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고고학자, 그들은 왜 과거의 흔적에 인생을 헌신할까
「폐허에 살다」에 등장하는 고고학자들은 석기에서 깨진 항아리, 흙에 이르기까지 보잘것없는 것들을 가지고 작업한다. 고고학자들은 사물이 깨지고 부서지고 분해되는 과정을 기가 막히게 포착하는 전문가이며, 일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된 것인지 주변 맥락까지를 날카롭게 추정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고고학자들은 인디애나 존스처럼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험가가 아니라, 부식돼 사라져가는 과거의 파편 속에서 진짜 이야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이다. 작은 삽 하나 달랑 들고 고된 작업을 묵묵히 수행하는 인내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저자는 고고학자들의 이런 고집과 헌신에 매료된다. 그래서 그들을 쫓아 ‘진짜 현장’에 동참하는 동시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고고학자의 활동 영역을 취재한다. 카리브 해에서 진행된 필드스쿨(체험용 발굴현장)에 참여해 직접 땅을 파보고 현장을 지휘하는 고고학자의 전반적인 업무를 관찰하는가 하면,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뉴포트의 차디찬 바다에서 수중고고학이라는 고고학의 새로운 미래를 만나기도 한다. 고고학자가 필요한 곳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고대의 신전, 폐허가 된 유적지뿐이 아니다. 911테러를 비롯한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의 신분증과 유품을 찾아 가족에게 돌려주고, CSI(과학수사대)와 함께 숲 지대를 뒤지며 시체가 묻혀 있을 만한 곳을 찾는다. 저자는 전 세계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와 손잡은 고고학자들을 취재하고, 한국에 주둔하게 된 남편을 따라 1970년대 초 한국에 와서 《한국의 고고학》이라는 책까지 펴내며 한국의 고고학을 전 세계에 알린 사라 넬슨도 만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저자는 왜 그들이 지구 표면을 긁어 파는 일에 평생을 바치게 됐으며, 그런 일이 왜 중요한 것인지 탐색하고자 한다.
「폐허에 살다」에 등장하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력의 고고학자들은 대단한 소명의식이나 책임감에서 고고학에 일생을 바쳤다기보다는 역사 속에 묻힌 패배자들의 이야기, ‘갈라진 틈 사이로 빠져버린 역사를 어떻게 해서든 다시 길어 올리는’ 소생의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그런 단순하고 명료한 이유가 그들을 고단한 현실에서도 발굴현장으로 이끄는 힘이며, 자신의 일에 헌신하는 이유다. 이제는 너무나 낡은 이야기가 되어버린 자신의 일에 대한 맹목적인 몰입과 열정이 주는 감동은 이 책에서 또 한 번 의미 있는 가치로 되살아난다.
고고학계의 민낯을 드러내다
그러나 그런 열정만으로 일에 몰두하기에는 고고학자들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 그들은 우리의 소중한 과거를 발굴해서 이해하는 힘든 작업을 수행하지만 사회적 지원은 거의 받지 못한다. 저자의 취재로 드러난 고고학계의 현실은 이것이 과연 학문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가 싶을 만큼 놀라움을 안긴다. “문화 유물과 유적을 꼼꼼히 연구하고 보전하는 일에 헌신하는 많은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고고학자들도 최저 생활을 유지할 정도의 임금을 주는 일자리를 찾기가 대단히 어렵다.”(126쪽) 평균적으로 화가보다도 월급이나 임금이 낮으며, 실업 상태인 고고학자가 50퍼센트에 이른다고 한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2014년에 ‘인류학과 고고학’을 최악의 대학 전공 분야로 선정할 정도다.
고고학자들의 어려운 경제 상황은 고스란히 고고학계가 처한 열악한 재정적 기반과 연계되는데, 이는 고고학계에 대한 지원이 줄어듦으로써 고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고사할 위기에 놓이는 배경이 된다. 쌓여가는 컬렉션의 목록 작성을 위해 지원되는 자금은 전혀 없으며 수집된 유물들은 도처에서 고아처럼 버림받고 있다. 문화 발굴을 맡은 자원관리회사들이 폐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고학자들에게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보다 더 큰 문제로 다가오는 것은 여전히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는 도굴과 무분별한 개발이다. 도굴품은 전 세계적으로 마약과 무기에 이어 거래 규모가 3위에 달한다. 연간 60억~70억 달러 규모로 도굴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범죄행위라는 선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 현장에서 유물을 도굴한다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작은 동전이나 조개껍데기라고 할지라도 ‘역사적 맥락’을 훔침으로써 ‘역사의 한 부분을 완전히 파괴하는 행위’인 것이다. 막대한 경제적 이익 앞에서 무분별하게 벌어지는 개발 사업도 고고학의 치명적인 적이다.
