕 씨와 달모의 우정, 달모와 생강 콤비의 진땀 빼는 활약이 따듯함과 코믹함을 넘나드는 이 이야기는 『와우의 첫 책』으로 제1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주미경 작가의 신작이다. “함께 나누는 삶에 대한 작가의 고민”(『와우의 첫 책』 심사평)은 『꼬맬까말까 수선집과 비밀의 책』에도 그대로 이어지며, 하나하나의 존재는 이야기를 품은 책, 그 이야기는 스스로 바꿔 볼 수도 있는 가능성의 세계, 가짜와 진짜 사이에서 진실을 보려는 눈, 지갑에 오래도록 간직해 둔 보물처럼 서로에게 소중한 무엇이 되는 관계 들을 잘 마름질해 담았다.
‘이 세상엔 없는 솜씨’로 꿰맬 수 있는 건 무엇이든 수선하는 방덕 씨,
폭풍이라도 불면 풀썩 주저앉을 것처럼 낡은 수선집 2층에 세 든 뒤 그야말로 폭풍의 한가운데로 떠밀린 달모,
단점이라곤 중요한 순간에 뒷걸음치는 것밖에 없는 매력 폴폴 완벽남 생강,
‘심노분’이란 본명을 잃어버린 방덕 씨의 앙숙 ‘제비 부동산’ 놀부 할머니,
책 속에서 흥부 박을 얻어 올 꿈에 젖어 보기도 하는 달모의 아빠 길동 씨,
달모와 길동 씨에게 무한 친절을 발휘하는 율도반점 주인장 도비,
생강의 대사 속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정보통 진진과 오래전 자취를 감춘 헌책방 주인, 그리고
이 모든 걸 지켜보는 복숭아나무의 잿빛 고양이까지.
삼거리 골목 다양한 캐릭터들이 뿜어내는 재미, 곳곳에 흩뿌려진 단서와 국면 전환의 암시들, 뜯어보면 그 아래 또 다른 의미가 얼굴을 드러내는 문장들,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메시지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책 속 세상으로 훌쩍 뛰어들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나 갈 즈음엔, 삼거리 골목 주민들 중 딴 세상에서 온 이는 누구고 아닌 이는 누구인지, 나아가 내가 있는 여기가 책 속이고 책 속이 진짜 세상은 아닌지, 주인공은 나일지 달모일지 방덕 씨일지 아니면 잿빛 고양이일지 고개를 갸웃하다가 나의 이야기를 새롭게 써 나가고 싶은 에너지에 휩싸일 것이다. 그럴 땐 주문을 외워 봐도 좋겠다. 저마다 느낌 있게. 차차듕 하랄랄. 다로리디러.
이야기에 재미를 불어넣는 여섯 가지 포인트
첫 번째 포인트라이벌 구도의 비밀
삼거리 골목이 오늘도 떠들썩하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은 방덕 vs 심노분의 라이벌 매치. 심노분 할머니는 왜 방덕 씨를 눈엣가시처럼 여길까? 부동산 벽에 붙어 있는 동네 지도에 수선집만 빨간 펜으로 표시한 이유는? 게다가 방덕 씨는 왜 심노분 할머니의 부동산을 부쩍 기웃대는 것일까? 둘 다 뭔가 있다!
두 번째 포인트수상한 거래의 비밀
“방덕 아줌마 설마 그 책 한 권이랑 집 한 채랑 맞바꾼 거야?”
백 년 묵은 책을 찾아다니는 방덕 씨의 수상한 거래! 그나저나 방덕 씨에게서 나는 요상한 냄새는 뭐고, 방덕 씨가 갖고 있는 책은 왜 우리가 아는 이야기들과 다르지?
“있지, 말이 안 되는 거 아닌데, 아줌마 진짜 그 사람 아닐까?”
“누구?”
세 번째 포인트오고가는 냄비와 오해 속에 피어나는 정, 달모의 첫 뜨개질 작품의 향방은?
자나 깨나 뜨개바늘을 손에서 놓지 않는 달모가 첫 번째로 떠낸 작품은 누구에게로? 헛다리짚기와 망보기의 달인으로 달모의 추리에 동참해 준 생강이일까? 냄비 요리로 달모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 방덕 씨일까? 아니면 달모가 만들어 준 꽃을 오래도록 지갑 깊숙이 간직하고 있는 아빠 길동 씨에게? 그도 아니면, 서로 오해를 쌓아 가던 방덕 씨와 생강이가 사이좋게 나눠 가졌을까?
네 번째 포인트-주문을 외울 땐 창문은 꼭 닫을 것!
책, 주문 그리고 마지막 이것만 완성되면 우리도 원하는 책의 한 장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단 세 가지가 준비되었어도 이것만은 조심하자. 주문을 외울 땐 창문은 꼭 닫을 것! 이유는 책 속에!
다섯 번째 포인트-‘꼬맬까○까’의 비밀
‘꼬맬까말까’ 간판 글자가 ‘꼬맬까 까’가 된 뒤, 접어놓은 페이지를 다시 펼친 책처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이야기! 지나친 문장도 다시 보자. 또 다른 의미가 활활 살아날지도.
여섯 번째 포인트-과다 섭취해도 좋은 재담꾼 심보영 화가의 상상력
손끝에서 풀려 나온 사랑스러운 캐릭터들과 쫀득한 유머
글과 교감하면서도 적극적으로 글을 확장해 새로이 심은 그림 이야기
수선집에 진열된 오색 실패들처럼 자기만의 확고한 색깔을 입은 캐릭터들, 능청스러운 유머로 불가항력의 웃음을 더한 장면들, 글과 교감하면서도 적극적으로 글을 확장하여 완전히 새로운 장면을 심어 둔 화가의 상상력에 반할 것이다. 중간중간 배치한 짧은 만화컷이 윤활제 역할을 톡톡히 하며 이야기를 쭉쭉 뻗어 나가게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주미경
래를 갤 줄 모르지만, 빨래 위에서 뒹구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에게 매일 사랑과 슬픔을 고백하면서 지냅니다. 나른하고 부신 고양이의 특별한 고백을 기다리면서요.
『나 쌀벌레야』로 제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동화 『와우의 첫 책』으로 제1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마술 딱지』로 제15회 마해송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 밖에 지은 책으로 동화 『내 가방 속 하트』 『눈물주머니 팔아요』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심보영
새하얀 털을 가진 할아버지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오늘 내 무릎 위에서 일어나는 일, 지금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와 그림으로 만듭니다.
그림책 ‘붕붕 꿀약방 시리즈’, 『따끈따끈 찐만두 씨』 『대단한 수염』 등을 쓰고 그렸고, 『식당 바캉스』로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목 차
골목길 맞수 | 빨간 인절미와 수상한 벽 | 뒤바뀐 이야기 | 꽃잎 주머니 분실 사건 | 백 년 된 책을 찾아서 | 차차듕 하랄랄 | 벽장 속 비밀 책 | 비밀의 문 앞에서 | 꼬맬까 까 | 마법사? 아니면 수집가? | 낯선 세상에 뚝 떨어진 이야기 | 어떤 약속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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