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보수의 시대 우리는 어떤 가치를 읽어내야 하는가
한국과 동아시아의 일그러진 관계를 되짚는 고찰
동아시아는 또다시 아니 여전히 이념의 시대다. 일본에서는 ‘대동아공영’을 외치던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인 극우파 아베 신조가 다시 총리직을 맡아 동아시아 정세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고 우리나라에서는 전 정권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보수당이 다시 바통을 이어받았다. 대선의 화두는 한국과 일본 모두 ‘보수 재집권’이었다.
이념이 위세를 부리는 시대의 공통점 하나. 소위 ‘진보’라 불리는 보수의 숙적이 득세한 적은 없었다. 한국의 경우 해방 이후 (보수가 말하는) ‘잃어버린 10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보수의 시대였고 이념은 그 시대를 지탱한 골조였다. 친일 역사 청산도 산업화 시대 비판도 이내 ‘빨갱이’냐 아니냐의 문제로 환원되거나 그에 밀려나기 일쑤였다. 지금 그러한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하나의 이념이 강성한 시대란 이념 사회가 안정화에 든 시대라고 보아야 할까? 그렇다면 이제 이렇게 물을 차례다. 그러한 시대에도 발생하는 한국 사회의 이념 갈등은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보수가 정치 진영의 이름이라면 ‘우경화’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가? 어쩌면 이런 질문은 이념 갈등을 심화할 피상적인 물음일지 모른다. 그보단 이렇게 물어야 할 것이다. 어느 시대고 이념이 맹위를 떨치는 일이 과연 옳을까?
이 책은 이른바 동아시아 보수의 시대인 지금 우리가 놓인 ‘기울어진’ 동아시아 무대의 흐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자문하고 시대에 대응하는 자세와 되새길 가치들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이념 문제를 야기한 미국과 일본 중심의 동아시아 정세를 다각도로 읽어낸다. 이념 때문에 뒷전으로 밀린 친일 역사 청산과 민족 문제 사대주의 문제 산업화와 민주화 문제 나아가 자연과 인간성의 회복 문제까지 역사와 현안을 넘나들며 한국의 곯은 자리를 짚어내고 이를 치유할 고찰을 시도한다. 26년여 동안 동아시아와 민족문제를 고민해온 베테랑 기자답게 사실과 주요 책들을 능수능란하게 원용해 논의를 전개하며 동아시아 무대에서 쓰린 역사 경험을 되풀이해온 한국을 주변국과의 관계에 비추어 균형감 있게 이해한다. 5개 장 44개 꼭지로 이루어진 이 책은 곧은 역사의식을 고민하는 한 ‘동아시아통’의 끈질기고 치열한 취재 수첩이다. 동시에 그러한 행보를 하는 데 바로미터가 되어준 여러 연구자들과 그 업적에 행동으로 화답하는 헌사다.
대한민국을 잠식한 ‘이념병’의 본질 바로 알기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에 이념이 ‘도입’된 지 채 한 세기도 되지 않았지만 이념 갈등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 자리 잡았다. 짧은 기간 막강한 장악력을 드러낸 외래종의 사상 그 시작과 변질을 돌아보는 것은 저자의 주요 관심사다.
일제강점기 경찰 보안과란 사상 분야 전담 조직이다. 일제강점기 사상 문제란 바로 반일 독립사상이다. 이른바 좌익 공산당이 주요 표적이었지만 일제강점기 조선 사람들의 좌익 공산당은 독립운동의 한 방편이었을 뿐이다. 임시정부 국부총리를 지낸 무장 독립 투쟁론자 이동휘던가 1922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극동피압박인민대표대회에서 그를 만난 레닌은 그가 마르크스주의에 대해선 아는 게 없지만 혁명가로선 훌륭했다며 칭찬했다는 일화가 남아 있을 정도로 반일 독립운동가들에겐 공산당이건 아나키스트건 상관없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민족 해방이었다.
