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절망적이고 가혹한 현실 속에서도
고결하고 선한 마음을 잃지 않고
지극한 효심과 강인한 의지로
새로운 삶을 연 소녀와 만나다
판소리 〈심청가〉를 바탕으로 지은 판소리계 소설 《심청전》은
우리 민족의 주요 덕목인 ‘효’를 주제로 삼아 민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가혹한 환경과 개인적인 고난 속에서도
결코 좌절하거나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굳센 의지로 어려움을 이겨 낸 주인공 심청을 통해
선한 이들은 반드시 고귀한 삶으로 보상받는다는 교훈 권선징악과
효에 대한 현대적인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오랜 세월 민중의 사랑을 받은 고전 《심청전》
공자는 《논어》에서 효를 사람다움(인, 仁)의 가치를 실천하는 근본이라 여기며, 훌륭한 인간이 되려면 효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낳고 길러 준 양육자를 공경하는 효행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는데, 우리 민족은 유학이 한반도로 유입된 삼국 시대부터, 본격적인 통치 윤리로 자리 잡은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효를 특별히 중요한 가치로 삼았다. 효는 개인과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를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덕목이었다. 부모를 섬기는 효가 확장되면 임금과 나라를 부모처럼 공경하는 ‘충(忠)’의 가치가 되며, 임금을 부모처럼 받들고 나라에 충성을 다해야 사회와 국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핵심 윤리 가치 가운데 하나였던 ‘효’를 중요한 주제로 다룬 고전 소설이 바로 《심청전》이다.
《삼국사기》의 〈효녀 지은 설화〉나 《삼국유사》의 〈거타지 설화〉, 《관음사사적기》의 〈원홍장 설화〉 등 다양한 근원 설화가 전할 정도로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며 효를 실천하는 이야기는 오랜 옛날부터 민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주제다. 심청의 효행 이야기 또한 조선 후기에 이르러 판소리 〈심청가〉로 만들어 크게 유행했고, 〈심청가〉를 바탕으로 작자를 알 수 없는 판소리계 소설 《심청전》이 쓰이며 널리 전해졌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한 성품을 잃지 않고, 목숨을 바쳐 효행을 실천한 헌신적인 주인공 심청의 이야기는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을 바라는 민중의 기대가 투영되어 오늘날까지 널리 사랑받는 것이다.
굳센 의지로 고난을 이기고 새로운 삶을 일구다
《심청전》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행동의 동기이자 표면적인 주제는 주인공 심청의 ‘효행’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심학규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던 곽씨 부인이 딸 심청을 낳고 산후병으로 죽자, 심학규는 마을을 떠돌며 딸을 젖동냥으로 키운다. 어느 정도 자란 심청은 곽씨 부인이 생전에 그랬듯 심학규를 위해 허드렛일을 하고 밥 동냥을 다니며 눈먼 아버지를 정성껏 봉양한다. 변변한 사회 보장 제도조차 없던 당시 사회에서 시각 장애인인 아버지를 돌보며 홀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환경은 어린 심청에게 더할 나위 없이 가혹하고도 처참한 현실이다. 심청의 곧은 심성과 아버지를 향한 효심에 감동하여 마을 이웃과 장 정승댁 부인 등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려는 이들이 있지만, 심청은 명분 없는 도움을 구하거나 바라지 않고 뱃사람들과 한 약속도 끝까지 지키며 오직 자신의 힘으로 꿋꿋이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선한 마음을 꺾지 않는 심청의 곧은 성품은,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앞뒤 가리지 않고 무리한 약속을 해 버린 심학규의 어리석음과 미묘한 대조를 이룬다.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아버지를 위해 스스로 인당수에 뛰어드는 심청의 선택을 진정한 효로 볼 수 있을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아버지가 실제로 눈을 뜰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버지를 위한 심청의 선택이 도리어 심학규에게 극심한 죄책감과 고통을 안겨 줌으로써 효를 다하기 위해 불효를 저지른 역설적인 상황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청이 스스로를 희생하는 고난을 일종의 문학적 장치로 본다면, 심청의 선택은 아버지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자아를 발견하고 새로운 성장을 위한 통과 의례로 볼 수도 있다. 심학규 또한 심청의 죽음으로 자신의 이기심과 어리석음을 뼈저리게 깨닫게 됨으로써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의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실제 현실에서도 눈을 떠 딸과 재회하는 행복한 결말을 맞은 것이다.
민족의 정서를 담아 예술로 승화하다
《심청전》은 개인적이고 가족적인 윤리인 효가 국가와 사회 윤리로 자연스럽게 확장된 가치를 표면에 반영하고 있지만, 하늘을 감동하게 한 지극한 정성과 희생, 인당수에 빠졌다가 되살아나 고귀한 삶을 살게 된다는 핵심 줄거리는 민중의 심층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특히 조선의 몰락과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 등 근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가혹한 고난은 독자들이 《심청전》 이야기 전반에 서린 비극적인 정서와 슬픔에 크게 공감하도록 만들었다. 흔히 한국 예술의 특징을 말할 때 풍자나 해학과 더불어 한의 정서를 드는데, 고전 소설 《심청전》의 바탕이 된 판소리 〈심청가〉는 한의 정서를 예술로 가장 잘 승화시킨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심청전》은 오늘날에도 소설과 연극, 발레, 영화, 오페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현대 예술 장르로 새롭게 재창작되고 있다. 극적인 이야기 구조 속에 우리 민족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효의 가치와 심금을 울리는 정서를 가장 예술적인 형태로 담아내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큰 사랑을 받는 것이다. 《심청전》을 읽으면서, 꺾이지 않는 착한 심성과 굳센 의지로 온갖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 낸 주인공 심청을 통해 선한 이들이 결국 고귀한 삶으로 보상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교훈과 함께 효에 대한 현대적인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을 것이다.