이처럼 저자는 고고학계가 처한 현실, 고고학의 기반을 흔드는 국제적인 문제에도 초점을 맞춤으로써 고고학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한다.
그럼에도 또 다시 현장으로
고고학자와 고고학계가 처한 문제는 심각하며 당장 해결하기 힘들 만큼 근원적이다. 가치 있는 유물과 유적의 기준이란 무엇인가,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위대한 유적지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 유물과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세상으로부터 이것을 격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고고학자와 고고학계 앞에 놓인 이런 묵직한 질문들은 저자가 고고학의 깊숙한 곳에서 캐낸 성찰이자, 우리 앞에 던져 놓은 난제다.
수많은 고고학자를 만나고 그들과 함께 살아 있는 고고학을 접한 저자는 처음에 던졌던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어려운 질문, 즉 ‘고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돌아간다. 그리고 고고학자들과 직접 부대끼면서 나눈 경험과 대화를 통해 이런 결론을 얻는다. “그것은 생명을 죽이는 것과 반대되는 것이며 수천 또는 수백만 년 동안 잊히고 파묻혀 있던 것들에게 생명을 되돌려주려는 노력”(340쪽)이라고. 그렇다. 고고학자들이 하는 일은 어쩌면 로봇을 연구하고 우주 정복을 꿈꾸는 사람들의 일에 비해 지나치게 과거에 매몰되어 있고 때로는 고루해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뼈나 보물의 파편과 조각들을 찾는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열악한 조건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극도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한때 지금의 현장에 닿았었던 인간 삶의 불티를 포착해내려는 작업이다.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지나간 인간의 역사에 발을 담그고, 죽어 있던 것을 되살려내는 작업인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어떤 고고학자는 괴팍하고, 어떤 고고학자는 지나치게 고집불통이며, 어떤 고고학자는 답답할 정도로 고지식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학문적 태도가 인류의 역사를 풍요롭게 복원하고 우리에게 지나간 인간의 역사를 들려주는 원동력이 된다. 저자 메릴린 존슨은 그런 고고학자들의 진중한 삶을 애정과 경외심을 가지고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그런 고된 작업을 맥주와 농담으로 경쾌하게 이겨내는 고고학자들의 삶처럼, 어쩌면 누추하고 고달픈 그들의 삶을 유머러스하게 길어 올린다.
누군가에게는 고고학자의 삶이 폐허 속에서 인생을 허비하는 일쯤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 인간의 이야기들이 아무도 모른 채 영영 사라지기 전에 발굴해내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고고학에 매료된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폐허에 살다」를 통해 고고학자들에게 매료될 차례다.
추천사
존슨은 그냥 믿고 따라가면 되는 상냥한 안내자다. 생생한 발굴현장을 살짝 삐딱한 유머 감각으로 요리하면서도 고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잃지 않는다. 요즘 말로 ‘완전 재밌다.’ 그 중독성을 차마 떨칠 수 없는, 탐사 저널리즘과 학술 보고와 기행문의 종합판이다.《라이브러리 저널》
존슨은 생생한 스케치와 감칠맛 나는 인용문, 역동적인 현장 묘사를 통해 자칫 썰렁해지기 쉬운 주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탁월한 재주다.《워싱턴 포스트》
고고학과 고고학자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서술을 통해 ‘과거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고, 잊힌 것은 늘 우리 발밑에 있다’는 통찰을 선사한다.《뉴욕 타임스 북 리뷰》
고고학자들에게 보내는 열렬한 연애편지. 많은 고고학자들이 영화〈인디애나 존스〉를 보고 고고학에 빠져들었듯이, 이 책은 새로운 세대에게 같은 소명 의식을 심어줄 것이다.《퍼블리셔스 위클리》
▣ 작가 소개
저자 : 메릴린 존슨
1954년생.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문학을 전공했다.《에스콰이어》,《레드북》,《아웃사이더》에서 편집자로,《라이프》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유명 인사의 사망 기사를 쓰는 작가들을 다룬《누가 죽음을 쓰는가The Dead Beat》(2007), 디지털 시대에 고군분투하는 사서들의 세계를 해부한 《정보 홍수 시대의 사서들This Book Is Overdue!》(2011)을 출간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 소개하는 고고학자를 비롯해 세 직종을 존슨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적 기억에 엄청난 기여를 하는 열정적인 천직’이라고 평했다.