―48쪽에서
이처럼 일제강점기에 이념을 빌린 속내에는 ‘민족 해방’이 있었다. 따라서 일제는 사상범을 ‘제국’의 명분하에 소탕해야 했고 이는 해방 뒤 일제 잔재를 해소하지 못하고 미국 등의 요구에 따라 친일 인맥과 조직을 그대로 승계해야 했던 이승만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친일 부역자들이 자기 안위를 보전해야 했기에 민족문제는 자연히 ‘사상’의 문제로 탈바꿈했다. 친일 청산의 외침은 곧 국가권력에 대한 반발로 통했고 이내 불순한 ‘사상’으로 매도되었다. 이것이 짧은 기간에 굳게 뿌리박은 이념 갈등의 부자연스러운 발아 과정임을 저자는 역사적 맥락에서 읽어낸다. 그러면서 이념에 맹목적으로 함몰되지 말고 진흙탕 같은 감정싸움에서 한 발짝 물러나 문제의 본질을 살피길 종용한다.
지금 그들의 후예들의 행동 준칙은 오로지 친북반미 좌파인가 반북친미 우파인가다. 자신들의 실정과 도덕적 타락을 그런 이데올로기적 이항 대립으로 치환하고 한쪽을 선점해 앞세우면서 그 본질을 감춰버린다.
―63쪽에서
경험적으로 우리는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세상을 그래도 모두 함께 잘되기를 바라며 양심적으로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냐 아니면 비열하게 남을 해치며 더럽게 살아온 자들이냐 또는 자기 욕심만 채우려 안달해온 자들이냐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걸 안다.
-65쪽에서
우리 사회 갈등의 기원을 밝히는 키워드 동아시아
역사에서 과거와 현재는 별개가 아니다
결국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권력과 비권력의 문제 지역 대립의 문제를 이해하려면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진 친일과 반일 민족과 반민족 나아가 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의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반도의 경계를 벗어나 ‘동아시아’로 역사적 인식을 넓혀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친미 결일 연중의 책략가들 오늘의 황준헌·하여장들은 우리 민족적 관점에서는 철저한 실패일 수밖에 없는 이 구도를 단군 이래 최대의 성공이라 자축하고 있다. 그들의 시선은 민족 전체가 아니라 자신들이 기득권을 누리는 남쪽 절반의 작은 성공에 완전히 매몰돼 있다.
―11쪽에서
“남쪽 절반의 작은 성공”에 매몰된 한국. 거기에 일제강점기 항일 투쟁에 삶을 내건 이들의 민족적 역사의식은 빠져 있다. 저자는 올바른 역사의식을 환기하기 위해 해방 뒤 지독한 잔재를 남기고 간 일본의 이름들을 소환한다. 과거의 망령은 세기가 바뀐 지금도 살아남아 배후를 지킨다. 오늘날 한일 갈등의 실마리를 마련한 대표적인 이름들 그중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의 이름이 특히 눈에 띈다. 그의 사상을 이어받은 외손자 아베 신조는 일본 극우를 대표하는 현재 일본의 총리다.
일제의 괴뢰국 만주국 설계자요 도조 히데키 전쟁 정책에 적극 가담했던 그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가 그랬던 것처럼 아베 신조가 꿈꾸는 ‘아름다운 나라’ 일본은 제국 계승론적 ‘영광의 과거’로 회귀하려 한다. ‘기생집이 많은 걸 보면 한국은 본래 성매매가 성행했던 나라였음이 분명하다’는 얘길 태연히 지껄이며 일본군 성 노예 강제 연행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2012년 11월 초 미국 뉴욕 인근 뉴저지 지역신문에 실린 일본 극우들이 수치스러워해야 할 위안부 할머니 모독 광고에 버젓이 연대 서명까지 하는 그를 다시 총리로 맞이하게 될 일본은 불행하다.
―219~220쪽에서
이 책은 역사에서 과거와 현재는 별개로 존재하지 않으며 역사란 동떨어진 시간을 추려 ‘맥락’으로 조합해내야만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임을 암시한다. 저자가 과거사와 더불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동아시아의 ‘현안’을 주목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 그는 뒤틀린 동아시아 역사가 빚어낸 지금의 증상들 예컨대 일본이 몰이해와 적반하장으로 일관하는 일본군위안부 문제 재일 조선인 문제 독도와 댜오위다오 영토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건드리며 그 기원과 진행 과정을 역추적해 들어간다.
한국 신문의 역사 ‘자유’와 ‘실천’의 기록
상처의 회복을 염원하다
저자의 사유와 반성은 역사 사회 과학 나아가 자연까지 책을 매개로 영역들을 넘나들지만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자신이 한국 현대사의 거대 흐름을 곁에서 목도한 기억이 투영된 대한민국 신문들에 관한 고찰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손에 제거당한 [독립신문]부터 훑는 한국 신문의 고된 흐름은 곧 억압과 왜곡의 역사였다.
