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다재다능한 조선의 중인, 자신을 알아주는 벗을 만나다
승문원 서리 가운데 문식이 뛰어난 사람들은 종종 벌열 가문에서 주요한 문서를 처리하거나 주공의 지방관 행차 수행, 문화생활 등을 함께 향유하기도 했다. 조수삼 또한 재능을 인정받아 당시 세도가였던 풍양 조씨 가문의 조인영(趙寅永), 조만영(趙萬永) 형제의 아낌을 받았고, 이들 형제를 통해 김정희(金正喜) 등 당대 세도가들과도 자리를 함께할 기회를 얻었다. 한편 자신의 학문적 성향과 처지를 잘 알아준 이덕무와는 사승 관계로 지냈으며, 비슷한 신분의 사람들끼리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를 결성해 평생을 함께 동고동락했다.
조수삼을 인정한 사람은 단지 조선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았다. 조수삼은 연행을 계기로 청나라 문인인 정진갑(程振甲), 유희해(劉喜海), 무공은(繆公恩), 오숭량(吳嵩梁)을 만나 시와 서신을 주고받으며 특별한 인연을 만들었다. 조수삼은 중인이라는 외피에 가려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벗을 만나면서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발견했다. 이처럼 그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평생 교유하면서 시와 문을 즐겼고, 지인들의 삶과 각자의 개성을 자신의 작품에 녹여낼 수 있었다.
세상을 유람하거나 상상하거나, 조수삼의 특별한 여행 이야기
조수삼은 역관이 아님에도 서기나 반당(伴?), 종사관 등의 자격을 얻어 평생 동안 여섯 번이나 연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멀리 밖으로 나가서 노닐고픈 꿈’을 가졌던 조수삼에게 연행은 인생에 커다란 자극이 되었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조선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잔치와 거리 풍경, 연희 등 처음 북경을 접하고 느낀 경이로움은 조수삼의 인식을 바꾼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의 본문에 인용된 여러 편의 연행시를 통해서 조수삼이 보고 듣고 느낀 북경의 풍광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다.
한편 중국 연행 이후 더 넓은 세상이 궁금했던 조수삼은 명대의 세계 지리서 《방여승략(方輿勝略)》 등 금서를 읽으며 ‘상상 속의 견문’을 시도했다. 조수삼은 이를 토대로 일본, 비사나(오키나와), 고리(인도의 캘리컷), 응다강(인디아), 섬라(태국), 물누차(베네치아), 돌랑, 야차, 홍모국(네덜란드) 등 자신이 가고 싶은 나라를 뽑아 정보를 실은 〈외이죽지사〉를 창작했다. 직접 여행할 수 없는 나라들의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고, 그들과 동시대에 공존한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것은 그에게 무척 매혹적인 일이었다.
조선의 주변인이 본 세계, 그리고 여행이라는 꿈
신분제의 동요가 가장 심했던 조선 후기를 언급할 때 중인층 지식인은 계층에 따른 박탈감이나 소외감 혹은 그로 인한 분노, 사대부 문인들의 아류라는 측면에서 관습적으로 조명되어 왔다. 하지만 저자는 여행을 통해 중인층 지식인이 꾸었던 꿈, 그들이 추구하고 상상했던 이상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선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여행이란 사회적 제약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과 자아를 찾고자 하는 탐색의 과정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조수삼은 조선의 ‘주변인’이었다. 그러므로 ‘외부’ 존재를 인정하는 일은 바로 조선 후기를 중인으로 살고 있는 자신을 인정하는 일과 다름없었다. 멀리 여행하며 자신을 찾고자 하는 바람은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자리 잡고 있는 동일한 꿈이다. 