두루 읽고 넓게 보고 깊게 생각하는
십 대를 위한 알차고 즐거운 고전 읽기
“너른 생각 우리 고전”
흔히 사람들은 오래된 것을 흘려 보거나 고리타분하다 좋지 않게 여기지만, 고전은 그렇지 않다.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읽히면서 그 중요성과 가치가 검증된 책이 바로 고전이다. 그래서 읽을수록 의미가 더 깊게 다가오고, 새록새록 재미있는 것이 고전이기도 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방식은 그다지 변함이 없고, 사람다움의 멋도 변함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고전을 읽으며 오늘날 이 세상 사는 법을 배운다. 세상을 닮은 우리 고전을 좀 더 알차고 즐겁고 의미 있게 담기 위해 “너른 생각 우리 고전”은 다양하고 다채롭게 시도하고 새롭게 구성했다.
◉ 교과를 넘나들며 깊이 있게 읽는 우리 고전
어떤 고전이든 탄생의 배경을 아는 것은 고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많은 고대 소설이 작자 미상에 집필 연도를 알기 힘들지만,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배경을 알 수 있다. “국어 시간에 심청전 읽기”는 고전문학의 배경과 작가, 등장인물은 물론 고전문학적 가치를 되새겨 보고, 고전을 읽고 난 뒤에는 통합 교과 학습이 가능하도록 사회, 역사, 음악, 과학, 미술 등 학문과 교과의 경계를 넘나들며 깊이 있는 사고와 다양한 시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다. “사회 시간에 심청전 읽기”에서 ‘효’의 현대적 가치를 고민해 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 옛이야기를 읽듯 쉽고 재미있는 우리 고전
수많은 이본을 두루 살피는 것은 물론 원전을 독자 대상에 맞춰 풀어쓰기란 쉽지 않다. 이에 고전문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전문가이며 십 대를 위한 글쓰기에 탁월한 여섯 명의 작가가 오랜 시간을 들여 고심해서 풀어냈다. 판소리계 소설인 《심청전》은 전주에서 출판된 완판본을 기준으로, 판소리를 집대성한 신재효의 〈심청가〉(신씨가장본) 등을 참고하여 어린이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새롭게 고쳐 썼다. 완판본은 판소리 〈심청가〉와 관련이 깊을 뿐만 아니라, 뺑덕네나 장 정승댁 부인 등 경판본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을 등장시켜 내용이 흥미롭고 다채롭다.
◉ 감각적이고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와 함께 보는 우리 고전
웹툰은 물론 다양한 유튜브 영상을 접하는 십 대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고전에 새로운 옷을 입혔다. 쉽고 재미있는 고전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일러스트 또한 만화적 구성과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현대와 고전을 넘나들며 흥미롭게 해석하기 위해 노력했다.
◉ 알찬 독후 활동으로 문해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우리 고전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초등 3~6학년 국어 교과에는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요’와 ‘책을 읽고 생각을 넓혀요’라는 시간이 있다. 특히 고전문학은 사자성어와 속담, 기본적인 한자어 등이 포함되어 있어 어휘력을 높여 문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에 “심청전 읽고 생각을 넓혀요” 코너에서는 도입-어휘-내용 학습-탐구 활동-심화 활동-창의융합 활동의 단계별 독후 활동을 제공함으로써 문해력뿐만 아니라 고전 속에서 세상을 보고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태진
한양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고전문학을 공부했고, 지금은 신광여자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하면서 가르치며 배운다. 지은 책으로 《열일곱 살에 읽는 논어》 《열일곱 살에 읽는 맹자》 《초등학생을 위한 논어 명문장 따라 쓰기》가 있다.
우리 고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지호락(知好樂)’에서 활동한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지호락’은 어린이들이 고전의 재미와 의미를 알고, 좋아하고,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전을 발굴하고 글을 쓴다.
그린이 : 김소희
나무가 많은 동네에서 고양이 와칸다와 놀며 만화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릴 적부터 알았던 《심청전》에 그림을 그리면서 좋은 부모 자식은 어떤 것일까 생각이 많아지곤 했다.
《전설의 고수》 《나, 너 우리의 일과 권리 탐구생활》 《예의 없는 친구들을 대하는 슬기로운 말하기 사전》 등에 그림을 그렸고, 쓰고 그린 만화책으로 《반달》 《자리》 《민트맛 사탕》 등이 있다.
목 차
◈ 국어 시간에 심청전 읽기
1. 《심청전》은 누가, 언제 지었나요?
2. 《심청전》의 근원 설화는 무엇이며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3. 《심청전》에는 어떤 인물이 등장하고, 그들은 어떤 사건을 겪나요?
4. 《심청전》에 나오는 공간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5. 《심청전》이 전하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6. 《심청전》이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 심청전
-눈먼 아비의 딸로 태어나
-젖동냥으로 자라서
-공양미 삼백 석을 시주하니
-인당수 제물이 되어
-용궁에서 어머니를 만나고
-뺑덕네와 맺은 모진 인연
-왕비로 다시 태어난 심청
-홀로 나선 맹인 잔치
-마침내 눈을 뜨다
◈ 사회 시간에 심청전 읽기
1. 왜 ‘효’를 중요하게 생각했을까요?
2. 심청의 행동을 효라고 볼 수 있을까요?
3. 심청은 왜 그런 선택과 행동을 했을까요?
4. 심청의 심리를 ‘착한 아이 증후군’으로 볼 수 있을까요?
5. 조선 시대 시각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6. ‘흰 지팡이의 날’을 아시나요?
◈ 독후활동지 : 심청전 읽고 생각을 넓혀요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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