거대 권력의 폭거에 ‘보도지침’과 ‘백지 광고 사태’를 거쳐 ‘해직 기자’ 신세를 면치 못한 이들의 ‘언론 자유’ 외침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자산은 지금도 여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다시 진영 싸움에 매몰될 위험성을 견제하며 신문이란 권력의 성격이 어떠하든 그에 비판적이어야 함을 되새긴다.
권력의 주체가 내 편이냐 네 편이냐에 따라 친여 반여가 되는 신문은 올바른 신문이 아니다. 신문은 어떤 권력이든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는 영국 역사가 액턴(John Dalberg-Acton 1834~1902)의 유명한 경구도 있지 않은가.
?111쪽에서
이러한 자세는 비단 정치와 사회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저자는 여러 소재를 다루며 다양한 관심을 피력하면서도 어느 글에서건 편중된 권력관계를 비판하며 거기서 비롯한 상처의 회복을 염원한다. 비판의 진정성은 차가운 머리를 뜨거운 감성이 받칠 때 전달되는 것임을 이 책은 우리가 겪는 현실을 통해 반추한다.
▣ 작가 소개
저 : 한승동
1957년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났고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다녔다. 1986년 ‘해직 기자’들이 만든 잡지 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8년 3월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고 있다. 1998년부터 3년간 도쿄 특파원을 지냈다. 이후 국제부장 문화부 선임기자 논설위원 등을 거쳐 지금은 다시 문화부에서 주로 책·출판을 담당하는 평기자로 일하고 있다. 문화부에서 일한 지 7년이 됐으나 평생 과업이라 생각해온 동아시아와 민족(통일) 문제 넘보기를 그치지 않는다. 환경·생태·과학 분야를 비롯해 사회문제와 정치·경제 분야 등 다른 세상사에도 두루 관심이 많고 전체를 아우르는 이른바 통섭적 안목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대한민국 걷어차기』가 있고 옮긴 책으로 『원전 없는 미래로』 『속담 인류학』 『디아스포라의 눈』 『나의 서양음악 순례』 『세계를 움직이는 인맥』 『시대를 건너는 법』 『부시의 정신분석』 『우익에 눈먼 미국』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책을 내면서
역사 시간의 허물을 벗기다
리영희 3제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좌냐 우냐 보수냐 진보냐가 아니다
오늘의 ‘중화 사대주의자’는 누구인가
왕조 몰락의 공식
북의 산천과 인정이 그립다
다시 국가연합 낮은 단계의 연방
한국 이념 권하는 사회
기자로 살아간다는 것
신문은 살아남을까
가해를 잊은 피해자의 ‘도착적 행복’
21세기형 반공 투사들의 시대
장수와 출산율 저하가 비극인 세상
국격을 높이는 법
국민 1인당 10원짜리 지성을
아시아 그리고 반도의 삶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몇 가지 이유
사이코패스를 피해 가는 법
독도 전쟁 1
독도 전쟁 2
일본 어디로 가나
일본 보수 주류에게 조선이라는 나라는 없다
시대의 자화상 재일 조선인
조선 사람
그들만의 평화 ‘헤이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인류사의 터닝 포인트
민족 재통합을 위한 대중국 전략
하늘에서 내려온 오렌지빛 절망
우리 진화의 귀착지
4대강 살리기? 죽이지나 말지
잡초
자연 보전 야생과 야만을 생각하다
공덕 오거리에서 공권력을 발견하다
아둔한 보수주의 자가당착 계산법
작고 여리고 검은 것도 아름답다
우리 진화의 귀착지
행간의 생각들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
매카시의 반면교사
우리가 알던 미국은 없다
‘경쟁 숭배’ 사회에 구역질을 허하라
케넌 설계도와 ‘워커힐’
세상 모든 인간 생명의 비밀 미토콘드리아
지구 생명체 30억 년의 ‘결정적 장면들’
봉준호의 영화와 ‘ABR’
모두 [아바타] 제국을 즐기라
감정 과잉의 신파 시대는 갔다
[하얀 리본]으로 떠올린 독일과 일본
찾아보기
보수의 시대 우리는 어떤 가치를 읽어내야 하는가
한국과 동아시아의 일그러진 관계를 되짚는 고찰
동아시아는 또다시 아니 여전히 이념의 시대다. 일본에서는 ‘대동아공영’을 외치던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인 극우파 아베 신조가 다시 총리직을 맡아 동아시아 정세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고 우리나라에서는 전 정권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보수당이 다시 바통을 이어받았다. 대선의 화두는 한국과 일본 모두 ‘보수 재집권’이었다.