조수삼의 특별한 여행 이야기는 각박한 세상을 버텨야 하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위로’와 ‘여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김영죽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수석연구원,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강사다. 지은 책으로 《하루 한 시》(공저), 《생활 밀착 한자어》(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역주 당시삼백수》(공역)가 있으며, 논문으로 〈추재 조수삼의 연행시와 외이죽지사〉, 〈1790년, 안남 사신(使臣)의 중국 사행과 그 의미〉, 〈19세기 중인층지식인의 해외체험일고〉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말
제1부 조수삼의 삶
제1장 다재다능한 조선의 중인
조수삼은 어떤 인물인가|열 가지 장기로 사대부의 인정을 받다
제2장 당대 지식인들과 교유하다
조수삼의 비호 세력, 조인영과 조만영|이덕무를 스승으로 모시다|가슴에 품은 아홉 명의 친구들
제2부 조선 밖을 여행하다
제1장 동아시아의 허브를 체험하다
남아라면 멀리 노닐 꿈을 가져야 하는 법|원유를 통해 자아를 찾고자 했던 열망
제2장 북경, 낯설고도 화려한 곳
노구교 위에서 본 화려한 밤 풍경|연행의 감흥을 시로 남기다
제3장 만리타국에서 나를 알아주는 이를 만나다
청나라 문인들과의 특별한 교유|첫 연행에서 만난 정진갑과 〈천제오운첩〉|금석학의 대가 유희해와 만나다|잊지 못할 심양의 무공은|옹방강의 제자 오숭량과 서신을 주고받다
제3부 방 안에서 세계를 여행하다
제1장 금서를 통해 본 세계
더 넓은 세상을 향한 갈증|《방여승략》, 세계로 가는 길을 열어주다
제2장 중국을 벗어나 더 큰 세계로
이역의 문화에 호기심이 생기다|당대 지식인들의 세계 인식
제3장 이런 나라, 저런 나라
조수삼의 여행 버킷리스트, 〈외이죽지사〉|독특한 풍속을 가진 섬나라, 일본|작은 오랑캐 나라, 비사나|왕위를 세습하지 않는 고리|금은보화와 향신료가 풍부한 응다강|적토국의 후손, 섬라|바다 가운데 있는 나라, 물누차|큰 숲에 둘러싸인 돌랑|북해의 추운 나라, 야차|서북 끝에 위치한 홍모국
마치는 말|주註|찾아보기
다재다능한 조선의 중인, 자신을 알아주는 벗을 만나다
승문원 서리 가운데 문식이 뛰어난 사람들은 종종 벌열 가문에서 주요한 문서를 처리하거나 주공의 지방관 행차 수행, 문화생활 등을 함께 향유하기도 했다. 조수삼 또한 재능을 인정받아 당시 세도가였던 풍양 조씨 가문의 조인영(趙寅永), 조만영(趙萬永) 형제의 아낌을 받았고, 이들 형제를 통해 김정희(金正喜) 등 당대 세도가들과도 자리를 함께할 기회를 얻었다. 한편 자신의 학문적 성향과 처지를 잘 알아준 이덕무와는 사승 관계로 지냈으며, 비슷한 신분의 사람들끼리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를 결성해 평생을 함께 동고동락했다.
조수삼을 인정한 사람은 단지 조선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았다. 조수삼은 연행을 계기로 청나라 문인인 정진갑(程振甲), 유희해(劉喜海), 무공은(繆公恩), 오숭량(吳嵩梁)을 만나 시와 서신을 주고받으며 특별한 인연을 만들었다. 조수삼은 중인이라는 외피에 가려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벗을 만나면서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발견했다. 이처럼 그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평생 교유하면서 시와 문을 즐겼고, 지인들의 삶과 각자의 개성을 자신의 작품에 녹여낼 수 있었다.
세상을 유람하거나 상상하거나, 조수삼의 특별한 여행 이야기
조수삼은 역관이 아님에도 서기나 반당(伴?), 종사관 등의 자격을 얻어 평생 동안 여섯 번이나 연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멀리 밖으로 나가서 노닐고픈 꿈’을 가졌던 조수삼에게 연행은 인생에 커다란 자극이 되었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조선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잔치와 거리 풍경, 연희 등 처음 북경을 접하고 느낀 경이로움은 조수삼의 인식을 바꾼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의 본문에 인용된 여러 편의 연행시를 통해서 조수삼이 보고 듣고 느낀 북경의 풍광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다.