역자 : 이광일
한국일보 논설위원, 연세대 독문과 강사를 지냈다.《템플러: 솔로몬의 성전에서 프리메이슨까지, 성전기사단의 모든 것》,《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예수는 왜 죽었는가》,《엥겔스 평전》,《왜 우리는 로마인의 후예인가》 등 영어와 독일어 책을 다수 번역했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고고학자, 그들은 누구인가
1부 신병 훈련소
1장 필드스쿨 : 카리브 해 섬의 도자기 파편
2장 초기 인류는 천재였다 : 고고학자가 보여주는 생존 전략
3장 극한 음료 : 고고학자, 고대의 술을 재현하다
4장 옥저용 : 독창적인 고고학자를 알아보는 법
5장 나의 삶은 폐허 속에 있다 : 고고학자들의 궁핍한 현실
6장 길을 따라서 가는 시간 여행 : 고고학자가 슬픔에 잠길 때
7장 바닷속에서 미스터리를 찾다 : 고고학의 미래, 수중고고학
2부 고전고고학
8장 탐험가 클럽 : 고대 세계 발굴과 인디애나 존스
9장 흙과 더불어 속삭이는 사람들 : 예로니소스 섬 필드스쿨에서
3부 고고학과 전쟁
10장 참전 용사 매장지에서 : 역사는 누구의 소유인가
11장 증거를 찾아라 : 법의고고학
12장 위험 세계 속의 고고학 : 고고학자들, 군과 손잡다
13장 군, 문화유산 보호에 나서다 : 존중하고 존중받기
4부 인류 문화유산
14장 마추픽추에서 문화유산을 생각하다 : 고고학자들이 세상을 구하는 날
감사의 글
참고 문헌
찾아보기
고고학자, 그들은 왜 과거의 흔적에 인생을 헌신할까
「폐허에 살다」에 등장하는 고고학자들은 석기에서 깨진 항아리, 흙에 이르기까지 보잘것없는 것들을 가지고 작업한다. 고고학자들은 사물이 깨지고 부서지고 분해되는 과정을 기가 막히게 포착하는 전문가이며, 일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된 것인지 주변 맥락까지를 날카롭게 추정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고고학자들은 인디애나 존스처럼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험가가 아니라, 부식돼 사라져가는 과거의 파편 속에서 진짜 이야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이다. 작은 삽 하나 달랑 들고 고된 작업을 묵묵히 수행하는 인내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저자는 고고학자들의 이런 고집과 헌신에 매료된다. 그래서 그들을 쫓아 ‘진짜 현장’에 동참하는 동시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고고학자의 활동 영역을 취재한다. 카리브 해에서 진행된 필드스쿨(체험용 발굴현장)에 참여해 직접 땅을 파보고 현장을 지휘하는 고고학자의 전반적인 업무를 관찰하는가 하면,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뉴포트의 차디찬 바다에서 수중고고학이라는 고고학의 새로운 미래를 만나기도 한다. 고고학자가 필요한 곳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고대의 신전, 폐허가 된 유적지뿐이 아니다. 911테러를 비롯한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의 신분증과 유품을 찾아 가족에게 돌려주고, CSI(과학수사대)와 함께 숲 지대를 뒤지며 시체가 묻혀 있을 만한 곳을 찾는다. 저자는 전 세계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와 손잡은 고고학자들을 취재하고, 한국에 주둔하게 된 남편을 따라 1970년대 초 한국에 와서 《한국의 고고학》이라는 책까지 펴내며 한국의 고고학을 전 세계에 알린 사라 넬슨도 만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저자는 왜 그들이 지구 표면을 긁어 파는 일에 평생을 바치게 됐으며, 그런 일이 왜 중요한 것인지 탐색하고자 한다.