이념이 위세를 부리는 시대의 공통점 하나. 소위 ‘진보’라 불리는 보수의 숙적이 득세한 적은 없었다. 한국의 경우 해방 이후 (보수가 말하는) ‘잃어버린 10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보수의 시대였고 이념은 그 시대를 지탱한 골조였다. 친일 역사 청산도 산업화 시대 비판도 이내 ‘빨갱이’냐 아니냐의 문제로 환원되거나 그에 밀려나기 일쑤였다. 지금 그러한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하나의 이념이 강성한 시대란 이념 사회가 안정화에 든 시대라고 보아야 할까? 그렇다면 이제 이렇게 물을 차례다. 그러한 시대에도 발생하는 한국 사회의 이념 갈등은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보수가 정치 진영의 이름이라면 ‘우경화’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가? 어쩌면 이런 질문은 이념 갈등을 심화할 피상적인 물음일지 모른다. 그보단 이렇게 물어야 할 것이다. 어느 시대고 이념이 맹위를 떨치는 일이 과연 옳을까?
이 책은 이른바 동아시아 보수의 시대인 지금 우리가 놓인 ‘기울어진’ 동아시아 무대의 흐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자문하고 시대에 대응하는 자세와 되새길 가치들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이념 문제를 야기한 미국과 일본 중심의 동아시아 정세를 다각도로 읽어낸다. 이념 때문에 뒷전으로 밀린 친일 역사 청산과 민족 문제 사대주의 문제 산업화와 민주화 문제 나아가 자연과 인간성의 회복 문제까지 역사와 현안을 넘나들며 한국의 곯은 자리를 짚어내고 이를 치유할 고찰을 시도한다. 26년여 동안 동아시아와 민족문제를 고민해온 베테랑 기자답게 사실과 주요 책들을 능수능란하게 원용해 논의를 전개하며 동아시아 무대에서 쓰린 역사 경험을 되풀이해온 한국을 주변국과의 관계에 비추어 균형감 있게 이해한다. 5개 장 44개 꼭지로 이루어진 이 책은 곧은 역사의식을 고민하는 한 ‘동아시아통’의 끈질기고 치열한 취재 수첩이다. 동시에 그러한 행보를 하는 데 바로미터가 되어준 여러 연구자들과 그 업적에 행동으로 화답하는 헌사다.
대한민국을 잠식한 ‘이념병’의 본질 바로 알기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에 이념이 ‘도입’된 지 채 한 세기도 되지 않았지만 이념 갈등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 자리 잡았다. 짧은 기간 막강한 장악력을 드러낸 외래종의 사상 그 시작과 변질을 돌아보는 것은 저자의 주요 관심사다.
일제강점기 경찰 보안과란 사상 분야 전담 조직이다. 일제강점기 사상 문제란 바로 반일 독립사상이다. 이른바 좌익 공산당이 주요 표적이었지만 일제강점기 조선 사람들의 좌익 공산당은 독립운동의 한 방편이었을 뿐이다. 임시정부 국부총리를 지낸 무장 독립 투쟁론자 이동휘던가 1922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극동피압박인민대표대회에서 그를 만난 레닌은 그가 마르크스주의에 대해선 아는 게 없지만 혁명가로선 훌륭했다며 칭찬했다는 일화가 남아 있을 정도로 반일 독립운동가들에겐 공산당이건 아나키스트건 상관없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민족 해방이었다.
