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씨 남정기

▣ 책 소개


Page 26 ~ 27. 백자당의 거문고 소리

옛날에는 혼인식을 신부의 집에서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 신부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시댁에 가서 대추 등을 올리며 시댁 어른들께 인사를 했어요. 이것을 ||^폐백 드린다||^ 고 하는데, 요즘도 결혼식을 마친 신랑신부들은 한복으로 갈아입고 옛날처럼 폐백을 드린답니다. 유연수와 사 소저가 시댁 어른들께 폐백을 드리는 날, 집에는 손님들이 가득했습니다. 사람들은 사 소저를 칭찬하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세상에, 향기로운 난초가 봄바람에 흔들리는 것 같군." "흰 연꽃이 가을 연못에 비치는 것 같지 않나?" "움직이는 모습 하나하나도 어쩌면 저렇게 단정할꼬." 유현은 즐거워서 입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폐백이 끝나자 유현은 사 소저를 가까이 불러놓고 말했습니다. "신부는 이제 우리 가문에 들어왔네, 앞으로 어떻게 남편을 섬기려하는가?" "어머니께서 제게 ||^늘 공경하고 지아비의 뜻을 어기지 말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지아비가 잘못하는 경우라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말인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신하는 임금의 뜻을 따라야 하지만, 임금이 잘못하면 어려움을 무릅쓰고 이를 말씀드립니다. 부부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유현은 뿌듯한 얼굴로 손님들을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허허, 다들 보셨지요? 우리 며느리가 얼마나 현명한지 말입니다." 그리고는 종을 시켜 작은 상자를 가져오게 했습니다. 상자 속에는 보석이 박힌 거울과 옥가락지가 하나씩 들어 있었습니다. 유현은 그것을 사 소저에게 주며 말했습니다.



▣ 출판사 서평


>>> 가려 뽑은 좋은 우리 고전을 새천년에 새롭게 읽는다.
고전이 변치 않고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이야기 해주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컴퓨터에만 의존해 정신적인 면을 채울 시간이 부족한 지금의 아이들에게 고전은 마음 가득 알찬 양식을 채우는 좋은 안내자가 되어 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전들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들입니다. 말하자면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은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고전은 우리 민중들의 삶을 그대로 반영한 우리들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새롭게 읽는 좋은 우리 고전||^ 시리즈는 그동안 만화나 그림책으로만 읽었던 고전들을 좀더 깊이 있고 원본에 충실하게 정리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엮은 책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예정입니다.



▣ 주요 목차



- 아름다운 인연
- 백자당의 거문고 소리
- 미움은 죄를 부르고
- 옥가락지
- 장주야! 정주야!
- 남쪽으로 5천 리를 떠나라
- 머나먼 남쪽 나라
- 다시 만난 관음보살
- 악행은 하늘을 찌르고
- 백빈주에 배를 대다
- 다시 처음처럼
- 하늘의 뜻과 사람의 일
- 여러 가지 교훈이 담겨 있는 ||^사씨남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