「폐허에 살다」에 등장하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력의 고고학자들은 대단한 소명의식이나 책임감에서 고고학에 일생을 바쳤다기보다는 역사 속에 묻힌 패배자들의 이야기, ‘갈라진 틈 사이로 빠져버린 역사를 어떻게 해서든 다시 길어 올리는’ 소생의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그런 단순하고 명료한 이유가 그들을 고단한 현실에서도 발굴현장으로 이끄는 힘이며, 자신의 일에 헌신하는 이유다. 이제는 너무나 낡은 이야기가 되어버린 자신의 일에 대한 맹목적인 몰입과 열정이 주는 감동은 이 책에서 또 한 번 의미 있는 가치로 되살아난다.
고고학계의 민낯을 드러내다
그러나 그런 열정만으로 일에 몰두하기에는 고고학자들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 그들은 우리의 소중한 과거를 발굴해서 이해하는 힘든 작업을 수행하지만 사회적 지원은 거의 받지 못한다. 저자의 취재로 드러난 고고학계의 현실은 이것이 과연 학문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가 싶을 만큼 놀라움을 안긴다. “문화 유물과 유적을 꼼꼼히 연구하고 보전하는 일에 헌신하는 많은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고고학자들도 최저 생활을 유지할 정도의 임금을 주는 일자리를 찾기가 대단히 어렵다.”(126쪽) 평균적으로 화가보다도 월급이나 임금이 낮으며, 실업 상태인 고고학자가 50퍼센트에 이른다고 한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2014년에 ‘인류학과 고고학’을 최악의 대학 전공 분야로 선정할 정도다.
고고학자들의 어려운 경제 상황은 고스란히 고고학계가 처한 열악한 재정적 기반과 연계되는데, 이는 고고학계에 대한 지원이 줄어듦으로써 고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고사할 위기에 놓이는 배경이 된다. 쌓여가는 컬렉션의 목록 작성을 위해 지원되는 자금은 전혀 없으며 수집된 유물들은 도처에서 고아처럼 버림받고 있다. 문화 발굴을 맡은 자원관리회사들이 폐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고학자들에게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보다 더 큰 문제로 다가오는 것은 여전히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는 도굴과 무분별한 개발이다. 도굴품은 전 세계적으로 마약과 무기에 이어 거래 규모가 3위에 달한다. 연간 60억~70억 달러 규모로 도굴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범죄행위라는 선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 현장에서 유물을 도굴한다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작은 동전이나 조개껍데기라고 할지라도 ‘역사적 맥락’을 훔침으로써 ‘역사의 한 부분을 완전히 파괴하는 행위’인 것이다. 막대한 경제적 이익 앞에서 무분별하게 벌어지는 개발 사업도 고고학의 치명적인 적이다.
이처럼 저자는 고고학계가 처한 현실, 고고학의 기반을 흔드는 국제적인 문제에도 초점을 맞춤으로써 고고학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한다.
그럼에도 또 다시 현장으로
고고학자와 고고학계가 처한 문제는 심각하며 당장 해결하기 힘들 만큼 근원적이다. 가치 있는 유물과 유적의 기준이란 무엇인가,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위대한 유적지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 유물과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세상으로부터 이것을 격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고고학자와 고고학계 앞에 놓인 이런 묵직한 질문들은 저자가 고고학의 깊숙한 곳에서 캐낸 성찰이자, 우리 앞에 던져 놓은 난제다.
수많은 고고학자를 만나고 그들과 함께 살아 있는 고고학을 접한 저자는 처음에 던졌던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어려운 질문, 즉 ‘고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돌아간다. 그리고 고고학자들과 직접 부대끼면서 나눈 경험과 대화를 통해 이런 결론을 얻는다. “그것은 생명을 죽이는 것과 반대되는 것이며 수천 또는 수백만 년 동안 잊히고 파묻혀 있던 것들에게 생명을 되돌려주려는 노력”(340쪽)이라고. 그렇다. 고고학자들이 하는 일은 어쩌면 로봇을 연구하고 우주 정복을 꿈꾸는 사람들의 일에 비해 지나치게 과거에 매몰되어 있고 때로는 고루해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뼈나 보물의 파편과 조각들을 찾는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열악한 조건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극도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한때 지금의 현장에 닿았었던 인간 삶의 불티를 포착해내려는 작업이다.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지나간 인간의 역사에 발을 담그고, 죽어 있던 것을 되살려내는 작업인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어떤 고고학자는 괴팍하고, 어떤 고고학자는 지나치게 고집불통이며, 어떤 고고학자는 답답할 정도로 고지식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학문적 태도가 인류의 역사를 풍요롭게 복원하고 우리에게 지나간 인간의 역사를 들려주는 원동력이 된다. 저자 메릴린 존슨은 그런 고고학자들의 진중한 삶을 애정과 경외심을 가지고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그런 고된 작업을 맥주와 농담으로 경쾌하게 이겨내는 고고학자들의 삶처럼, 어쩌면 누추하고 고달픈 그들의 삶을 유머러스하게 길어 올린다.