―48쪽에서
이처럼 일제강점기에 이념을 빌린 속내에는 ‘민족 해방’이 있었다. 따라서 일제는 사상범을 ‘제국’의 명분하에 소탕해야 했고 이는 해방 뒤 일제 잔재를 해소하지 못하고 미국 등의 요구에 따라 친일 인맥과 조직을 그대로 승계해야 했던 이승만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친일 부역자들이 자기 안위를 보전해야 했기에 민족문제는 자연히 ‘사상’의 문제로 탈바꿈했다. 친일 청산의 외침은 곧 국가권력에 대한 반발로 통했고 이내 불순한 ‘사상’으로 매도되었다. 이것이 짧은 기간에 굳게 뿌리박은 이념 갈등의 부자연스러운 발아 과정임을 저자는 역사적 맥락에서 읽어낸다. 그러면서 이념에 맹목적으로 함몰되지 말고 진흙탕 같은 감정싸움에서 한 발짝 물러나 문제의 본질을 살피길 종용한다.
지금 그들의 후예들의 행동 준칙은 오로지 친북반미 좌파인가 반북친미 우파인가다. 자신들의 실정과 도덕적 타락을 그런 이데올로기적 이항 대립으로 치환하고 한쪽을 선점해 앞세우면서 그 본질을 감춰버린다.
―63쪽에서
경험적으로 우리는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세상을 그래도 모두 함께 잘되기를 바라며 양심적으로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냐 아니면 비열하게 남을 해치며 더럽게 살아온 자들이냐 또는 자기 욕심만 채우려 안달해온 자들이냐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걸 안다.
-65쪽에서
우리 사회 갈등의 기원을 밝히는 키워드 동아시아
역사에서 과거와 현재는 별개가 아니다
결국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권력과 비권력의 문제 지역 대립의 문제를 이해하려면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진 친일과 반일 민족과 반민족 나아가 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의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반도의 경계를 벗어나 ‘동아시아’로 역사적 인식을 넓혀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친미 결일 연중의 책략가들 오늘의 황준헌·하여장들은 우리 민족적 관점에서는 철저한 실패일 수밖에 없는 이 구도를 단군 이래 최대의 성공이라 자축하고 있다. 그들의 시선은 민족 전체가 아니라 자신들이 기득권을 누리는 남쪽 절반의 작은 성공에 완전히 매몰돼 있다.
―11쪽에서
“남쪽 절반의 작은 성공”에 매몰된 한국. 거기에 일제강점기 항일 투쟁에 삶을 내건 이들의 민족적 역사의식은 빠져 있다. 저자는 올바른 역사의식을 환기하기 위해 해방 뒤 지독한 잔재를 남기고 간 일본의 이름들을 소환한다. 과거의 망령은 세기가 바뀐 지금도 살아남아 배후를 지킨다. 오늘날 한일 갈등의 실마리를 마련한 대표적인 이름들 그중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의 이름이 특히 눈에 띈다. 그의 사상을 이어받은 외손자 아베 신조는 일본 극우를 대표하는 현재 일본의 총리다.
일제의 괴뢰국 만주국 설계자요 도조 히데키 전쟁 정책에 적극 가담했던 그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가 그랬던 것처럼 아베 신조가 꿈꾸는 ‘아름다운 나라’ 일본은 제국 계승론적 ‘영광의 과거’로 회귀하려 한다. ‘기생집이 많은 걸 보면 한국은 본래 성매매가 성행했던 나라였음이 분명하다’는 얘길 태연히 지껄이며 일본군 성 노예 강제 연행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2012년 11월 초 미국 뉴욕 인근 뉴저지 지역신문에 실린 일본 극우들이 수치스러워해야 할 위안부 할머니 모독 광고에 버젓이 연대 서명까지 하는 그를 다시 총리로 맞이하게 될 일본은 불행하다.
―219~220쪽에서
이 책은 역사에서 과거와 현재는 별개로 존재하지 않으며 역사란 동떨어진 시간을 추려 ‘맥락’으로 조합해내야만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임을 암시한다. 저자가 과거사와 더불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동아시아의 ‘현안’을 주목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 그는 뒤틀린 동아시아 역사가 빚어낸 지금의 증상들 예컨대 일본이 몰이해와 적반하장으로 일관하는 일본군위안부 문제 재일 조선인 문제 독도와 댜오위다오 영토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건드리며 그 기원과 진행 과정을 역추적해 들어간다.
한국 신문의 역사 ‘자유’와 ‘실천’의 기록
상처의 회복을 염원하다
저자의 사유와 반성은 역사 사회 과학 나아가 자연까지 책을 매개로 영역들을 넘나들지만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자신이 한국 현대사의 거대 흐름을 곁에서 목도한 기억이 투영된 대한민국 신문들에 관한 고찰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손에 제거당한 [독립신문]부터 훑는 한국 신문의 고된 흐름은 곧 억압과 왜곡의 역사였다.