한편 중국 연행 이후 더 넓은 세상이 궁금했던 조수삼은 명대의 세계 지리서 《방여승략(方輿勝略)》 등 금서를 읽으며 ‘상상 속의 견문’을 시도했다. 조수삼은 이를 토대로 일본, 비사나(오키나와), 고리(인도의 캘리컷), 응다강(인디아), 섬라(태국), 물누차(베네치아), 돌랑, 야차, 홍모국(네덜란드) 등 자신이 가고 싶은 나라를 뽑아 정보를 실은 〈외이죽지사〉를 창작했다. 직접 여행할 수 없는 나라들의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고, 그들과 동시대에 공존한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것은 그에게 무척 매혹적인 일이었다.
조선의 주변인이 본 세계, 그리고 여행이라는 꿈
신분제의 동요가 가장 심했던 조선 후기를 언급할 때 중인층 지식인은 계층에 따른 박탈감이나 소외감 혹은 그로 인한 분노, 사대부 문인들의 아류라는 측면에서 관습적으로 조명되어 왔다. 하지만 저자는 여행을 통해 중인층 지식인이 꾸었던 꿈, 그들이 추구하고 상상했던 이상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선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여행이란 사회적 제약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과 자아를 찾고자 하는 탐색의 과정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조수삼은 조선의 ‘주변인’이었다. 그러므로 ‘외부’ 존재를 인정하는 일은 바로 조선 후기를 중인으로 살고 있는 자신을 인정하는 일과 다름없었다. 멀리 여행하며 자신을 찾고자 하는 바람은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자리 잡고 있는 동일한 꿈이다. 조수삼의 특별한 여행 이야기는 각박한 세상을 버텨야 하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위로’와 ‘여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김영죽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수석연구원,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강사다. 지은 책으로 《하루 한 시》(공저), 《생활 밀착 한자어》(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역주 당시삼백수》(공역)가 있으며, 논문으로 〈추재 조수삼의 연행시와 외이죽지사〉, 〈1790년, 안남 사신(使臣)의 중국 사행과 그 의미〉, 〈19세기 중인층지식인의 해외체험일고〉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말
제1부 조수삼의 삶
제1장 다재다능한 조선의 중인
조수삼은 어떤 인물인가|열 가지 장기로 사대부의 인정을 받다
제2장 당대 지식인들과 교유하다
조수삼의 비호 세력, 조인영과 조만영|이덕무를 스승으로 모시다|가슴에 품은 아홉 명의 친구들
제2부 조선 밖을 여행하다
제1장 동아시아의 허브를 체험하다
남아라면 멀리 노닐 꿈을 가져야 하는 법|원유를 통해 자아를 찾고자 했던 열망
제2장 북경, 낯설고도 화려한 곳
노구교 위에서 본 화려한 밤 풍경|연행의 감흥을 시로 남기다
제3장 만리타국에서 나를 알아주는 이를 만나다
청나라 문인들과의 특별한 교유|첫 연행에서 만난 정진갑과 〈천제오운첩〉|금석학의 대가 유희해와 만나다|잊지 못할 심양의 무공은|옹방강의 제자 오숭량과 서신을 주고받다
제3부 방 안에서 세계를 여행하다
제1장 금서를 통해 본 세계
더 넓은 세상을 향한 갈증|《방여승략》, 세계로 가는 길을 열어주다
제2장 중국을 벗어나 더 큰 세계로
이역의 문화에 호기심이 생기다|당대 지식인들의 세계 인식
제3장 이런 나라, 저런 나라
조수삼의 여행 버킷리스트, 〈외이죽지사〉|독특한 풍속을 가진 섬나라, 일본|작은 오랑캐 나라, 비사나|왕위를 세습하지 않는 고리|금은보화와 향신료가 풍부한 응다강|적토국의 후손, 섬라|바다 가운데 있는 나라, 물누차|큰 숲에 둘러싸인 돌랑|북해의 추운 나라, 야차|서북 끝에 위치한 홍모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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