누군가에게는 고고학자의 삶이 폐허 속에서 인생을 허비하는 일쯤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 인간의 이야기들이 아무도 모른 채 영영 사라지기 전에 발굴해내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고고학에 매료된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폐허에 살다」를 통해 고고학자들에게 매료될 차례다.
추천사
존슨은 그냥 믿고 따라가면 되는 상냥한 안내자다. 생생한 발굴현장을 살짝 삐딱한 유머 감각으로 요리하면서도 고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잃지 않는다. 요즘 말로 ‘완전 재밌다.’ 그 중독성을 차마 떨칠 수 없는, 탐사 저널리즘과 학술 보고와 기행문의 종합판이다.《라이브러리 저널》
존슨은 생생한 스케치와 감칠맛 나는 인용문, 역동적인 현장 묘사를 통해 자칫 썰렁해지기 쉬운 주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탁월한 재주다.《워싱턴 포스트》
고고학과 고고학자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서술을 통해 ‘과거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고, 잊힌 것은 늘 우리 발밑에 있다’는 통찰을 선사한다.《뉴욕 타임스 북 리뷰》
고고학자들에게 보내는 열렬한 연애편지. 많은 고고학자들이 영화〈인디애나 존스〉를 보고 고고학에 빠져들었듯이, 이 책은 새로운 세대에게 같은 소명 의식을 심어줄 것이다.《퍼블리셔스 위클리》
▣ 작가 소개
저자 : 메릴린 존슨
1954년생.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문학을 전공했다.《에스콰이어》,《레드북》,《아웃사이더》에서 편집자로,《라이프》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유명 인사의 사망 기사를 쓰는 작가들을 다룬《누가 죽음을 쓰는가The Dead Beat》(2007), 디지털 시대에 고군분투하는 사서들의 세계를 해부한 《정보 홍수 시대의 사서들This Book Is Overdue!》(2011)을 출간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 소개하는 고고학자를 비롯해 세 직종을 존슨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적 기억에 엄청난 기여를 하는 열정적인 천직’이라고 평했다.
역자 : 이광일
한국일보 논설위원, 연세대 독문과 강사를 지냈다.《템플러: 솔로몬의 성전에서 프리메이슨까지, 성전기사단의 모든 것》,《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예수는 왜 죽었는가》,《엥겔스 평전》,《왜 우리는 로마인의 후예인가》 등 영어와 독일어 책을 다수 번역했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고고학자, 그들은 누구인가
1부 신병 훈련소
1장 필드스쿨 : 카리브 해 섬의 도자기 파편
2장 초기 인류는 천재였다 : 고고학자가 보여주는 생존 전략
3장 극한 음료 : 고고학자, 고대의 술을 재현하다
4장 옥저용 : 독창적인 고고학자를 알아보는 법
5장 나의 삶은 폐허 속에 있다 : 고고학자들의 궁핍한 현실
6장 길을 따라서 가는 시간 여행 : 고고학자가 슬픔에 잠길 때
7장 바닷속에서 미스터리를 찾다 : 고고학의 미래, 수중고고학
2부 고전고고학
8장 탐험가 클럽 : 고대 세계 발굴과 인디애나 존스
9장 흙과 더불어 속삭이는 사람들 : 예로니소스 섬 필드스쿨에서
3부 고고학과 전쟁
10장 참전 용사 매장지에서 : 역사는 누구의 소유인가
11장 증거를 찾아라 : 법의고고학
12장 위험 세계 속의 고고학 : 고고학자들, 군과 손잡다
13장 군, 문화유산 보호에 나서다 : 존중하고 존중받기
4부 인류 문화유산
14장 마추픽추에서 문화유산을 생각하다 : 고고학자들이 세상을 구하는 날
감사의 글
참고 문헌
찾아보기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