거대 권력의 폭거에 ‘보도지침’과 ‘백지 광고 사태’를 거쳐 ‘해직 기자’ 신세를 면치 못한 이들의 ‘언론 자유’ 외침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자산은 지금도 여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다시 진영 싸움에 매몰될 위험성을 견제하며 신문이란 권력의 성격이 어떠하든 그에 비판적이어야 함을 되새긴다.
권력의 주체가 내 편이냐 네 편이냐에 따라 친여 반여가 되는 신문은 올바른 신문이 아니다. 신문은 어떤 권력이든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는 영국 역사가 액턴(John Dalberg-Acton 1834~1902)의 유명한 경구도 있지 않은가.
?111쪽에서
이러한 자세는 비단 정치와 사회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저자는 여러 소재를 다루며 다양한 관심을 피력하면서도 어느 글에서건 편중된 권력관계를 비판하며 거기서 비롯한 상처의 회복을 염원한다. 비판의 진정성은 차가운 머리를 뜨거운 감성이 받칠 때 전달되는 것임을 이 책은 우리가 겪는 현실을 통해 반추한다.
▣ 작가 소개
저 : 한승동
1957년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났고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다녔다. 1986년 ‘해직 기자’들이 만든 잡지 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8년 3월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고 있다. 1998년부터 3년간 도쿄 특파원을 지냈다. 이후 국제부장 문화부 선임기자 논설위원 등을 거쳐 지금은 다시 문화부에서 주로 책·출판을 담당하는 평기자로 일하고 있다. 문화부에서 일한 지 7년이 됐으나 평생 과업이라 생각해온 동아시아와 민족(통일) 문제 넘보기를 그치지 않는다. 환경·생태·과학 분야를 비롯해 사회문제와 정치·경제 분야 등 다른 세상사에도 두루 관심이 많고 전체를 아우르는 이른바 통섭적 안목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대한민국 걷어차기』가 있고 옮긴 책으로 『원전 없는 미래로』 『속담 인류학』 『디아스포라의 눈』 『나의 서양음악 순례』 『세계를 움직이는 인맥』 『시대를 건너는 법』 『부시의 정신분석』 『우익에 눈먼 미국』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책을 내면서
역사 시간의 허물을 벗기다
리영희 3제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좌냐 우냐 보수냐 진보냐가 아니다
오늘의 ‘중화 사대주의자’는 누구인가
왕조 몰락의 공식
북의 산천과 인정이 그립다
다시 국가연합 낮은 단계의 연방
한국 이념 권하는 사회
기자로 살아간다는 것
신문은 살아남을까
가해를 잊은 피해자의 ‘도착적 행복’
21세기형 반공 투사들의 시대
장수와 출산율 저하가 비극인 세상
국격을 높이는 법
국민 1인당 10원짜리 지성을
아시아 그리고 반도의 삶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몇 가지 이유
사이코패스를 피해 가는 법
독도 전쟁 1
독도 전쟁 2
일본 어디로 가나
일본 보수 주류에게 조선이라는 나라는 없다
시대의 자화상 재일 조선인
조선 사람
그들만의 평화 ‘헤이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인류사의 터닝 포인트
민족 재통합을 위한 대중국 전략
하늘에서 내려온 오렌지빛 절망
우리 진화의 귀착지
4대강 살리기? 죽이지나 말지
잡초
자연 보전 야생과 야만을 생각하다
공덕 오거리에서 공권력을 발견하다
아둔한 보수주의 자가당착 계산법
작고 여리고 검은 것도 아름답다
우리 진화의 귀착지
행간의 생각들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
매카시의 반면교사
우리가 알던 미국은 없다
‘경쟁 숭배’ 사회에 구역질을 허하라
케넌 설계도와 ‘워커힐’
세상 모든 인간 생명의 비밀 미토콘드리아
지구 생명체 30억 년의 ‘결정적 장면들’
봉준호의 영화와 ‘ABR’
모두 [아바타] 제국을 즐기라
감정 과잉의 신파 시대는 갔다
[하얀 리본]으로 떠올린 독일과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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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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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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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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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